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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서울 오는 크로캅 ‘입식→종합' 성공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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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캅은 “정통타격가는 종합무대에서 성공하기 어렵다”는 편견을 깨고 정상급 격투가로 우뚝 선 극히 보기 드문 케이스다.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오는 28일 ‘UFN 서울(UFC Fight Night Seoul)’에 대한 격투기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한국에서 최초로 열리는 UFC 대회에는 추성훈, 김동현, 벤 헨더슨을 필두로 임현규, 최두호, 남의철, 방태현, 양동이, 함서희 등 코리안 파이터들이 대거 출격한다. 군 입대로 잠정 휴업 중인 정찬성만 빠졌을 뿐이다.

팬들을 더 기쁘게 하는 것은 ‘불꽃하이킥’ 미르코 크로캅(41·크로아티아) 출격이다. 국내에서의 인기를 반영한 UFC 주최 측이 던진 승부수다. 코리안 파이터들은 물론 그 이상의 팬을 보유한 크로캅의 합류는 대회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마우리시오 쇼군(34·브라질)까지 UFC 홍보대사 자격으로 방한하는 등 흥행을 위해 불을 붙이고 있다.

크로캅은 “정통타격가는 종합무대에서 성공하기 어렵다”는 편견을 깨고 정상급 격투가로 우뚝 선 극히 보기 드문 케이스다. 전성기 그는 K-1 출신답게 잘 정돈된 타격기를 구사했는데 적어도 그 레벨만 놓고 봤을 때는 역대 MMA 스트라이커 중 최강이었다.

전형적인 사우스포에 입식무대에서도 빠른 편에 속했던 사이드 스텝에서 나오는 레프트 스트레이트와 로우-미들 혹은 미들-하이로 이어지는 킥 공격은 알면서도 당할 수밖에 없는 패턴이었다. 하이킥은 그의 닉네임이 되었을 정도로 MMA계에서 상징하는 바가 크다.

무엇보다 크로캅이 대단한 것은 입식에서 종합으로 전환해 성공한 희귀한 케이스라는 사실이다. 더욱이 활동한 체급은 헤비급이었다.

당시 종합에 도전한 정상급 K-1 헤비급 파이터는 크로캅만 있었던 게 아니다. 동갑내기 스테판 ´블리츠´ 레코(41·독일), 마크 헌트(41·뉴질랜드)도 있었고 피터 아츠(45·네덜란드), 제롬 르 밴너(43·프랑스) 역시 MMA 무대를 기웃거렸다. 하지만 종합무대에 바로 적응해 입식 시절 이상의 커리어를 만들어낸 것은 크로캅 하나다.

크로캅이 특히 인기를 끌었던 것은 종합무대에서 킥을 주무기로 하는 정통 타격가라는 사실이다. 그래플링에 약점을 보일 수밖에 없는 입식출신 타격가가 펀치도 아닌 킥 위주로 경기를 풀어나갔다는 사실은 놀랍다. 헤비급 무대에서 키커 스타일로 전설을 쓴 파이터는 지금도 찾아보기 쉽지 않다.

킥 기술만 놓고 따졌을 때는 레코, 밴너, 아츠 역시 크로캅 못지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실패했고 크로캅은 성공했다. 여기에 대해 여러 분석이 있지만 각자의 킥 밸런스가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덩치 큰 헤비급 선수들 중에서는 킥에 능한 선수가 많지 않다. 종합은 물론이거니와 입식무대에서도 이른바 킥 기술자는 흔한 편이 아니다. 체격이 클수록 킥을 찰 때의 밸런스와 속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고 이는 종합무대 도전에서 난감한 요소로 작용했다.

K-1 같은 경우 로우-미들-하이킥을 펀치와 섞어 쉴 새 없이 구사하는데 그러한 과정에서 클린치 같은 작은 접촉만 일어나도 중심을 잃고 휘청거리거나 넘어지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종합무대에서 그런 식으로 공격을 펼치게 된다면 그래플링의 먹잇감이 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상당수 입식무대 출신 헤비급 타격가들은 크로캅 못지않은 킥을 지녔지만 종합무대에서 맞는 킥은 아니었다. 컴비네이션이 습관처럼 몸에 배어 있다거나, 킥을 할 때 중심이 앞으로 쏠렸다. 당연히 테이크다운이나 클린치의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

크로캅은 준비도 잘됐거니와 입식시절부터 흔들리지 않게 중심을 잡은 상태에서 단발성 킥을 잘 때렸다. 연타에도 능했지만 중심이 앞으로 쏠리지 않고 묵직한 킥에도 일가견이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한 방의 스피드와 파괴력도 상당해 상대 입장에서는 클린치나 테이크다운 타이밍을 잡기가 매우 어려웠다.

단발로 힘껏 차고 특유의 빠른 사이드스텝으로 슬쩍 옆으로 피하는데도 능했다. 상대가 타격을 허용하고 잡거나 거리를 좁히려 할 때 반 박자 빠르게 위험공간을 벗어났다. 레코, 아츠, 밴너 등과 결정적으로 다른 이유였다. 크로캅은 종합무대에도 맞는 스타일을 입식시절부터 어느 정도 갖추고 있었고 철저한 준비를 더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다.

이렇듯 입식 출신 타격가들에게 MMA무대에서의 거리싸움은 난제였다. 펀처인 헌트조차 프라이드 시절에는 상대의 클린치나 테이크다운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완력이 강하다고는 하나 기술적으로 타격-그래플링을 섞어 쓰는 상대에 맞서기에는 한계가 명확했다.

결국 헌트는 UFC 무대에서 레슬링을 보강하고 나서야 비로소 자신의 펀치를 맘껏 칠 수 있었다. 하물며 킥을 주무기로 쓰는 크로캅의 성공기는 돌이켜보면 신기하기까지 하다.

현재의 크로캅은 많은 나이로 인해 과거의 스피드와 운동능력을 잃어 젊은 시절의 극단적인 키커 스타일은 버린 상태다. 스피드가 떨어진 몸놀림을 커버하려 체중을 불렸고 펀치의 비중을 키웠다. 최근에는 더티 복싱 스타일에 팔꿈치 공격까지 장착했다. 하지만 여전히 그 시절의 크로캅을 잊지 못하고 있는 팬들은 경기 중 하이킥 넉 아웃 승리를 기대하고 있다.

한편, 크로캅은 이번 서울대회에서 195cm의 장신파이터 ‘프라이트 트레인’ 앤서니 해밀턴(35·미국)과 한판승부를 벌일 예정이다. 


문피아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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