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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n타스틱 님의 서재입니다.

Another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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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Hwan타스틱
작품등록일 :
2020.05.12 15:14
최근연재일 :
2021.11.04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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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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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02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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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2쪽

제267화 : 물고 물리는

DUMMY

제 267화. 물고 물리는


현재 대륙을 지탱하고 있는 세 개의 최강국.

프란칠라 제국, 루시아 신성 제국, 그리고 티한을 흡수한 사일라 왕국.

각 국가들은 가장 근처에 존재하는 세 개의 탑들을 각각 관리하고 있었고, 샤라 데저트에 나타난 마지막 탑은 공동으로 주시하고 있었다.

프란칠라 제국은 프리카 반도 남부에 나타난 탑을 담당하고 있었는데, 용마대전에서 그나마 많은 여력을 남겨두었기 때문에, 탑의 감시에 가장 많은 병력을 두고 있는 상태였다.


"단장님."


티르다는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았다.

비병단원 하나가 조심스레 다가와 말을 건 것이었다.

지금은 관료대신들이 자신이 맡은 분과에서 일주일동안 있었던 일을 보고하는 주례정기보고로 제법 중요한 자리인지라, 일반기사의 출입이 엄격히 금지되어 있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무려 폴레 비병단의 단원이 굳이 지금 이 시점에 티르다를 찾아왔다?

십중팔구 무언가 큰 일이 생긴 것이다.


"얘기하게."

"탑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티르다의 눈이 가늘어졌다.

역시 보통 일이 아니었다.


"자세히."

"금일 오전 3번초 순회 경계 비병 두 기가 탑에 근접하게 비행할 찰나, 탑에서 검붉은 빛들이 뿜어져 나왔다고 합니다. 돌발상황에 비병들은 곧바로 회항하지 않고 약 한 시간 가량을 지켜보았으나 그 외 변화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탑은 지금도 발광중인건가?"

"그렇습니다."

"알았네."

"보고사항이 하나 더 있습니다."


티르다가 축객을 명하려 하자, 기사는 서둘러 말을 덧붙였다.


"그래? 그럼 어서하게. 곧 비병단의 보고 순서니까."

"유나이트 자치주에서 발견된 마신의 육체가 해협을 건너 타빗 성국을 돌파했다고 합니다. 타빗에서는 주민들을 대피시킴과 동시에 마신의 이동을 저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 모양인데...... 피해가 막심한 모양입니다. 그리고 그 도중 마스터 라마 장로가 전사했다고 합니다."

"뭐라?"


진짜배기는 두 번째 소식이었다.

그리고 마침, 티르다의 보고 순서가 되었다.


"다음은 폴레 비병단과 임시로 다르크 기사단을 통솔하고 있는 티르다 후작의 보고가 있겠습니다."

"후작은 앞으로 나서라."

"예, 폐하."


지엄한 여황의 명에 티르다는 고개를 숙인 채, 대전 중앙으로 걸어 나왔다.


"시작하라."

"한 주간, 폴레 비병단과 다르크 기사단의 동향보고 드리겠습니다. 지난 달 폴레에서는 평기사들 중 자원을 받아 평가를 거쳤고, 어제 세 명의 비병단원을 새롭게 차출하였습니다. 다르크 기사단은 여전히 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별다른 특이점이 보고되진 않았습니다."

"좋군. 평기사가 폴레에 입단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들을 했을꼬. 후작은 그들이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지고 지도하도록 하라."

"예, 폐하. 그리하겠습니다."

"재무대신."

"예, 폐하."


여황의 부름에 재무대신이 한 발자국 앞으로 걸어나와 고개를 조아렸다.


"폴레에서 신입들의 환영식을 가질 수 있도록, 금액을 맞춰 금일봉을 전달하라."

"그리하겠나이다."

"지대한 관심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폐하. 허나, 애석하게도 지금은 신입들의 환영회나 하고 있을 시기는 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티르다의 말에 여황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직 보고하지 못한 내용이라도 있는겐가?"

"방금 폴레로부터 첩보가 날아들었습니다."

"보고하라."

"마신의 육체가 대륙에 상륙했습니다."

"흠......"


웅성웅성 웅성웅성


티르다는 곧장 본론을 때려버렸고, 장내는 놀라버린 관료대신들의 대화소리로 순간 시끄러워졌다.


꽝!


"아직 후작의 보고가 끝나지 않았다!"


여황이 용상의 팔걸이를 내리치며 노성을 뱉자, 관료대신들은 곧장 입을 다물었다.


"계속하라."

"예, 폐하. 마신의 육체는 타빗 성국의 영토를 통해 대륙으로 진입한 모양입니다. 타빗에서는 마신의 이동을 저지하기 위해 제법 공을 들인 모양입니다만, 마스터 라마를 잃는 등의 큰 피해를 입고 마신을 저지시키는데 실패했다고 합니다."

"라마 장로가 죽었단 말이냐?"

"믿기 힘들지만 사실입니다."

"오..... 인류의 크나큰 벗이 세상을 등졌구나."


여황은 진심으로 안타까워했다.

라마는 주기적으로 대륙 각지를 돌며 봉사활동을 하고, 배샤르의 경전에 적힌 좋은 말씀들을 설파하는 강론 생활을 펼침으로써 많은 백성들과 귀족들의 귀감이 되는 행보를 보여 왔었다.

그 덕에 루시아 신성제국의 교황이 많은 비교를 당하기도 했었고 말이다.

어쨌든 세계 모든 이들의 추앙과 존경을 받는 인물이었기에, 여황은 정말 마음이 아파왔다.

단순히 마스터가 죽었다는 개념이 아닌, 그야말로 성인(聖人)이 신의 곁으로 향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뿐만이 아닙니다. 오늘 오전, 프리카 반도의 마탑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발광(發光)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마신의 육체가 대륙에 상륙한 것과 연관이 있다고 보나?"

"그렇게 판단하시는 것이 가장 합당할 듯 싶습니다."

"이동 경로는?"

"거기까진 보고가 되지 않아, 제 사견을 말씀드리자면...... 탑이 발생한 프리카 반도도, 사일라 반도도 아닌 어중간한 위치의 타빗 성국에 상륙을 했습니다. 그렇다면 방향으로 보아 샤라 데저트의 탑이나, 나이가 레이크의 탑이 가까울진대...... 탑의 특수성으로 보면 역시 샤라 데저트의 탑을 향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합니다."

"흠......"


여황은 한숨을 내쉬며 용상에 등을 댔다.

그녀가 복잡한 일이 있을 때마다 하는 습관 중 하나였다.


"그래...... 역시 그렇게 판단하는 것이 가장 옳겠구나. 그럼 마신의 현신이 목전에 왔다고 보면 되는건가?"

"송구합니다."

"후후, 그대가 송구할 게 무언가. 좋다, 추가 사항은?"

"이상입니다."

"이후의 주례정기보고는 취소한다. 아직 보고를 하지 못한 관료대신들은 다음 보고 때 오늘의 분량까지 같이 해주기 바란다. 다음 정기보고가 가능하다면 말이지...... 대륙간 통신 아티팩트를 대령하라. 루시아와 사일라에 연락을 시도한다."

"예, 폐하!"


관료대신들은 크게 대답한 후, 분분이 자리를 파했다.

지금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저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의 업무를 열심히 하는 것 뿐이었다.


##


".....응?"


암티라스는 하늘 높은 곳에서 움직이는 마신의 육체를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다 별안간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고는 사막의 한 지점을 빤히 바라보는 암티라스.

순간적으로 강력한 마기가 뿜어져 나오더니, 이내 잠잠해졌던 것이다.

지금 대륙에 존재하는 이들 중 이 정도의 마기를 뿜어낼 수 있는 존재는 단 셋.

눈 앞에 보이는 마신의 육체와, 자신, 그리고 그루퍼였다.

둘은 이 곳에 있으니, 이 마기의 주인공은 그루퍼라는 것인데......

그냥 마기만 사용한다고 하면 암티라스가 이렇게 이상하게 바라보거나 하진 않았을 것이다.

어차피 그루퍼야 흑마법을 부리고 연구를 좋아하는 음흉한 자이기에, 언제 어디서든 이 정도의 마기를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마기를 사용한 그 이후였다.

정말 씻은 듯이 그루퍼의 기운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하...... 이 머저리가......"


암티라스는 이제 곧 탑과 조우할 마신의 위대한 장면을 눈에 담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이 마기가 느껴졌던 방향으로 몸을 날려야만 했다.

아직까지 그루퍼는 필요한 존재였기 때문이다.


"이 곳인가?"


장소는 생각보다 그리 멀지 않았다.

거대한 사구가 내려다 보이는 높은 언덕.

사막의 초입에 있었기에 몇발자국만 넘어가도 볼 수 없는 푸릇한 잔디와 아름드리 나무가 웅장하게 서 있는 제법 멋진 곳이었다.

암티라스는 잔디밭에 미세하게 묻어있는 그루퍼의 마기를 느끼고는 바닥에 손을 댔다.

그러자 이 곳에서 있었던 일들이 머릿 속에 구현되었다.

상상의 힘이라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여러 경험들을 할 수 있게 해주었다.


"......"


상황을 모두 알아챈 암티라스.

슬며시 눈을 뜨고는 생각에 잠겼다.

아무래도 신령의 힘을 쓰는 것을 보니 고려인임에 분명한데...... 생김새가 대륙인이었다.

그러고보니 토미 티유 제이프라는 이름으로 제이프 제국의 황제의 자리에 앉아 있을 때, 켄퍼에게서 보고를 받은 기억이 났다.

사일라 왕국의 살아남은 왕족이 고려에 몸을 위탁하여 고려인으로써 삶을 살아갔다고 했던가?


"그렇다면......"


암티라스는 키란의 기억을 뒤졌다.

키란은 일전에 정령마술을 완성하기 위해 신검을 훔쳐낸 적이 있었고, 그렇다면 고려와의 부딪힘은 필수적이었으니, 분명 그 기억 안에서 신령을 사용하는 존재의 정체를 알아낼 수 있을 터였다.


"루안 폰 사일라...... 헌대 어떻게.....?"


결국 정체를 알아낸 암티라스.

하지만 의문은 끝나지 않았다.

암티라스 역시 마왕으로써 1차 용마대전에 참전했던 전사.

그렇기에 드래곤들과 이계인들의 무서운 능력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 중 신령의 권속이었던 한웅과 신경의 권속이었던 혁거가 보여주었던 무위는 실로 놀라웠다.

신검의 권속이 없었다는 것에 감사함이 들 정도였으니 말 다했다.

(물론 그 빈 자리는 윤봉창이라는 절세의 고수가 채우고 있었지만 말이다.)


"그런데 그루퍼가 힘 한 번 쓰지 못하고 쓰러질 정도는 아닐진대......"


그랬다.

암티라스는 그들의 힘이 얼마나 무서운지 잘 알고 있지만, 그만큼 그 힘이 어느 정도까지인지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본 장면의 상황은 자신이 알고 있던 그 범주를 아득히 넘어섰다.

한웅도, 혁거도, 윤봉창도, 심지어 전대 드래곤 로드였던 스칼렛조차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 설마.....?"


암티라스는 갑자기 무언가 떠오르는 것이 있는지 인상을 썼다.

세계가 생겨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건국되었던 초고대 문명에는 이런 말이 있었다고 한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마신이 현신할 것을 알고 있는 저들이, 자신들 또한 신으로 반격하려 한다면.....?

신을 현신하는 방법 또한 알고 있다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다. 게다가 그들에게는 신기가 있지 않나."


고려의 삼신기는 직접적으로 신을 매개로 하는 물건들이기에, 신을 현신하는데 아주 편리한 매개체가 된다.

즉, 현신만 놓고 본다면 오히려 고려인들이 마족들보다 훨씬 유리한 입장에 있다는 이야기였다.

게다가.


"젠장, 그렇게 된다면 큰일이다. 저 쪽은 신기가 세 개지 않나?!"


그랬다.

고려의 신기는 무려 세 개였다.

신령, 신검, 그리고 신경.

이 기물들은 각각 하나씩 독자적인 신을 담고 있었고, 그 셋이 모두 현신에 성공한다면 마신이 대륙을 집어 삼키는 것은 불가능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마지막 수는 쓰고 싶지 않았는데...... 어쩔 수가 없는 건가?"


암티라스는 정말 고민 되는지, 한동안 그 자리에서 아무말도 하지 않고 멍하니 서 있었다.

아무래도 비장의 수가 있긴 한 것 같은데, 그것이 썩 내키는 방법은 아닌 모양이었다.

어쨌든 그렇게 고민을 한 지, 수 분.

마음을 굳힌 암티라스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몸을 날렸다.

그 방향은 마신의 육체가 있는 서쪽도, 휘즌 산이 있는 남쪽도 아닌 마의 숲이 자리한 북쪽이었다.


작가의말

이번주 분량의 어나더 코리안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날씨가 계속 좋지 않네요 ㅠ

여러분들이 사는 곳은 어떠한가요?

.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

추천 선작 댓글 부탁드릴게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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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설정상 고려라는 명칭에 대해.... 20.08.31 485 0 -
316 작가 후기 +2 21.11.04 146 2 2쪽
315 에필로그 : 동화가 현실이 될 때 +4 21.11.03 191 5 10쪽
314 제285화 : 나비춤 +2 21.11.02 158 6 12쪽
313 제284화 : 최후의 성전 +2 21.10.27 160 6 11쪽
312 제283화 : 하늘이 열린 날 +2 21.10.26 142 6 10쪽
311 제282화 : 압도적인 강함 +2 21.10.21 140 6 11쪽
310 제281화 : 대륙의 안녕을 위해 +2 21.10.20 133 6 11쪽
309 제280화 : 완전체 +2 21.10.19 156 6 12쪽
308 제279화 : 오리할콘 쟁탈전 +2 21.10.07 137 6 10쪽
307 제278화 : 진정한 신의 힘 +2 21.10.06 139 6 12쪽
306 제277화 : 마왕과 이계 종족 +2 21.10.05 130 5 11쪽
305 제276화 : 오리할콘 +2 21.09.30 147 6 14쪽
304 제275화 : 첫 격돌 +2 21.09.28 151 6 11쪽
303 제274화 : 강림하다 +2 21.09.23 145 6 11쪽
302 제273화 : 신의 무기 +2 21.09.16 155 6 13쪽
301 제272화 : 미확인 물체 +2 21.09.15 143 6 11쪽
300 제271화 : 하일라 레퓨지 +2 21.09.14 141 5 12쪽
299 제270화 : 제작 중 +2 21.09.09 144 6 12쪽
298 제269화 : 막고 싶어도 +2 21.09.08 138 6 12쪽
297 제268화 : 모이다 +2 21.09.07 140 6 11쪽
» 제267화 : 물고 물리는 +2 21.09.02 137 6 12쪽
295 제266화 : 아버지 +2 21.09.01 144 6 11쪽
294 제265화 : 상륙 +2 21.08.31 145 6 11쪽
293 제264화 : 막아내다 +2 21.08.26 149 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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