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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파파 님의 서재입니다.

설전-신의 혓바닥을 강탈당했다.(부제: 페르페투스 에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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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파파
작품등록일 :
2023.05.14 12:46
최근연재일 :
2024.04.10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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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6,725

작성
23.09.26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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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당들의 다툼

DUMMY

무언가 중요한 사건이 일어났음을 직감한 이인호는 잠들어 있는 장철웅을 깨웠다.

“야! 일어나봐. 저 안에 무슨 일이 벌어졌나 봐.”

“응? 밤에 뭔 일이야?”

“잘 들어봐.”


UDT경호원 핸드폰에 깔아 놓은 도청 앱을 통해 고함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영감님께서~~ ****** 약속****** 배신******요]

“의사가 꼭지가 단단히 돌았네. 근데 영감은 듣기만 하는데? 잘못한 게 있나?”

곧이어 영감의 목소리도 들리고 음성이 갈수록 커져간다.

[자네~ 욕심이 **** 책에 손을****아]

나중에는 다 늙은 사람들이 욕을 해댄다. 욕은 귀에 쏙쏙 잘 들어온다.

[개** 천벌을 받을 거야]

[씨** 죽으려고]

철웅과 인호는 눈이 휘둥그래진 채로 서로 마주보고 있다.


도청기에서 들리는 소리가 뜸해지고 곧 쥐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간헐적으로 UDT경호원의 걱정스러운 넋두리만 있을 뿐 영감과 의사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장철웅과 이인호는 자세한 내막을 알고 싶었고 녹음된 내용을 여러 번 반복해서 들어보았다. 같은 단어 몇 개가 계속 대화속에서 중첩되어 흘러나왔다. 배신, 책, 약속, 욕심, 돈 그리고 늙은 사람들의 체통을 잃은 욕지거리. 영감과 의사 둘이서 서로 배신을 했다고 의심하는 상황임을 알 수 있었다. 책이 뭔가 중요한 갈등의 요소인 것은 분명했다. 장철웅은 바리스타 선배가 비행기안에서 책 때문에 다투었다는 이야기를 떠올렸다.


“싸움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야. 뭔가 큰 일이 벌어지겠어. 우리 한 텐 손해 볼 것 없지.”

영감과 의사의 싸움속에서 어쩔 줄 모르는 경호원들끼리 심각하게 대화를 하고 있다.


[어떡하지? 우리가 모시는 동안 지금처럼 저렇게 심하게 다툰 적은 없었는데?]

[혹시 저 두 사람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우리는 누굴 따라가야 되나?]

[병신아! 당연히 영감이지. 그 분이 우리의 고용주야. 우리의 보스라고.]


다음날 아침 영감이 UDT를 불러 귀속말로 무언가 은밀한 지시를 하고 있다. 한 참 말을 듣는 순간.

“영감님! 정말 그렇게까지 해야 됩니까? 두 분이 오랫동안 동고동락하셨는데?”

“뭐야! 못하겠다고? 너까지 날 배신하겠다는 거야? 볼카노프를 불러와서 싹 다 밀어버릴까?”

찡그린 표정으로 UDT가 반대의 의사를 밝히는 듯했지만, 영감의 협박에 금방 자세를 낮추었다.


“큰일났어. 영감이 의사를 없애 버리래.”

UDT가 자기방으로 돌아와 동료와 심각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뭐! 죽이라고! 그렇게 사이 좋던 분들이 어떻게 이모양이 되었지?”

“복잡한 사연을 우리가 다 알 수는 없고 일단 보스가 시키는 대로 해야지. 꾸물대면 볼카노프를 불러서 당장 해결할 생각이더라구. 영감이 요즘 심기가 불편하잖아. 장철웅이를 놓치고 나선 우리를 보는 눈 빛도 심상치 않고.”


“볼카노프 그 놈 재수없어. 어쩔 수 없지. 우리가 의사양반을 처리해야겠어. 좋은 생각있나?”

“총 한자루만 있으면 간단한데 말이야.”


UDT와 그의 동료는 킬러가 아닌 은퇴한 군인이었다. 한국의 특수부대에서 오랫동안 직업군인으로 복무했고, 전역후에는 프랑스의 외인부대에서 용병으로 일을 하였다. 이때 아프리카, 중동 전쟁터에서 많은 적을 사살하는 공을 세웠다. 총으로 싸우면 아무도 대적할 수 없었다. 특히 30미터 이내 권총 사격은 입에 물고 있는 담배를 날려버릴 만큼 빠르고 정확했다. 하지만 가까이서 칼로 배를 쑤시거나 목을 베는 것은 참으로 싫어했다.


“밤에 의사가 잠이 들었을 때 목을 조아서 숨을 끊어 놓을까? 그것도 못할 짓이야.”

“자기가 죽는 것을 못 느끼게 하면서 없애는 방법은 없을까?”

“이렇게 하자. 영감이 지시하기를 의사양반을 죽이고 시체는 눈에 띄지 않게 알아서 처리하라고 그랬어. 먼저 수술실에 있는 마취제로 정신을 완전히 잃게 만들어. 그 다음엔 가방에 넣어서 깊은 물속에 넣어버리자. 그러면 별 고통을 못 느낄거야.”


“영감이 먼저 죽인 다음 시체를 처리하라 했는데 그러면 명령을 어긴 꼴이 되잖아”

“바보야! 어떻게 하든지 죽이기만 하면 되고 시체를 어디에 꼭 숨기기만 하면 돼. 아니면 네가 직접 목을 따보든가?”

“알았어. 자네 말이 옳아. 그러면 일단 마취는 시켰다고 가정하고 어떤 방법으로 물 속에 처넣을거야?”

“일단 몸은 꽁꽁 묶고 큰 여행용 가방에 넣어. 그리고 가방을 쇠사슬로 칭칭 감아. 그러면 슈퍼맨 할아버지라도 탈출 못할 걸. 물에 빠트리는 장소는 알아 봐야겠지. 내일 장소를 찾아 다녀보자.”


이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장철웅이 결심했다.

“의사를 구출해야겠어.”

“왜? 그놈도 나쁜 놈이야. 너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의 혀를 잘라 영감에게 바친 놈이야.

죽게 내버려둬.”

“그러긴 한데 우리에겐 꼭 필요한 사람이야. 영감의 비밀을 가장 많이 알고 있고 만약 영감을 운 좋게 잡는다면 내 혀를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야.”


UDT일행이 차를 타고 어디론가 가고 있고 이인호가 뒤를 미행하고 돌아왔다. 인호의 이야기로는 그들은 남양주 지역으로 이동하였고, 인적이 드문 호숫가 근처에 차를 세운다음 두 시간 가량 자세히 둘러보았다고 했다.

다시 UDT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제 장소는 정해졌고 준비물만 챙기자. 큰 여행용 가방하고 쇠사슬은 네가 준비해. 마취약은 의사 선생이 자리를 비울 때 내가 슬쩍할 테니까.]


경호원이 외출할 때마다 어디든 철웅이 따라붙었고, 이인호는 범행장소로 계획된 남양주 호숫가로 이동하여 주변의 지형 지물을 자세히 파악했다. 외출한 경호원은 남대문의 가방집과 종로의 철물점에서 물건을 사는 듯했다. 다음날 장철웅도 경호원이 방문한 상점에 들렀다.


“수고하십니다. 큰 가방을 찾는데요.”

“어떤 걸로 드릴까요?”

“어제 저 아는 사람이 여기에서 좋은 가방을 구입했다던데요. 아주 큰 가방이요.”

“음~ 어제요? 저기 저 가방을 사갔습죠. 여행용 가방 중에선 제일 큰 거예요. 저 모델인데, 어제 팔았던 검은색 그 색깔은 다 나갔고 남은 건 이거 하나인데 색깔이 달라요.”

“시간이 걸려도 좋으니 저도 검은색으로 구해주세요.”


장철웅이 무슨 계획을 구상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경호원이 산 물건이라면 똑 같은 물건을 모으고 있었다. 그 외에는 UDT가 운전하는 차량. 그랜저의 트렁크를 열 수 있는 만능키를 구입한 사실이 있었다.

드디어 날짜를 잡았는지 긴장된 목소리의 UDT와 경호원의 대화소리가 들렸다.


[내일 할 거야. 영감이 언제 하냐고 자꾸 보채서 더 이상 기다릴 순 없어. 필요한 건 다 준비 되었어. 내가 먼저 자고 있는 의사를 마취시킬 거야. 입을 굵은 테이프로 여러 겹으로 막아. 손 발을 노끈으로 단단히 묶어서 가방안에 집어넣어. 그 다음엔 가방전체를 쇠사슬로 둘러싸고 자물쇠를 채우면 돼.]

[알았어. X발. 영감이 보너스도 두둑이 준다는데 하지 뭐.]


철웅과 인호도 머리를 맞대고 계획을 점검 중이다.

“이야기한대로 먼저 플랜A를 시도한 다음 실패하면 플랜 B로 넘어가자. 우리가 전기충격기를 휘두른다 해도 상대는 특수부대 출신들이야. 육탄으로 붙었다가 안되겠으면 빨리 도망가서 경찰에 신고하자. 그 놈들이 힘은 세겠지만 나이가 있으니 달리기는 우리가 빠를 거야. 잡히지만 말자. 경찰이 출동해서 트렁크에 있는 의사가 산채로 발견되면 영감도 끝장나는 거지. 단지 내가 복수할 기회가 사라지고 영감의 비밀을 풀지 못하는 게 안타깝지만.”


“하지만 일이 잘 안 풀렸을 때 그렇다는 거야. 플랜A를 성공시킨다면 놈들은 눈치채지 못하는 거지. 영감의 뒤통수를 세게 때려줄 수 있어.”

잘철웅이 지도를 쓱 펼치고 한 곳을 손가락으로 짚는다.

“이 자리가 좋겠어. 그 놈들이 여기 삼거리에 거의 도착하면 내가 신호를 줄게. 여기서 한번 약을 올려. 조금만 더 가면 언덕이 나오는데, 이 지점이야. 붙었다가 넌 산으로 도망쳐. 경호원 놈들은 힘들어서 못 쫓아올거야. 난 길 옆 도랑에 숨어있다가 기회를 보는거지.”


드디어 밤이 찾아왔다. 그날따라 의사는 저녁식사 후 오랜만에 졸음이 밀려와 빨리 잠자리에 들었다. 사실은 UDT가 의사가 먹은 음식에 수면제를 조금 넣은 것이다. 영감도 그날 일을 벌인다는 것은 보고를 받고 알고 있었으나, 자기 방에서 절대 나오지 않고 모른 척했다.


영감의 경호원들이 잠자던 의사를 마취시킨 후 손발을 묶고 가방에 넣어 이동중이다. 차를 쫓아가는 장철웅. 이미 가는 길을 예상하고 있는 만큼 멀찌감치 따라가고 있어 경호원들이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 플랜A가 시작될 자리에 거의 다온 것 같다.


“준비해!”

철웅이 신호를 주었다.

이인호가 구석에서 숨어있다가 차량을 급발진 시켰다.

“부으응~~ 끽~~ 부으응~~”


오른쪽에서 느닷없이 차가 튀어나와 급정거후 아슬아슬하게 UDT 앞으로 가고 있다.


“으이크! 저 자식! 뭐야. 하마트면 박을 뻔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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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드디어 신비한 동굴을 찾았다 24.04.03 4 0 11쪽
26 서복의 두번째 출정 24.04.02 4 0 10쪽
25 아주 오래전 황제의 이야기 24.04.01 6 0 10쪽
24 작전실패 23.09.26 9 0 9쪽
23 영감의 뒤통수를 치다. 23.09.26 5 0 10쪽
22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 23.09.26 4 0 10쪽
21 의사의 목숨을 구하다. 23.09.26 3 0 10쪽
» 악당들의 다툼 23.09.26 4 0 9쪽
19 스파이 침투성공 23.09.26 3 0 9쪽
18 페르페투스 에타스의 정체 23.09.26 3 0 11쪽
17 늙어버린 그 여자 23.05.30 8 0 10쪽
16 한여름밤의 할로윈파티 23.05.29 8 0 10쪽
15 영감에게 발각되다. 23.05.27 10 0 9쪽
14 그리웠다. 친구야! +1 23.05.26 12 1 9쪽
13 두더지가 되었다. +1 23.05.25 16 2 10쪽
12 어디서 들어보았던 단어-페르페투스 에타스 +1 23.05.24 17 2 11쪽
11 탈출할 수 있을까? +1 23.05.23 17 2 10쪽
10 바리스타의 사연 +1 23.05.22 21 3 10쪽
9 대나무책자의비밀 +1 23.05.20 22 3 10쪽
8 동굴에서 벌어진 일 +3 23.05.19 25 2 10쪽
7 이상한 섬 +2 23.05.17 28 3 10쪽
6 영감은 천사의 얼굴로 다가왔다. +1 23.05.17 27 2 10쪽
5 감옥에 갇힌 또 다른 사람 +2 23.05.14 42 3 9쪽
4 수수께끼의 영감 23.05.14 45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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