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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격투기 쓴것] 할로웨이와 괴물 도전자, UFC는 '91년생 전국시대'

UFC 체급별 구도를 말한다⑧ 페더급(2)

최근 UFC에서는 1991년생들의 활약이 거세다. 미들급 켈빈 가스텔럼(27·미국), 파울로 코스타(27·브라질), 웰터급 알버트 투메노프(27·러시아), 마이크 페리(27·미국), 밴텀급 코디 가브란트(27·미국), 토마스 알메이다(27·브라질) 등 각체급에 걸쳐 눈에 띄는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상승세를 이어가는 파이터도 있고 주춤하는 케이스도 있지만 아직 한창 젊은 나이를 감안했을 때 이들이 각 체급의 주축이 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그 중에서도 91년생 돌풍이 가장 거센 체급은 단연 페더급이다. 코리안파이터 '슈퍼보이' 최두호(27·팀매드)가 활약하고 있는 체급이며 주최측에서 기대를 가지고 밀어주고 있는 머사드 벡틱(27·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도 버티고 있다.

최근 페더급은 91년생 천하다. 현 챔피언 '블레시드(Blessed)' 맥스 할로웨이(27·미국)는 조제 알도의 뒤를 이을 장기집권 후보로 꼽히고 있으며 'T-CITY' 브라이언 오르테가(27·미국)는 최근 상위권 강자들을 거침없이 격파하며 세대교체의 선봉장으로 주목 받는 모습이다.

거기에 다게스탄 출신 괴물 파이터 자빗 마고메드샤리포프(27·러시아)는 이제 겨우 두 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음에도 체급내 랭커들이 가장 경계하는 젊은 피로 떠오르고 있다. 그야말로 페더급 현재와 미래의 키를 91년생들이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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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레미 스티븐스는 자신만만하던 최두호에게 베테랑의 무서움을 제대로 보여줬다. UFC.com 홈페이지의 제레미 스티븐스 프로필 갈무리.
ⓒ UFC.com


파괴자 오르테가, 할로웨이 대항마 될까?

최근 무패 파이터 오르테가의 기세는 그야말로 무시무시하다. 4개월 전만 해도 오르테가는 무패 신성 정도로 평가받으며 최두호 등과 함께 주목할 만한 차기 그룹으로 분류됐다. 외려 주최측의 관심은 최두호에게 더 쏠리는 듯했다. 이전까지 보여준 파이팅스타일에서 카운터펀처 유형의 최두호가 좀 더 화끈해보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분은 국내 팬들 입장에서는 아쉽기 그지없다. 최두호는 컵 스완슨(35·미국)과 붙기 전 연승행진을 달릴 때까지만 해도 해외 팬들 사이에서도 엄청난 주목을 받았다. 스완슨과 경기가 잡혔을 당시에도 언론은 동양의 슈퍼보이를 더 조명했고 데이나 화이트 대표 역시 따로 최두호를 불러 얘기를 나눌 정도로 관심을 아끼지 않았다. 할로웨이와 마주보고 찍은 사진을 보며 국내 팬들은 묘한 자부심까지 느꼈다.

결과적으로 최두호는 스완슨에게 패했고 이후 제레미 스티븐스(32·미국)의 벽도 넘지 못했다. 반면 오르테가는 최두호가 이기지 못했던 스완슨을 너무도 쉽게 서브미션으로 잠재웠다.

그리고 4일(한국 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가스 T-모바일 아레나서 열린 UFC 222대회에서는 최강의 2인자로 오랫동안 군림했던 '전투호빗' 프랭크 에드가(37·미국)를 타격으로 때려눕히며 페더급 구도를 발칵 뒤집어놓은 상태다. 현재 오르테가의 위상은 할로웨이의 대항마로까지 격상하며 급격하게 상승했다.

오르테가의 무서운 점은 힘을 갖춘 테크니션이라는 점이다. 동체급 최고의 주짓떼로이면서도 정면에서 상대를 압박해 힘으로 몰아붙일 수 있는 선수다. 맷집이 탄탄해 어지간한 잔타격은 무시하고 큰 공격으로 바로 받아치고, 그러한 압박을 경기 내내 멈추질 않을 만큼 체력 또한 좋다.

스탠딩에서의 타격 옵션도 다양하다. 거리를 두고 로우킥과 미들킥으로 상대를 흔드는가 하면 묵직한 훅과 어퍼컷으로 단숨에 경기를 끝낼 수 있다. 예상치 않은 타이밍에서 터지는 전진 니킥도 위협적이다. 물론 그러한 상황 속에서도 상대는 온전히 오르테가의 타격만 경계하기는 힘들다. 몸이 밀착됐다 싶은 순간 다채로운 움직임으로 테이크다운 위협을 주는가하면 상황에 따라서는 클린치 상태에서 선채로 서브미션을 걸어버리기 때문이다.

무패전적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아직까지는 특별한 공략법이 드러나지 않은 전천후 파워 주짓떼로다.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 파브리시우 베우둠, 호나우도 '자카레' 소우자 등 그동안 등장했던 어떤 밸런스 주짓떼로보다도 더 완성형이라는 평가다. 파워, 체력, 내구력을 겸비한 데다 주짓수를 쓰지 않고 타격만으로도 스탠딩 싸움에서 상대를 때려눕힐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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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스 할로웨이는 조제 알도의 뒤를 이을 '새로운 전설' 후보다. UFC.com 홈페이지의 맥스 할로웨이 프로필 사진 갈무리.
ⓒ UFC.com


진정한 챔피언 할로웨이, 맥그리거와는 다르다

할로웨이가 챔피언이 된 것은 페더급 입장에서는 축복이다. 연승 행진을 통해 기존 강자들을 차례로 깨트리며 벨트를 차는 등 가장 정석적인 절차를 밟은 것을 비롯 나이도 한창 젊은지라 알도의 뒤를 이을 새로운 절대 강자 후보로 손색이 없다.

쇼맨십이나 캐릭터적인 부분에서의 지적도 있지만 이같은 부분은 억지로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으려 애쓰기보다는 경기력을 통해 극복하는 게 맞다. 챔피언이 되는 과정도 그랬지만 할로웨이는 단기간에 무엇을 이룩하기보다 특유의 성실성을 통해 꾸준하게 성과를 내는 타입이기 때문이다. 페더급 자체가 워낙 개성이 강한 선수들이 많은지라 할로웨이는 그들이 넘어서야 할 '끝판왕' 같은 이미지만 제대로 구축해도 된다.

할로웨이가 챔피언인 것이 다행인 또 다른 이유는 그는 '악명 높은(Notorious)' 코너 맥그리거(30·아일랜드)와는 다르다는 부분이다. 전 챔피언이었던 맥그리거는 방어전을 아예 치르지 않는 파이터로 악명 높다. 부상 등 불가피한 이유가 있다면 그나마 이해하겠으나 멀쩡히 슈퍼파이트, 이벤트 매치업 등을 소화하면서도 이런저런 이유로 자신이 챔피언으로 있는 체급 방어전을 거부했다는 점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챔피언이 방어전을 치르지 않으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대부분 체급 내 선수들은 챔피언이 되는 것이 최종목표다. 연승을 이어나가며 랭킹을 올리려 애쓰는 것도 보다 더 타이틀 도전권에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서다. 그런 상황에서 잠정챔피언에 올라도 타이틀도전권을 얻지 못하던 당시 상황은 스포츠에 존재하는 최소한의 명분조차 져버린 행위였다.

페더급 랭커들 입장에서 그나마 다행(?)인 것은 맥그리거의 '민폐모드'가 라이트급으로 바뀌었다는 대목이다. 주최측은 최대한 맥그리거의 비위를 맞춰주려 애쓰고 있으나 장기간 특별한 이유도 없이 2체급에 걸쳐 타이틀방어전을 치르지 않는 것을 무한정 지켜볼 수는 없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페더급 타이틀을 박탈시켰고 경쟁을 통해 할로웨이가 왕좌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할로웨이는 도전자 시절부터도 상대를 가리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경기만 뛸 수 있는 몸 상태라면 누구라도 거부하지 않는다. 이를 입증하듯 챔피언이 되어서도 "누구라도 상관없다!"는 챔피언다운 마인드를 보여주고 있다. 할로웨이가 챔피언으로 있는 한 기량과 실적만 있다면 누구든지 타이틀에 도전할 멍석이 깔아진 상태다. 페더급 팬들 역시 "진짜 챔피언이 등장했다"며 할로웨이를 반기고 있다.

현재 기량에 물이 오른 할로웨이를 위협할 대항마로는 오르테가가 0순위로 꼽힌다. 둘다 젊은 나이에 절정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라이트급 독수리(The Eagle)'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0·러시아), '엘쿠쿠이(El Cucuy)' 토니 퍼거슨(34·미국) 구도 이상 가는 라이벌 스토리가 기대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변수가 있으니 다름 아닌 또 다른 동갑내기 괴물 마고메드샤리포프의 존재다. 앞서 언급한 대로 마고메드샤리포프는 이제 경우 두 경기밖에 치르지 않았다. 검증과 실적이라는 부분에서 여러모로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옥타곤 입성 전부터 괴물신인으로 명성이 높았고 이후 경기를 통해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였던지라 주변의 기대치는 매우 높다. 이를 입증하듯 상당수 베테랑들은 대놓고 마고메드샤리포프와의 일전을 피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 문피아 독자 윈드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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