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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ephant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에서 넘어온 강철 골렘 이야기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퓨전

특급코끼리
작품등록일 :
2024.03.24 08:47
최근연재일 :
2024.04.01 20:00
연재수 :
8 회
조회수 :
40
추천수 :
0
글자수 :
39,041

작성
24.03.29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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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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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4화

DUMMY

[뭘 찾으세요?]

“넌 어떻게 할 거지?”


내 말에 답하지 않고 오히려 물었다.


“아까 반응을 보아하니 내가 준 3가지 선택지에서 한 가지를 고를 것 같은데?”


그걸 알면서도 묻는 건 내 마음을 확인해보려고 물어보는 건가?


“막상 결심해도 행동으로 옮기는 게 참 어렵지?”


난 고개를 끄덕였다.


“곧 게이트가 닫혀 빨리 결정해.”

“보스 저 놈도 같이 데리고 간다고?”


어느새 정리를 다 마친 챈들러가 나타나 깜짝 놀라며 물었다.


“뭐? 뭐 어떻게 한다고?”


그 뒤에 따라온 클라크가 경악하며 놀랜다.


“오~ 보스 아젤카도 같이 간다고?”


하지만 마리아노는 아주 호의적으로 받아주었다.


“야이 미친놈아! 골렘은 마법사의 소환물인데 그런 골렘을 우리 세계에 끌어들이면 모험가 협회 놈들이 뭐라고 할 것 같아! 그리고 애초에 게이트 안에서 획득한 물건 중 생물은 안 된다는 거 몰라?”


흥분한 챈들러가 마리아노를 쏘았다.


“넌 저게 생물로 보여?”

“뭐?”

“처음에 우리 모두가 몬스터라고 여겼던 거 같은데 아니야?”


마리아노의 말에 아무도 대꾸하지 않았다. 아니 그들의 표정을 보아하니 대꾸할 말이 없는 것 같았다.


“골렘의 소유권이 마법사에게서 마리아노에게 넘어갔다고 둘러 댈 테니 다들 그렇게 알아.”

“보스...?”


보스의 그럴듯하고 뜬금없는 말에 나를 포함에 다른 이들이 어리둥정하게 그를 보았고 마리아노만이 입가에 웃음을 지었다.


“마리아노가 관리한다고 하면 협회 사람들도 큰 신경쓰지 않을 거야.”

“뭐... 보스가 그렇게 말한다고 하면...”


아직 난 간다는 의견을 표출하지 않았는데 그들과 함께 지구로 가는 식으로 상황이 흘러갔다. 그때 마치 쐐기를 박듯이 마리아노가 내게 다가와 물었다.


“아젤카! 우리랑 같이 갈 거지?”


아버지 말고 다른 누군가가 내 이름을 불러주는 일은 익숙하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 처음 만나 이들이 나의 이름을 불러주는데 이상하게 싫지가 않았다. 이들이 생명을 빼앗는 일에 진심이고 익숙한 사람들임에도.


[전...]


그렇게 망설이고 있는데 아버지의 시신을 누가 들처메고 나에게 다가왔다. 이 사람 이름은 마이클 이었던가?


“시간이 많으면 근처에 무덤이라도 만들어 주겠지만 지금은 안 되겠어. 그렇다고 시신을 들고 우리 세계로 넘어가는 것도 그렇고.”

“아이고 저 오지랖 또 시작이네.”


챈들러와 클라크는 질렸다는 듯한 표정이었고 마리아노는 흐뭇해했다.


[아버지...]


나의 말에 사람들은 다소 놀랬는지 놀란 눈을 뜨고 나와 아버지 시신을 번갈아 봤지만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혼자 떨어진 시신이라면 몬스터나 동물들에 의해 더 훼손 될지도 몰라. 다른 시신들 틈에 놔둘테니 일말의 양심이 남은 마을 사람들 거두어 주기를 기대하자.”


마이클의 진심 어린 조언에 난 고개를 끄덕였고 마리아노도 그를 도와 아버지 시신을 시신들 사이에 놓아주었다.


“보스 철수 준비는 모두 끝났어.”

“마음 정리는 이제 충분히 됐나?”


난 참혹했던 현장을 보았다. 나의 분노와 복수가 끝난 동시에 이곳에서의 내 세상도 끝나 버렸다.


[네 끝났어요.]

“그래 모두 돌아간다~!”


****


“으흠... 곤란하네.”


며칠 전 게이트를 나오고 나서 난 마리아노와 함께 지내고 있다. 요즘 마리아노가 자주 하는 말이 곤란하다였다. 하지만 말만 그럴 뿐 실제로는 아주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듯 보였다.


처음 만났을 땐 몰랐는데 마리아노는 정말 말이 많은 사람이었다. 그가 입을 다물고 있을 때는 유심히 날 살펴볼 때 뿐이었다.


“아젤카~ 넌 정말 보면 볼수록 아니, 알면 알수록 정말 대단한 것 같아!”


항상 이렇게 말하고는 질문을 쏟아낸다. 처음부터 말을 할 수 있었냐, 태어났을 때 기억은 있냐? 아버지는 어떻게 흑마법을 사용할 줄 아시냐부터 대부분 내가 대답할 수 없는 질문들을 쏟아냈다.


“아~ 역시 전향자들에게 널 데리고 가야 하나? 아니지! 아니야! 그들은 널 보자마자 분해시켜 버릴 거야. 말과 생각도 하는 골렘이라고 아주 기분 나빠하면서 말이지. 사실 기분 나쁘다는 건 핑계고 그들은 사실 널 만든 사람을 아주 질투하기 때문에 그런 걸꺼야. 자기들은 하지 못하는 걸 누군가 해냈다는 사실을 아주 불편해하는 족속들이거든.”


‘전향자‘란 테메이스 대륙에서 넘어와 지구에 정착한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가진 마법과 연금술 등 지구에 없는 기술들을 지구인들에게 소개시켜주고 가르처 줌으로써 지구에 자리 잡아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마리아노가 그들에 대해 좋은 얘기를 한 적이 별로 없는 걸 보면 그는 전향자들을 좋아하지 않은 것 같았다.


그가 혼자 고민하고 있을 때 난 게이트를 나왔을 때를 떠올렸다.


####


게이트에서 나왔을 때 아주 낯선 환경과 몇몇 인간이 우리를 맞이했다.


“뭐야? 설마 늬들이 공략에 성공했냐?”

“그럴 리가 있나? 적대적인 대륙인들과 전투해서 이겼는데 게이트 반응이 이상해서 얼른 나왔지.”

“뭐?”


보스에게 설명을 듣는 남자는 믿지 않는 것 같았다.


“우리도 당황스러워. 간만에 받은 일이라 다들 잔뜩 기대하고 들어갔는데 금방 나와야 했으니까.”


남자는 보스 뒤쪽을 보더니 이내 날 발견하고 눈이 휘동그레졌다.


“저, 저건 또 뭐야?”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우리의 전리품이야.”

“전리품이라니? 누가 봐도, 어떻게 봐도 골렘이잖아? 몬스터!!”


남자의 격한 반응에 그의 동료들 또한 서서히 우리쪽으로 몰렸다. 다가오는 이들의 손에도 보스 팀원들이 들고 있는 총이라는게 있었다.


“정말 별거 아니라니까.”

“정찰대가 들어간지 얼마되지 않아 게이트가 닫히고 그것도 모자라 몬스터를 데리고 나왔어! 이게 보통 일이야? 야! 허드슨 너 안에서 도대체 먼짓을 벌였어?”


남자는 단호한 태도로 보스에게 해명을 요구했다. 그의 그런 모습이 보스의 다른 동료들을 자극했다.


“야! 본즈! 우리가 언제 엄한 짓 한 적 있어? 정말 아무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정색을 하고 그래?!”


목소리가 난 곳을 보니 챈들러가 씩씩 대고 있었다. 남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보스에게 다가와 조용히 말했다.


“야 허드슨! 너희 팀이 정찰대 임무 이상으로 게이트를 헤집고 다니는 거 내가 모를 줄 알아? 깊게 정찰 한답시고 매번 늦게 나와서 게이트 공략에 차질 주고 거기다 몰래 전리품 챙기는 거까지 내가 한 두번 넘어갔어? 이건 그때와 경우가 다르지. 이건 네가 생각해도 선 넘었다고 생각들지 않아?”


남자의 말을 들은 보스는 담배를 물었다.


“게이트 안에서 약간 곤란한 상황을 맞이 했었어. 우리도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마법사가 부리던 골렘이 마법사를 죽이니까 마리아노에게 소유권이 넘어간 것 같더라고.”


그러면서 보스는 날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뭐??”

“말했지만 이번 게이트는 이상한게 한두가지가 아니야.”


긴장된 흐름이 이어졌다. 보스쪽 사람들하고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이 조금만 가까워 지면 마치 불꽃이 크게 튈 것 같았다.


“나원참 이걸 나보고 믿으라고?”

“물론 협회에다 내가 직접 보고할 거야. 이번에 들어간 게이트는 의문투성이라 우리쪽에서도 묻고 싶은 게 많아. 짐을 푸는 대로 바로 협회에 들어갈 생각이야.”


보스의 눈과 나를 번갈아 보던 남자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통제가 되는 건 확실해?”


어? 이걸 이렇게 넘어간다고?


“본즈 자네가 우리를 너무 오래 봐서 잊었나 본데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가 몬스터 토벌이라고.”


보스가 말하자 게이트가 요동치기 시작하더니 점점 작아져 사라져버렸다. 난 신기해 게이트가 있던 자리를 계속 보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별 관심없는 것 같았다.


“알겠어. 하지만 일단 나도 상부에 보고 할건데... 나머진 네가 알아서 잘 말해라. 나한테 괜한 불똥 튀지 않게.”


본즈는 보스에게 무뚝뚝하게 말하고 동료들에게 철수 지시를 내렸다.


그런데 정말 이렇게 쉽게 넘어가도 되나? 너무 허술한 거 아니야? 만약 내가 감당 못할 몬스터였다면 어떻게 하려고 그러지?


“자 임무는 마무리 되었다. 다들 돌아가라.”

“다들 수고했어.”


보스의 동료들이 다들 각자 제 갈길을 갔다. 난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되나 보스에게 물어보려고 하는데 마리아노가 말을 걸었다.


“자! 아젤카 우리 집에 가자.”

[당신 집에요?]


보스가 무슨 말을 하려다 만 입모양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역시 마리아노가 먼저 말했군.”

“어차피 아무도 데리고 가려고 하지 않을 테고 협회에 바로 데려가긴 그러니까 제가 좀 데리고 있겠습니다.”


잠깐이지만 마리아노의 눈빛에서 수상함을 읽었다. 그의 호의를 아무런 의심하지 않고 받아도 될까?


“다른 팀원들 집에 비해 우리집이 가장 넓으니까 네가 지내기에도 불편함 없을 거야 그리고...”


살짝 뜸을 들인 마리아노가 말을 이었다.


“너에게 궁금한 점이 많아. 묻고 싶고 듣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아서...”


좀 전에 읽은 그의 수상함 기색은 그것 때문이었나? 하지만 내가 그를 의심한다고 해도 난 당장 이곳에서 지낼 곳이 없었다. 강제적으로 난 마리아노의 집에서 함께 지냈다.


게이트에서 돌아온 날에는 날 편하게 만들어 주었지만 다음날 부턴 가차 없이 나에 대해 엄청난 질문 공세를 퍼부었다. 그리고 여러가지 장치들을 이용해 나에 대한 연구(?)를 하기 시작했다.


****


[마리아노씨 불만있는 건 아닌데 저 언제까지 이렇게 실험체처럼 지내야 되요?]

“무슨 그런 섭한 말을? 난 너를 아주 존중하며 다루고 있다고.”


누군가를 하루 종일 침대에 눕혀 관찰하는게 존중이라면 마리아노는 존중의 끝판왕이다.


“불편하더라도 좀만 참아줘. 네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게 되면 아마 내가 널 만날 기회는 없어질 테니까.”

[제가 세상에 알려진다고요?]


깜짝 놀라 물었지만 마리아노는 바로 답하지 않고 모니터에 뜬 데이터를 확인하며 말했다.


“우리 세계에, 그리고 네 세계에 게이트가 열린 지 얼추 3년이 지났어. 3년이라는 시간이 길면 길고 짧으면 짧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런 시간 동안 우리도 너희도 서로에 대해 잘 알지 못해. 우리만 보더라도 얼마 전에 들어간 게이트에서 한 번도 듣도 보지도 못한 곳에 들어갔는걸?”

[마리아노씨는 게이트 안이 무척이나 궁금하신가 보네요.]

“당연하지!”


마리아노가 시원한 웃음을 짓는다.


“공학적 기술에선 우리 세계가 너희보다 뛰어나지만 너희들은 우리들이 꿈꾸던 걸 가지고 있잖아?”

[마법, 마력 뭐 그런 거요?]


마리아노가 격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 것들이 이곳에서는 상상 속에서나 존재했거든. 그런데 게이트가 열리면서 그런 것들은 실제로 존재한다고 떡하니 보여주니 거기에 사람들이 홀딱 빠져 들어 버렸지. 거기다 게이트가 열리면서 그 영향 때문인지 평범한 사람들이 일명 ‘각성’이라 불리는 기현상으로 인해서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거든. 이제는 우리 세계에서도 마법은 절대 없어선 안 될 기술 중 하나가 됐지.”


이처럼 마리아노는 입을 한 번 열면 다물지 않았다. 가끔은 귀가 따갑다고 느껴질 때도 있었지만 그의 수다 덕에 난 이곳과 게이트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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