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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매드 님의 서재입니다.

마녀모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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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매드
작품등록일 :
2018.07.04 11:02
최근연재일 :
2018.08.18 07:55
연재수 :
2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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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83
추천수 :
83
글자수 :
165,334

작성
18.08.09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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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이웃 사촌

DUMMY

‘딩동, 딩동~’


“누구세요?”

“예. 관리 사무소에서 소방점검 나왔습니다.”

“네~”


재원이가 등교하고 동완이 한창 기획서를 작성하고 있을 때, 초인종이 울리며 관리 사무소 사람들이 찾아왔다. 동완은 문을 열어주었다. 세명의 낯선 남자들이 서 있었다.


“관리 사무소에서 못 뵈었던 분들인데···”

“아, 예. 저희는 소방서에서 나온 사람들입니다. 1년에 한번씩 점검을 해야 하거든요.”

“아, 네에.”


동완은 작년에 이런 점검이 있었나? 하고 기억을 더듬으며 이들을 집안으로 안내했다.

사람들은 집안으로 들어오더니 각자 익숙하게 자기 역할을 했다. 한 사람은 방마다 돌아다니며 천장에 달린 화재 감지기를 점검했고, 한 사람은 창고로 사용하고 있는 곳에 있는 완강기를 점검했고, 다른 한 사람은 누전차단기가 있는 단자함을 열더니 뭔가 열심히 만지작거렸다.

단자함을 보던 사람이 동완에게 물었다.


“전화와 인터넷 단자함은 어디죠?”

“여기일겁니다.”


동완이 현관 신발장을 열고 전화 단자함을 열어 주었다. 그러자, 그 사람은 또 뭔가 열심히 단자함을 만지작 거렸다. 동완이 전화/인터넷 단자함까지 소방서에서 확인하는 이유가 뭔지 막 물어보려는데 화재 감지기를 점검하던 사람이 동완에게 오더니 말했다.


“화재 감지기 중에 하나가 작동을 안 하는데요. 이거 교체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 그래요? 그럼 어떻게 하면 되나요?”

“지금 마침 저희가 재고 가진 것이 좀 있는데, 기기값만 주시면 교체해 드리겠습니다. 아니시면 나중에 업자 불러서 따로 교체 하시던지요.”

“작업은 금방 되나요?”

“저희 같은 전문가가 하면 1분도 안 걸리지요.”

“그럼 해 주세요.”


작동이 안되는 화재 감지기는 거실 천장 한복판에 달려있는 것이었다. 점검을 나온 사람은 익숙한 솜씨로 의자에 올라 기존의 화재 감지기를 떼어내고 새로운 화재 감지기를 달았다. 정말 그 사람 말대로 순식간에 작업이 끝났다.


“기기값은 얼마죠?”

“만원만 주십쇼.”

“예. 여기···”

“감사합니다. 나머지는 이상 없습니다. 그럼 저흰 가 보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세 사람은 순식간에 현관문을 나섰고 다시 앞집인 세원네 집 초인종을 누르고 있었다.


“누구세요?” 라고 인터폰으로 들리는 세원의 목소리까지 확인하고 동완은 현관문을 닫았다.



요즘 동완은 너무 편해졌다.

세원네가 이사 온 이후로 재원이는 아침에 등교할 때도 소희와 같이 알아서 갔고, 학교가 파하면 둘이 알아서 집으로 왔다. 재원이는 집에 와서도 책가방을 내던지고 음료나 간식을 먹고 나서는 곧바로 소희네 집으로 놀러갔다. 이제는 동완도 세원도 더 이상 학교에 아이들을 데려다주고 데리러 갈 필요가 없게 되었다.

처음에는 매일 재원이를 맡아주는 세원이 힘들 것 같아 재원이가 매일 소희네 집에 찾아 가지는 못하도록 단속을 시켰는데, 세원은 오히려 재원이가 안 오면 빨리 보내라고 전화를 하곤 했다.

그리하여 나중에는 동완도 맘편히 재원이를 소희네로 보내 놓고 일에 몰두할 수 있었다. 대신 동완은 오후 5시가 되면 하던 작업을 마무리하고 저녁식사를 준비했다. 5시 반쯤 되면 동완은 세원에게 문자를 보냈다.


[6시쯤 아이들이랑 저녁 드시러 오세요.]

[네~^^]


세원도 처음에는 동완이 해 주는 저녁을 미안하게 생각했지만, 이제는 나름대로 분업이라 생각하고 스스럼이 없어졌다.


6시를 전후해서 저녁식사가 완성되면 아이들과 세원은 동완네 집으로 왔다. 아이들은 매일 현관에서부터 냄새를 맡으며 오늘 메뉴를 맞추어 보곤 했다.


“오늘 저녁은 카레다!” 소희가 외치며 달려 들어왔다.

“아빠, 카레에 고기 많이 넣었어?” 재원이가 말했다.

“응. 듬뿍 넣었으니 걱정하지 마. 세원씨도, 어서 들어오세요~”

“네. 음~ 냄새가 너무 좋네요~” 세원이 들어오며 말했다.

“야채 넣기 전에 생마늘을 다져서 올리브오일을 넣고 센 불에 한번 확 향을 냈어요.”

“이제는 전문가 다 되신 거 같아요. 블로그나 책 하나 내시는 거 어때요? ‘아빠의 식탁’ 뭐 그런 제목으로요. 호호~”

“그럴까요? 하하~ 아 참, 소희네도 아까 소방점검 받으셨죠?”

“네. 아파트 사니까 이런 것도 알아서 다 해주고 좋네요. 훗~”

“저희는 화재 감지기 하나 교체 했는데, 그쪽 집은 바꾸신 거 없어요?”

“네. 저희도 하나 있어서 바꿨어요. 저희는 이번에 인테리어 하면서 화재 감지기도 새로 싹 바꾸고 스프링쿨러도 점검 한 걸로 알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인테리어 업체에서 싼 부품을 쓴 모양이에요. 돈은 비싸게 받아먹구, 나쁜 놈들.”

“눈에 보이는 데만 신경쓰고 눈에 안 보이는 데는 얼렁뚱땅 대충 해 놓는 업자들이 있죠.”

“맞아요. 양심적인 업자를 만나기가 참 힘들죠···”


“양심이 모에요?” 소희가 물었다.

“응. 그건 착한 마음을 뜻한단다.”

“그럼 착한 업자를 만나기가 힘들다는 뜻이에요?”

“그렇지. 소희는 참 똑똑하구나.” 라고 말하며 동완은 재원을 힐끗 바라보았다. 재원이는 카레를 와구와구 먹느라 정신이 없었다.


“뭐든 열심히 하면 됐죠, 뭐. 안 그래요?” 동완을 보고 세원이 말했다.

“허허~ 그렇죠. 우리 재원이는 먹는 걸 아주 열심히, 잘 하지요. 그렇지 재원아?”

“!”


재원은 무슨 소리인지는 잘 모르지만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하는 아빠의 말이 칭찬이라 생각되어 오른손으로 엄지를 척 세워 보였다.


아이들은 먼저 저녁을 먹더니 다시 소희네 집으로 달려갔다.

자연스럽게 동완과 세원은 함께 식탁을 치우고 그릇들을 식기세척기에 넣어 돌렸다.


“커피 한잔 하실래요?” 동완이 물었다.

“커피는 제가 탈게요. 앉아 계세요.” 세원 나서며 말했다.


이제 세원도 동완네 집에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대충 파악할 경지에 이르게 되었다. 세원은 싱크대 하단 서랍장에서 원두커피를 꺼내 그라인더로 갈고 에스프레소 머신에 넣어 내렸다. 세원은 그렇게 원두커피 두잔을 만들어 들고 식탁으로 왔다.

그 사이에 동완은 마노석 캔들 홀더에 촛불을 피웠다.


“요즘 학교에 안가니 다른 엄마들은 무슨 이야기들 하며 지내시는지 궁금하네요. 후후~” 동완이 말했다.

“그러게요. 마지막 만났을 때 저랑 동완씨랑 사귀는 거 아니냐고들 하셨었는데. 집까지 바로 앞집으로 이사했으니 동거 하는 거 아니냐고 들 했었죠. 호호~”

“하하~ 그래요? 하긴 오해들 할 만도 하네요.”

“그렇죠? 호호호~”



동완과 세원이 동완의 집에서 커피를 마시며 잡담을 하고 있는 사이, 재원과 소희는 소희네 집으로 가서 놀고 있었다.


“내가 신기한 거 보여줄까?”

“뭔데···?”

“아빠한테 말 안 할 거지?”

“웅.”

“그럼, 따라와.”


소희는 엄마가 없는 틈을 타서 재원이를 데리고 안방 베란다에 있는 창고로 데리고 갔다. 거기에는 여러가지 사이즈의 박스가 미처 이사짐을 풀지 않은 듯 그대로 쌓여 있었다. 창고는 생각보다 깊숙했다. 소희가 박스들 사이를 헤치고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자 거기에는 막대가 기다란 서양식의 빗자루가 한 구석에 놓여 있었다. 소희는 그 빗자루를 베란다로 꺼내 왔다.


“청소하려구···?” 재원이가 물었다.

“아니, 바보. 저녁 때 청소하는 사람이 어딨니?”

“그럼 빗자루로 뭐하게···?”

“잘 봐. 나도 아직 잘 하진 못하는데, 그래도 할 순 있어.”


소희는 빗자루를 가로로 눕혀 든 뒤 자신의 가랑이 사이에 끼웠다. 그리고 엉거주춤 걸터앉은 자세를 만들었다.


“잘 봐.” 라고 한 뒤 소희가 뭐라고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자 빗자루가 손으로 붙잡지 않아도 공중에 뜬 자세를 만들었다. 그리고 잠시 후, 빗자루는 소희를 태우고 바닥으로부터 조금 떠오르기 시작했다. 어느새 소희의 발이 베란다 바닥에서 떠 있는 것이 보였다.


“우와~ 발이 땅에서 떴어! 재밌겠다.” 재원이 신기해 하며 외쳤다.

“너도 같이 탈래?”

“웅!”


소희는 다시 조금 내려와 바닥에 발을 댔다. 그리고 빗자루의 앞쪽으로 몸을 옮겼다. 재원은 소희의 뒤쪽으로 빗자루에 올라탔다.


“빗자루 꽉 잡어.”

“응.”


소희가 다시 뭐라고 입술을 살며시 움직이며 말했다.

그러자 빗자루는 다시 서서히 공중으로 뜨기 시작했다.


“우와~ 내 발이 땅에서 떨어졌어!”

“재밌지?”

“응. 너무너무 재밌어.”


소희가 빗자루 앞부분을 잡고 조종을 하자 빗자루는 그 자리에서 아래 위로 왔다 갔다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와! 시소 타는 기분이다~” 재원이가 말했다. 소희도 활짝 웃으며 재미있어했다.


소희와 재원이가 탄 빗자루는 점점 높이 올라가 거의 천정에 머리가 닿을 듯 해 졌다. 재원이가 손을 올려 천장에 대 보았다.


“천장에 손이 닿아!”


바로 그 때,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얘들아, 어디있니···?”


세원이었다.


“엄마다!”


소희는 급히 빗자루를 착륙시키려다 순간 균형을 잃고 말았다.


“으악~ 엄마야!”

“아아악!”


소희와 재원은 빗자루에서 그만 베란다 바닥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운동신경이 예민한 소희는 고양이처럼 재빨리 몸에 균형을 잡고 손과 발로 바닥을 짚었지만, 재원이는 한쪽 어깨를 그대로 베란다 바닥에 처박고 말았다.


“으아앙~~ 아파~~~”


‘쿵’ 하는 소리를 듣고 세원이 안방으로 달려왔다.


“어머, 너희 무슨 일이니?”


빗자루를 본 순간 세원은 모든 상황을 파악했다. 소희는 미안한 듯 옆에 서 있었다. 세원은 얼른 재원에게로 갔다.


“여기 아줌마가 좀 짚어 볼게. 아프면 말해.”

“아, 아아아~~ 아파요. 잉잉~”

“음···, 아무래도 골절이 된 모양이구나. 잠시만 기다려. 소희가 옆에 있어주고.”


세원은 얼른 서재방으로 가서 아직 풀지 않은 짐들 중 하나를 골라 박스테잎을 커터로 자르고 박스를 열었다. 그 안에는 뽁뽁이 비닐로 감싼 갈색 병들이 가득 들어 있었다. 세원은 그 안을 뒤져 그 중에서 하나를 찾아내어 뽁뽁이를 풀고 나서 얼른 재원에게로 갔다. 가면서 세원은 주방에서 계량스푼을 함께 가져갔다.


“재원아, 이 물약 먹고 하룻밤만 자면 금방 나을거야. 물약 먹자.”

“그거 달아요?”

“그럼, 아주 맛있어.”

“그럼 먹을래요.”


세원은 계량 스푼에 조심스럽게 물약을 따라 재원의 입에 넣어 주었다.


“맛있다!”

“아줌마가 맛있다고 했잖아. 자 이제 여기 침대에 좀 눕자.”


세원은 재원이를 부축해 일으켜 안방 침대에 조심스럽게 옆으로 눕혔다.

세원은 고민이었다. 골절이면 포션을 마시더라도 하룻밤은 지나야 낫는다.


‘동완씨에게 재원이가 다치게 된 경위를 어떻게 설명하지?’


솔직하게 마법의 빗자루를 타고 놀다 떨어졌다고 말 할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재원이에게 아빠에게 거짓말을 하라고 종용할 수도 없었다. 재원이 같은 어린 아이라면 금방 들통이 날 것이고, 동완은 다시금 세원네 가족을 의심할 것이다.


‘안되겠다.’


세원은 결심을 하고 동완에게 전화를 걸었다.


“동완씨, 전데요.”

“아, 예. 세원씨.”

“재원이가 소희랑 놀다 조용해서 보니 침대에 누워 잠이 들었어요. 소희랑 저랑 재원이 데리고 셋이 같이 자고 내일 아침에 보낼게요. 괜찮으시겠어요?”

“아, 그래요? 불편하실텐데···”

“전 괜찮아요.”

“그럼 그렇게 하시죠. 고마워요, 세원씨.”

“고맙긴요. 주무세요.”

“예. 안녕히 주무세요.”


“휴우~~~” 전화를 끊고 나서 세원은 깊숙이 한숨을 내 쉬었다.


안방에 와 보니 그렇잖아도 포션의 효과로 재원이는 잠이 들어 있었다. 아플 때는 자는 것이 가장 좋다. 에너지 낭비를 줄이고 가용한 에너지를 최대한 회복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원이 자?” 안방 문을 닫고 나가자 소희가 나즈막한 소리로 물었다.

“응. 이제 너도 이 닦고 자야지.”

“엄만 그럼 나랑 잘거야, 재원이랑 잘거야?”

“우리 셋이 같이 잘까?”

“좋아.”

“그래. 얼른 세수하고 이 닦자.”


그날 밤, 안방에 있는 킹 사이즈 침대에는 소희, 세원, 재원의 순서대로 나란히 누워 잠을 잤다.


작가의말

선호작 등록과 추천은 글을 쓰는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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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셋 만의 비밀 +4 18.07.30 107 4 12쪽
16 재원의 정체 +4 18.07.27 116 3 13쪽
15 장미십자회 +2 18.07.26 95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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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의심 +4 18.07.17 114 5 11쪽
8 학교에서 +4 18.07.13 145 4 12쪽
7 재원이네 집 +2 18.07.12 147 4 15쪽
6 집으로 초대 2 +2 18.07.11 161 4 15쪽
5 집으로 초대 1 +4 18.07.10 197 4 13쪽
4 단짝 친구 18.07.09 170 3 14쪽
3 만능연고 +2 18.07.06 217 4 12쪽
2 소희 엄마 +4 18.07.05 259 3 15쪽
1 초등학교 입학식 18.07.04 359 7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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