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집 역시 상대를 더욱 질리게 한다. 아무리 강한 주먹을 가지고 있어도 전진 압박형 스타일은 은연 중 빈틈을 노출한다. 이럴 경우 카운터의 먹잇감이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골로프킨은 펀치 못지않게 내구력이 아주 강하다. 웬만한 공격에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위험한 카운터를 허용해도 뒤로 물러서기보다는 더 세게 돌려주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상대의 펀치가 나오는 순간의 빈틈을 이용해 돌주먹 콤비네이션을 바디와 안면에 작렬한다. 타고난 하드펀처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보면 상대로서는 골로프킨이 전진스텝을 밟아도 허점을 공략하기가 쉽지 않다. 이른바 기세에서 밀리는 형태다. 따라서 골로프킨은 하고 싶은 대로 경기를 풀어나가고 상대는 점점 손발이 묶여버린다. 하지만 이번에 맞붙을 제이콥스는 만만치 않은 난적이다. 골로프킨과 같은 오른손잡이 인파이터로 33전 32승(29KO) 1패의 출중한 전적을 자랑한다. 높은 KO율을 자랑하는 선수답게 단단한 펀치와 공격적인 마인드가 돋보인다. 골로프킨이라해도 정타를 제대로 허용하면 위험한 순간을 맞이할 수 있는 상대다. 짧고 묵직하게 가격하는 골로프킨의 펀치가 돌도끼라면, 탄력적 움직임이 인상적인 제이콥스의 주먹은 흡사 검은 채찍을 연상시킨다. 서로 공격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다소 큰 궤적으로 주먹을 마구 휘두를 때도 있지만 핸드스피드가 빨라 먼저 꽂는 경우가 많다. 근거리에서도 속사포처럼 상대를 가격한다. 스텝이 좋은 아웃복서들도 제이콥스의 공격에 정타를 많이 허용하는 이유다. 쉽지 않은 상대를 만난 골로프킨이 이번에도 이변 없는 연승행진을 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피아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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