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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ephant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에서 넘어온 강철 골렘 이야기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퓨전

특급코끼리
작품등록일 :
2024.03.24 08:47
최근연재일 :
2024.04.01 20:00
연재수 :
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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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9,041

작성
24.03.3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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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6화

DUMMY

*이틀 후


깊은 밤 브루스는 이고르, 다미앙과 함께 누군가의 무덤을 찾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닌 것 같아 브루스!”

“여기까지 와서 그딴 소리 해야겠어?”

“나도 이건 아닌 것 같아...”

“이것들이 진짜!”


브루스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고 장소에 도착했지만 막상 도착하니 다미앙과 이고르는 2명은 영 찜찜했다.


“우리가 죽인 놈의 무덤을 왜 다시 우리 손으로 파헤쳐야 하냐고!”

“그냥 확인만 한다고 몇 번을 말해!”

“그냥 네가 착각한 거 아닐까? 그냥 골렘에게 아르망 이름을 붙인 걸 수도 있잖아?”

“하아~ 진짜!”


브루스는 화가 담긴 한숨과 함께 삽을 꽂고 나머지 둘을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야이 멍청한 ㅅㄲ들아! 만약 아르센 영감이 정말 자기 아들을 가지고 흑마법을 사용했다면 이건 보통 일이 아니야.”


브루스가 조곤조곤 말하자 방금 전까지 따지듯 말하던 이고르는 물론 다미앙도 그와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했다.


“만약 그 양반이 흑마술을 행했다는 증거만 찾으면 난 아버지한테 인정을 받을 수 있다고.”


‘역시...’


이고르는 고개를 끄덕였고 다미앙은 자신이 혹시나 했던 생각이 맞아떨어지자 눈을 질근 감았다.


“아르망 이 ㅅㄲ 때문에 나에 대한 아버지의 태도가 완전히 돌아섰다는 건 너희들도 알잖아.”

“하지만...”


다미앙은 달빛에 비친 브루스의 얼굴에서 두 눈 만큼은 아주 불타오르고 있는 걸 보았다. 결국 자신이 하려던 말을 해봤자 브루스에겐 소용없다는 걸 알고 입을 닫았다. 지금 브루스에게는 인간성보다 아버지에게 자신의 신뢰를 회복하는 게 우선이었다.


“그, 그래도 브루스... 우리가 죽인 놈인데... 굳이 우리 손으로 파야 돼?”


평소 브루스의 말이라면 군말하지 않고 행동하던 이고르가 그에게 반하는 말을 하자 다미앙뿐만 아니라 브루스도 살짝 놀랬다.


“이 멍청한 놈들아! 그건 사고였어 알잖아?”


브루스는 좀 전보다 더 화냈다.


“아니면 뭐? 우리가 직접 살해 의도를 가지고 이놈을 죽였냐?”

“사고라해도...아르망의 죽음엔 우리들이 관여를 했잖아. 그런데 이제와서 다시 무덤까지 파헤친다는 건 좀...”

“하아...”

이고르의 말에 브루스는 한숨을 푹 내쉬고는 이번엔 둘을 달래듯 조용히 말했다.


“시신을 어떻게 하자는 게 아니라 시신만 확인 해보면 된다고.”

“어휴...”

“하아~”


다미앙과 이고르는 저마다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래도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둘의 모습을 보자 다시 화가 올라온 브루스가 삽을 들었다.


“됐어! 니들은 하기 싫으면 빨리 꺼져. 그리고 다시는 내 눈 앞에 띄지마!”


브루스는 망설이는 둘을 등진 채 혼자 무덤을 파기 시작했다. 브루스가 삽질을 시작하자 둘은 어떻게 해야하나 눈으로 대화하더니 이고르가 먼저 삽을 들고 브루스 옆에 다가와 삽질을 시작했다.


‘하아... 빌어먹을...’


다미앙도 할 수 없이 밤길을 밝혀주던 램프를 땅에 놓고 삽을 들어 땅을 파기 시작했다. 서로가 아무말 없이 힘든 숨소리만 들리며 땅을 팠고 드디어 관의 윗부분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고르가 관의 윗부분이 전부 보이도록 손으로 관뚜껑의 흙을 쓸어내리는데.


“어? 어???”

“뭐야 왜 그래?”

“브, 브, 브루스... 이거 한 번 열렸던 것 같은데?”


이고르의 말에 땅위로 올라온 다미앙은 소리 없이 크게 놀라며 브루스를 봤지만 그는 당황이나 두려움보단 오히려 환희를 느끼고 있었다.


“열어봐.”


이고르는 잠시 망설였지만 조심스럽게 관을 열었다.


“으....우웩!”


썩어가고 있는 시신에서 나는 냄새 때문에 손이 저절로 코를 막았지만 역부족이었다. 할 수 없이 구토와 역구역질을 계속하는 이고르는 다미앙과 교대했다.


“어떻게 확인 해야 돼?”

“눈이랑 심장...”


브루스는 이틀 동안 아젤카를 본 다음날부터 흑마법에 관해 알아보았다. 그가 알아낸 바에 의하면 죽은 자를 살리기 위해서 그의 심장은 무조건 필요하고 필요에 따라 그외 신체 부위도 필요하다고 했다. 브루스는 아젤카의 선명한 푸른 빛의 눈을 보고 만약 아르센이 정말 아르망을 강철 골렘으로 부할시키려고 했다면 그의 눈도 시체에서 뺐을 거라 확신했다.


“어, 없어....”


다미앙이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말했다.


“눈도...심장도...없어...”

“그럼... 진짜 브루스 말이 맞은 거야?”


이고르와 다미앙은 온 몸에 소름이 돋았고 브루스는 어깨를 들썩이며 조용히 아주 섬뜩하게 웃었다.


“이제 어떻게 할거야? 영주님께 보고 할거야?”

“일단 치안대에 알리자! 마침 수도에서 온 기사단이 있으니까 그들에게 말하면 분명히 움직여 줄거야!”


긴장감이 있는 둘과 다르게 브루스는 아주 여유로웠다.


“아니 우리가 직접 해결한다.”


이고르와 다미앙이 깜짝 놀랬다.


“브루스, 이건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범위를 훨씬 넘었어! 영주님에게 먼저 알려야 해!”

“이고르, 사람들을 모아.”

“브루스!”


이미 목표가 생긴 브루스에게 다른 사람의 의견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도대체 왜 그러는 건데!? 왜 그놈을 끝까지 죽이려는 건데?”


다미앙이 희열에 찬 브루스의 어깨를 잡고 흔들며 설득했다.


“이미 죽은 놈이야. 그놈과 얽힌 사건은 자연스럽게 넘어갔고 만약 그 강철 골렘 안에 정말 아르망이 있다고 해도 그놈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아르센 영감도 마찬가지야! 설마 아르망의 억울한 죽음을 알리기 위해 금지된 마법까지 써가며 골렘을 만들어 냈을까?! 그 골렘이 아르망이라는 게 밝혀지면 가장 곤란한 사람이 아르센 영감 일텐데 그런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우리를 곤란하게 만들까?”


하지만 브루스는 그의 말을 듣지 않았다.


“다미앙... 아르망이 돌아왔어!”


다미앙과 이고르는 웃음을 버리지 않는 브루스의 얼굴을 보고 섬뜩함을 느꼈다.


“브, 브루스...”

“이고르! 우리들의 장난감이 다시 돌아왔어! 우리의 장난감이 다시 가지고 놀아달라며 죽음도 극복하고 나타났다고!! 하하하!!”


셋 밖에 없는 묘지에는 브루스의 큰 웃음이 막힘 없이 퍼졌다.


“정신 차려 브루스! 우리가 상대하는 건 아르망이 아니라 강철 골렘이라고!”

“그러니까 일석이조 아니야? 아르망을 다시 가지고 놀 수 있고 난 아르센 영감과 아르망을 잡음으로써 아버지에게 다시 인정 받을 수 있게 되고.”


‘이런 미친 새끼가...’


다미앙은 속에서 올라오는 역겨움을 겨우 참고 말했다.


”브루스! 우리 여기서 그만하자! 그냥 어른들에게 말하자! 네가 발견했다고 하면 되잖아? 그러면 영주님께서도 널 다시 봐주실지도 몰라!“


목소리에 마음을 가득 담아 말했지만 역시나 브루스는 다미앙의 말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다.


“그 영감탱이가 잘못한 거야. 자식을 잃었으면 땅에 묻고 마음속에 묻어둬야지 굳이 다시 부활시키다니 크크크 잘못을 저질러도 한참을 저질렀어.”


다미앙은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원래 이런 답 없는 놈인걸 알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달라지겠지, 영주님에게 혼나면 달라지겠지,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영주에게 혼나도 브루스는 더 악랄해지만 했다. 다미앙은 원래 브루스의 광기가 어느 정도 일지 가늠할 수 없었는데 이번 일로 그의 광기에 한계란 없음을 알았다. 어릴 적부터 알던 친구는 어느덧 마물보다 더한 괴물이 되어 있었다.


“곧바로 사람들을 모으진 못할 거야. 내일 저녁까지 모아볼게.”

“그래 좋았어!!”


설득하기를 보기한 다미앙이 도와주겠다는 말을 하자 브루스가 기뻐하며 이고르에게 다가가 어깨동무를 하며 웃었다. 눈치를 실실 보던 이고르는 덩달아 브루스와 함께 웃었다.


다음날 해가 지기 전. 셋은 다미앙과 이고르가 불러온 마을 청년들과 함께 아르센의 집으로 처들어갔다.


****


내 얘기를 들은 마리아노의 눈에선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정말 힘들었겠구나...”


그는 훌쩍이며 나를 위로해줬다. 이런 적이 처음이라 어떡해야 할지 모르는데 마리아노는 눈물을 닦고 코를 풀더니 본래의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도 복수는 했으니까 다행이라고 해야 되나.”


복수? 그래 브루노 놈을 죽였으니 아버지의 원수까지 갚았다. 하지만 가슴속에 무언가가 계속 맺힌다. 꺼져가던 분노의 불씨가 다시 타오른다.


[정말 제 복수가 끝난 걸까요?]

“응?”


나의 말에 마리아노가 맥주를 마시다 나를 처다본다.


[복수가 끝났는데 왜 저의 가슴과 머리엔 분노가 가득찬 거죠? 모든 것이 끝났을 텐데!]


내가 일어서서 말하자 마리아노는 적잖이 당황했다.


“진, 진정해! 그건 아직 시간이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야. 그리고... 복수라는 건 꼭 다했다고 가슴이 후련해지거나 마음이 가뿐해 지는 건 아니야.”

[그런가요...]

“복수를 위해 혹독한 시간을 견뎌내고 그것을 실행한 뒤에 몰려오는 허망함, 조금 더 일찍 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후회, 그리고 앞으로 이제 무엇을 해야하나 하는 불안함. 대충 이것들이 복수하고 난 뒤에 찾아오는 감정들이야.”

[잘 아시네요.]

“뭐...대충...”


마리아노의 말에 순간 불타올랐던 감정들이 사라져갔다. 마리아노의 맥주를 삼키는 꿀꺽꿀꺽 거리는 소리가 지나고 그가 화제를 바꾸었다.


“그런데 너는 네 외모에 불만 없어?”

[네?]

“여기 사람들 중에는 기분 전환을 위해 머리 모양을 바꾼다거나 옷을 산다거나 하거든?”


그게 나랑 무슨 상관 있는거지? 난 머리카락도 없고 옷도 입지 않는데?


“만약 네가 원한다면 내가 네 외형을 조금 더 작고 움직이기 편하게 만들어 줄게.”


아! 심경의 변화가 있을 때 외형적인 부분을 바꿔 보라는 말이었구나. 헌데 난 내 외형에 아무런 불만 없다. 그 밖에도 애초에 골렘이기에 인간 같은 장기를 가지고 있지 않아 생리현상이라는 것도 먹지도 자지도 않아도 된다. 딱히 불편한 점이 없기에 굳이 나에게 변화라는게 필요한가 싶다. 하지만 마리아노의 생각은 달랐다. 그의 눈은 이미 내 얼굴을 지나 내 몸 구석구석을 훓고 있었다. 내가 보기엔 그는 이미 날 어떻게 만들지 다 생각했을 것이다.


“작은 공간에서 울리는 듯한 목소리라도 개선하기 위해서 얼굴에 입 정도는 만드는게 나을 것 같은데 네 생각은 어때?”


순간 그의 작업실에 있는 기구들이 보였다. 무시무시하게 생긴 톱과 칼도 보였고 어디에 쓰일 지 모르는 작은 칼들도 많았다.


“저런 것들은 안 써.”


나의 걱정거리를 알아차린 마리아노는 웃으며 말하며 잠시 밖에 나가더니 고철 덩어리 하나를 가져와 양손으로 잡았다.


“^%%&**@@#^&(&”


알아 듣기 힘든 언어로 주문을 외우더니 손에서 빛이 번쩍 나면서 고철 덩어리가 조각상으로 변했다.


“우리가 보는 네 모습이야.”


마리아노의 손에는 각진 네모들로 이루어진 골렘의 형상을 한 조각이 있었다. 작은 거울로 얼굴이나 신체 일부분만 봤을 뿐 내 전체 모습 같은 건 본적 없었다. 나는 조각상을 가만히 지켜보면서 고민했다. 아버지가 물려준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며 살아갈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세상에서 살아가기 위한 적응을 할 것인지. 나의 고민은 길어졌지만 마리아노는 나의 시간을 존중해 주며 계속 기다려 주었다.


[제 마음과 머리 속은 그대로 남겨주실 수 있나요?]

“하하하 나는 연금술사이자 대장장이지 마법사는 아니야. 네가 이미 가지고 있는 마법의 힘은 내가 어떻게 건들일 수가 없어.”


외모를 바꾸더라도 역시나 아버지에 대한 좋은 기억은 지우기 싫었다. 다행히 마리아노도 그 부분은 건들일 수 없다고 하니 답이 보였다. 그리고 웃음을 터뜨리며 말하는 마리아노의 모습이 너무 선하게 보였고 그의 목소리도 편안하게 들렸다.


[잘 부탁드립니다.]


나는 가볍게 고개 숙여 그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마리아노는 아주 기쁜 듯 큰 웃음소리를 내며 ‘맡겨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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