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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끼냐무님의 서재입니다.

소설 속 배신자가 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싯두
작품등록일 :
2021.07.26 10:00
최근연재일 :
2021.08.14 14:32
연재수 :
2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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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52
추천수 :
2,019
글자수 :
129,900

작성
21.08.07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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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전격 계열

DUMMY

020



"그런 사정이 있었다니, 재미있군요."


"···그런가요."


"그곳은 마력 감응 테스트 장소입니다. 린델 마탑의 대표적인 장소 중 하나죠. 마력 테스트 비용이 부담되시는 분들을 위해 저희가 제공하는 장소 중 하나입니다."


'그곳이 마력 테스트 장소였다니.'


백유현에게 큰 혼란을 준 장소였지만, 생각해보니 설정 중 하나였던 기억이 떠올랐다.

원래 인재 발굴을 목적으로 만든 시스템이었던 것까지.


아무튼, 아까의 소동은 컸다.


그곳은 입단 시험이 아니라 사람들이 자신의 재능을 확인하기 위해 모인 장소였으니까.


'그리고 A등급이 나왔지. 6년 만이라고 했나.'


백유현은 상태창을 열어 가지고 있는 특성 중 하나를 확인했다.


[ 대자연의 축복 ]

- 마력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습니다.

- 모든 속성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습니다.


'아마, 원인은 이거겠지.'


마나 감응도 테스트에서 A가 나오자, 감독은 곧바로 마탑에 연락을 취했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마탑에서 사람이 마중 나왔다.


"아, 소개가 늦었군요. 저는 린델 마탑 지점장을 적임하고 있는 5서클 마법사, 카르덴 웨인이라고 합니다. 동시에, 제국 아카데미 보조 교수를 역임하고 있죠."


어두운 잿빛 머리칼.


오랫동안 빛을 보지 못한 것처럼 핏기없는 창백한 피부.


코끝에 걸려있는 금테 안경과 맞물려 지성미를 풍기는 눈앞의 남성은, 마탑의 지점장이었다.


'마력 감응도 A의 여파가 생각보다 큰 건가?'


백유현은 남자의 말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


대도시의 마탑 지점장이나 되는 자가, 직접 만나러 왔다는 것은 쉽게 이해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었다.


"짐작하시겠지만, 제가 마중 나온 이유는 저희 마탑 소속이 되는 것을 적극 환영하기 위해 나온 겁니다. 아! 생각해보니 이름을 듣지 못했군요."


"백유현입니다. 반갑습니다."


"···이방인이셨군요? 아, 오해하실까 봐 말씀드리는 건데 저는 이방인이라고 차별하거나 그러지 않습니다. 마법에 국경이란 없는 법이니까요. 또한, 이방인은 국가에 대한 소속감도 딱히 없지 않지 않습니까."


"그 부분에 관해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렇군요. 마탑 입단 시험은 앞으로 한 시간 뒤에 있을 예정입니다. 그나저나, 마력 감응도 A가 나왔다는데 사실입니까?"


"예. 그분 말씀대로라면요."


"···놀랍군요. 그리고 신기합니다. 제가 정말 특이한 마법사들을 많이 만나 봤는데, 직접 본 사람 중에서 A등급의 감응도는 세일론드 스승님밖에 없었으니까요."


그때였다.


콰앙─!


오른쪽 벽 너머에서 무언가 폭발하는 소음이 터졌다. 큰 소리였지만, 카르덴은 익숙한 상황인 듯, 나지막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크, 강의중이신 것 같군요. 아! 시간도 많이 남았는데 한 번 구경해보시겠습니까?"


"상관없습니다."


"이쪽으로 오시면 됩니다."


백유현은 거절하지 않았다.


카르덴의 말대로 시간이 남았기도 했고, 마탑 강의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하기도 했으니까.


"아시겠습니다만, 저희는 마법 연구 제외하고도 전투 마법사를 교육하고 있습니다. 마탑에 입단한 학생들이 전투 포지션에 재능을 보인다면 담당 교육자에게 수업을 듣는 시스템이죠. 아, 다 도착했습니다. 여기입니다."


카르덴을 따라 수업 중인 강의실로 들어갔다.


방은 생각 외로 매우 넓었고, 또한 세련됐다. 바닥은 대리석이었고, 양 옆으로는 독수리 모양의 조각상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또한, 방이 넓은 만큼 수업을 듣는 마법사들도 많았다. 최소 수백명이었고, 강의하는 마탑의 교수는 붉은 머리색의 여성이었다.


"······?"


백유현과 카르덴이 강의 도중 뒷문으로 들어오자, 모두의 시선이 뒤로 향했다.


마탑 교수 또한 당황한 눈빛으로 쳐다봤다. 카르덴이 수업을 계속하라는 사인을 보내자, 그제야 교수가 수업을 이어나갔다.


"···방금 내가 보여준 마법, 파이어볼은 3서클 마법 중에서도 최고의 난이도를 자랑한다. 구현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다. 다른 마법과 마찬가지로 시작은 「발화」니까. 화염의 이미지를 떠올리며 마나에 속성을 부여하고 응집시키면 된다."


화륵!


교수의 말이 끝나자, 허공에 불이 솟았다.

금방이라도 꺼질 것 같이 보잘것 없는 마법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마력을 끌어 올려 「증폭」시키면 되겠지."


화르륵─!


작고 약했던 불길이 거세지며 형체를 키우기 시작했다. 뜨거운 열기가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하지만, 「유지」 및 「발사」가 문제다. 가스상태에서 구형으로 타오르는 상태의 마나는 양도 적어서 빠르게 연소해버리니까. 불타는 상태로 이동시키려고 하면 대기의 저항과 대류현상 때문에 구형을 유지하지 못하고 주변으로 퍼지며 사라져버린다. 그나마 유사한 모양을 유지하면서 이동까지 가능하게 하려면 증폭된 불꽃을 압축하고 또 압축하여 자기장 형태로 움직이게 해야겠지."


수백 명의 마법사 눈은 핏발이 선 채 깜빡이고 있었다.


단 하나의 단어라도 듣지 못할까 봐 필사적인 모습이었다.


이것이 마법사가 대우받는 이유였다.


아르티아에서 마법을 배우기란 힘들었다. 정말 힘들다.


우선, 마력을 느낄 수 있어야 했다.


첫 관문부터 쉬운 것은 아니었다. 전체 인구의 30%가 마나를 느끼지 못했으니까.


이 통계도 '탑'이 생긴 후 비약적으로 늘어난 수치였다.


그 전에는 인구의 70%가 마나를 느끼지 못한 채 삶을 마감했으니까.


또한, 마탑에 입단했다고 끝이 아니었다. 학파 시험을 치루어야했다.


보통의 경우.

힘들게 학파에 가입하더라도 온갖 잡일들을 도맡아 한 후, 수업을 몇 번 듣는 것이 다였다.


만약 학파에 들어가지 못했다면, 더 이상의 학문적 성취는 불가능했다.


아카데미에 입학하는 수밖에 없었는데, 학파에서 배우지 못했으면 아카데미 입학시험에 합격할 리 없으니까.


지구와 비교하자면 고등수업을 거치지 않고, 대학 입학시험에 합격하는 셈이다.


즉, 아르티아 대륙에서 마법을 배우기 위해서는 뛰어난 재능이 있어야 했다.

그것이 아니라면, 돈이 있어야 했다.


"학생들이 참 열심히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그렇군요."


"대격변 이후, 마법 공부는 하지 않아도 된다는 여론이 우세했던 것도 엊그제 같은데 말입니다."


카르덴이 말하는 대격변은 이방인이 대륙으로 소환되고, 대륙에 탑이 생긴 현상을 말하는 거였다.


"스킬이라는 것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자, 스킬북을 사용하기만 하면 마법을 익힐 수 있는데 왜 마법이라는 학문을 배워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시절이 있었습니다."


백유현의 표정을 오해한 카르덴이 말을 이어나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었습니다. 마법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스킬 발현은 이해를 동반하니까요. 예를 들어, 하급 아마추어 마법사가 운 좋게 전설 속 스킬인 메테오를 얻는다면, 쓸 수는 있겠죠. 그 마법이 우주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먼지를 떨구겠지만 말입니다. 게으른 검사가 태산을 가르는 스킬을 배워도 통나무 하나 못 베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스킬을 이해해야 진정한 위력을 발휘한다.


이 사실이 알려지고 나서, 마법 학문은 전성기를 맞이했다.


스킬을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 모두가 깊이 있게 파고들었기 때문.


"아, 참. 백유현님은 포지션이 어떻게 되십니까?"


마법사를 분류하는 기준은 원소 말고도 하나 더 있다. 바로 포지션.


전투를 주로 하는 마법사.


보조하는 서브 계열의 마법을 주로하는 마법사.


술식을 개발하고 연구하는 마법사.


포지션은 위처럼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전투입니다."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계열을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전격 계열입니다."


"······전격 계열 말입니까?"


쉽게 믿음이 가지 않는 듯, 카르덴은 안경을 치켜세웠다.


파지직─!


그런 카르덴의 태도에 백유현은 손에 전광을 일으키는 것으로 대응했다.


"허, 허허! 진짜이셨군요! 전격 계열이라니! 저는 처음 봅니다!"


카르덴은 답지 않게 흥분했다. 마치, 마법을 처음보는 어린아이처럼.


파직! 파지직─!


"이것이, 얼음 원소보다 다루기 더 어렵다는······."


백유현의 손 위로는 응집된 마력이 푸른 빛을 뿜어내고 있는 상태였다.


카르덴은 호기심으로 가득찬 눈빛으로 백유현의 마법을 바라보기만 했다. 꽤 오랫동안.


"···아! 곧 입단 시험이 시작하겠군요. 따라오시죠."


카르덴은 아쉬운 듯 '쯧' 혀를 차며 발걸음을 옮겼다. 백유현은 그런 카르덴을 따라 입단 시험이 치러지는 곳으로 향했다.


도착한 곳은 강의실보다 좀 더 넓은 방이었지만, 인원은 아까보다 훨씬 많았다. 수백명의 사람들이 앉아서 입단 시험을 기다리고 있었고.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는 이번 시험을 총괄할 카르덴 웨인이라고 합니다."


단상 위에는 카르덴이 서있었다.


"······카르덴 웨인? 린델 마탑의 지점장님 아니셔?"


"카르덴? 30대에 5서클을 달성한 그 천재 마법사말이오?"


"···지점장이 입학시험을 총괄한다고? 왜?"


"좋은 거 아닌가. 카르덴 웨인이라면 나의 재능을 알아볼 테니까."


"저 사람이 5서클이자 제국 아카데미 교수······."


"저분한테 지도받으면 죽어도 한이 없다. 진짜."


"잘생겼어···."


웅성웅성.


카르덴이 자신의 이름을 밝히자, 주변에서 소란이 일었다.


"저희 린델 마탑은 제국의 시작이자, 뿌리입니다."


절차와 같은 지루한 이야기가 시작됐고, 한동안 카르덴의 입은 멈추질 않았다. 마탑의 역사가 자신이 이룩한 업적인 것처럼 자랑하며 말했다.


"······이것으로 설명을 마칩니다. 우선, 간단한 확인부터 하도록 하겠습니다. 백유현 씨? 앞으로 나와 수정에 손을 올려주세요."


카르덴이 백유현이라는 이름을 호명하자, 주변에서 소란이 일었다.


"백유현? 백유현이 누구야?"


"이방인 아니야?"


"이방인? 카르덴님이 어떻게 이방인을 알지? 저 이방인은 뭔데 카르덴님이 직접 언급까지 하셔?"


"이번 입단 시험의 주인공은 셀리나 아니었어? 이방인이 왜······."


사람들은 백유현이 누구인지 확인하기 위해 고개를 저으며 찾고 있었다.


'마나 감응도가 진짜 A인지 확인하려는 건가.'


믿기 힘들다고 했으니, 자신의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려는 듯 했다.


동시에, 불편했다.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원치 않았기에.


'뭐, 상관은 없겠지.'


백유현은 신분만 빠르게 해결한 뒤, 바로 떠날 생각이었으니까.


일이 커지긴 했지만, 그렇게까지 큰 일은 아니었다.


저벅, 저벅.


그렇게 모두의 이목이 쏠린 백유현은 단상 위로 올라가 수정에 손을 얹었고.


우우웅─


수정에서 웅혼한 울림이 장내를 떨리게 했고, 투명한 수정은 노란색으로 배어들기 시작했다.


진해진 노란색은 모두에게 섬광을 연상시키기 충분했다.


웅─


어느덧, 수정에서 유려한 황금의 빛무리가 뿜어지기 시작했다.


"이, 이건···."


카르덴의 반응을 보자, 직감할 수 있었다.


'아, 시발.'


망했다.


작가의말

죄송합니다. 하루를 밀려 써가지고, 전 회차가 예약으로 올라왔습니다.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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