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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파파 님의 서재입니다.

설전-신의 혓바닥을 강탈당했다.(부제: 페르페투스 에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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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파파
작품등록일 :
2023.05.14 12:46
최근연재일 :
2024.04.10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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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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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26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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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침투성공

DUMMY

장철웅과 이인호는 영감의 아지트에 첩자를 심기위해 머리를 짜내었다.

이인호가 오토바이를 빌려 왔고 짐칸 박스에는 로고가 붙어 있었다.

대한민국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배달의 왕"

우리만큼 음식배달이 흔한 나라가 있을까?

흔한 만큼 의심을 피할 수 있는 좋은 작전이다.


"메뉴는 뭘로 할까?”

"UDT 그놈들 나이를 감안하면 통닭, 피자, 이런 것보다는 중국음식이 좋겠어"

이들이 누군가? 최고의 요리사 아닌가? 두사람이 싱싱한 재료로 요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맛 보다는 죽이도록 황홀한 감칠 맛나는 냄새가 가득하도록 신경을 썼다.


“행운을 빌께. 쫄지마.”

장철웅이 오토바이에 요리를 싣고 출발하는 이인호에게 용기를 심어주었다.

배달의 왕 라이더로 변장한 인호가 영감 집의 벨을 힘차게 눌렀다.


"딩동, 딩동, 딩동"

잠시 후 인터폰에서 우렁찬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다행이 영감 목소리는 아니었다.

만약 영감이었다면 의심이 많아 처음부터 작전이 차단되었을 것이다.

"누구세요"

"배달의 왕입니다. 배달 왔어요"

"잠시만. 그런 이야기 없었는데.“

수군수군 소리가 들리고


"여기 아니에요. 우리 시킨 적 없어요"

인터폰을 끊기 전에 재빨리 인호가 대응했다.

"여기 주소가 평창동 121번지 아니세요?”

"맞긴 맞는데, 안 시켰다니까"


"아이 참. 시켜 놓고 또 아니라네. 짬뽕하고 탕수육, 고량주 시켰잖아요. 아저씨! 제가 바쁘거든요. 그냥, 여기 문 앞에 놓고 갈게요. 저번에도 식당으로 가져갔다가 다시 왔잖아요. 주문내역이 있더라구요"

"야! 무슨 소리야 임마······"

뭐라뭐라 인터폰으로 들리는 뒷말은 무시하고 인호는 배달케이스를 문 앞에 놓고 자리를 떴다.


장철웅이 커튼 뒤에서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영감집 대문이 과연 열릴 것인가 지켜보고 있다. 이인호가 자리를 뜨고 3분이 채 안되어 대문이 열리고 남자 한 놈이 튀어나왔다. 잠시 물끄러미 아래 배달통을 주시한다음 목만 빼꼼히 내밀어 주위를 둘러본다. 허리를 굽혀 뚜껑을 살며시 반쯤 열어보는데, 뜨끈뜨끈한 짬뽕국물의 묘한 냄새가 코를 자극하고 탕수육 튀김의 기름냄새가 군침을 돌게 했을 것이다. 게다가 구석에 있는 고량주 한 병을 보는 순간 이미 무장해제 상태였을 것이다. 아무리 나쁜 놈들이라도 맛있는 음식에 대해서는 평등하다. 거침없이 경비 그 놈은 배달통을 가지고 들어갔다. 그놈들은 자기들끼리 오랜만에 파티를 즐기고 있으리라. 영감의 까다로운 성격을 생각해보면 밖에서 외식은 할 기회가 없었을 것이고 작전의 성공가능성은 높았다.


포식을 끝내고 경호원들이 배를 두드리고 있을 즈음.

인호가 2번째 활동을 개시했다. 다시 영감집의 벨을 눌렀다.

"누구세요"

"아저씨! 죄송해요. 한 시간전에 왔던 배달의 왕인데요. 알고 봤더니 저 옆집에 가야 되는데 배달이 잘못 왔어요. 다시 가지러 왔어요, 죄송해요"

"그러니까 내가 아니라 그랬는데, 막무가내로 놓고 갔잖아. 임마. 우리 책임 못 져. 네가 잘못했잖아"

"예. 제가 잘못한 건 맞는데요. 안 시켰으면 그대로 밖에 놔두시지. 왜 집안으로 가지고 가셨어요? 일단 내려오셔서 저 하고 이야기해요."


덜컹 문이 열리고 덩치 큰 그 놈이 인상 쓰며 나왔다. 고량주가 효과를 발휘했나 보다.

얼굴이 빨개스럼하다. 술을 먹었다는 건 이성보다는 감정이 우선할 수 있다. 좋은 징조였다.

"야! 우리 그거 이미 다 먹었어. 얼마야? 에이 참"

지갑을 꺼내며 말한다. 아뿔싸 돈을 받으면 안된다. 그러면 작전실패다.

이인호가 임기웅변으로 잘 대처했다.

"아니에요, 아저씨! 내가 배달을 잘못간 건데 돈 받으면 제가 짤려요. 이런 경우 돈 받으면 안된다는 회사방침이 있어요. 변상은 제가 해야 돼요. 남자가 자기가 잘못한 거는 자기가 책임을 져야지요. 안 그래요?"


"그래? 그럼 잘됐네. 너한테는 미안하지만"

"아저씨! 식사비는 제가 내는데요. 그럼 부탁하나 들어주세요"

"뭔데? 어려운 거 아니지?"

"아주 간단한 거예요. 이번에 저희 회사에서 새로운 배달앱이 나왔거든요. 핸드폰으로 음식시키는 프로그램 있잖아요? 저 앞으로 고객유치 할당이 떨어져서 몇 명을 가입시켜야 해요. 도와주세요"


"야! 내 나이 얼마인데? 그런 거 어려워서 못해"

인호가 세상 잃은 표정을 짓고 넋두리를 한다

"아저씨! 저 배달일 계속해야 되거든요. 그래야 우리 아기 우윳값 나와요. 오늘 음식값 대신 내면 제 하루일당 다 들어가거든요."

"알았어 알았어. 제발 짜지말고. 내가 어떡하면 되지?"

"핸드폰 있으세요?"


남자가 바지 호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낸다.

"번호가?

" 010 **** ***"

이인호가 자기핸드폰으로 무언가를 조작한다.

"제가 아저씨번호로 문자를 보냈거든요? 열어보세요"

남자가 핸드폰 패턴을 풀고 문자를 열어보았다.


"문자가 오긴 왔는데 어떻게 하지? 나 이런 거 잘못하는데."

"제가 도와드릴게요. 줘보세요"

처음엔 UDT가 약간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며 핸드폰을 건네주었지만, 이인호가 그에게 핸드폰의 화면을 보여주면서 무언가 작업을 하자 경계심을 풀었다.


"문자에 요거 이 주소가 있잖아요. 이거를 꾸욱 누르면 앱이 깔리거든요"

핸드폰에 프로그램이 깔리는 장면이 보이고 1분정도 지난 다음 완료 시그널이 뜬다.

"다 되었네요. 여기 앱 있잖아요? 담에 혹시 배달시키실 일 있으시면 이거 사용하시면 돼요. 아저씨! 감사해요. 복 받으실거예요"

"그럼 됐니? 간단하네. 다음부터는 일 똑바로 해! "


성공이다. 그 놈의 핸드폰에 "악성코드" 아니 "정의의 코드" 가 깔렸다. 핸드폰만 켜져 있으면 주위 반경 10미터정도에서 일어나는 소리는 들을 수 있다. 일종의 도청장치인 셈이다. 만약 그 놈이 실제로 앱으로 배달을 시키지 않는다면 들킬 일은 없다. 아마도 경호원나이대로 보아서는 가능성이 적지 않을까?


장철웅과 이인호는 도청장치 앱이 실제로 작동하는지 조마조마했지만 드디어 작동하였다. 영감 경호원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특히 장철웅을 납치하였던 UDT의 목소리가 유별나다.


[야! 딴데 틀어봐. 옆에 연속극 봐 야지]

[이거 봐. 이게 더 재미있어.]

경호원 놈들의 대화소리가 들리긴 들렸다. 하지만 기대보다는 잘 작동하지는 않았다. 대낮에는 전자파의 영향과 소음때문인지 잡음이 많았다. 다만 밤에는 제법 잘 들렸다. 다행히 UDT 그놈은 밤에도 핸드폰을 끄지 않은 채 그대로 자는 것 같다.


“어때? 뭐 좀 중요한 것 없어?”

“별로 없네. 도청범위가 10미터 정도이니까 경호원 놈들 대화소리는 확실히 들리는데, 의사와 영감의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아. 아주 조용한 밤에도 영감이 소근대는 정도로만 들려.”

“그래도 경호원 놈들 이야기가 잘 들리는 것만해도 어디야. 분명히 뭔가 걸릴 거야.”


그렇게 지루한 한달이 지나가고 있던 어느 날.

자정이 훨씬 지난 시간. 영감이 어떤 기계 앞에 앉아있다.

금고에서 서류와 플로피 디스크, usb를 꺼내서 자세히 살펴보고 있다.

‘지난 10년간의 연구기록이 담긴 디스크와 usb를 부셔버려야지. 그래야지 의사 요놈이 딴 마음을 품지 않겠지. 이것이 없다면 어디가서 설명을 해봐도 의사를 믿지 않을거야.”


먼저 디스크를 문서파쇄기에 밀어 넣었다.

“위잉~ 두두둑 위잉 두두둑”

‘이젠 usb 차례야. 망치로 부셔야 되는데 소리가 클까? 일단 해보자.’

“쾅 쾅”

‘어이구! 소리가 너무 커서 안되겠어. 조심스럽게 망치질을 하다 보니 잘 부서지지도 않네. 날 밝으면 어디 산에 가서 박살내어 버려야겠어.’


‘이제 종이서류가 남았군. 양도 참 많아. 하기야 의사 그 놈이 열심히 했어. 물론 나 때문에 이렇게 노력한 건 아니고 글로벌제약회사에 팔아서 큰 돈 벌어보려고 그랬지.’

“위잉~ 두두둑 위잉 두두둑”

약발이 다되어 팍삭 늙어버린 의사는 요즘 잠이 잘 안 온다. 설사 잠이 들었더라도 작은 소리에도 자주 깬다. 쿵쿵 위잉 소리가 계속 들리자 침대에서 일어나 눈을 비볐다.


‘지금 대체 몇 시야! 새벽 2시잖아. 소리로 봐서는 경호원 방은 아니고 영감님 있는 곳인데 안자고 뭐하는 거지?’

순간 의심쩍은 예감이 든 의사는 소리의 기원을 찾아 살금살금 가고 있다. 현장에 도착해보니 영감이 문서파쇄기 앞에 쪼그리고 앉아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부지런히 무언가를 기계속으로 투입하고 있다. 익숙한 물건. 그것은 의사가 애지중지 여기는 자기의 연구자료였다. 의사눈에 불꽃이 튀고 고함을 쳤다.


“지금 뭐하는 겁니까? 당장 멈추지 못해요.”

당황하는 영감이 물끄러미 듣고 만 있다. 계속 이어지는 의사의 고함소리. 이 소리에 경호원들이 깨어나 이층으로 올라오고 멀리서 졸고 있던 인호의 귀에도 고함소리가 들렸다. 다만 중간 중간 확실치 않는 단어만 띄엄 띄엄 들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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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아주 오래전 황제의 이야기 24.04.01 6 0 10쪽
24 작전실패 23.09.26 9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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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 23.09.26 4 0 10쪽
21 의사의 목숨을 구하다. 23.09.26 3 0 10쪽
20 악당들의 다툼 23.09.26 4 0 9쪽
» 스파이 침투성공 23.09.26 4 0 9쪽
18 페르페투스 에타스의 정체 23.09.26 3 0 11쪽
17 늙어버린 그 여자 23.05.30 8 0 10쪽
16 한여름밤의 할로윈파티 23.05.29 8 0 10쪽
15 영감에게 발각되다. 23.05.27 10 0 9쪽
14 그리웠다. 친구야! +1 23.05.26 12 1 9쪽
13 두더지가 되었다. +1 23.05.25 16 2 10쪽
12 어디서 들어보았던 단어-페르페투스 에타스 +1 23.05.24 17 2 11쪽
11 탈출할 수 있을까? +1 23.05.23 17 2 10쪽
10 바리스타의 사연 +1 23.05.22 21 3 10쪽
9 대나무책자의비밀 +1 23.05.20 22 3 10쪽
8 동굴에서 벌어진 일 +3 23.05.19 26 2 10쪽
7 이상한 섬 +2 23.05.17 28 3 10쪽
6 영감은 천사의 얼굴로 다가왔다. +1 23.05.17 28 2 10쪽
5 감옥에 갇힌 또 다른 사람 +2 23.05.14 42 3 9쪽
4 수수께끼의 영감 23.05.14 45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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