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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원 님의 서재입니다.

먼치킨 치유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샤원
작품등록일 :
2020.05.16 09:57
최근연재일 :
2020.06.29 20:38
연재수 :
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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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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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2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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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네로

DUMMY

그저 바라만 보고 있는 네로.


은호가 네로의 움직임을 살폈다.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었다.



조심스럽게 한 발자국 움직였다.


그를 따라 네로가 슬그머니 움직였다.


한 발자국 뒤로 가면 한 발자국 앞으로 따라왔다.


움직이는 것과는 상관없이 둘의 거리는 유지되었다.


하지만 눈빛에 살기는 없었다.


단지 호기심 가득한 눈망울로 그를 바라고 있었다.



“설마 나랑 놀자고 하는 건가?"



언제부터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게이트 안에는 네로말고 다른 것은 없었다.


생각해보면 게이트에 있던 함정은 침입을 막기 위한 살상용이 아니었다.


어쩌면 저건 그저 지루한 네로를 위한 놀이시설일 뿐이었다.



'그럼 조금 전 본 모래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시스템 알림이 떠올랐다.



[오랜 시간을 홀로 보낸 네로가 은호에게 관심을 보입니다.]


[네로는 새로운 인물의 등장에 흥분한 상태입니다.]



흥분한 상태라.


가방 안에는 얼음물과 간식이 들어있었다.


은호가 흥분한 네로가 반응할까 조심스럽게 얼음물을 꺼냈다.


얼음이 녹지 않게 감싸놓았던 보자기.



어쩌면 네로의 관심을 끌 수 있어 보였다.


젖어있던 보자기에 마력을 주입하자 열이 발생하며 보자기가 순식간에 말랐다.



팔랑-



보자기를 잡고 흔들었다.


주변에 불어오는 바람은 없었지만, 은호의 움직임에 따라 팔랑거렸다.


네로가 귀를 쫑긋 세우며 반응을 보였다.



'다행이다.'



가슴 깊은 곳에서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해볼만 해보였다.


은호가 손을 높게 들고 보자기를 흔들었다.


네로의 눈이 보자기를 쫓았다.



엄청난 집중력을 보이며 보자기를 바라보는 네로였다.


결국 보자기 앞까지 다가온 네로는 살랑거리는 보자기에 앞발을 흔들었다.


위험이 없다고 느껴서 일까?


이젠 대놓고 발랑 누워서 보자기를 잡기 위해 양발을 움직였다.



[심심한 네로가 보자기에 호감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안도감이 몰려왔다.


적어도 이 순간만은 네로에게 적개심은 없어 보였다.


이걸 잘 활용하면 빠져나갈 수 있으리라.



'가만, 가져온 간식에 육포가 있었는데.'



위험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한 은호가 가방을 열어 육포를 찾았다.


속초에 오기 전 구매한 육포가 보였다.



'줘도 되겠지?'



따지고 보면 몬스터.


일반 고양이가 아니었다.


몬스터인 네로가 먹는 음식은 알지 못하지만, 고기를 포식하는 몬스터가 육포를 싫어할 것 같지는 않았다.



찌익-



포장된 비닐을 뜯고 육포를 꺼냈다.


소리에 반응한 듯 귀를 움직이던 네로가 곧 육포에 관심을 보였다.


보자기를 볼 때보다 더욱 눈빛이 반짝거렸다.



"일로와. 간식이다."



미야옹-



네로가 은호의 코앞까지 다가와 고개를 숙이고 육포를 먹기 시작했다.


들고 있던 육포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순식간에 바닥에 있던 육포가 사라졌다.


혹시나 육포를 먹다 덮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날카로운 발톱은 이미 보송보송한 발 속으로 들어가 보이지 않았고, 번뜩거리던 눈빛은 은호에게 관심조차 주지 않았다.



“고양이는 고양이구나?”



완벽한 빈틈.


기회였다.


은호가 육포를 주기 위해 내려놓았던 단검을 만지작거렸다.


이대로 단검을 목에 찔러 넣는다면, 네로를 죽일 수 있으리라.


한손에 힘을주며 단검을 억세게 잡았다.


그때, 띠링 알림이 울렸다.



[은호에 대한 네로의 호감이 커지며, 적개심이 사라집니다.]


[네로가 테이밍 가능한 상태로 전환됩니다.]



‘테이밍이라고?’



몬스터와 교류를 나누는 헌터에 대해서는 들어보지 못했다.


만약 테이밍에 성공한다면 몬스터를 부리는 최초의 헌터가 되는 것이다.



[네로가 조금 더 육포를 원합니다.]



다시 떠오르는 알람에 네로를 바라봤다.


똘망똘망한 눈망울로 육포를 더 내놓으라고 말하고 있었다.



“조금만 기다려봐."



가방을 털어 남은 모든 육포를 뜯어주었다.


은호는 뜯는 순간 육포가 증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마치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 포장지를 뜯는 기분이었다.



[네로가 더, 더 많은 육포를 원합니다!]



여전히 초롱초롱한 눈망울.


하지만 남은 육포는 없었다.


은호가 가방을 거꾸로 들어 탈탈 털어 보였다.



“이제 없어. 밖에 나간다면 더 줄 수 있을 텐데말이지.”



그의 말을 알아듣기라도 한 듯 네로가 귀를 쫑긋 세웠다.


그리고 잠시 후 다시 알림이 떠올랐다.


 


[네로가 은호와 함께 가기를 희망합니다. 수락하시겠습니까?]



재미있는 상황.


어쩌면 보물은 보물상자가 아니라 네로일지도 몰랐다.



“수락한다.”



파앗-



순간 환한 빛줄기가 둘을 감쌌다.


그 빛은 반으로 나뉘어 둘의 몸속으로 흡수되었다.



[네로의 적개심이 완전히 사라집니다.]


[몬스터 네로가 은호와 함께합니다. 앞으로 은호와 함께 몬스터와 싸울 것입니다.]



알림이 아니더라도 어렴풋이 네로의 마음이 느껴졌다.


마음속에는 전혀 공격할 의사가 없었다.


오히려 좋은 집사를 만났다는 느낌.



집사가 아니라 주인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지만, 지금은 때가 아닌 듯했다.


우선 네로가 은호보다 강했기에.


만지작거리던 단검에서 조심스럽게 손을 뗏다.


그 대신 네로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옹-



그에 화답하듯 네로가 손에 얼굴을 비볐다.



[게이트가 지배자의 지배에서 벗어납니다.]



"됐다!"



알림음과 함께 밖으로 나가는 게이트가 형성됐다.


하지만 이대로 나갈 수 없었다.


네로 테이밍이라는 쾌거를 이루었지만, 이곳에 온 목적은 보물상자.


잠겨있는 보물상자를 열어야만 했다.


열쇠가 어디있을까? 잠시 고민하고 있을 때였다.



딸랑-



네로가 몸을 비비며 딸랑거리는 방울을 은호에게 들이밀었다.


마치 방울을 확인하라는 듯.



"어? 열쇠잖아?!"



그 안에 열쇠가 들어있었다.



[보물상자의 열쇠를 발견하였습니다. 열쇠가 온전한 형태로 변환됩니다.]



은호가 방울을 잡아 들자 방울은 사라지며 열쇠로 바뀌어 있었다.



"역시 보물을 지키고 있었던 거야?"


"미옹-"



네로가 화답하듯 낮게 울었다.


은호가 보물상자 앞으로 다가갔다.



철컹-



단검으로도 흠집조차 나지 않던 보물상자는, 열쇠가 돌아가며 너무 쉽게 열렸다.


오랫동안 열리지 않았던 상자가 닫혀있던 입을 열었다.


그와 동시에 은호의 입도 벌어졌다.



"맙소사···"



안에 들어 있는 보물은 전혀 생각지 못한 것이었다.



-----



[검은 쥐가 숨겨놓은 치즈 조각]



검은 쥐가 먹기 위해 숨겨놓은 치즈 조각이다.


너무 오랜 시간 숨겨놓아 필요 이상으로 발효된 치즈.


덕분에 냄새가 심하게 난다.



복용 시 일시적으로 복용자의 능력을 대폭 증가시킨다.


복용 후 부작용을 발생시킨다.



-----




보물을 지키는 대상자는 사람이 아니라 검은 쥐가 아니였을까?


생각도 잠시 은호가 황급히 코를 막았다.



“윽, 무슨 냄새가 이래?"



보물상자에 너무 오랜 시간 보관된 치즈.


검은 쥐라면 좋아 펄쩍 뛰었을 테지만, 은호 입장에서는 딱히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힘들게 얻은 건데, 그래도 챙겨서 가야겠지?”



문제는 심각한 냄새.


은호가 치즈를 보자기로 싸서 가방에 넣었다.



"전혀 나아지지 않네."



치즈의 고약한 냄새는 가방을 뚫고 스멀스멀 새어 나왔다.


은호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보다 네로는 어떡하지?"



호랑이만 한 덩치의 몬스터를 데리고 갈 수는 없었다.


빤히 네로를 보고 있자, 네로의 몸에서 빛이 감돌았다.



파앗-



눈부신 빛무리가 네로의 몸에 스며들자, 눈앞에는 큰 몬스터가 아닌 작은 고양이 한마리가 앉아 있었다.



"이야, 너 네로야?"


"냐옹-"



고양이가 화답하듯 앙증맞은 울음소리를 터트렸다.





***




집에 돌아오는 길은 매우 험난했다.


출출한 배를 채우기 위해 식당에 간 것이 화근이었다.


메뉴는 속초에 오기 전부터 정해놨었다.


싱싱한 횟감.


바다에 왔다면 당연히 먹어야 할 음식이었다.


하지만.


식당에 들어간 그는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가 되어 있었다.


고양이를 안은 썩은 치즈 냄새를 풍기는 사내.


그 누구도 좋아하지 않으리라.



“엄마, 저 아저씨 똥 냄새나.”



많은 시선을 뚫고 한 아이가 은호를 가리켰다.


아이의 엄마가 황급히 아이를 수습했지만, 식당에 있는 사람들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손님들이 수군거렸다.


그에 가게 사장이 다가와 정중하게 말했다.



“꺼져!!”



욕을 안 한 게 어딘가.


그 정중한 한마디에 은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가게에서 나왔다.



"그나저나 신기하단 말이야."



은호와 함께 시간을 보내던 네로는 어느 순간 자신의 공간으로 돌아갔다.


네로가 만든 게이트를 이용해서.


그 즉시 알 수 있었다.


네로를 소환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지잉-



어제 일을 생각하고 있을 때, 핸드폰이 울렸다.


처음 보는 번호였다.



“이은호입니다.”


-아! 안녕하세요. 청룡 길드의 이윤아입니다.



이윤아의 쾌활한 목소리가 전화기로 들려왔다.



-협회 통해서 연락받으셨죠?



청룡 길드 이윤아 헌터.


헌터가 각광받고 있는 지금.


일부 헌터들은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4대 길드에 속해있으면서 아름다운 외모로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헌터.


그중 한 명이 이윤아 헌터였다.



-강담역을 저희 길드가 담당하고 있거든요. 이번에 생겼던 게이트 아웃에 대해서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은데, 언제 뵐 수 있을까요?


“아니요. 괜찮습니다.”



단지 감사 인사를 받기 위해 청룡 길드를 찾아가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싫었다.


솔직히 귀찮았다.



-네? 아 그게, 그냥 보자는 건 아니고, 드릴 말씀도 있고···"



당황한 이윤아 헌터가 말을 더듬거렸다.


4대 길드 중 최고라는 청룡 길드의 간판이라는 이윤아가 아닌가.


이렇게 쉽게 거절할 거로 생각지 못했다.



“어떤 말이죠?"


-사실 길드 마스터께서 만나보고 싶어 하세요.



청룡길드의 마스터라.


어쩌면 그동안 궁금했던 정보를 얻을 수 있을지 몰랐다.


4대길드는 엄청난 정보력을 자랑하고 있기에.



“혹시 알아보고 싶은 게 있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요? 약속하신다면 제가 그쪽으로 가겠습니다.”


-좋아요! 저희가 도와드릴 수 있는 거라면요.





***





청룡 길드는 광화문에 자리 잡고 있었다.


처음에 강동구에 있던 청룡 길드였으나, 세력이 커지자 광화문으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사람들이 청룡, 청룡하는 이유가 있었군."



입이 딱 벌어질 정도의 크기.


광화문 중심에 있는 거대한 빌딩 하나를 청룡 길드에서 다 쓰고 있었다.


커피숍에 식당까지.


청룡 길드원이라면 모든 것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복지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건물 안에 들어서자 이윤아 헌터가 눈에 들어왔다.


유명한 사람이기도 했지만, 아름다운 외모에 도저히 알아보지 못 할 수 없었다.



“이은호 헌터시죠? 기다리고 있었어요.”


"네. 그쪽은 이윤아 헌터시죠?"



이윤아 헌터가 해맑게 웃으며 은호를 바라봤다.


매력적인 웃음.


사람들이 왜 그녀에게 푹 빠져있는지 알 수 있었다.



"청룡 길드 마스터께서 보고 싶어하셨어요. 덕분에 발 빠른 대처가 됐으니까요."



은호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쪽으로 가시죠. 길드 마스터가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녀가 안내한 길드 마스터 집무실이었다.


집무실은 과하지 않게 넓은 공간에 수수하게 꾸며져 있었다.


그곳에 한명의 남성이 서있었다.


그에게서 퍼져나오는 기운은 역시 국내에 몇 없다는 S급다운 강렬한 기운이었다.



“청룡 길드 마스터 최강입니다.”



최강 헌터가 싱긋 웃으며, 은호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이은호입니다.”



은호가 그가 내민 손을 마주 잡았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은호 헌터의 신속한 조치 덕분에 많은 생명을 구했습니다.”



그가 가볍게 입을 열었다.


하지만 알 수 있었다. 그가 그 일로 자신을 부르지 않았다는 사실을.


그의 말에는 전혀 고마움같은건 담겨있지 않았다.



"감사 인사를 하려고 부른 건 아닌 것 같은데. 저를 부르신 용무가 뭡니까?"



직설적인 은호의 말에 이윤아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최강의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다.


오히려 재미있다는 듯 입가에 미소가 어렸다.


그가 한 발자국 다가와 입을 열었다



“이은호 헌터랑 가볍게 스파링 한번 할 수 있을까요?"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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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김주현의 습격 +3 20.06.20 1,895 3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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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암시장의 주인 +2 20.06.10 1,918 49 12쪽
23 이거 말고, 그거요 +4 20.06.08 2,021 47 13쪽
22 아티팩트 상인 김혜리 +4 20.06.05 2,205 51 12쪽
21 암시장 +2 20.06.03 2,378 54 12쪽
20 살인 사건 +4 20.06.02 2,458 58 12쪽
19 파트너 네로 +6 20.06.01 2,531 57 12쪽
18 위기 +2 20.05.30 2,638 57 13쪽
17 청룡 길드 마스터 최강 +2 20.05.28 2,730 57 12쪽
» 네로 +6 20.05.27 2,869 61 12쪽
15 보물찾기 +4 20.05.26 2,895 61 12쪽
14 숫자의 정체 (수정) +4 20.05.25 2,985 69 12쪽
13 검은 쥐 (수정완료) +7 20.05.23 3,024 76 11쪽
12 게이트 아웃 (수정완료) +2 20.05.22 3,183 70 11쪽
11 김주현과 오인수의 만남 +2 20.05.21 3,398 70 13쪽
10 암살자(2) (수정완료) +7 20.05.20 3,446 89 13쪽
9 암살자 +9 20.05.19 3,558 96 13쪽
8 1인 게이트 도전 +3 20.05.18 3,764 104 12쪽
7 김주현 과장 +10 20.05.17 4,178 104 11쪽
6 능력 각성 (2) +1 20.05.17 4,389 107 12쪽
5 능력 각성 (1) +1 20.05.16 4,517 10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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