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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매드 님의 서재입니다.

마녀모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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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매드
작품등록일 :
2018.07.04 11:02
최근연재일 :
2018.08.18 07:55
연재수 :
2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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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글자수 :
165,334

작성
18.07.24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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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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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2쪽

생일파티

DUMMY

토요일이다.

맥도날드 2층은 1학년 4반 아이들과 그 엄마들로 가득 차 북적대고 있었다. 이번 생일파티에는 소희와 재원이까지 참석을 해서 처음으로 25명 전원이 모였고 아이들의 엄마들까지 참석했다. 시우 엄마는 퇴원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참석하지 못하고 시우만 나왔다.

이번 달에 생일인 예은이와 서빈이가 가운데 앉고 베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케잌에 8개의 촛불을 붙여 놓고 아이들과 엄마들이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 주었다. 노래가 끝나자 예은이와 서빈이는 함께 촛불을 껐다.

다음은 선물 증정식이었다.

아이들은 한줄로 길게 늘어서서 한 사람씩 차례차례로 각자 준비해 온 선물 두개를 예은이와 서빈이에게 전해 주었다. 이 장면은 마치 어른들이 경조사 자리에 가서 부조금을 내는 모습과 흡사했다.

선물 전달식이 끝나자 그 다음에는 모든 아이들의 자리에 세트 메뉴가 놓여졌다. 아이들은 허겁지겁 햄버거를 먹기 시작했다. 평소에는 몸에 안 좋다고 잘 안 사주는 음식이기에 아이들은 더더욱 신이 나서 먹고 있었다.

참석한 아이들이 식사를 하는 동안 생일파티의 주인공인 예은이와 서빈이는 받은 선물을 하나씩 뜯어보고 있었다. 선물은 마트나 장난감 전문점에서 파는 각종 인형이나 장난감들이 주를 이루었다. 1인당 5천원 이내로 준비하라는 가이드라인이 엄마들의 카톡방에 공지되었지만, 그 금액을 지킨 아이는 없었다. 요즘은 가장 작은 레고 장난감도 최소 2만원은 줘야 살 수 있다.

오히려 엄마들의 경쟁심이 작용한 듯, 선물들은 모두 3만원 이상의 고가대에 포진되어 있었다.

그 중에 눈에 띄는 선물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소희의 선물이었다.

소희가 예은이와 서빈이에게 준 선물은 크기는 작았지만 묵직했다. 예은이와 서빈이가 포장을 뜯어보니 그것은 돌이었다. 아이 주먹만하게 생긴 동그스름한 돌로 색깔은 약간 반투명한 갈색을 띄고 있었다. 예은이와 서빈이는 소희의 선물에 별로 관심이 없는 듯, 돌을 옆에 놓고 곧바로 다른 선물을 뜯기 시작했다.

소희의 선물을 눈여겨 본 것은 오히려 다른 아이였다. 바로 시우였다.


“얘들아, 소희 선물은 돌이야. 소희가 예은이랑 서빈이한테 돌을 가져왔어. 우하하~”


갑자기 시우가 큰 소리로 외쳤다.


“돈 없어서 길에서 주워왔나보지?” 어떤 아이가 맞장구를 쳤다.

“우하하하하~”


시우의 축구 학원 친구인 어느 남자 녀석이 그렇게 말하자 모든 아이들이 다같이 웃기 시작했다. 소희는 그런 아이들을 보고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 햄버거를 덥썩 입에 물고 먹고 있었다.

오히려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 것은 재원이였다. 재원이는 혹시 소희가 화가 나지 않았을까 싶어 소희의 눈치를 보기도 하고, 스스로 화가 나서 엉덩이를 들썩 거리기도 했지만, 시우에게 항의하지는 못하고 주저하고 있었다.


“그 돌. 길에서 주워 온 거 아니야. 작년에 미국 갔을 때 구해온거야.” 소희는 여전히 햄버거를 먹으면서 말했다.


“그 돌 이리 줘봐.” 소희가 예은이에게 말했다. 그러자 예은이가 옆에 던져 놓았던 돌을 소희에게 주었다.


“이 돌은 신비한 능력이 있는 돌이야. 마음씨 착한 사람이 이 돌을 꼭 쥐고 있으면 빛이 나.” 소희가 돌을 가볍게 쥐며 말했다.


“거짓말일거야. 미국에서 파는 것도 실제로는 전부 메이드 인 차이나야.” 시우가 외쳤다.


소희는 돌을 든 손에 조금 더 힘을 주었다. 그러자 돌이 서서히 빛나기 시작했다.

엄마들은 따로 멀찍이 떨어진 테이블에 앉아 콜라와 프렌치프라이를 먹으며 수다를 떨고 있어 아이들의 파티룸 안쪽에서 벌어지는 일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우와~ 돌이 빛나고 있다!”


아이들이 작은 탄성을 내지르며 외쳤다. 처음에는 상자를 풀어보고 신경쓰지 않았던 예은이와 서빈이는 남아있는 돌 하나를 서로 들여다보며 신기해 하고 있었다.

빛은 조금씩 더 밝아지기 시작하여 소희의 손가락 사이로 빛이 새어 나왔다.


“안에 건전지가 들어 있어서 빛을 내는 걸거야.” 시우가 다시 한번 지지 않고 외쳤다.

“그럼 네가 켜봐.”


소희가 들고 있던 돌을 시우에게 건네주었다. 돌은 어느새 빛이 사라지고 다시 평범한 돌로 보였다.

시우는 돌을 받아들고는 이리저리 돌려가며 스위치를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돌은 전체가 매끈했고 그 어디에도 스위치라거나 틈새라거나 하는 것은 보이지 않았다. 시우는 자기 생각과 다르자 점점 화가 나기 시작했다.


“건전지 들어있다며 빨리 찾아봐.”

“얼른 불 켜봐. 착한 아이가 만지면 불 켜진댔어.”

“그럼 시우는 나쁜 아인가봐.”

“우하하하하~”


아이들이 한마디씩 던지고 나중에 모두 함께 웃는 소리가, 고개를 숙이고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시우에겐 마치 비웃는 것처럼 들렸다. 시우는 점점 얼굴이 벌개지면서 돌을 이리저리 굴리는 행동이 빨라졌다.


“잘 안돼?” 소희가 조용히 시우를 응시하며 말했다.


시우는 소희의 그 말 조차도 비웃는 것처럼 들렸다. 시우는 화가 머리 끝까지 났다. 시우는 마침내 폭발하듯 “에이, 씨!” 하며 돌을 매장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쾅!’


시멘트 바닥에 돌이 부딪치는 소리가 커다랗게 났다. 엄마들은 그제서야 무슨 일이 일어난 줄 알고 아이들 쪽으로 달려왔다.

바닥에는 소희가 선물한 돌이 두동강 나 있었고 그 안에는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 그냥 돌일 뿐이었다.


“으아아아앙~~~”


자기 선물이 두동강이 난 걸 확인한 예은이가 서럽게 울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우씨~ 그럴 리 없어. 그냥 돌일 리가 없어.”


시우는 두동강이 난 돌을 다시 들고 더 작게 깨뜨리려했고 엄마들 몇명이 달려들어 시우를 말리고 돌을 빼앗는 등 파티룸 안은 순간적으로 아수라장이 되어 버렸다.


“으아아아앙~~~”


시우도 돌 안에 전구나 건전지가 들어있지 않다는 것이 밝혀지자 원통해하며 통곡을 하기 시작했다.

재원은 2층 매장이 난장판이 되는 와중에도 흐뭇한 마음으로 햄버거를 차근차근 먹고 있었다. 걱정했던 소희가 놀림에서 벗어나고 시우가 우는 상황이 벌어지자 재원은 은근히 기분이 좋았다.


“소희야.”

“왜?”

“혹시···, 프렌치프라이 안 먹을거면 내가 먹으면 안될까?”

“그래, 먹어.”

“고마워!”


재원은 소희에게 엄지를 척 들어올리고는 소희의 트레이에서 프렌치프라이를 가져갔다.


파티는 결국 그렇게해서 예상보다 일찍 끝이 났다.

예은이에게는 나중에 소희가 똑같은 돌을 하나 더 선물하기로 했다. 서빈이는 자기 돌은 무사한 것이 기뻐 다른 선물들은 거들떠도 보지 않고 소희가 선물한 돌만 소중히 만지작거리면서 엄마 손을 잡고 갔다. 시우는 여전히 서러운 울음을 울면서 다른 엄마 손에 이끌려 매장을 나갔다.

재원이는 아직 남은 햄버거를 마저 먹고 자리에서 일어서려다 발밑에 아까 시우가 깨뜨린 돌의 1/4 정도 조각이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다른 아이들은 신발을 신기도 하고 일어나서 엄마한테 달려가기도 하고 정신 없었다. 아무도 재원을 눈여겨 보지 않고 있었다. 재원이는 돌을 주워 주머니에 넣었다. 어차피 예은이 선물은 소희가 다시 주기로 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세원은 소희, 재원이를 데리고 맥도날드를 나왔다.


“어떻게 된거니?”

“착한 사람이 돌을 만지면 불이 켜진다고 말했어.”

“그런 거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잖니?”

“어쩔 수가 없었어. 시우랑 애들이 날 놀렸단 말야.”

“다른 애들 말은 신경 쓰지 마. 걔네들은 늘 널 놀리잖니.”

“소희는 잘못한 거 없어요. 저도 봤어요.” 재원이가 소희가 준 프렌치프라이를 먹으며 말했다.

“그래···? 그래도 놀리는 사람 앞에서 발끈하면 놀린 사람 의도에 말려 드는거야.” 세원이 말했다.

“놀림 당하고 가만 있는 것도 놀린 사람 의도에 말려 드는 거 아냐? 걘 날 바보로 만들려고 했어.”소희가 단호하게 말했다.

“흐응···”


세원도 더 할 말이 없어 그냥 무의미한 소리를 내고는 입을 다물었다. 초등학교 1학년인데도 이렇게 또박또박 말대답을 하니 더 크면 어떻게 키울까 걱정이 되었다.


그날 밤,

재원이는 저녁을 먹고 아빠와 보드게임을 하면서 놀다가 아빠와 같이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누워 아빠가 읽어주는 동화를 들었다.


“자, 오늘밤도 잘 자고 좋은 꿈 꾸렴.”

“아빠두~”


동완이 재원의 이마에 뽀뽀를 해 주고 수면등만 남겨둔 채 재원의 방을 나갔다.

그 때까지 눈을 감고 있던 재원은 동완이 나가자 다시 눈을 뜨고 일어나 낮에 입었던 바지 주머니에 들어있는 돌 조각을 꺼냈다. 그리고는 그 돌을 주먹으로 쥐고 손에 힘을 주었다. 하지만, 돌에서는 빛이 나지 않았다.


“착한 아이가 이 돌을 쥐면 돌이 빛난 댔는데···, 그럼, 난 착한 아이가 아닌가보다···”


재원은 혼잣말을 하고는 이내 포기하고 돌을 침대 옆 협탁 위에 올려 놓고 잠자리에 들었다. 하지만 재원이 협탁에 올려 놓은 돌은 뒤늦게 밝아지기 시작하여 어두운 방 안에서 야광처럼 희미하게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



* * *



동완은 지난 번 세원의 집에 갔을 때 2층 비밀의 방에서 봤던 로마숫자 13(XIII)이 새겨진 각종 유물들을 떠올리고 있었다.

특히 방 가운데 있던 나무 젓가락같이 생긴 작은 막대는 재원이의 입학식 날 아침에 꾸었던 꿈에서 본 것과 똑같은 것으로 그 나무 막대와 거기에 새겨져 있던 XIII이라는 기호를 생각하면 그 당시의 고통과 공포감이 아직도 생생하게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


‘로마숫자 13이라···, 무슨 의미일까? 그날 정말 로또를 샀어야 하나···? 그런데 요즘은 왜 그런 꿈을 꾸지 않는걸까···?’


생각해 보면 서구 사회에서는 13이라는 숫자를 불길한 숫자로 여기고 있다. 13일에 금요일은 그 중에서도 가장 재수없는 날이라 그 날은 우리나라에서도 소개팅도 안 잡는다는 날 아닌가. 그런데, 왜 세원은 굳이 13이라는 숫자가 새겨진 유물들만 수집을 한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불길한 징조물들에 관한 고찰’이라는 제목의 논문이라도 쓰려는 건가···


서구 사회에서 13이 불길한 숫자라고 일컬어지는 이유는 예수님의 제자가 열두명이기 때문이라는 말을 동완은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나이롱 신자인 동완이 기억하기에도 예수님 이전 시대의 이야기인 구약에도 12가 완전수인 것처럼 여러 대목에서 언급되고 있었다. 야곱의 아들들도 12명이고 바로 이 12명이 이스라엘 12지파의 시조가 되기도 한다.

서구에서 유래된 양력은 12달이다. 1피트는 12인치이다. 12는 한 타스(더즌)이다.

‘계시록’에는 유난히 12 또는 12의 배수들이 많이 등장한다. ‘교회를 나타내는 여자의 관에는 12개의 별이 있다’, ‘12 곱하기 12,000은 144,000은 이스라엘의 여러 지파중 인 맞은 자의 수이다’, ‘24장로들은 하느님의 보좌앞에서 경배하고 있다’ 등이 계시록에 나온다.

동완은 약간의 검색을 해 본 결과, ‘12’라는 숫자가 이스라엘에서는 ‘세상의 이치의 숫자’이며, ‘세상에 충만한 하나님’ 또는 ‘하나님의 축복’의 숫자가 된다,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13’은 ‘배교’와 ‘사단’과 ‘미신’의 숫자라고 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소희 엄마는 ‘배교’, ‘이단’, ‘미신’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혹시 소희 엄마가 사교나 이단종교 자체에 심취해 있는 것일까!’


‘혹시, 내가 들어가 보지 못했던 마지막 방은 우상 숭배를 위한 제사를 지내는 방이 아닐까?’


동완은 갑자기 잠이 확 깨는 것을 느꼈다.


작가의말

선호작 등록과 추천은 글을 쓰는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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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일루미나티 +2 18.07.31 102 4 13쪽
17 셋 만의 비밀 +4 18.07.30 107 4 12쪽
16 재원의 정체 +4 18.07.27 116 3 13쪽
15 장미십자회 +2 18.07.26 95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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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작은 복수 +4 18.07.20 117 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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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비밀의 방 +4 18.07.18 142 4 15쪽
9 의심 +4 18.07.17 113 5 11쪽
8 학교에서 +4 18.07.13 145 4 12쪽
7 재원이네 집 +2 18.07.12 147 4 15쪽
6 집으로 초대 2 +2 18.07.11 161 4 15쪽
5 집으로 초대 1 +4 18.07.10 196 4 13쪽
4 단짝 친구 18.07.09 170 3 14쪽
3 만능연고 +2 18.07.06 217 4 12쪽
2 소희 엄마 +4 18.07.05 259 3 15쪽
1 초등학교 입학식 18.07.04 358 7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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