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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모 님의 서재입니다.

무림에 간 제우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완결

자모
작품등록일 :
2022.07.14 01:40
최근연재일 :
2022.10.31 07:10
연재수 :
120 회
조회수 :
43,867
추천수 :
688
글자수 :
601,931

작성
22.10.21 07:10
조회
236
추천
5
글자
11쪽

110 운명의 실타래

연중무휴




DUMMY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제우스의 손가락이 까딱거리기 시작한다.


"으으음.."


상체를 일으켜 앉은 제우스는 자신의 몸을 살펴 본다.


'환골탈태라도 한건가? 몸을 거동하는데 묘하게 이질감이 느껴진다'


아니 이 이질감은 어쩌면 5년만에 처음 깨어난 시점부터 임을 인지한다.

왜 쓰러져 있었지? 아! 그래, 관용이가 내 등에 내력을...

제우스가 관용을 찾기 위해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찾는다.

정확히 자신의 등 뒤에 쓰러진 노인.

며칠이나 지난 걸까? 부패가 제법 진행되어 있었다.


"관용!!!!"


제우스가 그를 붙잡고 흔든다.

이미 죽은 몸 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흔들어 댄다.


"크흑... 어째서..."


관용은 충분히 자신의 이야기를 전했지만, 제우스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고작 자신 때문에...


조심스럽게 관용의 시신을 수습한다.

그를 두 팔에 안아든 제우스는 천천히 동굴 밖을 걸어나간다.

동굴의 입구에 서자 보이는 드넓은 신강의 풍경.

'내 약초를 구하기 위해 매일 이 풍경을 바라보며 드나 들었겠지?'


그의 시신을 어디에 묻어 둘지 고민하던 제우스가 동굴의 위쪽에 자리한 돌산의 정상에 눈길을 보낸다.

동굴에서 바라보는 풍경보다는 저곳이 더 나으리라.


-탓!


몸이 가벼웠다. 원래도 가벼운 몸이었지만 5년전과는 달랐다.

가볍게 발을 구르자 엄청난 속도로 하늘에 올라선다.

그리고는 천천히 그를 묻어둘 만한 곳을 향해 허공을 발로 차며 고고하게 내려선다.

돌산의 정중앙에 자리한 제우스는 오른손을 들어 한 곳을 가리키며 지풍을 쏘아낸다.


그가 쏘아낸 지풍은 지면과 충돌하자 엄청난 폭음을 내며 흙먼지와 작은 돌들이 비산하기 시작한다.

먼지가 걷히고 사람이 들어갈 만한 구덩이가 만들어 진다.

천천히 걸어가 관용의 시체를 조심스레 내려놓는다.


구덩이 안에 누워있는 그의 얼굴은 노안이었지만, 제우스의 눈에는 처음 본 그날의 얼굴로 겹쳐 보인다.


"관용. 동굴 안에서 본 풍경보다는 이곳에서 보는 풍경이 더 좋지 않은가?"


제우스의 말에 대답이 없는 관용.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곽운 역시 묵묵부답이다.


그가 서있는 돌산 처럼 드넓은 대지 위에 우두커니 홀로 선 제우스.

천천히 그의 품에서 역근경을 꺼낸다.

무공서를 훑어본 그는 그가 마지막에 알려준 동작들이 이것 임을 파악했고, 책의 서론에 자리한 효과에 대해 머릿속으로 상기한다.


'신체를 몸안의 기에 맞게 개선한다. 그리고 한계를 넘어선다.'


수련은 잦을수록 좋지만 대충하면 안하느니만 못하다는 내용. 수련의 끝에 도달했을때 무적이 된다는 내용까지 적혀 있었다.


무적이면 뭐하나... 친구 하나 살리지 못했는데...

역근경을 바라보자 죄책감이 밀려온다.


제우스는 고민한다. 여전히 자신은 중원에 있고, 소중한 친구 하나가 떠났고, 다른 하나는 묵묵부답이다.

어디서부터 무얼 해야할까?

당장 곽운의 사문인 곤륜에대한 복수를 하러 마교를 가야하나? 아니다.

지금 곽운의 대답이 없지만. 미세하게 나마 느껴진다.

역근경 때문인지 아니면 죽을 만한 생사의 기로에 서있던 상황때문인지 곽운은 봉인이라도 된 듯 조용하다.


"일단 마음이 가는데로 움직여본다."


-툭!


제우스가 돌산을 가볍게 박차고 수십장 아래로 떨어진다.

땅에 가볍게 착지한 제우스.

청해를 향해 무작정 걷기 시작한다.


얼마간을 걸었을까? 무료했던 제우스는 곽운의 빈자리를 더욱 크게 느낀다.

상념에라도 빠진 채 그와 얘기를 나누다보면 어느새 목적지에 다와있는 일은 이제 없다.


"후아! 무료하구나!"


제우스가 눈앞에 작은 돌맹이를 가볍게 발로 찬다.

작은 돌은 숲 안쪽에 자리한 땅에 박힌 큰 돌에 부딪치더니 포물선을 그리며 더 깊숙한 곳으로 날아간다.


-퍽!


"아얏!"


돌맹이가 날아간 방향에서 여인의 목소리가 들린다.


"응?"


한 적하다 못해 음침하기까지한 이곳은 마교의 영역이나 다름없었다.

그런 이곳에서 여자의 목소리라니. 누군가에게 납치라도 당한건가?

의문은 오래가지 않았다.

숲 속에서 왼손으로 머리를 부여잡은 채 걸어나오는 여인.


"감히... 본녀의 머리에 생채기를 내다니!"


자신을 본녀라 칭하는 여성은 제우스를 노려보며 말한다.

제우스가 그런 그녀의 머리 위에 얹은 손을 보자 한기라도 다루는지 얼음처럼 손이 투명해져 있었다.


"미안하게 되었소. 내 홧김에 그만 돌을 차 그대에게 닿은 것 같소!"


제우스가 진심으로 미안해 하자 그녀도 화가 금세 풀렸는지 뒤 돌아선다.


"흥! 소문과 달리 중원 무림인들은 안하무인이 아닌가보군! 운 좋은 줄 알거라! 본녀가 쫓기는 몸만 아니었으면 네놈은 대가를 치러야 했으니까!"


그런 뒤 그녀는 제 할 말만하고는 숲 안쪽으로 몸을 날려 사라진다.

제우스가 어처구니 없다는 듯 그녀의 뒤를 바라보는데 잠시 후 그녀가 돌을 맞은 자리에서 몇명의 사내들이 더 나오기 시작한다.

그들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제우스를 발견하곤 다가온다.


"좋게 말할 때 방금 이곳에 있던 여인이 어디로 향했는지 말해라! 대답한다면 사례를 하지. 흐흐흐"


제우스는 자신 앞에 다가선 흑의의 무인들 중 대장으로 보이는 이가 비열한 미소를 지으며 제안한다.

제우스는 그들의 기세를 보고 천천히 그녀가 향한 방향으로 손가락을 가리킨다.


"부단주!"


대장으로 보이는 이가 뒤에있는 자에게 소리친다.

그러자 부단주로 보이는 이가 다가와 제우스에게 돈뭉치를 꺼낸다.


"????"


손에는 돈뭉치를 쥔 채 어안이 벙벙한 제우스. 그를 뒤로하고 사라지는 흑의 무리들.

제우스가 그 안을 열어보자 은전이 가득했다.


"5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거지?"


마인이 친히 돈을 주고 사라진다니. 차라리 잘됐다 싶은 제우스는 그 길로 가까운 객잔에가 죽엽청과 동파육 먹을 생각을 하며 걷는다.


해가 뉘엇뉘엇 질 무렵에야 신강의 작은 시장에 자리한 객잔을 방문한 제우스가 점소이에게 그 메뉴를 주문한다.

의도치 않게 얻은 은전으로 공짜밥을 먹게된 그가 기분이 한 껏 좋아질 무렵.


-톡톡.


자신의 머리를 손톱으로 두어번 두드리는 누군가.


"!!!!"


객잔에서도 후미진 위치인데다 실력으로 자신했기에 경계를 느슨하게 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다른 곳도 아니고 머리를 내주다니?

위화감을 전혀 느끼지 못한 것 일까?

제우스가 화들짝 놀라 뒤를 바라본다.

그녀와 눈이 마주치자 그제서야 그녀는 살기를 피워 올린다.


"네놈이었구나!"


-츠파파파팟


그녀가 피워올린 살기가 형상화되며 주변 사물에까지 영향을 주기 시작하자 안그래도 얼마 없는 객잔의 손님들이 놀란다.

그 모습에 언제그랬냐는 듯 살기를 죽이는 그녀.


"소란 일으켜 죄송하오! 편히 식사들 하시오!"


그녀가 정중하게 객잔 내의 손님들에게 사과를 한다.

그러고는 다시 제우스를 보며 어금니를 꽉 깨물며 말한다.


"음식을 다 먹은 후에 객잔 앞으로 나오거라! 본녀가 네놈에게 갚을 빚이 있다."


살벌한 그녀의 표정. 어금니를 꽉 깨물었음에도 또렷하게 귓가에 발음에 정확히 들리는 것을 보니 전설로만 존재하는 전음을 익혔나보다.

하지만 그런 그녀를 보고도 전혀 기죽지 않은 제우스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녀 뒤에 있는 그 음식을 들고 있는 점소이에게 눈길이 향했으니까.


"뭐, 뭐야 지금 본녀가 우스운가? 당장 내게 죽지도 모를텐데 이깟 음식이 좋다는건가?"


그녀가 윽박을 지르지만 제우스는 이미 젓가락을 들었다.

그를 어처구니 없이 보던 그녀도 음식에서 풍겨오는 향을 맡자 식욕이 돌기 시작한다.

꿀꺽. 마교에선 못보던 음식인데?


"점소이! 나도 이자랑 같은 걸로!"


그녀의 주문에 점소이가 부리나케 주방으로 달려간다.

음식이 나오는 동안 앞에 있는 이자가 도망갈지 몰라 그의 앞에 합석한다.

그런 그녀에게 제우스가 묻는다.


"한점 들겠소?"


"흥! 본녀가 감히 네놈 따위가 먹던 음식에 손을 댈 것 같은가!!"


-꼬르르르륵.


배고픔의 신호가 들리자 제우스가 접시를 살짝 앞으로 밀어낸다.


"보아하니 마교에서 도망나온 듯한데 쫓기는 몸이라면 넉넉히 먹어두시오."


"그리 남 생각을 해주는 이가 왜 고자질을 한건가?"


그녀는 제우스에게 여전히 날이 서있는 채로 묻는다.

반면 손은 젓가락을 들고 있었고, 말을 끝마치자 한 점을 덥석 입에 넣는다.


"내가 그대가 도망간 방향을 그들에게 알려준 것은 시간을 벌어주기 위함이었소. 결코 그들의 실력으론 당신을 어찌하지 못하리란 판단에서 그런 결정을 내렸지. 도리어 그들이 그대를 못찾았다면 더 많은 인력을 투입했을 텐데 그 편보단 내가 생각한 것이 낫지 않소?"


듣고보니 일리가 있었다.

그녀는 부풀어 오른 볼을 숨기지도 않은 채 고개를 끄덕인다.


"동파육... 맛있구나!"


내 이야긴 듣지도 않는군...

얘도 다른 공간에서 온 걸까?

제우스가 헛다리를 짚고 있는 사이 그녀가 시킨 동파육이 도착한다.

자신의 동파육을 뺏기지 않으려는듯 자신의 앞으로 그릇을 당긴다.


"많이 드시오."


과거 자신의 모습이 저랬을까? 안쓰럽게 보이기까지 한 그녀에게 자신의 동파육을 덜어주자 그녀가 매서운 눈으로 제우스를 견제하며 한 웅큼씩 집어 먹는다.


식사가 끝나고, 그녀가 한 숨 돌렸는지 제우스에대해 호기심을 갖는다.

자신과 마인들의 무위를 짐작한 자라면 고수다.

언뜻봐도 자신과 비슷한 연배.

물론 자신의 실제 연령은 액면가 보다 어리긴 했지만...


"이렇게 만나게 된 것도 인연인데, 통성명이나 하는게 어떻겠소! 난 제운이라 하오!"


제우스는 자신을 어떻게 소개할까 잠시 고민했다.

벌써 5년이란 지난 시간 동안 중원의 무인들은 자신을 잊었을 것이다.

그들이 자신을 잊었더라도 슬프거나 아쉬운 마음은 없었다.

다만 자신을 아는 이들이 적지는 않았기에 행여라도 그들에게 자신의 이름이 먼저 들어가면 슬퍼 할 것만 같아 섣불리 곽운이란 이름을 말하기 싫었다.

그래서 고른 이름은 제우스의 제와 곽운의 운을 딴 이름이었다.

본인이 생각해도 이름을 찰지게 잘 지었구나 란 생각으로 말하는 그.

동파육을 집어 먹고 있는 그녀를 바라보며 대답을 기다린다.


"보녀느 아므에게느아 이르므 바키지 아느으다"


입안 가득 고기를 넣은 채 말하는 그녀의 얼굴은 우스꽝스러운 모습일 법 했으나 전혀 그렇지 않았다.

잡티 하나 없는 백옥같은 피부에 짙은 눈썹 만큼이나 짙은 눈동자.

거기에 미간에서부터 내려오는 콧날은 굴곡 진 곳 없이 매끄럽기까지 했다.


"본녀는 아무에게나 이름을 밝히지 않는다! 라고 말한거요?"


제우스가 되묻자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

실소를 머금으며 그녀의 식사가 끝나 길 기다린다.


-탁!


"후아! 무림 객잔의 음식은 자극적인게 꽤나 맛있구나!"


배를 어루만지던 그녀가 자신이 얼마나 방심해 있었는지를 깨닫고는 자세를 고쳐 잡는다.


"워워! 난 그대와 싸울 생각이 없소! 진정하시오."


"제운? 제운이라 했는가? 독특한 이름이군."


"그러는 그대는 얼마나 멋진 이름이길래 그러오?"


"내 이름은 초희다!"


본인 이름을 내 뱉은 그녀가 문득 무언갈 깨닫고는 자신의 입을 가린다.


작가의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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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120 그가 사라지고 난 뒤(완결) 22.10.31 288 6 10쪽
119 119 수밧차이와의 결착 22.10.30 251 5 12쪽
118 118 북경으로 향하는 제우스(3) 22.10.29 241 5 12쪽
117 117 북경으로 향하는 제우스(2) 22.10.28 248 5 11쪽
116 116 북경으로 향하는 제우스(1) 22.10.27 229 5 10쪽
115 115 전란을 잠재우다(5) 22.10.26 229 5 12쪽
114 114 전란을 잠재우다(4) 22.10.25 235 5 12쪽
113 113 전란을 잠재우다(3) 22.10.24 230 3 11쪽
112 112 전란을 잠재우다(2) 22.10.23 241 5 12쪽
111 111 전란을 잠재우다(1) 22.10.22 249 5 11쪽
» 110 운명의 실타래 22.10.21 237 5 11쪽
109 109 역근경(易筋經) 22.10.20 245 4 12쪽
108 108 쓰러진 자들 22.10.19 240 4 12쪽
107 107 제우스와 남궁사학 22.10.18 243 4 12쪽
106 106 난입 그리고 난입 22.10.17 239 4 11쪽
105 105 황명에 대항하는 정마 22.10.16 256 4 12쪽
104 104 치열한 공방전 속에 피어난 비화 22.10.15 253 4 12쪽
103 103 텅 빈 곤륜파를 바라보는 제우스 22.10.14 256 4 12쪽
102 102 일촉즉발(一觸卽發) 22.10.13 266 4 12쪽
101 101 사내의 계획 22.10.12 265 4 12쪽
100 100 불운을 찾아가는 이들과 행운이 찾아오는 소녀 22.10.11 249 4 12쪽
99 099 금의위 의문의 사내 22.10.10 256 5 11쪽
98 098 수밧차이의 여인 22.10.09 261 5 11쪽
97 097 새로운 무기와 생명 22.10.08 260 4 12쪽
96 096 금강저에 대한 의문 22.10.07 263 5 12쪽
95 095 금강저를 얻다 +1 22.10.06 258 5 12쪽
94 094 심마(心魔)에 빠진 종운이 공격하다 +1 22.10.05 260 6 12쪽
93 093 환청의 내용을 듣게 된다 22.10.04 261 4 11쪽
92 092 금강저의 위치와 정마간 적벽대전 22.10.03 251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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