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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모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헌터는 멸망을 막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자모
작품등록일 :
2022.10.29 13:49
최근연재일 :
2023.02.28 13:30
연재수 :
120 회
조회수 :
112,574
추천수 :
1,944
글자수 :
616,109

작성
23.02.04 13:00
조회
359
추천
6
글자
11쪽

96화 외톨이(3)

DUMMY

96화 외톨이(3)


염원의 골짜기에 숨겨진 밀림 안쪽.

세 명의 남녀가 대화를 나눈다.


"네가 마르키오스를 어떻게 알아?"


뜻하지 않은 곳에서 만난 드루이드의 입에서 뜻밖의 이름을 듣자 놀란 태선과 유리아.

태선은 드루이드에 양 어깨를 붙잡고 묻는다.


"어떻게 알긴 너에게서 마르키오스의 체취와 분노어린 향기까지 묻어나는데 다른 거 있겠어? 아마 날 찾은 이유도 내 능력이 필요로 해서 온 걸 테고."


드래곤의 체취를 느끼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태선을 향한 분노의 감정까지 맡을 수 있는 그의 능력에 태선은 다시 한 번 놀란다.


"뭘 그런 눈으로 봐. 이 몸을 찾으러 왔으면서 이 몸이 가진 귀한 능력조차 모르고 온 거야? 섭섭한데?"

"마르키오스는 어떻게 알고 계신 거죠?"


당황한 태선을 대신해 유리아가 핵심이 될 만한 질문을 한다.

발카네스의 이계 지도에서 조차 표시되지 않은 이곳에 살고 있는 드루이드.

그는 이곳을 벗어나지 않았을 텐데, 마르키오스를 알고 있다.


"마르키오스는 숲을 사랑하는 드래곤이야. 만난 적도 있고 아니, 더 정확히는 내가 그 아이를 길렀었다고 해야 하나?"


점입가경이라는 말이 떠오르는 건 왜 일까.

마르키오스를 수월하게 잡기위해 이 고생을 해서 여기까지 찾아왔는데 공교롭게도 놈의 보모가 내가 찾던 대상이다.


"젠장! 쉽게 풀리는 게 하나도 없네. 그런데 정말 너 말고는 다른 드루이드가 없는 거야?!"


태선의 신경질적인 어조에 고개를 끄덕이는 드루이드.


스르르륵.

드루이드의 몸을 옭아매고 있던 넝쿨이 마치 뱀이라도 된 듯 스스로 그에게 걸린 결박을 풀어내며 땅으로 흘러내린다.


"!!!!"


그 모습을 멍하니 보는 태선과 유리아.


"날 옭아매려면 자연물이 아닌 게 좋을 걸. 나는 숲에서 나고 자란 모든 것과 교감을 할 수 있어. 이런 것쯤은..."


두 손을 털어내는 드루이드.

자신의 몸 상태를 확인 한 뒤 천천히 걸어서 어딘가를 향해 걷는다.


"뭐, 뭐야 어디가."

"가야돼. 너무 오래 지체했어."

"가야한다니 어딜? 아직 난 너에게 볼일이 끝나지 않았다고."

"그럼 따라오든가."


제 할 말만을 해놓고는 표범으로 변한 뒤 달리는 드루이드.

당황한 태선과 유리아가 그의 뒤를 쫓아 달리기 시작한다.


한참을 내달린 이들.

드루이드가 멈춰서고 서야 태선과 유리아가 따라 멈춘다.


그들의 앞에 자리한 균열.

울창한 푸른 숲 안쪽 멀리에 자리 잡은 바닥의 검붉은 균열은 이질적이면서 괴리감을 불러 일으켰다.


"후우. 다행이다 늦지 않았어."


드루이드가 천천히 균열의 지척에 다가선다.

그리곤 두 손을 펼쳐 보이며 중얼거린다.


뒤이어 그의 양 손에서 짙은 초록색 기운이 넘실거리더니 균열의 주변을 향해 그 기운들이 전이된다.


강하게 피어오르는 풀내음.

유리아는 이그드라실의 나무에서 이 같은 냄새를 맡은 기억이 있었다.


태선이 이그드라실의 나무를 향해 검을 휘둘렀을 때 나무가 폭발하고 난 뒤 만들어낸 풀내음.

그 뒤 강인한 생명력으로 이그드라실의 땅 일대를 더욱 생기 있고 푸르게 만들었다.


어쩌면 이 드루이드도 그런 일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숲의 재생력>과 <숲의 가호>를 걸어둔 거야."


자신의 일을 마쳤는지 굵은 땀방울을 쓸어 넘기는 그가 태선과 유리아를 향해 말한다.


마른 침을 삼키는 태선.

짙은 풀내음만큼이나 그의 기감으로 느껴지는 강인한 생명력의 기운.

아마도 드루이드가 균열을 향해 시전 한 <숲의 재생력> 때문이리라.


"이 균열은 도대체 뭐야?"

"너야 다른 계()에서 왔으니 모르는 게 당연하고, 엘프 소녀는 알고 있니? 이 균열을."


유리아에게 소녀라니.

태선의 입장에선 사실 유리아는 할머니에 할머니를 몇 번 찾아 올려봐야 했다.

그런 그녀를 향해 소녀라 부르는 드루이드는 도대체 나이가 몇 살일까.

드루이드의 질문에 고개를 가로 젓는 유리아.


"모르는 게 당연 할 지도... 이건 마왕이 강림했을 당시에 사용했던 게이트야."

"!!!!"

"워낙 마력이 강해 이렇게 일정 시간마다 생명의 힘으로 억제 시키지 않으면 균열이 더욱 벌어져 결국엔 그들이 다시 나올 수 있는 게이트로 쓰일 수 있어."

"뭐, 뭐야 그럼 마르키오스의 엄마 아니, 아빠? 아무튼 그 드래곤이 상대했던 마왕이 여기서 나왔단 소리야?"

"다른 계에서 온 자 치곤 이곳의 역사에 대해 많이 알고 있네? 맞아. 여기가 그곳이야 놈이 나왔던 곳."

"게이트를 파괴 할 순 없는 거야?"

"없어. 그만큼 마왕의 힘은 절대적이야.


얼마나 강하길래 현세에선 일개 몬스터 취급을 받는 마왕의 스킬이 수 천 년의 세월 동안 지속되어 남아있는 걸까.


마왕이 혹시라도 현세에 튀어나오면 어떻게 될까 상상해본 태선은 고개를 젓는다.

'답이 없다.'


"그렇다면 그 게이트를 게이트로써 사용하지 못하게 막아두려고 <숲의 재생력>으로 억제시키고 <숲의 가호>는?"

"네가 찾는 그 능력이지. 자연으로부터 완전한 교감을 해내야만 얻는 힘. 자연계의 힘에는 자유로워지고 짙은 마력에는 대항하는 힘이지."

"저항력을 올려주는 구나. 재생력과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맞아. 나는 이 숲을 지키고 나아가 이 대륙을 마계로부터 지키고 있어. 그래서 네가 마르키오스와 무슨 일로 싸우게 되는 진 몰라도 이곳을 떠날 수 없어. 내 집이 이곳이기도 하면서 마르키오스의 대부이기도 하니까."

"......"


청천벽력 같은 드루이드의 발언이었지만 납득이 됐다.

기른 정도 정이니까.


불쑥.

태선의 안에서 머물던 이그드라실의 에고가 불현듯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숲의 정화를 위한 희생정신의 기운이 느껴진다. 이드(Id)인가?


"뭐야 넌 또 왜 나왔어."

"하하하하 너 정말 재밌는 아이구나. 그 친구를 몸에 지니고 다니다니 말이야. 아직 마음에 맞는 육신을 못 찾았나보네."


태선은 에고를 알아본 녀석에게 놀라고 싶었지만 더 놀란 힘도 없었는지 말없이 의문의 제스처를 취한다.


"말 그대로야. 에고는 이그드라실의 자아지. 엘프들이 머물던 땅에 뿌리내렸던 녀석은 육체의 힘이 소멸되다 시피해서 이제 다른 몸을 찾는 중일 거야."


숲에 관련된 것은 모르는 것이 없는 녀석.

어쩌면 내 눈에는 숲덕후로 보였다.

잠깐만... 덕후?

설마 이 녀석도 내 목에 칼을 겨누는 날이 오는 게 아닐까?


"왜 그런 눈으로 날 보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에고가 너의 육체를 탐하는 건 아니니 걱정마. 너는 일단 대상에서 아웃이야!"

"뭐야?!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욕처럼 들리는데?"


불쾌함을 드러내는 태선.

반면 유리아가 숲에 생긴 거대한 균열과 그것을 막아내는 드루이드의 모습에 측은한 마음을 보인다.


"그러면 더 볼일이 없는거네 우리. <숲의 가호>를 받기는커녕. 배우기엔 숲의 교감을 완전히 할 수 없으니까."

"그렇지... 난 이곳을 떠나지 못해 영원히."

"혼자서 남들은 알아주지도 못하는 일을 영원히 무급으로 한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글쎄 별느낌 없어. 그냥 내가 좋아서 하는 거니까!"


드루이드가 웃어 보인다.

그의 얼굴에선 근심과 걱정은 보이지 않았다.

얼마나 오랜 세월을 살아왔을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걱정 없이 나이도 신경 안 쓰고 살아서 동안인건가...'


태선은 드루이드에게 인사를 하며 유리아와 밀림을 떠난다.


***


"어서오시오. 제롬 브로탈리온. 마도왕국에 온 걸 환영하오!"

"지위도 명예로 잃어버린 절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전하"


제롬이 예를 갖춰 파울루스를 향해 인사를 올린다.

입가에 미소를 지울 수 없는 파울루스가 잠시 자신의 추태를 상기하곤 자리에서 일어난다.


"안으로 드시지요. 그래도 전 황태자님을 이리 세워두고 대화를 나눌 순 없지 않겠소. 허허"


일국의 왕이 제국에서 역모를 벌이고 추방된 이와 자리를 함께하는 것은 왕국의 앞날을 담보로 하는 일임에도 파울루스는 제롬을 내실로 들인다.


"앉으시오."

"미하일 재상에게 들었습니다. 저를 찾으셨다고요."

"하하하 재상의 말이 와전된 듯 합니다만 뜻은 다르지 않습니다. 반란으로 왕좌에 앉은 저는 많은 마법학도들과 시민들에 인정받고 있지 못한 상황이지요."

"그래도 왕은 왕이지 않습니까."

"맞습니다. 지금이야 고개를 숙이는 저들이지만 언제고 제 뒤에서 위협을 할지 모르는 상황이지요."

"허나 제가 전하께 도움이 될 힘이 없습니다. 가진 거라곤 아비를 위협한 패륜아라는 낙인만 있을 뿐이죠."

"그렇다면 그대로 패륜아라는 오명만을 가진 채 살아 갈 것입니까?"

"... 폐하께 용서를 구해야지요."

"왜 그러십니까. 누구보다 폐하를 잘 아시는 분이. 용서하실 거라 생각합니까?"


파울루스의 말이 맞았다.

대륙을 일통하기위해 전장을 전전하던 당시 브로탈리온 3세의 별명은 폭군이었다.


적국의 장수들은 물론이고 아군의 장수 중 패배하여 돌아온 이들은 일말의 고민도 없이 목을 쳤다.


어쩌면 자신이 그의 핏줄이기에 마지막 남은 자비심을 발휘하여 추방한 것으로 멈춘 것이리라.


"용서는 없겠지요. 내일이면 다시 변심하여 언제라도 척살령을 내리실지 모르니..."

"그렇습니다. 그런 분이지요. 언제고 목숨을 위협받을지 모르는 상황에 놓이느니 저희와 함께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함께하다니요? 뭘 함께 하는 것입니까?"

"저희 마도왕국은 변화의 바람을 맞이했습니다. 마법에 대한 지적 호기심은 더 큰 힘을 얻는데 성공했지요. 그 거대한 힘 앞에선 이 왕국은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제가 힘을 보태겠습니다. 제국을... 제국을 가지십시오."

"!!!!"


당황하는 제롬.

그에게 흔들리는 그에게 고민할 시간을 줘선 안 된다 생각했는지 파울루스가 말을 이어간다.


"곧 저희 마도왕국에 9서클의 대현자가 탄생할 것입니다."

"지, 지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8서클도 아닌 9서클의 대현자를 말씀하신 겁니까?"

"후후 그렇소. 우리 마도왕국을 대마도왕국으로 바꿔줄 자요."


그랜드 소드 마스터와 대현자.

각 분야에서 정점을 찍은 이들의 대우는 다르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마법사는 그 결을 달리했다.


역사상 대륙에서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반면 그랜드 마스터는 세기마다 한두 명씩은 존재해왔다.


그랜드 소드 마스터가 일국을 세울 힘을 가졌다면 대현자는 일국을 단번에 날릴 힘을 가지고 있었으니.


제롬이 경악에 찬 표정을 짓는 것은 당연했다.


"그랬군요. 그래서 마도왕국의 변화가 이렇듯 빠를 수 있었던 거군요. 그 대현자분은 어디 계십니까?"

"하하 아직 9서클의 목전에 다다랐지 아직은 아니라오. 하지만 그가 곧 목적을 이룰 것이고 그리하면 만나게 될 것이오."


시종일관 제국을 업신여기며 자신만만해 하는 그의 표정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침음성을 흘리는 제롬.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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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119화 천마대전(5) 23.02.27 276 5 13쪽
118 118화 천마대전(4) 23.02.26 286 6 11쪽
117 117화 천마대전(3) 23.02.25 291 6 11쪽
116 116화 천마대전(2) 23.02.24 287 6 11쪽
115 115화 천마대전(1) 23.02.23 293 6 11쪽
114 114화 천족과 마족(3) 23.02.22 297 6 11쪽
113 113화 천족과 마족(2) 23.02.21 288 6 11쪽
112 112화 천족과 마족(1) 23.02.20 290 6 11쪽
111 111화 나고야의 용족들(4) 23.02.19 302 5 11쪽
110 110화 나고야의 용족들(3) 23.02.18 298 7 11쪽
109 109화 나고야의 용족들(2) 23.02.17 314 6 11쪽
108 108화 나고야의 용족들(1) 23.02.17 323 7 11쪽
107 107화 시련의 서(3) 23.02.15 335 7 12쪽
106 106화 시련의 서(2) 23.02.14 326 6 11쪽
105 105화 시련의 서(1) 23.02.13 330 5 12쪽
104 104화 경험의 서(3) 23.02.12 328 4 11쪽
103 103화 경험의 서(2) 23.02.11 350 6 11쪽
102 102화 경험의 서(1) 23.02.10 339 7 11쪽
101 101화 악마 소환(4) 23.02.09 339 6 11쪽
100 100화 악마 소환(3) 23.02.08 341 6 11쪽
99 99화 악마 소환(2) 23.02.07 346 4 11쪽
98 98화 악마 소환(1) 23.02.06 359 5 11쪽
97 97화 외톨이(4) 23.02.05 365 6 11쪽
» 96화 외톨이(3) 23.02.04 360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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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94화 외톨이(1) 23.02.02 387 7 11쪽
93 93화 만남(4) 23.02.01 383 5 11쪽
92 92화 만남(3) 23.01.31 380 6 11쪽
91 91화 만남(2) 23.01.30 388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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