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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ephant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에서 넘어온 강철 골렘 이야기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퓨전

특급코끼리
작품등록일 :
2024.03.24 08:47
최근연재일 :
2024.04.01 20:00
연재수 :
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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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041

작성
24.04.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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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7화

DUMMY

“어때? 입을 움직여 말하니 더 편하지?”

“그건 잘 모르겠네요 하하.”


얼굴에 마치 근육이 있는 것처럼 웃을 수 있게 되었다. 이정도면 인간들처럼 여러 감정을 드러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와 더불어 마리아노는 나에게 선물 하나를 더 주었다.


“심장에서 나오는 마나의 흐름을 조금은 유연하게 만들었어.”

“네에?”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가질 않아 되묻자 심장에만 국한되어 있던 마나를 온몸에 흘러가게끔 만들었다고 설명해주었다.


“분명 마력은 못 다루신다고 하신거 같은데...?”

“하하하! 내가 건들인 건 마력이 아니야. 그저 네 마력이 네 몸 곳곳에 들어갈 수 있게 네 몸을 변형시키면서 마나 통로들을 만들어 준 것 뿐이야.”


마리아노는 별일 아닌 것처럼 말했지만 난 그가 엄청난 일을 한 걸 알았다. 마리아노가 몸을 깍기(?) 전에는 가슴에 무언가 뭉처 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지금은 그 느낌이 가늘어지며 몸 전체적으로 퍼졌다.


“이게 마력...”


마리아노는 자신이 약간 손봄에 따라 내몸에는 인간의 피처럼 마력이 흐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혹시 마법 배운 적 있어?”

“아뇨...”

“그건 좀 아쉽네 네 몸에 흐르는 마력의 양은 마법을 모르는 내가 봐도 어마어마한 것 같은데 그걸 활용할 수 없다니...”


안타까운 말을 하는 입과 다르게 마리아노의 눈은 웃고 있었다.


“만약 네가 마법을 알고 싶으면 천천히 알아보면 돼.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마법을 가르처주는 사람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니까.”


그 말에 난 놀랬다. 내가 있던 곳에서 특정 계층의 그것도 선택받은 사람만이 마법을 배울 수 있었다.


“아~ 테메이스 대륙에서는 마법을 배울 기회가 거의 없지?”

“네...”

“테메이스 대륙에서 마법이 귀한다는 건 게이트가 열리고 나서 금방 알게 되었어. 그리고 그걸 못마땅하게 생각하던 사람들이 대륙에서 꽤 있었나 보더라구. 그래서 그런 사람들이 게이트가 열리자 이곳으로 한 두명씩 넘어와 ’각성자’들에게 마법을 가르치기 시작했고 그것으로도 성에 차지 않았는지 마법에 관심을 가지는 일반인들이 마법을 이해하도록 돕는 일도 같이 하고 있어.”


마리아노의 설명을 다 듣고 나니 그가 마법에 대해 가볍게 말 할 수 있는지 이해되었다.


입은 자신이 알고 있는 마법사에 대해 말하며 마리아노 손 또한 쉴새 없이 나의 몸 여기저기를 만지며 계속해서 이전의 모습을 지워가고 있었다.


“자 다됐다!”


거울 앞에 비친 내 모습은 원래 내 모습과 아주 많이 동 떨어져 있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네모나게 각져있던 것과 다르게 팔다리는 인간만큼 얇아졌고 상하체가 균형 잡힌... 인간의 몸으로 되어 있었다. 너무 놀라 계속해서 거울로 나의 몸을 구석구석 살폈다.


“크흠! 솔직히 내가 가지고 싶은 몸매를 생각하며 손댔는데 뭔가 마음에 안드는 부분 있어?”


마리아노가 약간 긴장한 모습을 하며 물었다.


“아니예요!”


거울에 비친 나의 모습에 빠졌던 나는 아주 기쁜 마음으로 말했다. 거울엔 환하게 웃고 있는 나의 모습이 담겼다. 눈, 코, 입을 손가락으로 움직이자 내가 원하는 대로 변했다.


“작업을 하면서 말이야...”


나는 손가락으로 웃는 입모양을 만들며 신기해 하고 있는데 마리아노가 뭔가 망설이며 약간 충격적인 이야기를 꺼냈다.


“널 계속해서 깎고 깎으면서 든 생각인데... 네 아버지께서는 너의 본 모습을 일부러 숨긴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어.”

“네?!!”


아버지가 나의 본 모습을 숨겼다고?


“작업을 하면서 느낀 거지만 난 내가 너를 아주 세심한 손길로 내 머릿속에 그려진 대로 널 깎았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너의 몸이 널 이렇게 만든 것처럼 날 이끈 게 아닐까라는 기분이 들어.”


나는 거울 속의 내 모습을 보며 마리아노의 말을 곱씹었다. 그럼 마리아노가 한 일은 날 다듬었던 게 아니라 아버지가 숨겨 놓은 본 모습을 끄집어 낸건가?


“네가 지금 자유자재로 표정을 지을 수 얼굴 같은 경우 인간들은 안면 근육을 가지고 있어. 아무리 내가 네 얼굴의 형태를 잡아줘도 네 얼굴 안에 있는 근육까지 만드는 건 나는 물론이고 아직 현재의 기술로 만들 수 없는 부분이야.”

“그럼... 전 그 육중한 몸 안에 본래의 신체를 가지고 있었다는 거에요?”

“내 결론은 그거야. 널 만든 네 아버지의 의도 인지는 모르겠다만...”


아버지도 나에게 나의 몸에 대한 얘기를 한번도 하시지 않았다. 다만 처음 날 보셨을 때 이전의 나를 기억하지 못했을 때 매우 슬퍼하던 걸 떠올려 보면 그가 지금 나의 모습을 생각하고 날 만든 것 같지는 않았다.


“내가 너무 급작스럽게 이야기를 꺼냈구나?”

“아, 아닙니다. 다만 저도 예상하지 못했던 거라서요.”

“그래... 하지만 만약 지금 너의 모습을 의도적으로 감춘거라면 난 네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해.”

“이해할 수 있다고요?”

“너의 내가 봐도 아주 완벽한 남자의 몸이거든.”


마리아노는 내 키나 몸의 비율 등을 언급하며 만약 인간이고 꾸밀 줄 안다면 정말 잘 생겼을 거라고 했다.


“머리 부분이 너무 휑한데 가발을 한 번 씌여 볼까?”


나는 비어있는 머리위를 만지며 마리아노가 가발이란 걸 찾을 때까지 기다렸는데 무언가 둥근 게 내 쪽으로 굴러왔다.


“이건 도대체...”


집어들며 보니 사람의 머리였다. 정확히는 사람의 얼굴 형태를 한 머리였다. 잘려있는 부분에 핏자국도 뼈도 보이지 않았다. 얼굴을 만졌는데 인간의 피부처럼 푹신하지 않고 딱딱했다. 마치 내 얼굴처럼.


“찾았다! 자 이거 ㅆ...”


마리아노는 내가 든 머리를 보더니 잠시 말을 멈추었고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거... 별거 아니야. 내가 만들고 있는 게 있는데 거기에 들어가는 부품이야.”


그러면서 나에게 머리를 달라는 손짓을 했고 난 넘겨주었다.


“무엇을 만들고 있길래 인간과 비슷해요?”

“겉은 인간이지만 안은 인간은 아닌 것.”


설마 마리아노도 골렘을 만들고 있었나?


“너무 그렇게 이상하게 처다보지마. 난 마법이 아닌 과학으로 골렘을 만들고 있어.”


이번에도 얼굴에 내 마음이 드러났는지 마리아노가 웃으며 말했다.


“인간과 비슷한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인간보다 강하고 인간이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는 존재. 어느 부분이든지 인간보다 뛰어나지만 무조건 인간에게 복종하는 존재. 여기서는 그들을 로봇 혹은 안드로이드라고 불러.”

“로봇...? 안드로이드...?”


마리아노가 말한 안드로이드라는 단어가 갑자기 머릿속에 확 꽂혔다. 하지만 이상하게 그 이름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묘한 불쾌감이 살짝 느껴지기도 했다.


“게이트가 생기고 이세계에서 용사들도 넘어오고 모험가로 각성한 사람들도 생기면서 게이트에 맞설 싸울 인간들은 늘어났지만 그들의 희생도 만만치 않아. 그래서 난 게이트에서 우리들을 대신해서 싸워줄 이들을 개발하고 있어.”

“하지만 잘 안되고 있나 보네요.”


나는 마리아노 뒤로 보이는 캐비넷 안을 보았다. 그가 들고 있는 안드로이드의 부분으로 보이는 팔, 다리, 몸통 여러 개가 너저분하게 있었다.


“움직이게 만들 수 있지만 내가 원하는 움직임을 할 수가 없어. 저들을 쉽게 조종할 수 있는 UI도 만들기 힘들고 가장 큰 문제는 동력이 없어. 저것들을 그냥 걷게만 해도 엄청난 에너지가 들어가는데 아직 우리 세계 기술로는 쟤들이 쓸 수 있는 동력원을 만들 수가 없어. 그나마 게이트 안에서 구할 수 있는 마정석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는데 구하기도 힘들고 마정석에 있는 마력으로는 한계가 명확해.”


마리아노는 시무룩하게 말하며 의자에 털썩 앉았다. 이제야 나를 진지하게 연구하던 그의 의도가 보였다. 그는 나에게서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안드로이드의 모습을 보았던 것이다. 어떻게 보면 자신을 위해 나를 이용한 셈이지만 나 역시 그에게서 많은 걸 얻었다.


“저에게서 알아낸 게 있을까요?”


나를 그의 집으로 데리고 온 목적을 내가 알아챘다는 걸 마리아노도 눈치챘고 다시 웃으며 고개를 가로로 저었다.


“너에게서 많은 것을 얻었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안드로이드를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했어.”


그러면서 역시 답은 마정석 밖에 없나랴며 중얼거렸다.


마정석은 게이트가 열리고 나서 지구의 없어선 안 될 필수 자원이 되어버렸다. 지구인들은 처음에는 마정석에 관심이 없었지만 게이트를 연구하던 과학자 중 한 명이 마정석이 엄청난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는 걸 발견하고 그걸 활용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그리고 마정석을 이용해 ‘마공학’이라고 불리는 기술을 만들었고 지구의 가장 뛰어난 두뇌들은 모두 이 마공학에 심취해 있다.


현재 마정석은 지구인들의 기존의 에너지 자원을 대체하고 있다. 상급 마정석 같은 경우 그것을 원료로 하는 발전소를 만들어 유례가 없을 만큼 어마어마한 양의 전기를 만들어 냈다.


“우리 팀이 들어갈 수 있는 게이트는 한정적이고 들어간다고 한들 마정석을 얻을 수 있다는 장담을 할 수 없으니까...”


슬픈 표정으로 마리아노가 말했다. 지구에서 마정석의 쓰임을 보면 분명 그는 마정석을 안드로이드를 움직일 수 있는 유일한 희망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내 생각엔 단순 마정석으로 안드로이드를 움직이기엔 무리가 있었다. 마정석을 얻을 수 있는 기회는 적고 얻을 수 있는 수도 극히 제한적인데다 신고된 마정석이 개인에게 할당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여러모로 보면 마리아노의 안드로이드 개발은 이루어질 가능성은 아주 적었다.


나는 가슴에 손을 얻어 내 심장이 뛰는 걸 느꼈다. 눈을 감고 몸 곳곳에 퍼지는 마력을 느꼈다. 내가 그를 도와 줄 수 있는 건 없을까?


“신경쓰지마~ 계속 연구하다 보면 언젠간 쟤들에게 생명을 불어 넣어줄 시대가 오겠지.”


그러면서 마리아노는 안드로이드 부품이 있는 캐비넷을 쾅하고 닫았다.


****


“요즘 뭐하고 지내나?”

“그냥 놀고 있습니다.”

“아직도 평화로운 일상이 지겨워?”


미국 모험가 협회 회장인 아담의 물음에 허드슨은 커피를 홀짝거리며 마셨다.


“그래 그 마음을 내가 모르는 건 아니지. 게이트가 열리지 않았다면 자네나 팀원들은 제일 가는 용병팀이 되었을 거니까.”


각성자가 생기고 나서부터 지구의 힘균형이 각성자를 얼마나 가지고 있으냐에 따라 결정되었다. 그러다 보니 일반 군인의 활동범위는 좁아졌고 각국은 군비 대신 각성자를 모집하는데 더 큰 비용을 지불했다.


“그런 시시한 말씀을 하실려고 부른 건 아니실 테고. 저번에 있었던 게이트 일이라면 이미 다 얘기가 끝난 것 아니었습니까?”

“그래 그건 끝났지.”


허드슨의 옛 상관인 아담은 군 복무 중 각성자 판명을 받았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전역했고 모험가로서의 명성도 충분히 떨처 지금은 제 1대 미국 모험가 협회의 회장 자리에 앉아 있었다.


“실은 국방부에서 우리에게 부탁을 하나 해서.”


그러면서 아담은 자기 앞에 있는 서류철을 허드슨 쪽으로 밀었다. 서류철 앞에는 1급 비밀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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