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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모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헌터는 멸망을 막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자모
작품등록일 :
2022.10.29 13:49
최근연재일 :
2023.02.28 13:30
연재수 :
120 회
조회수 :
112,572
추천수 :
1,944
글자수 :
616,109

작성
23.02.11 14:00
조회
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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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1쪽

103화 경험의 서(2)

DUMMY

103화 경험의 서(2)


게이트가 닫힌다는 사실을 알게 된 사람들.

태선을 비롯한 헌터 협회를 통해 그 내용을 전달받은 게 아닌 계시를 처음 받았던 그날처럼 헌터로써 각성을 한 이들의 머릿속에 누군가의 음성이 들려왔다.


【게이트가 닫히기까지 남은 시간 99:99:59】


5일 남짓의 시간동안 그간 친분을 나눴던 타 세계의 친구들과 이별을 고해야 했다.

그로 인해 각 계의 제 1 안전거점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태선 역시 마왕을 함께 물리친 무림인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기위해 복룡객잔을 찾았다.


그곳에서 이미 마중을 나온 무림맹의 수뇌부들.


"이곳까지 태선 헌터가 찾아와주다니 내 기뻐서 오늘 하루만큼은 술을 진탕 마셔야겠어!"


남궁맹주가 양팔을 뻗으며 태선을 반긴다.


"그간 강녕하셨습니까. 신수가 훤해 보입니다."

"나야 잘 지내다마다! 손자 녀석이 곧 장가를 가거든!"

"오! 남궁학 드디어 제갈 소저와 혼인을 올리는 구나! 축하한다."


태선을 따라나선 수현이 끼어든다.

수현의 말에 멋쩍었는지 머리를 긁적이는 남궁학.


"고, 고맙다. 결혼식에 너도 참석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을..."


남궁학은 과거 헌무제 아카데미 시절 동급생인 수현을 괴롭혔던 사실을 부끄러워했다.

후에 그에게 사과도 하고 라이벌처럼 힘을 겨루며 지내게 되었지만 과거에 대한 오점만큼은 결코 지워지지 않았다.


더욱이 그와 영원한 이별을 맞이해야 하는 지금 과거의 기억이 그를 힘들게 만들었다.


"뭐야! 같이 경공 내기하다가 멀록들에게 잡히기 까지 했었는데 왜 이리 서먹하게 구는 거야!"

"그게..."

"됐어. 내겐 너랑 논 즐거운 기억만 남았어. 그리고 그 전의 일은 날 더 단단하게 해줬기 때문에 널 미워하지 않아. 그러니 불편해 하지 않아도 돼."


수현이 남궁학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한다.

움츠렸던 그의 어깨가 펴지고 고개를 올려 수현을 마주본다.


밝아지는 남궁학의 얼굴.


"고맙-"

"제갈 소저가 널 닮은 딸을 낳았으면 좋겠다!"


수현은 남궁학이 고맙다는 말을 할 것 같자 그의 말을 자른다.

잠시 당황한 남궁학.

수현의 의도를 짐작했는지 그의 말을 곱씹던 그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 그거 설마 욕이야?"


도망가는 수현 그리고 그를 뒤쫓는 남궁학.

두 마리의 학이 복룡 객잔 2층과 3층을 오르내리며 끈질긴 추격전을 벌인다.


"하하하하 이별은 슬픔보다 그리움으로 견디는 것이 좋은 법이지."

"그래도 그 그리움이 너무 오래가지 않길 바랍니다. 인간들에게 다가올 내일의 할일은 어제의 할일보다 많은 법이니까요."


태선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남궁맹주.

태선을 알고 그와 함께한 기간이 그리 길진 않았지만, 어째서 인지 너무도 오랜 세월 그를 봐온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더욱 그리워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대가 살고 있는 세상에도 평화가 찾아오길 바라겠네."

"... 네 감사합니다."


태선이 고개를 숙이며 자리를 옮긴다.

그가 절실히 원했던 신법을 가르쳐 준 그녀.

허난희가 있는 곳으로.


"이제 정말 끝이네요."

"그러게요. 난희 소저"

"......"


둘 사이의 어색한 공기가 흐른다.

그 침묵을 깬 태선.


"난희 소저가 알려준 운룡대팔식이 아니었다면 난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거예요. 어딘가에서 오우거의 몽둥이에 맞아 운명을 달리했을지도 모르고, 와이번의 발톱에 붙잡혀 지상으로 내동댕이쳐졌을지도 모르죠."

"그렇군요."

"게이트가 사라지고 내가 살던 세계로 돌아가더라도 신법을 사용할 때면 소저가 많이 생각날 거예요. 고마워요."


태선의 인사에 난희가 뭐라 말하려하지만 그 둘의 사이를 가로막아선 사내.


"스승님!! 제자 스승의 은혜 꼭 잊지 않고 살겠습니다. 만수무강하시고 부디 오래오래 살길 바라겠습니다."

"그, 그래. 그런데 만수무강이 오래오래 살라는 뜻 인건 알고 있니?"

"아아!"


학업 능력이 다소 떨어지는 수현이 머리를 긁적인다.

반면 태선은 수현으로 인해 어색한 흐름이 깨진 것에 대해 마음이 놓였다.


잠시 서로를 응시하는 태선과 난희.

곧이어 태선이 그녀에게 고개를 숙이자 그녀 역시 그를 향해 고개를 숙인다.


태선이 자리를 비우자 난희 앞에 다가선 여인.


"유리아 소협. 태선씨를 잘 부탁해요."


난희의 말에 고개를 조용히 끄덕이는 유리아.

그리곤 조용히 태선의 뒤를 쫓아간다.


***


브로탈리온 제국은 전례 없는 축제에 모두가 환희에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단 한사람만큼은 그러지 못했다.


쾅!

자신이 앉아있던 자리의 탁자를 힘껏 내리친 사내.


"마왕의 소환을 보고도 제국의 안녕을 위해 돌아선 나를 선택할 여인은 아니겠지..."


제롬은 유리아와 함께 이계로 넘어왔던 당시의 상황을 상기한다.


엘프 흑마법사의 소환의식.

대역죄인이나 다름없는 파울루스를 제물로 한 그 행위는 온 몸을 전율케 했다.


갈라진 틈 사이로 보이는 마왕의 뿔을 본 게 마지막이었다.


'당신도 어서 피하는 게 좋겠소. 난... 내 백성들을 지켜야 하기에 이곳에 더 서있을 수 없소.'


그게 마지막이었다.

자신의 간절한 말에도 고개조차 돌리지 않는 그녀를 바라보며 발걸음을 옮겼었다.


"헌터들이 제 1 병영에 방문했습니다!"


누군가 선술집 안으로 들어와 외친다.

그 소리를 들은 기사들과 병사들이 손에 쥐고 있던 술잔을 내려두고 문밖을 나선다.


'헌터? 설마 그녀도?'

제롬이 서둘러 밖을 향해 뛰어간다.

문밖에 서있을 그녀를 보기위해.


앞서 나가려던 이들을 거칠게 헤치고 나가는 제롬.


2차 드래곤 레이드 원정을 나서다 우연치 않게 그 대상인 마르키오스와 합공해 마왕의 강림을 저지했다는 그들이 병영을 방문했다.


"제롬."

"태선."

"유리아한테 네가 마왕을 보자마자 꽁무니가 빠지도록 도망갔다는 얘긴 잘 들었다."

"그, 그건 사실이 아니다! 난 내가 살고 있는-"

"장난이야 임마. 뭘 그렇게 경기를 일으키면서 반응하냐. 너 혼자였고 제국측은 반란으로 인해 뒤숭숭했다며 다 이해한다. 그쪽 상황은 잘 정리된 거야?"


이해한다는 말과 제국을 걱정하는 태선의 말과 표정은 진심이었다.

그의 진정성을 알아본 제롬이 헛기침을 몇 번 하고는 태선에게 말한다.


"그렇다. 마도왕국의 반란이 가벼운 사건 정도로 끝이 났다. 미안하다! 중요한 순간에 우리 제국측이 힘을 보태지 못해서... 그리고 고맙다!"

"응? 미안하다는 건 알겠는데 고맙다는 건 무슨 의미지?"

"사실 내게 있어서 우선순위는 브로탈리온 제국이다. 백성들과 나라의 안녕이 내겐 더 중요하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계가 어떻게 되어도 좋다는 건 아니다. 짧다면 짧지만 반대로 길다고 하면 긴 시간이었다. 이곳을 여행하는 게! 내겐 좋은 추억과 기억이 담긴 곳이지. 그런 이곳이 사라져버리지 않게 힘써준 것에 대한 고마움을 말한 거다."


제롬의 진심어린 말에 태선과 유리아 그리고 제롬의 동생들 역시 놀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일찍이 제국의 황태자로 낙점되어지면서 지고지순하게 자란 그가 누군가에게 이토록 진심으로 감사하는 모습을 남들 앞에서 보인 것은 동생들 입장에서 충격이었기 때문이다.


"그래. 그런 거라면 나도 마찬가지지. 이곳을 어떻게 잊고 지낼 수 있겠어. 소중한 인연들이 하나로 모이게 만들어준 곳인데."


태선의 말에 그 일대에 있던 이들이 고개를 주억거린다.

평생에 한번 얼굴을 마주할 일조차 없는 이들이 게이트로 인해 한자리에 모여 서있다.


그 자체만으로도 이계의 존재는 이들에게 의미가 크리라.


"유리아. 그대는 어디로 가시오?"


제롬이 유리아를 바라보며 묻는다.

그를 위해 자리를 비켜주는 태선.


"저는... 제가 있을 곳은 태선님 곁이에요."

"그렇구려. 그러리라 짐작은 했지만 그대의 입을 통해 확답을 들어야 내 마음이 복잡해지지 않을 거라 생각했소. 난처한 질문일 수도 있었는데 내 무례를 용서해주시오."

"천만에요... 마음은 이제 좀 편해지셨나요?"

"하하. 아니오. 그대를 보고 있으니... 오히려 더 흔들린다오. 우리의 만남도 여기까지라는 뜻이니. 난 돌아가 보겠소. 더 그대를 붙잡고 있으면 안 될 것 같으니."


제롬이 유리아에게 가벼운 인사를 하며 스쳐지나간다.

그녀의 몸에서 나는 강한 풀내음이 그의 코끝을 자극했지만, 그게 전부였다.

더는 볼 수 있는 사이가 아니기에.


태선의 곁을 향하는 제롬.

그의 어깨를 가볍게 쥐며 말한다.


"그녀를 잘 부탁하지."

"그래, 즐거웠다. 좋은 황제가 돼라!"


태선의 어깨를 잡은 손을 흘러내리며 그가 사라진다.


"그나저나 유리아. 정말 괜찮겠어?"

"네?!"

"이계를 벗어나 내가 살고 있는 세상에 남는 거 말이야. 다시는 이곳을 못 오는 데도 괜찮겠냐고."

"네! 전 괜찮아요."


그녀가 활기차게 대답할수록 태선의 마음은 심란했다.

자신을 따라 현세로 가서 지내겠다는 이가 그녀 하나가 아니었다.

드라고나 3세 아니, 고나은이라는 이름이 더 잘 어울리는 그녀와 그리고 그녀를 따르는 라이칸스로프 역시 현세로 들어온다고 한다.


고나은이야 세상의 앞날을 어느 정도 알고 있기에 함께 한다지만... 뱀파이어와 늑대인간 그리고 엘프라니!


잠시 머리가 지끈거림을 느꼈지만 냉정하게 판단했을 때 이들의 합류는 훗날 큰 힘이 될 것이다.


"그래, 가자!"


생각의 정리가 끝난 그가 유리아를 이끌고 현세로 돌아간다.


***


세계는 지금 축제 분위기다.

수 년 간 열려있던 게이트가 이제 24시간도 채 남지 않았다.

각성과 계시로 인해 업을 가진 이들은 게이트가 닫히고 난 이후에 자신이 그간 쌓아온 힘을 잃을지 유지될지도 모르는 상황.


하지만 이 순간 축제라는 분위기에는 걸맞지 않은 얼굴을 한 이들은 헌터협회 건물 안에 자리해 있다.


"협회장님!"

"아 글쎄, 나 역시 막무가내로 밀어붙여도 들어먹지 않는 걸 어떻게 하라는 건가? 내가 국회의사당을 폭파라도 시키고 청와대를 불태워야 했다는 건가?"

"필요하다면 그렇게라도 하셨어야지요! 어차피 천마룡의 침공이 시작되면 그것들은 다 불타거나 무너지게 되는데요!"


태선과 금대건 협회장과의 고성이 오고간다.

현 상황을 침착하게 받아들이고 싶지만 협회장이 이 자리에 모인 헌터들에게 전달한 내용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


"당장 만 하루도 남지 않았는데 이 사실을 숨기다니요! 그것도 정치적인 사안 때문이랍니까!"

"나 혼자 백날 위험성을 강조해도 당장 벌어진 일이 아닌데다가 불확실성도 가진 상황이니 먼저 나서서 불안감을 조성하면 여당의 지지도가 떨어질까 염려된다고 하더군."


협회장의 말에 모두가 할 말을 잊는다.

마찬가지로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 앞으로의 예정된 사태를 미리 언질 했음에도 세상의 언론은 조용했다.


그리고 세상에 주어진 한 시간.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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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120화 종장(마지막화) 23.02.28 365 4 17쪽
119 119화 천마대전(5) 23.02.27 276 5 13쪽
118 118화 천마대전(4) 23.02.26 286 6 11쪽
117 117화 천마대전(3) 23.02.25 291 6 11쪽
116 116화 천마대전(2) 23.02.24 287 6 11쪽
115 115화 천마대전(1) 23.02.23 293 6 11쪽
114 114화 천족과 마족(3) 23.02.22 297 6 11쪽
113 113화 천족과 마족(2) 23.02.21 287 6 11쪽
112 112화 천족과 마족(1) 23.02.20 290 6 11쪽
111 111화 나고야의 용족들(4) 23.02.19 302 5 11쪽
110 110화 나고야의 용족들(3) 23.02.18 298 7 11쪽
109 109화 나고야의 용족들(2) 23.02.17 314 6 11쪽
108 108화 나고야의 용족들(1) 23.02.17 323 7 11쪽
107 107화 시련의 서(3) 23.02.15 335 7 12쪽
106 106화 시련의 서(2) 23.02.14 326 6 11쪽
105 105화 시련의 서(1) 23.02.13 330 5 12쪽
104 104화 경험의 서(3) 23.02.12 328 4 11쪽
» 103화 경험의 서(2) 23.02.11 350 6 11쪽
102 102화 경험의 서(1) 23.02.10 339 7 11쪽
101 101화 악마 소환(4) 23.02.09 339 6 11쪽
100 100화 악마 소환(3) 23.02.08 341 6 11쪽
99 99화 악마 소환(2) 23.02.07 346 4 11쪽
98 98화 악마 소환(1) 23.02.06 359 5 11쪽
97 97화 외톨이(4) 23.02.05 365 6 11쪽
96 96화 외톨이(3) 23.02.04 359 6 11쪽
95 95화 외톨이(2) 23.02.03 371 7 11쪽
94 94화 외톨이(1) 23.02.02 387 7 11쪽
93 93화 만남(4) 23.02.01 383 5 11쪽
92 92화 만남(3) 23.01.31 380 6 11쪽
91 91화 만남(2) 23.01.30 388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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