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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원 님의 서재입니다.

먼치킨 치유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샤원
작품등록일 :
2020.05.16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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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9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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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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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암시장

DUMMY

좋은 아티팩트를 얻는 방법은 세 가지가 있다.



하나는 게이트를 돌파하며 떨어지는 아티팩트나 히든 피스에서 확보하는 것.


그러나 아티팩트라는 것이 몬스터를 잡는다고 무조건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한마디로 구하기 더럽게 어렵다.



두 번째 방법은 헌터가 이용할 수 있는 상점이나 경매를 이용하는 것.


수많은 아티팩트가 거래되지만, 문제는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좋은 아티팩트일수록 그걸 원하는 헌터는 많았다.


돈이 없는 헌터는 경매를 통해 괜찮은 아티팩트를 구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다음 방법이 암시장이지.'



은호가 핸드폰에 날아온 문자를 보며 턱을 쓰다듬었다.



[무엇이든 파는 곳. 아직도 게이트에 못 들어가고 계신가요? 인생 역전을 꿈꾸는 하급헌터라면 방문하세요. 누구라도 상급 헌터가 될 수 있습니다!]



틀에 박힌 듯 뻔한 내용.


암시장에서 보내는 문자였다.


어떻게 알고 보내는지 헌터 등록을 하면 주기적으로 스팸 문자가 날라왔다.



평소 같으면 별 생각 없이 지나칠 문자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은호의 모든 신경이 그곳으로 쏠렸다.


최근 벌어들인 돈은 약 3억 5,000만원.


그 돈으로 살 수 있는 아티팩트가 필요했다.



"미양-"



고민하는 은호를 보며 네로가 울었다.



"너도 같은 생각이지?"


"냥?-"



네로가 무슨 말이냐는 듯 되물었다.


그러고 보니 말없이 혼자 생각하고 있었으니 네로가 알리 없었다.



"아티팩트가 필요하거든. 암시장에 가보면 어떨까?"



김주현에 대비하기 위해 상급 아티팩트가 필요했다.


그리고 상급 아티팩트를 일반적인 상점에서 구매하기에는 돈이 턱없이 부족했다.



"냐앙-"



네로가 모른다는 듯 고개를 돌렸다.


하긴 몬스터가 암시장을 알 리가 없었다.



암시장.


헌터를 불구로 만들기도 하고 하급 헌터를 상급 헌터로 만들어 주기도 하는 곳.


늦은 밤이 되길 기다린 은호가 네로와 함께 암시장으로 발을 옮겼다.




***




수많은 사람이 상기된 얼굴로 시끄럽게 떠들고 있었다.



"오늘 괜찮은 물건이 들어왔다지?"


"괜찮은 물건은 무슨! 매번 들어오는 물건 사용하고 병신 된 사람이 한두 명인가?"


"그래도 성공한 사람도 있다더구만."


"맞아. 하급 각성자였다지?"


"여기서 파는 영약을 먹고 중급 각성자가 됐다더라고."



두 사내가 수군거렸다.


대화의 주제는 암시장에서 파는 영약인 모양이다.



"그래서 그 영약을 얻으려고 사람들이 이리 모이는 거 아닌가."



주변을 둘러봤다.


모여있는 사람은 대부분 이름 없는 하급 헌터들이었다.



'영약이라고?'



하급 헌터라면 누구나 솔깃할 얘기였다.


이야기하던 헌터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저곳에서 영약을 파는 모양이었다.


은호가 사람들을 밀치며 그곳으로 파고들었다.



"조금 싸게 주시오."


"안됩니다. 없어서 못 파는 물건이라고요. 이제 단 3개 남았습니다."



상점 주인이 곤란하다는 듯 남자가 보고 있는 물건을 뺏었다.



"암시장에서 파는 영약 하나가 2000만원이라는 게 말이나 되오?"


"그러니까 그 영약을 못 사서 안달이라니까요. 안 살 거면 마시오. 뒤에 줄 서고 있는 사람들 안 보이시오?"


"하, 거참. 알겠소. 그럼 효과는 확실한 거지?"


"효과야 본 사람이 있다니까 그런 가보다 하는 거지. 암시장에서 그런 걸 따지면 물건 못삽니다. 호호호."



거액의 물건을 팔게 된 상인이 싱글벙글 웃으며 돈을 뺏듯이 챙겼다.


암시장에 들어오는 물건은 뻔했다.


거래하기 힘든 물건.


아티팩트를 감정하려면 높은 비용이 필요했다.


높은 비용에 감정비조차 감당이 안 돼서 넘겨지는 물건이 대부분.


그렇기에 미확인 물건이나 저주에 걸린 물건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각성자를 중급 각성자로 만들어주는 영양이라니.



은호가 방금 거래된 물건을 바라봤다.



------



[누군가 급조해 만든 조악한 영약]



게이트 안에서 자라는 풀들을 대충 섞어서 만든 덩어리다.


무슨 식물이 들어갔는지 확인조차 안 되어 약이라고 할 수 없다.


변비에 효과적이다.



------



떠오르는 알림에 은호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은호를 따라 가슴팍에 들어가 있던 네로도 고개를 저었다.



"냐앙-"


"네가 봐도 심각하지?"



주변의 냄새를 맡던 네로가 고개를 끄덕였다.


암시장에서 거래되는 대부분이 저런 물건이었다.


2,000만원을 주고 영약을 산 헌터는 분명 느낌이 올 것이다.


몸의 장기가 밑으로 쏟아지는 느낌이.



"그래도 싸고 좋은 물건도 나온다고 하거든."



네로의 머리를 쓰다듬은 은호가 헌터들을 제치고 안으로 들어갔다.


조금 안쪽으로 더 들어가자 주변 분위기가 바뀌었다.


암시장은 더욱더 어둡고 음습해졌다.


상인을 제외한 물건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입구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그러고 보니 암시장 안쪽으로는 들어가지 말라고 했던 것 같은데.'



다른 사람들은 은호와 다르게 그 경고를 몸에 새긴 모양이다.


퀴퀴한 냄새가 풍겨 나왔다.


몬스터의 사체에서 나오는 냄새였다.


모든 물건이 거래된다고 하는 암시장답게 구하기 어려운 물건들도 가득했다.



깊숙한 곳에 아티팩트를 파는 가게가 눈에 들어왔다.


은호가 그곳으로 향했다.



"그래, 원하는 게 무엇입니까?"



아티팩트를 차근차근 보고 있자 상인이 말을 걸어왔다.



"화염 마법 저항 아티팩트를 찾고 있습니다."


"마법 저항이라... 그런 건 비싼데, 알고 계시죠?"



은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비싸기 때문에 암시장을 찾은 것이다.



김주현은 화염 마법 헌터.


그를 상대하려면 가장 필요한 것이 화염 저항 아티팩트다.



"그렇다면 이야기가 쉽게 풀리겠네요. 이걸 보시죠."



그가 상자에 담긴 물건을 꺼내며 말을 이었다.



"화염 하면 살라만더죠. 이게 그 유명한 살라만더의 정수로 만든 반지입니다."



엄청난 물건을 보여주기라도 하는 듯, 상인의 눈빛이 빛났고 그의 입술은 씰룩거렸다.



'어디 한번 확인해볼까?'



은호의 시선이 향하자 알림이 떠올랐다.



------



[망가진 살라만더의 반지]



조잡한 살라만더의 정수로 만들어진 반지다.


살라만더의 정수는 불을 흡수해서 저장할 수 있기에 화염 저항에 뛰어나다.


너무 많은 마력을 흡수할 시 폭발의 위험이 있다.



------



'폭발이라...'



썩 좋아 보이진 않았다.



"얼마입니까?"


"아시다시피 이런 보조용 아티팩트는 가격이 꽤 나가죠."



보조용 아티팩트. 그것도 마법 저항 아티팩트는 하급 헌터들은 거의 구매하지 않는다.


이유는 단순했다.


하급 게이트에는 마법을 쓰는 몬스터가 거의 없었으니까.


그렇기에 상급 헌터의 구미에 맞게 가격은 비싼 편이었다.


은호가 가만히 듣고 있자 상인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아무리 싸게 해도 3,000만원은 주셔야 합니다."



외관상 문제점은 보이지 않았다.


반지를 이루고 있는 정수조차 눈에 띄는 균열은 없었다.


하지만 알림을 통해 알고 있었다.


조잡한 정수.


상태는 안 좋지만 못쓸만한 아티팩트는 아니었다.


적은 돈으로 사기에는 나쁘지 않은 아티팩트였다.


하지만 조금 더 좋은 장비가 필요했다.



"마감처리를 열심히 한 모양인데, 망가진 정수를 사용하셨군요"



마감처리를 했다는 것은, 팔고 있는 상인도 정수가 망가진 것을 알고 있다는 말이었다.



"잉? 그렇습니까? 그럼 이건 어떻습니까?"



상인이 다른 상자를 열었다.



"이건 인어의 눈물입니다. 인어가 흘린 눈물이 모여 만들어졌다는데, 물의 기운으로 사용자를 화염으로부터 10회 보호해 줍니다."


"이건 상태를 보아하니 사용 횟수를 다한 모양이군요. 영약도 가짜더니... 제대로된 물건을 좀 보여주시죠."



은호가 혀를 찼다.


눈에 보이는 사용 횟수 1/10.


사용 불가능한 아티팩트를 겉만 번지르르하게 해서 팔고 있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이곳에서 시간을 낭비할 이유가 없었다.


이런 곳에서는 모르는 티를 내면 눈탱이 맞기 딱 좋았다.


호갱님이 될 수는 없으니 살짝 상인을 긁으며 승부수를 띄웠다.



뿌득-



상인이 이를 갈았다.



"그럼 제대로된 물건을 보여드리죠. 워낙 중요한 물건이라 안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떨떠름한 표정을 지은 그가 은호를 데리고 암시장 깊숙이 들어갔다.


보안이 중요시된다더니 주변에 보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화염 마법 저항 아티팩트를 찾는다고 하셨지만, 이건 조금 더 상위급 아티팩트지요. 일명 '저항의 반지'. 모든 마법에 최고 수준의 저항을 자랑합니다."



상자에서 다른 반지를 꺼낸 상인이 은호를 보며 말을 이었다.


검은빛이 일렁이는 반지의 정수가 아름답게 빛을 반사했다.



"아마 처음 보셨을 겁니다. 흔하게 보기 어려운 물건이거든요. 물론 가격이 엄청나지만, 아티팩트에 어느 정도 조예가 깊으신 것 같으니 싸게 드리겠습니다."



눈앞의 물건은 분명 쉽게 보기 힘든 물건이었다.


아무리 눈썰미가 아무리 좋은 사람이라도 보기만 해서는 어떤 성능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감정 스킬이 없다면 아티팩트를 착용해야만 알 수 있었다.


그의 입에서 '저항의 반지'라고 말했지만, 그건 거짓말이었다.


이건 '저주의 반지'다.



------



[저주의 반지]



착용자를 상태 불능으로 만듭니다.


모든 능력치 40% 저하.


무기력 상태가 된 착용자는 저주에 빠져 스스로 반지를 벗어내지 못합니다.



-----



'엿 먹으라 이거군.'



반지를 착용시키고 벗겨 먹으려는 수작이다.


딱히 문제를 일으킨 기억은 없었다.


그저 아티팩트 상태에 문제를 제기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 말이 상인의 신경을 거스른 모양이다.



"확실히 처음보는 아티팩트군요."


"한번 착용해 보시죠."



놀라운 듯 반지를 바라보는 은호를 보며 상인이 작게 미소지었다.


은호가 반지를 받아 들었다.


그리고 반지를 손가락에 집어넣었다.


자신의 손이 아닌 상인의 손가락에.



"이, 이런?!"



당황하는 상인.


그러나 그의 몸은 물 밖에 나온 오징어처럼 축 늘어졌다.


상태 불능에 빠진 그는 팔하나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다.



"이런, 씨벌!"



거친 욕설은 상인이 아닌 다른 곳에서 튀어나왔다.


주변에 숨어 있던 각성자 세 명이 튀어나왔다.


당연히 이런 짓을 혼자서 꾸밀 리 없었다.


은호가 축 늘어진 상인을 일으켜 세워 얼굴을 주먹으로 후려쳤다.


그의 입에서 사이좋게 부러진 앞니가 튀어나왔다.



"하악-"



품 안에 있던 네로가 튀어나와 사납게 울었다.


달려오는 각성자들의 손에 정육점에서나 쓸만한 넓적한 칼이 들려있었다.


은호를 썰어버릴 생각인 모양이었다.



손에 들려있는 상인의 얼굴을 한 번 더 가격한 은호가 그를 칼잡이에게 집어 던졌다.


상인의 몸에 밀린 각성자가 넘어져 바닥을 굴렀다.



"미앙-"



네로가 낮게 울며 다른 각성자를 향해 뛰어들었다.



"으어어어억?"



험상궂은 인상의 각성자가 네로를 향해 마구잡이로 칼을 휘둘렀다.


자이언트 언데드도 속도로 잡지 못했던 네로다.


그런 마구잡이 공격에 맞을 리 없었다.



쾅-



네로의 현란한 움직임에 칼을 휘두르던 각성자가 스스로 바닥에 넘어졌다.


넘어진 그의 얼굴은 곧 네로의 발톱으로 난도질을 당했다.



옆에 있던 마지막 각성자가 네로를 향해 발길질했다.


얼굴을 할퀴던 네로가 뛰어올라 그의 목덜미를 물어뜯었다.



"크아악!"



목에서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왔다.


그는 여기서 죽은 첫 번째 사상자가 되었다.



"어서 모두 튀어나와!"



네로의 발톱에 얼굴에서 피를 뚝뚝 흘리던 각성자가 암시장이 울릴 듯 소리쳤다.


지원요청이다.


은호가 달려가 그의 턱을 발로 걷어찼다.



빠각-



무엇인가 부러지는 소리가 나며 그가 침묵했다.


그러나 이미 소란을 들은 주변 각성자들이 튀어나오고 있었다.


그들을 일일이 상대하다간 얼마나 걸릴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



그의 앞에 굴러다니는 반지를 주워들었다.


'망가진 살라만더의 반지.'


상태가 안 좋다고 하나 쓸 곳은 매우 많았다.


특히 이런 상황에서는.



화악-



은호가 반지에 마력을 강제로 불어넣자 반지의 정수가 붉게 달아올랐다.


그 모습을 본 각성자들이 주춤 뒤로 물러났다.



"너희도 이 반지를 알고 있었구나?"



잘 터진다는 것을.


은호가 씨익 미소지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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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이거 말고, 그거요 +4 20.06.08 2,021 47 13쪽
22 아티팩트 상인 김혜리 +4 20.06.05 2,205 51 12쪽
» 암시장 +2 20.06.03 2,377 54 12쪽
20 살인 사건 +4 20.06.02 2,458 5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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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위기 +2 20.05.30 2,638 57 13쪽
17 청룡 길드 마스터 최강 +2 20.05.28 2,730 57 12쪽
16 네로 +6 20.05.27 2,868 61 12쪽
15 보물찾기 +4 20.05.26 2,895 61 12쪽
14 숫자의 정체 (수정) +4 20.05.25 2,985 69 12쪽
13 검은 쥐 (수정완료) +7 20.05.23 3,024 76 11쪽
12 게이트 아웃 (수정완료) +2 20.05.22 3,183 70 11쪽
11 김주현과 오인수의 만남 +2 20.05.21 3,398 70 13쪽
10 암살자(2) (수정완료) +7 20.05.20 3,446 89 13쪽
9 암살자 +9 20.05.19 3,558 96 13쪽
8 1인 게이트 도전 +3 20.05.18 3,764 10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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