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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n타스틱 님의 서재입니다.

Another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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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Hwan타스틱
작품등록일 :
2020.05.12 15:14
최근연재일 :
2021.11.04 10:38
연재수 :
31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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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967
추천수 :
2,654
글자수 :
1,801,981

작성
21.10.2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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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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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1쪽

제284화 : 최후의 성전

DUMMY

제 284화. 최후의 성전


[구, 구미호님! 루안이...... 아니, 그슨대님이? 아무튼! 왜 저러는거죠?]


희아는 크게 당황하여 구미호를 닦달했다.

지금 자신의 눈에 보이는 루안의 몸에서 일어나는 현상이 영 좋아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루안의 몸에서는 찬란하면서도 밝은 빛이 무수히 샘솟고 있었는데, 아주 영험하면서도 묘한 기운이 내포된 것이 느껴졌다.

기운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그래도 원인모를 일이 일어난다는 것은 좋게 받아들이기 힘든 일인 것도 사실이었다.


"걱정하지 마라. 지금 너의 동생은 새로운 역사를 쓰는 중이니까 말이다."

[네? 새로운 역사요? 아니, 그게 무슨......?]

"걱정할 것 없대두 그러는구나. 지켜보아라."


구미호는 희아를 안심시켰다.

아무래도 신들은 지금 루안에게서 일어나는 일들이 무엇을 뜻하는 지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슈우우우우우웅.


그러길 잠시, 어느새 차원의 문을 완전히 넘어온 태양에게서 밝은 빛이 뿜어져나오더니, 그 빛들은 마치 빨려들어가는 것처럼 루안에게로 스며들었다.

그 모습이 너무도 경이로웠기에, 그곳에 자리하던 이들은 눈을 떼지 못한 채,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크레토스만은 이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지만 말이다.


- 이 놈!


크레토스는 오리할콘을 놓아버리고 양손으로 엄청난 밀도의 마기 폭풍을 쏘아냈다.

접촉한 모든 것을 이 세상에서 멸절시켜버릴 만큼 순도 높은 마기의 폭풍,

하지만 아무리 강한 마기일지라도, 성스러운 삼족오의 불빛 아래 그 사악함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 폭풍이 채 루안의 몸에 닿기도 전에 소멸해버린 것이다.


- ......!


당황한 크레토스는 직접 주먹을 말아쥐고는 루안을 향해 주먹질을 했다.

그러나 그 역시도, 알 수 없는 벽에 틀어 막혀 원하는 바를 이룰 수는 없었다.

그리고 그러는 동안, 태양의 모든 빛은 루안에게 흡수되 버리고 말았다.


.......


정적.

차원의 문도 어느새 닫혀버린 지금, 하늘에는 오직 루안만이 떠 있었다.

잠시 후, 서서히 눈을 뜨는 루안.


"당신의 딸이자, 불꽃과 국궁의 신, 구미호! 아버지 환인을 뵈옵나이다."

"당신의 아들이자, 무쇠와 씨름의 신, 불가살! 아버지 환인을 뵈옵나이다."

[당신의 아들이자, 어둠과 태껸의 신, 그슨대! 아버지 환인을 뵈옵나이다.]


환인에게 육체를 내어주며 루안처럼 정신체가 되어버린 그슨대를 포함한 세 신은 모두 루안을 향해, 아니, 정확히는 루안의 육체에 내린 환인을 향해 예를 표했다.

정신체가 되어 그 광경을 지켜 본 루안과 희아 역시 그들을 따라 예를 올렸다.


"이렇게 다시 보게 되어 너무나 반갑다, 나의 아이들아. 그간 이 곳에서 노고가 많았구나."


루안의 입을 빌려 나오는 환인의 목소리는 너무나 온화하고 인자했다.

게다가 그 소리는 이 곳 뿐만이 아니라, 대륙에 존재하는 모든 겨레에게 전달되고 있었다.


##


"이 소리는?!"


자신의 몸도 정상이 아니었지만, 추모는 왕검의 대리로써, 피난 중 다친 무사들과 겨레를 돌보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러던 와중, 머릿 속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그런데 주위를 보아하니, 그 소리를 들은 것이 자신만인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장사님!"

"어, 금강장사."

"들으셨습니까?"

"그래, 지금......"


추모는 말을 하다말고 다급하게 멈추었다.

다시 머릿속에서 무언가가 웅웅거렸기 때문이다.


[너희의 어버이인 내가, 너희가 위험하다는 소리를 듣고 구원하기 위해 왔느니라. 그 증좌로, 왕검에게 새로운 이름과 목표, 그리고 다리 셋 달린 까마귀의 권능을 전하노니, 어린 너희는 새로이 태어난 왕검, 즉 단군(團君)의 뒤를 받쳐주며, 앞으로도 지금처럼 조화로운 삶을 살아가길 바란다. 언제나 나 환인(桓因)은 겨레와 함께 할 것이다.]


"아......"


추모는 갑자기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자신은 알지도 못하는 차원 너머의 진짜 고향.

그 곳에서 자신들의 위험을 구제하기 위해, 직접 창조주가 나서셨다니......

스스로를 환인의 아이들이라 지칭하는 겨레들에게 있어서 너무나 감격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게다가, 현재 겨레를 이끄는 왕검이 환인에게 직접 '단군'이라는 이름을 부여받고, 삼족오의 권능까지 인계받는다니......!

이 어찌 감격스럽지 않을 수 있겠는가?


"다들 들었는가?!"

"예!"


이야기를 들은 겨레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눈물을 뚝뚝 흘리며 추모를 바라보았다.

그들에게선 어떠한 결기가 느껴지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우리의 기도를 환인께! 삼족오께! 그리고 루안 단군께! 올리자! 우리의 목소리를 전해드리자! 우리 겨레의 힘이라면 못 이룰 것이 없느니라!"

"그렇습니다!"

"힘을 보탭시다!"


몸이 불편한 자들이 많았지만, 이들의 눈빛만큼은 얼음을 녹일 듯 뜨거웠고, 목소리는 갓 태어난 신생아의 울음처럼이나 우렁찼다.

이들의 이 기운이 과연 기도를 타고, 루안에게 전달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하지만, 이들은 믿고 있었다.

지금 마신과 싸우는 것은 루안을 포함한 겨레 전체였으며, 그들의 이 열기가 루안에게 분명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이다.


##


[어? 몸이......?]


루안은 정신체가 된 몸이 서서히 자신의 육체로 끌려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당황한 루안은 그슨대를 바라보았다.

그슨대는 고개를 끄덕였다.


[위대한 환인의 선택을 받은 너다. 삼족오가 함께 할 것이니 겁 먹을 것 없다.]

[.....네, 그슨대님 알겠습니다. 다녀오겠습니다.]

[오냐, 저 간악한 것에게 본때를 보여주고 오도록 하여라.]

[네!]


루안은 그 말을 끝으로 온전히 자신의 육체에 스며들었다.

그리고 슬며시 눈을 떴다.

둥둥 떠있는 자신의 몸.

확실히 돌아왔다.


- 단군.

"환인님?"

- 내 너에게 내 대리인의 권능을 전하였다. 너와 함께하는 겨레들도 너에게 응원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구나. 가라. 마음껏 날뛰어라. 그리고 승리를 쟁취하거라.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그래. 나는 언제나 너희와 함께 할 것이다.


환인의 목소리는 점점 옅어져 갔다.

그리고 목소리가 완전히 들리지 않게 되자, 루안의 이마에는 삼족오의 문양이 나타났고, 등뒤로 시꺼먼 날개의 형상이 빛으로 생성되었다.

루안은 자신의 양손을 바라보았다.


"이것이...... 삼족오님의 권능......"


알지 못하는 묘한 힘이 자신의 몸에 깃든 것이 느껴졌다.

분명 뜨거운 기운임에도, 포근하게 느껴지는 것은 그것이 삼족오의 힘이기에 그러한 것 같았다.


콰과과과과과과과과과과과과


그 때, 크레토스가 쏘아낸 마기의 폭풍이 루안을 노리고 달려들었다.

위대한 존재가 더 이상 자리하지 않는 것을 알아챈 크레토스는 망설임없이 루안을 향해 그 끔찍한 공격을 자행한 것이었다.

루안은 불시에 자신을 습격하는 공격에도 당황하지 않고, 부드럽게 한 손을 들어올려 그 공격을 향해 손바닥을 내보였다.


파앗!


무언가 터지는 소리와 함께 폭풍은 공중에서 분해가 되었고, 분해된 조각 하나하나가 모두 나비가 되어 사방으로 흩어졌다.

그 모습에 크레토스는 입을 앙 다물고는 오리할콘을 들어올려 루안을 겨누었다.


- 그대는 누군가?

"나? 나는......"


크레토스의 질문에 루안은 무언가 생각에라도 잠긴 것처럼, 말끝을 흐렸다.

그러길 잠시.

루안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나는 조선의 단군, 루안이다."

- 뭐라? 처음 듣는구나. 그대가 누가 되었든, 그대의 세계로 돌아가라. 이 곳은 나의 세계이며, 나의 별이다.

"아니, 이 대륙을 밟고 있는 모든 존재들의 별이자, 세계다. 이 아름다운 세계를 니가 짓밟는 것을 절대 용납지 않겠다."

- 결렬이군.


크레토스는 오리할콘을 휘둘렀다.

낫의 예기가 보랏빛으로 발현되며 사방을 휩쓸고 쏘아져 나갔다.

하지만 루안은 이번에도 손을 들어 앞을 가릴 뿐이었다.

사실, 이 힘의 사용 방법 같은 것은 알지 못했다.

그저 이렇게만 하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예상은 정확히 적중했다.

스치기만 해도 몸을 산산조각 낼 것만 같은 날카로운 예기는 루안의 손이 닿자마자, 이전처럼 산산이 부서져 내리며 나비가 되어 산화했다.

그 모습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희아가 자신도 모르게 입을 벌릴 정도였다.


슈웅 슈웅 슈웅 슈웅 슈웅


이어 다섯 줄기의 예기들이 날아들었으나, 하나같이 나비가 되는 것을 피할 순 없었다.

이어 루안은 손가락을 흔들었다.

그러자 정돈없이 팔방으로 날아다니던 나비들이 일제히 방향을 틀어 크레토스를 바라보았다.


"가라."


루안의 말이 떨어지자, 나비들은 빠른 속도로 크레토스를 향해 돌격했고, 파랗던 날개들이 붉게 물들어가며, 불길이 피어올랐다.

수없이 많은 나비들이 모두 불길에 휩싸여 날아가는 모습이, 멀리서 보면 유성우를 쏟아내는 미리내를 방불케 했다.

크레토스는 오리할콘을 들어올리며 유성우 속으로 뛰어들었다.

기껏해야 나비 크기의 불꽃들.

오리할콘이 보여주는 가공할 권능 앞에서는 저깟 불꽃이야 한줌의 재가 되어 떨어져 내릴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 흐읍.....!


무언가 잘못되었다.

불꽃은 오리할콘이 만들어 놓은 장막을 뚫고 들어와 크레토스의 육체와 충돌했고, 그 부분에 어마어마한 작열통을 동반하고 있었다.

마치......

태양과 부딪친 것처럼 말이다.

침이 흐를 만큼 아찔한 고통에 크레토스는 순간 움직임을 멈추었다.

그렇게 되자, 이번에 움직인 것은 루안이었다.


"너 때문에 고통 받은 대륙인들의 몫이다."


화르르르르르르륵


- 끄악!!!!!


루안이 크레토스의 팔에 슬며시 팔을 갖다대자, 하얀색 불길이 치솟았고, 크레토스는 끔찍한 비명을 질러댔다.

이번에 루안은 반대쪽 팔로 향했다.


"너 때문에 고통 받은 이계인들의 몫이다."


화르르르르르르르륵


- 그, 그만!!!


이어 반대쪽 팔에도 같은 불길이 치솟았고, 크레토스는 결국 오리할콘을 놓쳐버렸다.


"이건 특별히 우리 사일라의 백성들에 대한 몫이다."


화르르르르르르르르륵


루안이 가리키자, 오리할콘에도 예의 그 불꽃이 붙었고, 오리할콘은 조금씩 녹아내렸다.

삼신들을 압도하며 그 위용을 뽐내던 오리할콘이 사라져가기 시작한 것이다.


- 안 돼!!!


크레토스는 절규했다.

하지만, 루안은 멈출 생각이 없었다.

마족들이 그렇게 많은 살생을 저질렀는데, 그거 조금 뜨겁다고 고래고래 비명을 질러?

아주 괘씸했다.


- 마지막으로 천 년 전부터 너희들에게 시달려온 우리 겨레를 위한 몫이다.


루안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 크레토스의 이마를 손으로 짚었다.


화르르르르르륵


- 끄아아아아아아아악!!!!!!


크레토스의 비명을 타고 삼족오의 불꽃은 타올랐고, 크레토스의 육신은 그 안에서 천천히 천천히 사그라들었다.

셀 수 없이 오랜 기간동안 부활을 꿈꾸며 귀족들을 통해 다시 세상으로 나오려 했던 크레토스.

오늘 크레토스는 그 긴 여생의 종지부를 찍게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소멸해가는 크레토스의 모습을 루안은 끝까지 지켜보고 있었다.


작가의말

드디어 크레토스.....

개같이 사망.

.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 ^_^

추천 선작 댓글 부탁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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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설정상 고려라는 명칭에 대해.... 20.08.31 485 0 -
316 작가 후기 +2 21.11.04 147 2 2쪽
315 에필로그 : 동화가 현실이 될 때 +4 21.11.03 192 5 10쪽
314 제285화 : 나비춤 +2 21.11.02 159 6 12쪽
» 제284화 : 최후의 성전 +2 21.10.27 161 6 11쪽
312 제283화 : 하늘이 열린 날 +2 21.10.26 142 6 10쪽
311 제282화 : 압도적인 강함 +2 21.10.21 141 6 11쪽
310 제281화 : 대륙의 안녕을 위해 +2 21.10.20 134 6 11쪽
309 제280화 : 완전체 +2 21.10.19 156 6 12쪽
308 제279화 : 오리할콘 쟁탈전 +2 21.10.07 137 6 10쪽
307 제278화 : 진정한 신의 힘 +2 21.10.06 140 6 12쪽
306 제277화 : 마왕과 이계 종족 +2 21.10.05 130 5 11쪽
305 제276화 : 오리할콘 +2 21.09.30 147 6 14쪽
304 제275화 : 첫 격돌 +2 21.09.28 151 6 11쪽
303 제274화 : 강림하다 +2 21.09.23 145 6 11쪽
302 제273화 : 신의 무기 +2 21.09.16 156 6 13쪽
301 제272화 : 미확인 물체 +2 21.09.15 143 6 11쪽
300 제271화 : 하일라 레퓨지 +2 21.09.14 141 5 12쪽
299 제270화 : 제작 중 +2 21.09.09 144 6 12쪽
298 제269화 : 막고 싶어도 +2 21.09.08 138 6 12쪽
297 제268화 : 모이다 +2 21.09.07 140 6 11쪽
296 제267화 : 물고 물리는 +2 21.09.02 138 6 12쪽
295 제266화 : 아버지 +2 21.09.01 144 6 11쪽
294 제265화 : 상륙 +2 21.08.31 145 6 11쪽
293 제264화 : 막아내다 +2 21.08.26 150 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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