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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원샷 원킬’ 마크 헌트, 후속타 없는 ‘쿨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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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 미어를 상대로 1R KO승을 거둔 마크 헌트.
 
마크 헌트(42·뉴질랜드)가 또 다시 ‘쿨가이’로서의 진면목을 드러냈다.

헌트는 20일(한국시각) 호주 퀸즐랜드주 브리즈번 엔터테인먼트 센터서 열린 ‘UFC Fight Night 85’ 대회에서 프랭크 미어(37·미국)를 1라운드 3분 1초 만에 라이트훅으로 넉 아웃시켰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펀치를 제대로 꽂고 난 다음의 행동이다. 예전부터 펀치력에 자신감이 강했던 헌트는 제대로 펀치가 들어갔다 싶으면 어지간해서는 후속타를 날리지 않는다. 상대의 상태를 쳐다보고 더 이상 공격을 하지 않은 채 돌아선다.

미어를 상대로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충격을 받은 미어는 눈이 풀린 채 옥타곤 바닥에 넘어졌고 헌트는 거기서 공격을 멈췄다. 심판 역시 즉시 달려들어 경기를 중단시켰다.

UFC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급 현지 스타이자 ‘합법적 약물러’로 악명 높았던 미어는 헌트와 달리 기회가 생기면 인정사정보지 않고 상대를 부숴버리는 잔혹한 파이터다. 주짓수 마스터답게 서브미션에 일가견이 있는지라 여러 명의 팔을 부러뜨리거나 치명상을 입힌 바 있다.

서브미션 싸움이라면 누구에게도 꿀리지 않는 미어지만 아쉽게도 그는 레슬링이 약하다. 이 때문에 상대를 테이크다운 시키지 못해 자신의 주영역인 그라운드 싸움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를 의식한 미어는 꾸준히 자신의 타격을 발전시켜나갔다. 복싱 챔피언 등 타격의 대가들과 끊임없이 스파링을 하면서 스탠딩 능력을 키웠던지라 현재는 어지간한 중하위권 선수들과는 타격만으로도 얼마든지 승부가 될 정도의 수준까지 올라왔다.

헌트의 타격을 의식한 미어는 스탠스를 바꿔보는 것은 물론 끊임없이 스텝을 밟으며 거리싸움을 벌였다. 기습적으로 태클을 시도하는 등 그라운드 싸움을 해보려했지만 이를 예상한 헌트의 방어에 막혀 무산이 됐다. 헌트의 그래플링이 장족의 발전을 이룬 것은 사실이지만 일단 그라운드 싸움이 진행되면 미어가 압도적으로 유리해지는 것은 불을 보듯 뻔했다.

미어로서는 헌트와 타격전을 벌일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 아무리 타격이 발전했다고 해도 탑클래스 펀처 헌트와는 레벨차이가 있었고, 약한 내구력까지 감안했을 때 치고받는 양상으로 경기가 진행되면 위험해지는 것은 자신이었다.

미어는 겉으로는 타격전을 할듯하면서도 끊임없이 헌트를 넘어뜨리기 위한 기회를 노렸다. 하지만 헌트는 이를 예상했다. 헌트가 압박을 가하자 미어는 고개를 숙였고, 그 순간 라이트훅이 터졌다. 묵직한 강펀치가 미어의 왼쪽 귀 뒤쪽에 제대로 들어갔고 경기는 거기서 끝났다.

미어에게 거둔 승리로 헌트는 3년 만에 연승을 달렸다. 반면 미어는 안드레이 알롭스키전 패배에 이어 연패에 빠지고 말았다.

헌트는 K-1 낭만의 시대 멤버 중 동갑내기 미르코 크로캅(42·크로아티아)과 함께 MMA 헤비급에서 가장 뚜렷한 족적을 남긴 선수다. 한창 프라이드가 성행하던 시절 K-1 최상급 파이터 중 상당수는 종합 진출을 노렸는데 대부분이 실패에 그치고 말았다.

피터 아츠(46·네덜란드), 제롬 르 밴너(44·프랑스), 에롤 짐머맨(29·네덜란드) 등은 아예 가능성 자체도 보여주지 못한 채 맞지 않는 옷을 제대로 입어 보지도 못했다. 또한 ‘스테판 블리츠’ 레코(42·독일)는 투지만 불태웠을 뿐 현격한 한계를 드러냈다. 그런 가운데 헌트 역시 초반 제대로 적응을 못하며 반쪽 파이터로서 레코의 뒤를 따라가나 싶었지만 이후 그라운드에서 눈부신 발전을 이루며 UFC 헤비급에서 생존하는데 성공한다.

비록 신체적, 기술적 한계로 말미암아 챔피언 급까지는 노려보기 힘들어 보이지만 어지간한 테이크다운은 어렵지 않게 막아내는 가운데 장기인 강펀치를 살려 중상위권에서 꾸준히 경쟁하고 있다. 한방을 갖춘 화끈한 스타일에 ‘쿨가이’ 이미지까지 뚜렷한지라 설사 연패에 빠지더라도 쉽게 퇴출당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피아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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