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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매드 님의 서재입니다.

마녀모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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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매드
작품등록일 :
2018.07.04 11:02
최근연재일 :
2018.08.18 07:55
연재수 :
2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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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90
추천수 :
83
글자수 :
165,334

작성
18.08.18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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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

DUMMY

“음···, 이건 어때? 집에서 레모네이드를 만들어서 학교 앞에서 파는거야.” 재원이가 말했다.

“역시 먹는 얘기로군···”

“먹을 거 파는 게 뭐 어때서? 사람은 누구나 먹어야 살 수 있어.”

“그렇긴 하지만, 레모네이드 한잔씩 팔아서 언제 돈을 모아?”

“그런가···? 그럼, 이건 어때? 너네 엄마가 만들어 주시는 연고 있잖아. 호랑이 연고. 그거 피부에 잘 듣잖아. 그걸 내다 팔면 어떨까···?” 재원이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흠···, 이건 엄마의 힘을 빌리는거라 좀 걸리는데···, 나 혼자만의 힘으로 돈을 벌고 싶거든.” 소희가 탐탁지 않다는 듯이 말했다.

“우리 힘으로만 돈 버는 건 너무 힘들다. 아우, 피곤해. 우리 뭐 좀 먹으면서 계속하면 안될까?”

“안돼! 아이디어 하나 내면 먹을 거 줄게.”

“힝~···”


소희와 재원이는 각자 생각에 잠겼다.


“아무래도 소희 네가 어떤 걸 할 수 있는지 먼저 알아야 할 것 같아. 너, 어떤 거 할 수 있어? 신기한 거.”

“내 능력?”

“웅.”

“음···, 날카로운 비명소리 지를 수 있구···”

“맞다. 예전에 우리집 유리창 깼었지.”

“그리고···, 가끔 귀신들을 볼 수 있어.”

“귀신이 보인다구? 귀신은 정말 있어?”

“물론이지.”

“으흑~ 무섭다···”

“괜찮아 대부분의 귀신들은 사람들을 신경 안쓰니까.”

“그래두···”

“예전에 예쁜 돌 속에 박혀 있던 벌레 생각나지?”

“응.”

“그 안에 벌레 귀신도 함께 갖혀 있었어. 그 돌은 아주 오랜 옛날에는 끈적끈적한 액체였대. 그 액체가 갑자기 자기를 둘러싸는 바람에 귀신도 미처 거길 빠져나오지 못했대. 그래서 내가 구해준 거야.”

“지금 이 방에도 귀신 있어?”

“아니 지금은 없어.”

“다행이다···”

“다른 사람 마음 속에 기억을 심어 놓는 것도 가능해.”

“아, 맞다. 그래서 예전에 시우를 혼내 줬었지.”

“가만, 가만···, 이걸 어떻게 잘 활용하면 잘 써먹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야···”


소희는 곰곰히 생각에 잠겼다.


“그래, 생각났어!”

“뭔데···?”

“아이들한테 나한테서 돈을 꾼 기억을 심어 놓는거야. 그러고 나서 꾸어준 돈을 받는 것처럼 하는 거지, 어때?”

“오호, 그거 좋은 생각인데? 기억은 어떻게 심어?”

“꿈이나 기억을 심을 사람의 몸을 내 손으로 잠시 터치하고 마음 속으로 집어 넣을 내용을 떠올리면 돼. 그러면 그 사람은 그날 밤 심어 놓은 꿈을 꾸거나 다음날 심어 둔 기억을 떠올리게 돼.”

“그럼 당장 내일 학교 가면 아이들한테 해보자!”

“그래~”



방문 밖에서는 세원이 두 아이들이 나누는 모의를 듣고 있었다.


‘얘네들이 무슨 소릴 하는거야? 왜 돈이 필요한거지? 그것도 내 도움 없이.’

‘더구나 돈 꾸어준 기억을 심어두고 돈을 받는다는 건 친구들을 속이는 일인데···, ‘능력’을 범죄에 사용하는 것은 제 13지파의 법규에 어긋나는 일이야.’

‘게다가 한 두번은 몰라도 여러번 반복되면 분명히 아이들도 소희를 의심할텐데···’


하지만, 세원이 몰래 엿듣고 있었다는 것을 소희가 알면 아마 발칵 뒤집힐 것이다.

그리고, 요즘은 아무리 말로 하지 말라고 해도 귓등으로도 듣지 않고 오히려 화를 내는 소희였다. 어설프게 간섭했다가 아이와 관계만 틀어지게 될까봐 세원은 조심스러웠다.


세원은 지금 막 문앞에 온 것처럼 ‘똑똑~’하고 소희 방 문을 두드린 뒤 들어갔다.


“얘들아, 속 커튼은 치고 지내자꾸나. 요즘 자외선이 위험하대. 대신 어두운 것 같으면 불을 켜고 있으렴.”

“네에···”

“너희들 뭐하고 있었니?”

“장난감 놀이요.”


소희와 재원은 놀이에 열중하는 척 하고 있었다. 세원도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창문에 커튼을 치고는 소희의 방을 나왔다.



다음날,

소희는 학교에 가자마자 옆자리에 앉아 있는 이번 달 짝인 남자아이에게 팔씨름을 하자고 제안했다.

그 아이는 갑작스런 제안에 당황해 하면서도 소희가 내민 손을 잡아 주었다. 팔씨름은 물론 남자아이가 손쉽게 승리했다.

이런 식으로 소희는 그날만 모두 10명의 아이들 손을 잡고 잡은 순간 모종의 기억을 불어 넣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이 되었다.

소희는 아침에 등교해서 자리에 앉자마자 짝에게 손을 내밀었다.


“뭐야?”

“어제 나한테 꾼 돈.”

“어제? 아~ 맞다. 1만원이었지? 근데 나 오늘 용돈 안 가져 왔는데, 내일 줄게.”

“좋아. 대신 하루 연장해 주는 댓가로 1천원 추가다?”

“천원이나?”

“싫으면 지금 줘.”

“아, 알았어.”


점심시간에 소희와 재원은 급식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지금까지 7만원 벌었다. 크크~”

“정말?”

“응.”

“신기하다. 애들이 그냥 돈을 줘?”

“안 믿어지지? 잘 봐~ 민서야! 일루와봐.”


소희는 급식을 받아 지나가던 반 친구 한명을 불러세웠다. 민서가 소희와 재원이가 있는 테이블로 다가왔다.


“너 어제 나한테 돈 꾼 거 있지?”

“아, 맞다. 만원! 근데 내가 왜 돈을 꾼거지?”

“나야 모르지. 암튼 꾼 돈 돌려 줘.”

“알았어. 잠깐만.”


민서는 식판을 잠시 테이블에 올려놓고 지갑에서 만원을 꺼내 소희에게 주었다.


“어제는 빌려줘서 고마웠어.”

“어, 그래. 다음에도 또 돈 필요하면 얘기하고. 가봐~”


민서가 식판을 들고 돌아가자 소희는 얼굴에 미소를 띄우며 재원에게 만원짜리를 흔들어 보였다.


“우와~ 신기하다!” 재원이는 눈을 굴리며 감탄했다.

“신기하지? 하지만 통한다는 거. 헤헤~”


소희는 민서에게서 받은 만원을 조심스럽게 자신의 목걸이 지갑에 챙겨 넣었다.


“정말 이 방법이 통하는구나?” 재원이 말했다.

“그럼~, 넌 안 통할 줄 알았어?”

“그건 아니지만···”

“오늘은 좀 더 많은 아이들을 상대해야겠어.”


소희는 서둘러 점심식사를 마치고 먼저 자리를 떴다. 재원은 신기한 얼굴로 소희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단 이틀 사이에 소희는 20만원 이상을 벌어들였다.

소희는 집에 와서 자신의 보석함에 벌어들인 돈을 모아 두었다. 소희 스스로도 돈을 이렇게 쉽게 벌 수 있다는 것이 놀라왔다.


문제는 그 후에 터지기 시작했다.

아침에 등교해서 소희가 이번엔 누구에게 기억을 심어줄까 하고 접촉하지 않았던 친구를 머릿 속에 떠올리고 있을 때였다.

옆 자리에 짝이 와서 앉았다. 그 남자아이는 소희의 얼굴을 보고 나서 잠시 생각하더니 주머니에서 만원짜리를 꺼내 불쑥 소희에게 내밀었다.


“이게 뭐야?” 소희가 물었다.

“어제 꾼 돈.” 짝이 말했다.

“그거 어제 갚았잖아.”

“갚고 나서 또 꿨잖아.”

“또 꿨다구? 안 꿨는데?”

“아냐. 또 꿨어. 자 받아.”


소희는 실랑이를 하기 싫어 돈을 받아 주머니에 넣었다. 하지만, 잠시 후 다른 아이가 소희에게 오더니 말했다.


“어제 꾼돈 여기 있어.”

“어? 어제 갚았잖아.”

“응. 그건 아는데, 그리고 나서 또 꿨잖아.”

“으,응···? 그랬나?”

“꿔주고도 기억 못하니? 바보.”


아이는 웃으며 소희에게 돈을 주고 갔다.


뭔가 잘못되었다. 아이들은 소희가 심어준 기억을 계속 머릿 속에 떠올리고 있었다. 돈을 갚고 나서도 아이들의 머릿 속에는 소희로부터 돈을 꾸었다는 기억이 지워지지 않은 채 계속 남아 있었던 것이다.

소희는 겁이 덜컥 났다. 소희는 재원에게 달려가서 재원을 교실 밖으로 끌어냈다.


“큰일 났어.” 소희가 말했다.

“왜···?”

“내가 기억 심어준 아이들 말이야. 나한테 돈 꾸어준 기억.”

“응.”

“그 애들 그 기억이 지워지지 않고 있나봐. 오늘도 계속 나한테 돈을 꾸었었다면서 돈을 주고 있어.”

“돈을 갚았는데도 계속 준단 말이야?”

“그렇다니까.”

“우와~ 매일 돈 주면 우린 금방 부자 되겠다!” 재원은 철없이 신나 했다.

“바보, 이게 좋은 게 아냐.”

“왜···?”

“기억이 평생 지워지지 않으면 어떡하니? 그리고 매일 돈 꾸었다면서 엄마한테 돈 달라고 하면 금방 들통 날 거 아냐?”

“흠···, 그것도 그렇네···”

“어떡하지?”

“그럼 애들한테서 돈 꾼 기억을 지워버리면 되잖아?”

“심는 건 알지만 지우는 방법은 몰라.”

“그럼 이건 어때? 돈을 갚았다는 기억을 다시 심어주는거야.”

“오~ 좋은 방법인데. 재원이 너도 가끔 쓸만한 아이디어를 내는구나?” 소희가 말했다.

“흐흐흥~” 재원은 기분이 좋은 고양이처럼 가르릉 거리는 소리를 냈다.


소희는 다시 바쁘게 교실 안으로 달려 들어갔다. 그리고는 자신이 기억을 심어 주었던 아이들을 찾아 다니며 그 아이들과 접촉하기 바빴다.

그날 오후가 다 되어서야 소희는 자신이 전에 기억을 심어주었던 아이들을 모두 찾아내 새로운 기억을 심어 줄 수 있었다.

그렇게 해서 소희는 당황스러웠던 해프닝을 마무리했다.

적어도 마무리 한 줄 알았다.

하지만, 이것으로 일은 끝나지 않았다.


사건을 전후해서 방과후에 아이들을 기다리러 모이던 엄마들끼리 이야기 하던 중에 한 엄마가 말했다.


“아이들 용돈 얼마씩 주세요?”

“용돈 필요 있나? 그냥 비상금으로 만원짜리 한장 가방이나 주머니에 넣고 다니라고 주는거지.”

“그쵸? 저희도 그렇게 하고 있었는데, 우리 애가 요즘 갑자기 뭣에 꽂혔는지 돈 필요하다고 집에서 난리를 치는 거에요. 그래서 주긴 했는데, 요즘에 뭐 새로 장난감 같은게 나왔나 싶어서···”

“어머, 우리 애도 엊그제 돈 달라고 난리를 쳐서 줬는데, 거기도 그랬어요?”

“우리 애도 학교에서 돈 필요한데 돈이 없어서 친구한테 꾸었다고 이틀이나 돈을 계속 달라고 떼를 쓰더라구요.”

“우리 애두요!”

“우리 집도 어제, 그제 얼마나 난리를 피우던지.”

“반 아이들 전체가 난리 났었네요. 학교에서 무슨 준비물이 필요했었나? 우리 선생님한테 여쭤볼까요?”

“그래요, 대표맘이 좀 여쭤보세요.”


대표맘은 곧바로 선생님에게 찾아가 물어 보았다. 하지만, 선생님은 요즘 아이들에게 유행하는 아이템은 없었다며 자기도 상황을 파악해 보겠노라고 말했다.


다음날, 담임 선생님은 아이들을 하나씩 불러내어 최근 상황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반 아이들의 2/3 정도가 모두 소희로부터 돈을 꾸었다가 갚았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아이들은 공통적으로 그렇게 꼭 필요해서 꾸기까지 했던 돈으로 무엇을 샀는지는 아무도 기억하지 못했다.


“소희야, 일루 나와 봐.”


밖에서 아이들을 한명씩 불러 조사하던 선생님은 마침내 소희를 불러냈다.


“소희야, 반에 많은 아이들이 너한테서 돈을 꾸었다고 하는구나. 넌 어떻게 그렇게 많은 돈을 갖고 있었니?”

“설날 세뱃돈 받은 걸 항상 갖고 다녔어요.”

“아, 그랬구나. 그런데 왜 아이들이 최근 이틀 동안에 소희한테 가서 돈을 꾸었을까?”

“잘 모르겠어요.”

“아이들이 그 돈이 왜 필요한지 이야기하지 않던?”

“저야 잘 모르죠.”

“돈을 어디에 쓰는지는 물어보지 않았던거니?”

“네에···”

“그렇구나···, 소희야, 이따 집에 가서 어머니께 내일 좀 학교에 오시라고 말씀드려줘. 어머님이랑 말씀을 좀 나누어 봐야겠구나.”


소희는 겁이 덜컥 났다.

일이 점점 커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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