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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파고 님의 서재입니다.

파파스 드래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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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파고
작품등록일 :
2020.01.16 22:32
최근연재일 :
2020.02.12 20:56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321
추천수 :
24
글자수 :
78,080

작성
20.02.12 20:56
조회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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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쪽

23화-탈출

DUMMY

"설마 이렇게 죽는 건 아니겠지?"


왕파파는 운전석 시트를 뒤로 젖히고 두 팔로 머리를 받쳤다.

차량 하부의 쇽업 쇼바가 약간 움직이자 선루프 유리 위로 모래 알갱이가 당장이라도 쏟아질 듯했다.

차 안에 남아있는 산소의 양이 얼마나 될지 알 수 없다 운이 좋다면 모래 틈으로 공기가 통해 산소부족으로 죽는 일은 생기지 않을 것이다.

먹을 거라고는 이동 중 간식으로 먹으려고 사온 과자 몇 봉지와 2리터짜리 생수 두 통이 전부다.

생리적인 문제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어릴 때부터 볼 거 못 볼 거 다 보며 자란 사이라지만 이젠 다 커버린 지금...

소변을 보는 생각까지 미치자 왕파파는 머리를 흔들었다.


"왜? 좋은 생각이 떠오르지 않아서 그러는 거야?"


김혜미 역시 시트를 뒤로 젖혔다.

왕파파는 그녀 역시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걱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지만 이런 상황에 그런 사소한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 한심했다.


"설마 이렇게 끝나는 건 아닌가 해서..."


자기도 모르게 긴 한숨이 흘러나왔다.

선루프 유리 위에 촘촘히 쌓인 모래 알갱이들이 반짝반짝 빛을 발하고 있었다.

왠지 그들이 움직이는 듯한 묘한 느낌이 들었다.


"뭐가 이렇게 끝나? 우리 죽기 전에 진하게 키스나 하고 죽을까?"


김혜미가 웃으며 몸을 옆으로 틀었다.


"지금 이 상황에 그런 생각이 드냐? 변태같이."


"지금 이 상황이 왜? 넌 왜 비관적인 생각만 하는 거야? 혹시 알아? 지나가던 사람이 우릴 구해주기라도 할지."


"그런 우연은 있을 수 없어. 영화 같은 건 의도적으로 기획된 것일 뿐이야."


"알아. 하여튼 따지는 건. 죽을 때까지 그렇게 따지고 들다가 죽어라."


김혜미가 다시 자세를 바로 잡았다.

차가 다시 조금 움직이는 듯했다.

그때 왕파파의 눈에 뭔가 이상한 움직임이 감지됐다.

뭔지는 알 수 없었지만 희미하고 작은 불빛을 본 것만 같았다.


"개미야. 봤어?"


왕파파의 눈은 선루프 유리를 뚫어지게 살폈다


"뭘 봐?"


"선루프에서 불빛을 본 것 같아."


"빛이 반사된 거겠지."


"아니야. 그런 빛이 아니야. 아까부터 모래 알갱이들을 보고 있었는데 모래 입자에 반사된 빛 같은 게 아니었어. 분명히 자체 발광하는 빛이었단 말이야."


"설마..."


김혜미는 눈에 힘을 주며 선루프 유리를 살폈다.

한참을 그렇게 노려보았지만 별다른 건 보이지 않았다.


"아무것도 안 보여. 대체 뭘 봤다는 거야? 우이쒸!"


김혜미가 다시 일어나 앉으며 대시보드를 쾅 소리가 나게 쳤다.

이번에도 차에서 약간의 움직임이 느껴졌다.


"봤어! 또 봤어!"


왕파파가 소리지르자 김혜미가 왕파파와 선루프를 번갈아 보았다.


"설명을 해봐. 자꾸 뭘 봤다는 거야?"


김혜미가 채근했지만 왕파파는 잠시 후 옅은 미소를 지었다.


"역시 죽으란 법은 없는 거야. 내가 본 게 뭔지 알면 깜짝 놀랄 걸?"


"알았으니까 빨리 말해 봐!"


왕파파는 가늘게 뜬 눈으로 김혜미를 보며 알 수 없는 느낌을 날렸다.


"아까 말한 키스 해주면 알려줄게."


"지랄! 아까는 변태 같다느니 면박을 주곤. 됐거든!"


"그러지 말고..."


김혜미는 들은 척도 않고는 앞유리 위쪽에 있는 선루프 조작 버튼을 당겼다.

왕파파가 말릴 틈도 없었다.

선루프가 뒤로 밀리며 모래가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모래를 피해 옆 유리창 쪽으로 붙었다.


"안돼!"


왕파파가 소리 질렀다. 모래가 운전석 시트 위로 맹렬히 쏟아졌다.

모래먼지가 차 안에 가득 찼다.

온몸에 차가운 공기가 느껴졌다.

분명 외부와의 통로가 생겼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모래는 더 이상 쏟아져 내리지 않았다.

개방된 선루프 안으로 파란 하늘이 보였다.

하늘에는 셀 수 없는 어마어마한 별들이 쏟아지는 듯했다.

지금까지 어디서도 본 적 없는 하늘이었다.

별들은 세상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강한 빛을 쏘아대고 있었다.

왕파파와 김혜미 사이에는 모래가 가득했다.


"어떻게 알았어?"


왕파파는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내가 너보다 먼저 발견했거든. 바보야!"


"그럼 그걸 알고 키스하자고 덤빈 거야?"


"재밌잖아. 하여튼 너는 나 아니면 아무도 구제하지 못할 거란 생각이 들긴 하더라."




왕파파는 선루프 창을 통해 밖으로 빠져나갔다.

멀리 산등성이 위에 하현달이 살짝 걸쳐 있었다. 파란 하늘, 검은 산, 하얀 달 그리고 모래알 같은 별들이 묘한 아름다움을 만들고 있었다.

새로운 인생을 얻은 것 같은 묘한 기분이었다.

왕파파는 김혜미를 밖으로 끌어당겨 올렸다.

그들 아래에는 차 한 대가 묻혀 있었지만 누구도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할 것만 같았다.

모래 아래에는 세상 누구도 알지 못하는 수많은 것들이 비밀을 간직한 채 잠들어있을 것이다.

푸라고가 발견한 용 역시 수천 년 혹은 수억 년 이상 모래 아래 잠들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차가운 사막의 건조한 바람이 두 사람의 몸을 세차게 스치고 지나갔다.

멀리서 모래가 바람이 일어나며 동그랗게 말려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달빛 아래 공처럼 모래밭 위를 구르던 모래들은 수백 미터 이상 멀러 떨어진 곳에서 무너져 버렸다.

왕파파는 김혜미의 오른쪽 어깨를 끌어안았다.

김혜미는 머리를 그의 어깨 위에 기대며 모래사막의 비경을 감상했다.


작가의말

죽으란 법은 없죠.

게다가 주인공인데. ㅋㅋ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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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1화-사막에서의 첫 키스 20.02.12 11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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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8화-새로운 크립티드 20.02.06 8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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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5화-김녕사굴 20.01.30 10 1 8쪽
14 14화-이무기 20.01.27 10 1 7쪽
13 13화-표지의 보석 20.01.27 10 1 7쪽
12 12화-전당군 20.01.26 10 1 10쪽
11 11화-용을 좇는 아이들 20.01.23 9 1 8쪽
10 10화-같이 갈래? 영국! 20.01.23 11 1 10쪽
9 9화-용의 눈물 20.01.22 10 1 6쪽
8 8화-왕 파파 20.01.21 14 2 6쪽
7 7화-와이번 20.01.20 10 2 10쪽
6 6화-용 사냥꾼 20.01.19 15 0 8쪽
5 5화-푸라고의 마법 20.01.18 16 1 6쪽
4 4화-푸라고의 일기 20.01.17 15 1 8쪽
3 3화-용의 시간 20.01.16 15 1 9쪽
2 2화-용들의 무덤 20.01.16 23 1 11쪽
1 1화-요르문간드 20.01.16 72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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