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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킬 님의 서재입니다.

전설급 마녀 아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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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킬
작품등록일 :
2024.02.05 02:03
최근연재일 :
2024.07.04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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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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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1,961

작성
24.05.21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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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엑자일 사이러스

DUMMY

엑자일의 목소리가 끊겼다.

실험실은 조용했다.

불안할 정도로.

곧 실험실 구석에서 문이 열렸다.


크르르르르―!


날카로운 이빨이 돋아난 악어형 마수 다섯 마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나는 곧바로 마수에게 푸른 불꽃을 방사했다.

놈들은 생긴 것과 다르게 몸놀림이 재빨랐다.

앞서 상대했던 라이칸보다 빠른 느낌이었다.

최소 중급 이상의 마수.

놈들은 큼지막한 앞발로 벽면을 짚어 내 쪽으로 도약했다.


“헤이스트!”


자가 마법진을 발동하며 순식간에 뒤로 물러섰다.

놈들은 내가 서 있던 자리에 서로 뒤엉켰다.

그러나 다시금 내게 돌진할 준비를 했다.

나는 놈들의 공간을 빼앗기 위해 불장판을 깔았다.


놈들은 똑똑했다.

바닥에 깔린 불꽃에 본능적인 위협을 느꼈는지, 벽면에 발톱을 박아서 땅으로 내려오지 않았다.

물론 그래봤자 의미는 없다.

내 불꽃은 무제한이니까.

벽면에도 불장판을 이어나가면 된다.


점차 공간을 잡아먹어 가는 푸른 불꽃.

마수들은 최후의 공격을 시도했다.

내 쪽으로 몸을 던진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내가 바라던바.

나는 공중에서 달려드는 마수를 향해 거대한 불기둥을 소환했다.


화르르륵―!


이글거리며 대류하는 불기둥에 놈들은 소리 소문 없이 소멸했다.

천장 쪽에서 엑자일의 감탄사가 들려왔다.


“켈베로스의 마력까지 흔적도 없이 지워졌잖아? 역시 네 불꽃은 평범하지 않아. 대단해.”

“이제 됐지? 어서 날 내보내 줘.”


엑자일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소리하는 거야? 아직 실험은 안 끝났다고.”

”뭐라고?”

”방금 건 피라미에 불과해. 적어도 이 녀석은 상대해 줘야 제대로 된 실험이라고 할 수 있지.”


드그그그그그―!


두꺼운 바위가 움직이는 소리가 방안에 진동했다.

곧 실험실의 벽면이 통째로 움직이며 실험실과 같은 크기의 또 다른 공간이 나타났다.

그곳은 빛 한 점 들어오지 않는 어둠뿐이었다.


크르르르―!


쿵쿵거리는 소리와 함께 어둠 속에서 거대한 마수가 모습을 드러냈다.

재규어같이 생긴 마수는 이빨이 자신의 얼굴을 절반 이상 가릴 정도로 솟아나 있었다.

놈은 눈깔을 뒤집은 채 침을 질질 흘리며 거친 숨을 뿜어 내고 있었다.


“베헤모스라고 상급 마수 중에서도 성질이 사나운 녀석이야. 데려오느라 애 좀 먹었지. 마수들 사이에서 자신의 영역을 가질 만큼 강력한 보스급 마수니까 조심하렴.”


엑자일의 목소리가 다시금 끊겼다.

동시에 베헤모스의 몸에 부착된 억제기도 떨어졌다.

놈은 그것을 신호로 알아듣고 내 쪽으로 달려들었다.


나는 푸른 불꽃을 놈에게 방사했다.

놈은 내 불꽃의 힘을 모른다.

그래서 그냥 불꽃을 맞아가며 앞발로 공격했다.


“헤이스트!”


설마 맞으면서 공격할 줄은 몰랐다.

뒤늦게 도망치려 했지만, 놈의 공격은 생각보다 훨씬 빨랐다.

놈의 앞발에 스치듯 타격을 입었다.

덤프트럭에 치인 것 같은 어마어마한 중량감이 전신에서 느껴졌다.

나는 그대로 뒤쪽으로 날아가 벽에 부딫혔다.


쿵!


엄청난 고통.

이명이 나가버림과 동시에 머리가 핑핑 돌며 시야 전체가 흐려졌다.

고작 한 대를 맞았을 뿐인데 이 정도라니.


주륵.


시야가 피로 물들었다.

이마가 깨진 건지 머리에서 흘러내린 피가 눈을 적셨다.

나는 지금 움직일 힘도 없다.

말 그대로 한방에 넉다운 당한 상태.

놈이 한 번 더 공격하면 나는 꼼짝없이 당할 것이다.


그러나 붉게 물든 시야 너머 베헤모스는 괴성을 내지르며 난동을 부리고 있었다.

푸른 불꽃이 놈의 살점을 끊임없이 불태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번 옮겨붙은 푸른 불꽃은 내 명령 없이는 절대 꺼지지 않는다.


게다가 푸른 불꽃의 온도는 무한대.

화염에 내성이 있는 놈이라고 해도, 암석까지 단숨에 녹여내는 내 불꽃에는 당해낼 도리가 없었다.

맞으면서 공격하는 놈의 전략은 상대에게 하여금 방심을 유도해 유효타를 성공시키게 하는 훌륭한 전략이었지만, 반대로 상대의 일격을 한번 견뎌야 하는 치명적 단점이 있었다.

여태껏 많은 적수의 공격을 버텨냈을 테지만, 푸른 불꽃만큼은 놈도 어쩔 수 없었다.


쿠웅!


베헤모스는 결국 몸의 절반 이상이 타버리며 쓰러졌다.

하지만 동시에 나 또한 의식을 잃어버렸다.


---


---


눈을 뜨니 엑자일이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실험은 정말 대성공이었어. 파이론.”


그 얼굴을 보자마자 화가 치밀어 올랐다.


”대성공은 개뿔···! 죽을 뻔했잖아···!”

”흥분하지 마렴. 애써 이어놓은 핏줄이 또 터질 테니까.”


핏줄?

그러고 보니 난 어떻게 됬던 걸까?

아직도 전신이 쓰라리고 뼈 마디마디가 시리다.

상당히 위험한 상태였을게 분명하다.


”난 어떻게 됐던 거야?”

”두개골이 조금 함몰됬고 피부 세포가 절반 가까이 파열되긴 했는데, 그 대신 네 세포를 그대로 카피할 수 있는 맹독 세포를 이식했으니 금방 조직이 되살아날 거야. 물론 두개골도.”

”뭐라고? 맹독?”


경악하는 표정으로 바라보니 엑자일이 덧붙였다.


”최고의 보약은 맹독이라는 말. 못 들어 봤니? 걱정 마렴. 조금만 쉬다 보면 원래대로 돌아올 거야.”


욕설 말고는 딱히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시원하게 쌍욕이라도 날릴까 생각 중이었을 때, 아티가 나타났다.


“형!”

”아티! 무사했구나!”

”응! 형이 삼일동안 누워있는 동안 우리도 전부 깨어났어.”


잘못 들은 걸까.

내가 삼 일 동안 누워있었다고?


“시간이···!”


나는 억지로 몸을 일으키려다 깨질듯한 현기증에 다시 누웠다.


“무리하지 말라니까? 기껏 이어 붙인 두개골 조각도 떨어지겠네.”

”너는 닥치고 있어! 엑자일!”


나는 주변을 돌아보았다.

깨어난 건 아티 뿐만이 아니었다.

에스파다를 비롯한 선원들이 모두 일어나 있었다.

그들은 배를 수리하고 있었다.

이곳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떠 있는 것이 고작이었던 배는 어느덧 제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선박의 부품들은 엑자일이 제공해 준 모양이었다.


“오션과 만나게 해줘.”


내 말을 들은 엑자일은 어깨를 으쓱했다.


“못 할 것 없지.”

”형. 오션이라면 아쿠아를 데려간 마녀 맞지?”


아티는 자신도 같이 가겠다고 했다.

그러자 엑자일이 재밌다는 듯 웃었다.


“꼬마야. 괜히 갔다가 뼈도 못 추릴 텐데 괜찮겠니?”

”아쿠아를 만날 수 있다면 상관없어요.”


아티는 결심한 얼굴이었다.


쉽게 뜻을 굽힐 것 같지 않은 표정이라 엑자일도 어깨를 으쓱이고 말았다.


”좋아. 내일 출발할게. 파이론의 몸 상태는 그때쯤이면 돌아올 테니.”


---


---


엑자일과 나, 아티까지 우리 세 사람은 바다 위를 걸었다.

바다를 걸을 수 있는 건 엑자일의 능력 덕분이었다.

발판처럼 단단해지는 물을 아티는 신기한 듯 내려다보았다.


어느 지점에 다다라서야 엑자일은 우리에게 공기 방울을 씌워주었다.

아쿠아가 만들어주었던 것과 동일했다.

이 방울을 머리에 쓰면 바닷속에서도 숨을 쉴 수 있고 말을 할 수 있다.

엑자일은 청록빛으로 빛나는 바다에 들어가기 전.

우리에게 당부했다.


“이제 도시에 들어가게 될 거야. 거기엔 나처럼 친절한 마녀는 없어. 너희들을 보면 곧장 죽이려 들겠지. 그러니 내 망토 뒤에 숨어 있도록 해.”

”들키면 너도 위험한 거 아니야?”

”그건 걱정마렴. 내가 알아서 할 테니.”


우리는 바닷속으로 잠수했다.

바다가 빛나는 것은 암초들 때문이었다.

발광하는 암초들은 바다 전체를 환하게 빛내고 있었다.

이곳은 그야말로 바닷속 용궁과 같은 신비로움으로 가득했다.

생전 처음 보는 아름다운 원시 식물들이 자라고, 돌로 지어진 집들 사이로 어인들이 헤엄치고 있었다.


“오션은 가장 깊은 곳에 살아. 내려갈수록 물의 마녀들이 많이 살지. 이제 마녀가 사는 곳이 나오니 망토에 숨도록 해.”

”숨는다고 마녀들이 우리를 모를까?”

”보면 알아.”


우리는 엑자일의 망토 뒤에 붙었다.

중간중간 푸른 머리칼을 휘날리는 물의 마녀들이 나풀거리는 망토 사이로 보였지만, 그녀 말대로 아무 반응 없이 지나갔다.


나는 왜인지 알 수 있었다.

아무도 엑자일의 곁에 다가오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부러 시선까지 피하는 이들도 있었다.

자연스럽게 서로 인사를 건네는 마녀들을 보면 확실했다.


곧 넓은 광장이 나왔다.

그리고 그 앞에는 거대한 조개껍질로 지어진 대궐이 있었다.

딱 봐도 오션은 저기에 있을 것이라 생각되었다.


그때 전방에서 두 명의 마녀가 다가왔다.

그녀들은 다른 마녀들과 달리 엑자일을 크게 의식하지 않은채 다가왔다.


어디선가 본 마녀들이었다.

망토 속에서도 보일 만큼 가까이 다가왔을 때 정체를 알아냈다.

웨델과 샥스핀.

아티를 죽이려 들었던 그 마녀들이었다.

아티도 그 두 마녀를 알아보고 움찔했다.


“켁! 엑자일! 네가 여긴 무슨 일이냐?”

”그러네요. 당신이 어쩐 일이시죠?”


그녀들은 엑자일을 의심스럽게 쳐다보고 있었다.

위기였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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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대양의 마녀 24.05.23 13 1 9쪽
» 엑자일 사이러스 24.05.21 14 1 9쪽
72 엑자일 사이러스 24.05.20 22 1 9쪽
71 엑자일 사이러스 24.05.13 20 1 10쪽
70 블루홀 24.05.11 20 1 9쪽
69 블루홀 24.05.10 17 1 6쪽
68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24.05.09 21 2 10쪽
67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24.05.07 20 2 9쪽
66 미지의 바다로 24.05.06 19 2 8쪽
65 미지의 바다로 24.05.04 27 1 14쪽
64 미지의 바다로 24.05.03 24 2 12쪽
63 소라 고동의 마녀 24.05.02 24 2 12쪽
62 마르코 플란데 24.04.30 20 2 13쪽
61 수습 24.04.29 25 2 15쪽
60 반란 24.04.27 26 2 13쪽
59 반란 24.04.26 26 2 9쪽
58 재회 24.04.25 30 2 8쪽
57 재회 24.04.23 34 2 11쪽
56 워터 제국 24.04.22 25 2 10쪽
55 렉시벨 왕국 24.04.20 26 2 10쪽
54 렉시벨 왕국 24.04.19 26 2 8쪽
53 위치 영지 24.04.18 25 2 10쪽
52 아스펜 영지 24.04.16 26 2 10쪽
51 아스펜 영지 24.04.15 27 2 11쪽
50 아스펜 영지 24.04.13 28 2 13쪽
49 술먹은 그레이스 24.04.12 27 2 14쪽
48 아이 산맥 24.04.11 27 2 8쪽
47 아이 산맥 24.04.09 61 2 12쪽
46 여행 준비 24.04.08 24 2 10쪽
45 여행 준비 24.04.06 30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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