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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하빕도 위험? 퍼거슨 ‘마의 후반전’ 선보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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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209]토니 퍼거슨(랭킹2위) VS 하빕 누르마고메도프(랭킹 1위) UFC 캡처

후반에 강한 자가 진짜 싸움꾼!

UFC 라이트급 ‘엘쿠쿠이(El Cucuy)’ 토니 퍼거슨(35·미국)은 장기전에서 강한 대표적인 파이터다.

좀비과로 분류되는 대부분 파이터들이 그렇듯 탄탄한 맷집과 체력을 바탕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상대를 잠식하며 삼키는 스타일이다.

데미지를 누적시키든 포인트를 쌓든 초중반 무언가를 이루지 못한다면 중반 이후 퍼거슨을 감당하기 어렵다. 랜던 바나타, 하파엘 도스 안요스전에서도 알 수 있듯, 퍼거슨은 충격을 받아도 언제 그랬냐는 듯 되살아나 상대의 숨통을 끊으려 달려든다.

9연승을 내달리고 있는 퍼거슨은 5일(한국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티모바일 아레나서 열리는 'UFC 209'에서 매우 중요한 일전에 나선다(SPOTV 생중계).

상대가 만만치 않다. 랭킹 1위이자 퍼거슨과 함께 라이트급 실질적 2강으로 꼽히는 ‘독수리(The Eagle)’ 하빕 누르마고메도프(28·러시아)다. 이기면 현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29·아일랜드)에게 도전할 자격을 얻는 만큼, 이제까지의 어떤 경기보다도 의미가 깊다.

퍼거슨은 내구력과 체력을 앞세워 긴 리치를 살린 타격으로 서서히 상대를 침몰시키는 경기운영을 즐긴다. ‘좀비형제’로 불리는 닉 디아즈, 네이트 디아즈를 연상시킨다.

퍼거슨은 디아즈 형제와 닮은 듯하면서도 다르다. 디아즈 형제는 스탠딩에서의 펀치 공격 위주로 게임을 풀어가고, 그래플링 공방전에서는 서브미션 정도밖에 없다. 공격 루트도 단순하고 레슬링에서 치명적 약점을 안고 있다.

퍼거슨은 어떤 상황에서도 상대와 공방전이 가능하다. 두드러진 약점도 없다. 디아즈 형제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불리는 이유다. 옵션의 다양성으로 따지면 어떤 선수와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다.

퍼거슨의 파이팅 스타일을 두 단어로 압축하면 ‘흐름’과 ‘잠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 특정 영역에서 강점을 보이는 선수들은 자신들이 선호하는 포지션에서 싸우려 노력한다. 퍼거슨에게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 어떤 전장에서든 일정 수준 이상으로 싸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때그때 흐름에 따라 상황에 맞게 격전을 벌인다.

스탠딩에서 치고받는 난전도 두려워하지 않으며 그라운드에서는 쉴 새 없는 움직임으로 끊임없이 대응한다. 대부분 상대의 경우 중후반에 이르러서는 데미지가 쌓여 극도의 피로를 느끼게 된다. 체력이 떨어질 수도 있고 패턴을 읽힐 수도 있다. 퍼거슨 이럴 때도 활발하게 움직이며 상대를 몰아붙인다. 주로 중반을 넘어서 승기를 잡는 경우가 많다. 이른바 ‘마의 후반전’이 시작되는 것이다.

물론 여러 영역에서 싸우다보니 위험한 상황에도 자주 놓인다. 승기를 잡아가다가도 불의의 한 방을 맞기도 하고 어처구니없이 포지션을 빼앗기는 경우도 있다. 종종 경기 중 기복을 드러낸다. 퍼거슨은 그렇게 싸워왔다. 아찔할 때도 있지만 결국 이기는 것은 퍼거슨이다. 후반에 강한 파이터답게 시간이 흐를수록 그런 상황은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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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209]퍼거슨과 싸울 하빕. ⓒ 게티이미지

퍼거슨과 일전을 벌일 누르마고메도프는 정반대 스타일이다. 퍼거슨처럼 다재다능한 파이터는 아니다. 파워 그래플링이라는 원패턴으로 패배를 모르는 무적의 그래플러로 명성을 떨쳐오고 있다. 체급 최고의 파워와 그라운드 기술을 지닌 파이터답게 상위 포지션을 차지하면 좀처럼 포지션을 빼앗기지 않는다.

경기 초중반 누르마고메도프의 그래플링을 얼마나 견디느냐가 관건이다. 테이크다운을 봉쇄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이제껏 누르마고메도프의 그라운드를 완전하게 방어한 파이터가 없다는 점이 불안하다. 테이크다운을 허용해 그라운드로 가더라도 최대한 데미지를 덜 받고 버티는 것이 중요하다.

중반까지 큰 데미지 없이 대등한 양상을 띤다면 추는 퍼거슨으로 기울 수 있다. 그라운드 게임으로 압도적 우위를 점하지 못한다면, 누르마고메도프는 시간이 흐를수록 할 것이 없어진다.

반면 레퍼토리가 많은 퍼거슨은 전방위 반격이 가능해진다. 쌓이는 데미지와 함께 누르마고메도프는 초조해져 정상적인 경기를 펼칠 수 없다. 좀비 압박에 잠식당하는 그림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위력을 더하는 퍼거슨의 좀비 파이팅이 러시아산 괴물 레슬러까지 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피아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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