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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연타 장인' 김재훈, 관심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육체와 육체가 충돌하는 MMA에서 가장 주목받는 체급은 단연 헤비급(무제한급)이다. 시기와 상황에 따라 바뀔 수도 있지만 비슷한 조건이면 아무래도 다른 체급보다는 헤비급에 좀더 많은 관심이 쏠린다. 평소에 보기 힘든 빅 사이즈의 파이터가 서로 맞붙는다는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흥미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헤비급은 이른바 '선택받은 자'들의 체급으로 불린다. 아무리 기량적으로 뛰어나다 해도 타고난 체격에는 한계가 있다. 가장 무거운 체중인 헤비급에서 경기하기 위해서는 좋은 체격을 타고나야 한다. 그런 이유로 중량급 거구들이 격돌하게되면 평소 격투기에 관심이 적은 일반 팬들의 시선까지도 집중되기 일쑤다. 이는 과거 프라이드, K-1 다이나마이트 등에서도 어느 정도 증명된 바 있다. 구태여 미르코 크로캅, 에밀리아넨코 표도르 등 전설적 헤비급 파이터들까지 언급할 것도 없다.

최홍만(218cm·160kg), 밥 샙(196cm·170kg)을 필두로 버터빈(182cm·188kg), 얀 '더 자이언트' 노르키아(211cm·149.5kg), 아케보노(203cm·230kg), 자이언트 실바(218cm·175kg), 줄루(200cm·180kg) 등 기술적 수준이 높지 않은 파이터들마저 존재감만으로도 적지 않은 주목을 끌었다. 일반팬들에게는 그들이 경기에서 뛰는 자체가 흥밋거리였다. 어찌보면 헤비급이기에 가능한 것일 수도 있다.

때문에 세계의 많은 종합격투기 단체에서는 헤비급 선수들을 발굴하고 양성하기 위해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는 결코 쉽지않다. 일단 기본적인 사이즈 자체에서 희소성이 높을뿐더러 거기서 다시 격투기를 할 수 있는 혹은 가능한 인물을 꼽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이는 국내 최대 종합격투기단체 로드FC 역시 마찬가지다.

'궁극의 52연타' 김재훈, 무제한급 그랑프리 한국 대표

김재훈.jpg
 무제한급 그랑프리에 출전하는 김재훈은 팬들사이에서의 관심도 만큼은 로드FC에서도 손가락안에 꼽힐 정도다.
ⓒ 로드FC


사실 전 세계적으로 덩치가 크면서 기술까지 겸비한 헤비급 파이터는 귀한 실정이다. 로드FC 역시 소속 선수들의 기량은 썩 뛰어난 편은 아니다. 카를로스 토요타(47·브라질), 마이티 모(48·미국)가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상위권에서 돌풍을 일으킨 정도다. '중전차' 최무배(48), '후지산' 후지타 카즈유키(48·일본) 등 다른 노장들 역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하나 같이 한국 나이로 50세를 코앞에 둔 베테랑들이다.

탄탄한 아마추어 레슬링 전적을 자랑하는 후지타는 한때 알리스타 오브레임, 제프 몬슨 등 세계적 파이터들과 경기를 가졌던 선수다. 패하기는 했지만 한창 때 에밀리아넨코 표도르에게 강력한 펀치를 적중시키며 '그로기' 상태를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나이가 나이인지라 최근 경기에서는 기술적 수준이 매우 떨어진다는 혹평을 받고있는 아오르꺼러(23·중국)에게 패하기도 했다.

소속 국내파이터들 역시 아직까지는 기량을 인정받을 만한 선수는 드물다. '괴물 레슬러' 콘셉트의 심건오(29·김대환 MMA)는 정작 실전에서는 레슬링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싱어송파이터' 허재혁(33·IB짐) 또한 데뷔전을 승리로 이끌기는 했으나 아직까지는 혹평 일색이다. '명승사자' 명현만(33·로드짐 강남 MMA)은 연이은 '로블로 사고'로 인해 팬심이 싸늘하게 식은 상태다. 고의성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여러 번 같은 일이 반복되다 보니 여론은 좋지 않다.

성적, 팬들의 반응에 상관없이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가고있는 파이터가 있으니 다름아닌 '야쿠자 파이터' 김재훈(29·팀코리아 MMA)이 그 주인공이다. 김재훈은 촉망받던 검도 유망주 출신, 야쿠자 회장의 경호원 생활 등 파란만장한 과거를 뒤로하고 로드FC에서 인기 파이터로 활약하고 있다. 많은 경기를 뛴 것은 아니지만 XTM 예능 프로그램 <주먹이 운다3-영웅의 탄생> 출연 당시 깊은 인상을 남기며 단숨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바 있다.

대기실에 앉아있던 그는 거대한 체구에 험악한 인상, 여기저기 노출된 진한 문신들로 인해 남다른 포스를 뿜어냈고 다른 출연자들은 물론 시청자들의 시선까지 빼앗았다. '부산협객' 박현우와의 신경전도 팽팽한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다.

김재훈은 이후 험악한 모습 뒤에 숨겨진 귀여운 매력 등을 어필하며 로드FC 내에서 확실한 캐릭터를 구축한 상태다. '궁극의 52연타', '샤샤샤펀치' 등 마치 만화 속에서나 봤음직한 기술이 필살기(?)로 따라붙고 있다. 다른 선수들은 일부러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려 해도 잘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김재훈은 경기를 치를 때마다 팬들이 무기를 만들어 주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김재훈에게도 아쉬움은 있다. 다름 아닌 성적이다. 체육관까지 운영하고 있는 김재훈은 이름값과 달리 전적이 너무 좋지 않다. 가장 최근 경기에서 허재혁에게 역전패를 당하며 아직까지 첫 승조차 신고하지  못했다. 아무리 인기가 좋다 해도 연패가 거듭된다는 것은 김재훈 본인에게도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김재훈은 여유만만하다. 어찌보면 민망할 수도 있는 52연타 언급에 "53연타를 보여주겠다"고 너스레를 떠는가하면 SNS를 통해 팬들과 설전을 벌이기도 한다. 대중에게 김재훈의 인지도는 UFC에서 활약 중인 '미스터 퍼펙트' 강경호, '마에스트로' 김동현 등보다 더 높을 수 있다.

김재훈의 다음 목표는 오는 5월 12일 북경 캐딜락 아레나서 있을 XIAOMI 로드 FC 047 '무제한급 그랑프리'다. 아오르꺼러, 알렉산드루 룬구, 크리스 바넷, 길버트 아이블, 우라한, 마이티 모 등이 참가가 확정된 가운데 김재훈이 한국대표로 나서게 된다.

팬들은 UFC에서 활약했던 아이블이나 하드펀처 모를 상대로 김재훈의 52연타, 샤샤샤펀치가 통할 수 있을 것인지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는 분위기다. 이번 그랑프리를 통해 김재훈이 이미지 변신에 성공할 수 있을지, 끊임 없는 그의 도전에 귀추가 주목된다.


문피아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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