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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영악한 데 란다미, 무도인 홀리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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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데 란다미는 홈의 패턴을 철저히 분석하고 나왔다. ⓒ 게티이미지
론다 로우지(30·미국)를 쓰러뜨렸던 전 UFC 밴텀급 챔피언 홀리 홈(35·미국)이 3연패에 빠졌다.

12일(한국시각) 미국 뉴욕 브루클린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열린 ‘UFC 208’ 메인이벤트에 출격한 홈은 저메인 데 란다미(32·네덜란드)와 UFC 초대 여성 페더급 챔피언벨트를 놓고 겨뤘다. 결과는 심판전원일치 판정패(48-47, 48-47, 48-47). 새로운 신화를 꿈꾸던 홈은 또 눈물을 흘렸다.

발렌티나 셰브첸코(29·키르키스탄)전에서도 드러났듯, 타격가인 홈에게 어려운 상대는 같은 타격가다. 그래플러는 테이크다운을 경계하면서 특유의 아웃파이팅으로 경기를 풀어갈 수 있지만 타격가는 타격 공방전을 하다가 유효타 횟수에서 앞서지 못하면 경기를 제대로 풀지 못하는 약점을 노출한다.

파이팅 스타일이 간파된 영향이 크다. 복싱계 레전드 출신 홈의 공격 패턴은 그래플러를 잘 공략하기 위한 방향으로 짜였다. 큰 키와 리치, 빠른 스텝을 살려 거리를 둔 가운데 부지런히 타격을 하다가 상대가 들어올 때 카운터를 꽂는 패턴이다.

그래플러에게는 여전히 잘 통하고 있지만 같은 타격가에게는 점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UFC 여성부에는 홈처럼 입식 무대에서부터 잔뼈가 굵은 수준 높은 타격가들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 기술은 물론 사이즈 역시 점점 커지고 있다.

셰브첸코도 그랬지만 데 란다미 역시 홈에게 먼저 들어가지 않았다. 신장과 리치가 홈에 앞서 원거리를 유지한 채 냉정하게 압박을 거듭했다. 먼저 공격을 시도하지 않았고, 홈이 공격할 때 받아치는 위주로 풀어나갔다. 카운터 파이터인 홈에게 역으로 카운터로 상대한 것.

홈이 팬들의 야유를 각오하고 선제공격을 하지 않았다면 경기는 정말 지루한 양상을 띨 뻔했다. 하지만 홈은 평소와 달리 적극적으로 치고 들어갔다. 이는 데 란다미에게 정타를 맞을 수밖에 없는 원인이 됐다.

데 란다미는 홈의 패턴을 철저히 분석하고 나왔다. 홈의 선공에 맞서 정타를 넣는 것을 넘어 콤비네이션이 끝난 후 한 스텝 뒤로 빠지며 단발로 받아쳤다.

공식화 되어버린 홈의 스타일에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데 란다미는 홈의 공격이 어떻게 시작되고 끝나는지 제대로 알고 움직였다. 홈도 이를 느꼈겠지만 몸에 밴 움직임을 경기 중에 갑자기 바꿀 수는 없었다.

홈은 데 란다미를 케이지구석에서 몰고 테이크다운도 시도했다. 데 란다미와 붙는 상당수 선수들이 즐겨 구사하는 패턴이다. 스트라이커인 홈은 그러한 싸움에 익숙하지 않다. 방어는 잘 할지 몰라도 공격적인 그래플링은 여전히 미숙하다.

많은 시도에도 한 번도 데 란다미를 넘기지 못했다. 홈이 데 란다미를 밀어붙이면 케이지 인근에서 클린치 싸움이 이어졌다. 그러한 과정에서 데 란다미는 빈틈이 생기면 순간적으로 거리를 벌리고 위협적인 니킥을 가했다.

더티복싱을 적극적으로 시도할 필요가 있었다. 빰클린치에서는 재미를 보지 못했지만 가슴을 바싹 붙인 상태에서 머리싸움을 하며 짧은 펀치와 팔꿈치 공격으로 집요하면서도 끈적끈적한 공방전이 필요했다. 5라운드에서 이러한 공격이 통했는데 초반부터 적극 활용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홈은 매너가 매우 좋은 선수다. 경기를 격렬하게 벌인 후에도 상대 선수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는다.

UFC ‘암바 여제’ 론다 로우지를 격침시키고 챔피언 벨트를 따냈을 때에도 끓어오르는 감정을 자제한 채 쓰러진 상대를 먼저 살피고 위로했다. 이날 역시 데 란다미의 더티한 플레이에 화가 날만도 했지만 박수를 쳐주고 상대를 인정해주는 모습은 무도인을 연상케 했다.

반면 데 란다미는 벨트를 가져가기는 했지만 좋지 않은 매너로 인해 팬들에게 질타를 받고 있다. 그녀는 공이 울린 이후 홈에게 강력한 타격을 때리는 모습을 두 번이나 반복했다. 첫 번째에는 강력한 공격에 홈이 상당한 충격까지 받았다. 두 번이나 있었다는 점에서 감점을 줄만도 했지만 심판은 경고로 마무리했다.

팬들을 더욱 분노케 하는 것은 데 란다미의 경기 후 인터뷰다. 승리 후 자신의 감정에만 도취해 실컷 기뻐하던 그녀는 “난 싸우러왔지만 홈은 그렇지 못했다”며 소감을 밝혔다. UFC 팬들은 “오죽하면 카운터 위주의 홈이 돌격을 반복했겠느냐”는 말로 뻔뻔하기 그지없는 데 란다미의 인터뷰에 황당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문피아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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