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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끼냐무님의 서재입니다.

소설 속 배신자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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싯두
작품등록일 :
2021.07.26 10:00
최근연재일 :
2021.08.14 14:32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30,451
추천수 :
2,019
글자수 :
129,900

작성
21.08.14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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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추천
23
글자
10쪽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

DUMMY

024



─ 주공혁이라는 자와 사이가 안 좋다고 들었는데.


"아마, 절 보자마자 죽이려 들 겁니다."


─ 그렇다면 왜 가려는 것이지?


백유현은 애초에 참가할 생각이 없었다.


비록 10분이 넘었다지만, 레이드 성공은 확정된 사실이니까. 괜히 주공혁과 만나서 긁어 부수럼 피울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


그저, 남아있는 몇 개의 화석만 더 깼을 뿐이었다.


[ 화석을 파괴했습니다. 보스, 셀리아르의 능력이 소폭 향상됩니다. ]

[ 화석을 파괴했습니다. 보스, 셀리아르의 능력이 소폭 향상됩니다. ]

[ 화석을 파괴했습니다. 보스, 셀리아르의 능력이 소폭 향상됩니다. ]


[ ······. ]


[ 봉인의 힘이 약해졌습니다. 셀리아르가 본래 힘의 일부분을 되찾았습니다. ]


백유현의 시야 한 켠에 자리 잡은 문장이었다.


'일부분을 되찾았다니···.'


예상하지 못했기에 더욱 놀랄 수밖에 없었다.


동시에, 자신이 썼던 설정 하나가 뇌리를 스쳤다.


[ ···화석은 셀리아르의 힘을 봉인하는 매개체 중 하나로써 파괴되면 셀리아르는 점점 강해진다. 정확히는 봉인의 힘이 약해지는 것으로, 그 이유는······. ]


힘이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봉인의 힘이 약해진다는 설정.


'만약, 어느 한계점을 기준으로 봉인이 단계적으로 풀리는 거라면?'


가능성 있었다.

실제로, 자신의 원작 속에서 저 문장이 모습을 보인 적 있었으니까.


30층, 악마 레이드.


대악마의 봉인이 약해졌을 때, 본래 힘의 일부분을 되찾았다는 메시지가 출력되었다.


'그리고, 그 힘은 본질에 가까웠다.'


그렇기에 꺼려졌다.


만약, 자신이 생각하는 정도로 셀리아르가 힘을 되찾은 것이라면···.


'주공혁은 죽는다.'


확실했다.


아무리 전생에 소드 마스터였던 주공혁이라지만, 지금은 최하층 플레이어였으니까.


'주공혁이 죽는 다라···.'


백유현에게는 희소식일 수 있다.


자신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생존이었고, 이에 반하는 가장 위협적인 존재가 사라지는 것이니까.


'하지만, 탑 정상에 서야 한다.'


나무가 아닌, 숲을 봐야 했다.

미래를 생각한다면 주공혁이라는 존재는 필수였다.


"···입장한다."


주공혁은 주인공이니까.


뒷말을 삼킨 채, 백유현의 몸은 푸른 입자로 둘러싸이기 시작했다.



***



콰앙─!


사투(死鬪)였다.


언뜻 보기에는 팽팽한 접전이었으나, 주공혁은 직감할 수 있었다.


'죽는다.'


정확한 판단이었다. 더 이상의 우세는 자신이 아니었다.


애초에, 아무리 전생에 소드 마스터라고 하더라도 진작 쓰러졌어야 정상이었다.


그런 주공혁을 이렇게까지 움직일 수 있게 만든 것은, 감정이었다.


백유현에게 복수하겠다는 굳센 의지가 빚어낸 증오(憎惡).


그 들끓는 정서가 주공혁을 지금까지 버티게 만든 동력이었다.


'이렇게 죽는 건가.'


셀리아르는 점점 힘을 되찾기 시작하더니, 중급 정령 이상의 힘을 보이고 있었다.


저 정도의 화력이라면, 최하층 전원이 동시에 레이드 하더라도 불가능했다.


빠드득─


굴욕, 증오, 살의로 가득한 이 가는 소리.


한으로 점철 된 소리는 넓은 공간을 선명하게 가로질렀다.


'백유현.'


이제는 되뇌는 것조차 역겨운 이름.


'···멍청했다.'


자신의 어리석은 행동에 화가 울컥 솟았다. 분노는 머리끝까지 차올랐다.


백유현은 처음부터 계획하고 있었던 것이 확실했다. 자신을 사지로 몰아넣고, 화석을 깨 죽이려는 계획.


'끝까지 비겁하군.'


원망스러웠다.


분했고 또, 억울했다.


찢어죽이고 싶을 정도로 증오스러운 사람.

그 사람 손에 다시 죽는 것만큼, 원통한 일도 없었다.


[ 파이어볼 ]


수십 개의 파이어볼이 주공혁을 향해 빗발쳤다.


'그냥, 죽자.'


애통과 단념이 뒤섞인 안광.


주공혁의 검은 눈동자에는 생기가 없었고, 묵빛의 오러를 뿜어내던 검은 툭하고 바닥에 떨어졌다.


그때였다.


죽음을 받아들인 주공혁.


검게 물들어가는 시야의 끄트머리에 푸른 입자가 일렁이고 있었다.


[ 2위, 고인물 플레이어가 입장했습니다. ]


[ 세 번째 입장까지 1분 23초 남았습니다. ]


'···백유현?'


두근.


그 순간, 심장이 무섭게 박동했다.



***



백유현이 눈을 떴을 땐, 아수라장이었다.


주변 곳곳에 치솟은 화염 기둥은 강렬한 열기를 뿜어내고 있었고, 일그러진 노면은 박살이 난 채, 발 디딜 곳 하나 없었다.


또한, 셀리아르는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다.


골렘을 이루는 화강암은 깔끔한 절단면을 자랑하며 박살난 상태였으니까.


하지만, 주공혁이 더했다.


"백유현─!"


들려오는 음성은 분노와 원망을 담은 저주가 되어 날카로이 고막을 찔렀다.


쇄도하는 불길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주공혁이 달려오고 있었다.


'···미친 새끼.'


먼 거리에서 주공혁은 자신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지독한 살기를 품은 흑색의 오러.


검에 응집되어있는 오러가 직선을 그리며 백유현을 향해 쏘아졌다.


[ 쉴드 ]


날라오는 검기에 맞서, 백유현은 마력 장벽을 펼쳤다.


자신 있었다.


검기는 충돌까지 소요되는 시간에 비례해서 위력을 급속도로 상실했으니까.


쩌억─!


반투명한 마력 보호막과 주공혁의 검기가 부딪힌다.


"커헉!"


결과는 처참했다.


쉴드는 단번에 깨졌고, 그 충격으로 백유현은 날아가 벽에 처박혔다.


"미친 새끼야! 이러다 우리 둘 다 죽어!"


"닥쳐라."


"···뭐?"


"너는, 무조건 내 손에 죽어야 한다."


"······."


"찢어 죽여주지."


말이 통하지 않았다. 예상은 했다.


다만, 도와주러 왔다는 것을 참작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주공혁은 눈에 뵈는 게 없었다.


'그만큼, 휩싸인 분노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거겠지.'


자신이 쓴 주인공이다.

백유현이 주공혁의 이성적인 성격을 모를 리가 없다.


"죽는 한이 있더라도, 너는 기필코 죽인다."


"······."


이대로 가다간 셀리아르 레이드는 불가능했다.


쾅─!


레이드는 문제가 아니었다. 조금만 방심한다면 주공혁의 검에 목숨을 잃을 테니까.


[ 라이트닝 ]


주공혁은 다시 한 번 검기를 쏘아냈고, 백유현은 전격으로 막아냈다.


콰과광─!


거대한 마력의 폭발이 뒤따라 일었다. 폭발하는 단발음에 시야가 흔들렸다.


─ 버러지. 검은 장식인가? 검에 마력을 불어넣어라.


우웅─


백유현은 검을 다잡은 채, 전격을 담아냈다.


─ 저자는 힘이 다 빠진 상태다. 이길 수 있어.


괴물같은 주공혁이라지만, 매우 지친 상태임은 확실했다.


아울러, 셀리아르는 틈을 놓치지 않았다.


온갖 마법을 쏘아냈고, 주공혁은 빗발치는 화염을 막아내며 자신을 향해 조금씩 걸어왔다.


─ 절대 거리를 내주지 마라.


쾅─! 쾅─!


주공혁은 대단했다.


응축된 화염 기둥을 갈라내고 막는 것으로도 모자라서 틈틈이 공격을 해오며 거리를 좁히고 있었으니까.


그때였다.


[ 파이어 블래스터 ]


뜨거운 고열로 뭉쳐진, 사람 상반신 정도 크기의 홍염이 고속으로 주공혁에게 날아갔다.


그 웅혼한 마력 공격을 주공혁은 어깨를 비트는 것으로 피해냈고, 불길을 그대로 오러에 담아냈다.


정확히, 몸을 180도 돌리며 되받아쳤다.


화마와 섞인 묵빛의 검기가 백유현에게 쇄도했다.


쿠구구구─


일대의 공간을 가로지르는 검기.


'위험하다.'


피하기는 늦었다. 아니, 피할 수 없는 공격이었다.


판단은 빨랐다.


오브는 백유현이 가진 모든 마력을 압축시키고, 또 증폭시켰다.


[ 라이트닝 ]


파괴.


오롯이 파멸만을 위해 움직이는 듯한 광렬한 전격.


수천가닥의 뇌전이 일대를 장악하며 일섬을 그어냈다.


콰아아아앙─!


지축을 뒤흔드는 진동.


동시에, 둘의 시야에 떠오르는 알림창.


[ 시간이 종료되었습니다. ]


[ 3위, 오웬스 칼텀이 입장했습니다. ]


'···?'


"크아아아악─!"


강렬한 파동이 충돌하는 지점.


그 근처에는 한 남성이 피를 흘린 채 쓰러져있었다.



***


[ 현재 기여도 랭킹입니다. ]


1위 주공혁 34,940 포인트

2위 고인물 10,150 포인트

3위 오웬스 칼텀 3,210 포인트

4위 리차드 스틸하트 2,810 포인트

5위 룡환 2,540 포인트


[ 입장까지 1분 20초 남았습니다. ]


오웬스는 칼을 갈며 기다리고 있었다.


'죽인다.'


살생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일이라면 서슴지 않고 죽이는 오웬스.


그는 자신의 모든 것을 앗아가려는 자들에게까지 자비를 베풀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애초에, 기여도를 본 순간부터 결정을 내린 상태였다. 두 명이 쌓은 기여도를 따라잡을 자신이 없었으니까.


'바로 죽여야겠군.'


오웬스는 자신의 실력을 믿고 있었고, 실제로 강했다.


세간은 오웬스르 천재라고 불렀다.


그의 감각적인 검술과, 빈틈없는 방패술은 천재라는 이명을 감당하기 충분했다.


떠오르는 7개의 별.


차기 초신성 후보로 거론되는 그였으니, 실력에 자신이 있는 것은 당연했다.


'틈을 노려 처리한다.'


하지만, 방심하지 않았다.


그가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온 이유 중 하나는, 언제나 주위를 잃지 않는 태도였으니까.


"입장한다."


시간이 되자, 오웬스는 푸른 입자들로 둘러싸였다.


일순 시야가 흔들렸고, 강한 열기와 함께 시야가 천천히 개어나간다.


'녀석들은 어디지?'


오웬스는 눈을 뜨자,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저게 뭐지?'


이내, 볼 수 있었다.


왼편으로 쇄도해오는 푸른 전광과, 오른편으로 무섭게 다가오는 검붉은 색의 형체를.


마법과 오러가 격돌하는 곳.

그곳에 소환된 오웬스는 공격을 피해낼 도리가 없었다.


콰아아아앙─!


일대를 뒤흔드는 마력 파동.


오웬스는 거대한 충격과 함께 정신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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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화석 +8 21.08.11 487 32 12쪽
22 메를린 카스트로 +4 21.08.10 493 29 14쪽
21 월드 퀘스트 +5 21.08.09 560 36 16쪽
20 전격 계열 +13 21.08.07 639 41 11쪽
19 마탑 +10 21.08.06 675 46 12쪽
18 국대전 +9 21.08.05 749 43 12쪽
17 파이어볼? +4 21.08.04 822 49 13쪽
16 그랑데시아 +12 21.08.03 872 46 12쪽
15 아르펜 폰 그레이스 +4 21.08.02 891 5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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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마법사가 되기 위한 조건 +5 21.07.26 1,549 84 12쪽
5 훈련소 +1 21.07.26 1,594 8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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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회귀 +5 21.07.26 2,071 207 10쪽
2 일회용 마법사 +10 21.07.26 3,108 236 11쪽
1 게임 속 빌런으로 살아남는 법 +9 21.07.26 3,968 289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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