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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파고 님의 서재입니다.

파파스 드래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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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파고
작품등록일 :
2020.01.16 22:32
최근연재일 :
2020.02.12 20:56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341
추천수 :
24
글자수 :
78,080

작성
20.01.27 20:20
조회
11
추천
1
글자
7쪽

13화-표지의 보석

DUMMY

"<사적인 내용 삭제> 이 부분이 아니라도 아빠가 맞는 것 같아."


왕파파의 표정은 빨갛게 상기되어 있었다. 김혜미 역시 그에 못지않았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내 생각도 그래. 아저씨 원래 이름은 푸라고였던 거야? 그렇다면..."


"그렇다면 뭐? 그리고 뭘 인정하기 싫은 거야?"


"내가 처음부터 니 말을 믿지 않으려 했던 건 아니야. 아저씨가 푸라고라면 너는 인간이 아닌 거잖아. 그럼 나는 어떻게 하라고. 나는 너밖에 없는데."


김혜미는 울먹울먹 하더니 결국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왕파파는 김혜미의 어깨를 살며시 안아주었다.


"개미야, 니가 보기에 내가 인간 같지 않니? 나도 너밖에 없는데 그럼 나는 어쩌라고. 니 말대로라면 나는 인간이 아니라서 너는 나를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거잖아. 하지만 우리 엄마는 아빠랑 결혼해서 나를 낳았잖아. 생물학적으로는 절대 이해할 수 없고 인정할 수도 없는 이야긴데 알다시피 내 혈액형은 오형이야. 인류의 삼십 퍼센트가 넘는 오형 말이야. 나도 인간이라고."


김혜미는 기침을 콜록이며 감정을 억제했다.


"이...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야... 그래, 됐어. 니가 인간이면 된 거야. 그럼 된 거야. 그럼..."


"우리 개미가 여자 됐네. 안 하던 짓을 다 하고."


왕파파는 김혜미를 꼭 끌어안았다.

그녀의 표정은 금세 밝아지고 있었다.

왕파파의 넓어진 가슴이 포근하고 좋았다.

김혜미는 콩닥거리는 자신의 심장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어떻게 할 거야? 만약 이게 지금 중국 거기 어디야?"


책을 다시 살피던 김혜미가 다시 말을 이었다.


"그래, 주취안이라는 곳에 계신다는 거잖아. 그러면 차라리 우리 영국 말고 중국으로 갈까? 아저씨 찾으러."


잠자코 말을 듣던 왕파파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아니! 우리는 아빠를 찾을 수 없을 거야. 아빠는 다시 여행을 시작하겠지. 그리고 그 넓은 중국에서 무슨 수로 아빠를 찾아. 전화도 안 되는데. 우린 그냥 우리 일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아빠는 원래 마법사였던 거잖아. 새로운 마법을 익히셨다고 하고. 정말 전당군이 천 년 이상 잠든 거라면 그 날을 기다리는 건지도 몰라. 그냥 아빠의 일기가 어떻게 기록되는지 지켜보자고."


"그렇긴 해. 하지만 아저씨 일기는 시차가 많은데 왜 이제 발견한 거지?"


"아니야. 우리가 이 책을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인지 기억나?"


왕파파가 두 손으로 김혜미의 어깨를 잡아 밀더니 얼굴을 빤히 보며 물었다.

김혜미는 좀 더 안고 있지 못해 아쉬웠다.


"2학년 때였을 걸. 추운 겨울이었어. 그날 니가 삼겹살 구워 먹자고 해서 왔었어. 하지만 그날 우리가 맨 끝 페이지를 보거나 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


"바로 그거야. 우리가 확인하지 않아서 몰랐던 게 문제인 거지. 아빠의 기록은 이미 진행되고 있었던 거야."


김혜미가 몇 번이고 고개를 끄덕거렸다.


"내가 너한테 말하지 않은 부분은 바로 동굴에 들어가기 전 기록이었어. 그리고..."


"잠시만, 그런데 나한테 말해주지 않은 이유에 대한 설명이 없었어. 정말 왜 그런 거야?"


김혜미가 말을 끊고 달려들었다.


"너를 방해하고 싶지 않았어."


"방해? 무슨 방해? 니가 나 떨구고 혼자 영국 가려는 것 자체가 내 인생을 방해하는 거야. 등신아."


김혜미는 당수를 들더니 왕파파의 목을 가볍게 쳤다.


"또 그랬다가는 죽는 수가 있어. 콱!"


"미안해. 내 생각이 짧았나 봐. 아무튼 운 좋게 오늘 아빠가 기록하는 걸 실시간으로 만난 거잖아. 진짜 실시간인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야."


"그렇긴 해. 그런데 말이야. 아저씨는 이 일기를 어디에다 쓰고 계신 거지? 책은 여기에 있잖아. 그리고 이제야 생긴 궁금증인데, 이 책을 왜 두고 가셨을까? 이런 책이라면 여기에 두고 가실 것 같지 않은데."


"듣고 보니 그렇네. 여행하시는데 번잡해서 놓고 가셨을까? 혹시 내가, 아니! 우리가 이 책을 볼 거라고 생각하셨던 건 아닐까?"


"그러셨을 것 같긴 해. 하지만 우리가 이걸 본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는 게 있는 것도 아니잖아. 니가 마법사의 아들이라 마법을 잘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그냥 하찮은 인간일 뿐이지만 공부 잘하고 똑똑하고 쫌 잘 생겼고 예쁜 여친이 있다는 정도의 장점만 가진."


김혜미의 말에 피식 웃던 왕파파는 고개를 세웠다.

그리고는 한참을 천장 어딘가에 목적 없는 시선을 날리더니 입을 열었다.


"우리도 아빠를 도울 수 있을까? 왜 용들을 모으고 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책에서 본 것처럼 왕국을 흔적조차 없어질 정도로 강력한 파란 불이 일어날지도 모르는 그런 날이 오는 걸 막기 위해서 그런 건 아닐까? 이젠 믿지 않을 수 없어졌잖아. 용은 존재하는 생물이고, 아빠는 사라진 왕국의 마지막 마법사로 삼천 년 넘게 살았고, 앞으로 어떤 건지 알 수 없는 불분명한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게 사실이니까. 난 아빠를 돕는 게 맞다고 생각해. 사람들에게 말한다고 해서 도와줄 사람도 없을 것이고 정신병자 취급이나 받겠지. 너랑 나랑 맨날 붙어 다니더니 둘이 세트로 미쳤다고 할 거야."


김혜미 역시 같은 생각을 하던 참이었다.


"그래, 그렇게 하자. 그런데 궁금한 게 하나 있어."


"응?"


"아저씨는 그 과업이라는 걸 마치면 널 찾아오실까? 니가 이렇게 멋지게 자란 걸 아신다면 정말 놀라실 텐데. 니가 이렇게 오색찬란한 보석 같은 놈이라는 걸 아저씨가 모르신다는 게 아쉽다. 나 혼자 보기에도 아까운데 말이야. 그리고 아저씨의 과업이 무엇인지 정말 궁금해."


문득 왕파파의 머리를 스치는 게 있었다.

그는 갑자기 책상으로 몸을 돌리더니 책을 덮었다.


휴! 아쉬움이 묻어나는 긴 한숨이었다.


"뭔데?"


"표지가 변했을 줄 알았어. 내가 이 보석의 순서들을 기억해 뒀거든. 사진도 찍어 뒀고."


"그게 왜 변하는데?"


"그런 느낌이 들었었어. 아마 아빠가 뭔가 하나를 해결하면 이 표지의 보석들이 변할 거야. 분명해."


작가의말

보석이 변할까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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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5화-김녕사굴 20.01.30 10 1 8쪽
14 14화-이무기 20.01.27 11 1 7쪽
» 13화-표지의 보석 20.01.27 12 1 7쪽
12 12화-전당군 20.01.26 11 1 10쪽
11 11화-용을 좇는 아이들 20.01.23 9 1 8쪽
10 10화-같이 갈래? 영국! 20.01.23 11 1 10쪽
9 9화-용의 눈물 20.01.22 12 1 6쪽
8 8화-왕 파파 20.01.21 14 2 6쪽
7 7화-와이번 20.01.20 11 2 10쪽
6 6화-용 사냥꾼 20.01.19 16 0 8쪽
5 5화-푸라고의 마법 20.01.18 18 1 6쪽
4 4화-푸라고의 일기 20.01.17 16 1 8쪽
3 3화-용의 시간 20.01.16 16 1 9쪽
2 2화-용들의 무덤 20.01.16 24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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