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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한스그레텔 님의 서재입니다.

검마전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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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그레텔
작품등록일 :
2024.01.23 19:39
최근연재일 :
2024.07.05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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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5.24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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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검주의 무덤(2)

DUMMY

이 뒤로 무현의 입에서 나온 말들은 충격의 연속이었다.


그가 회귀자라는 사실도 경악스러웠지만.

무엇보다 그가 마교의 인물 그것도 교주를 제외한 가장 높은 직위인 대호법이라는 사실에, 모두가 충격을 금치 못했다.


오랜 침묵 끝에 가장 먼저 입을 연 사람은 남궁무애였다.


“그래서 당신은 마교를 막고 싶다는 겁니까? 아니면 황실을 막고 싶은 겁니까?”

“둘 다.”


마교의 발원은 무림사를 통틀어서 최악의 상황이었다.


마교의 잔혹함은 사도천 내의 살인귀조차, 치를 떨 정도로 그 악명이 자자했다.


단순히 한 문파나 세가를 무너뜨리는 것을 넘어서, 지역 자체를 없애버릴 가능성이 농후했다.


게다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황제가 오이라트에 납치당한다니.”


황제가 누군가?


중원을 지배하는 절대 군주이자, 만인의 정점에 올라선 인물.

그런 그가 한낱 오이라트의 야만인들에게 납치당한다?


“그럼 동창은요? 그들이 마교를 불러들인 건가요?”

“그건 아니다. 내가 쳐들어왔을 땐, 이미 무림은 개판 직전이었으니까.”


수많은 임무를 통해 중원을 넘나들었던 무현은, 무림의 실태를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봤었다.


굶어 죽어가는 백성들과 이를 노리는 사파의 도적질, 그리고 그런 백성들을 수탈하는 정파 무림까지.


마교가 본격적으로 쳐들어왔을 땐, 중원 무림은 손을 쓸 수도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마교의 침공 이후, 나를 포함한 모든 간부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정파와 사파의 우두머리를 죽이는 것이었다.”


남궁무애가 물었다.


“우두머리요?”

“사도천의 혁련무위 그리고 무림맹의 맹주가 있었지. 당시 무림맹주는 소림의 불존(佛尊)이었지.”


삼매가 물었다.


“상천십삼좌들은 가만히 있었습니까?”

“······.”


무현은 말을 하다 말고 한숨을 내쉬곤, 이내 입을 열었다.


“혁련무위와 몇몇을 제외한 나머지는···내가 전부 죽였다.”

“······!”

“······!”


모두가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한편으로는 대체 어떻게 쓰러뜨렸는지에 대해서 궁금증이 생겼다.


삼매가 물었다.


“···뇌제와 검제는 어떻게 상대하셨습니까?”

“솔직히 말해서 검제는 그리 어려운 상대가 아니었다. 오히려 가장 골치 아픈 쪽은 뇌제였지.”


무현은 차를 홀짝이며 말을 이었다.


“검제가 기교에 가까운 검술과 이기어검을 구사한 결투였다면, 뇌제는 검술과 육체 능력만으로 날 몰아붙였다.”

“즉, 검술은 검제가 앞섰지만, 그 의외의 부분에선 뇌제가 압도적이었다는 말씀입니까?”

“그렇지.”


남궁무애가 말했다.


“···당시의 가주님은 어땠습니까?”

“스스로 미끼를 자처하여 세가의 식솔들이 도망칠 수 있도록 홀로 시간을 벌었다. 그리곤 무인다운 최후를 맞이했지.”

“···그렇습니까.”


그녀의 목소리엔 아무런 감정이 없었지만, 손가락만이 미세하게 떨렸다.


“아직은 벌어지지 않은 과거일 뿐이다. 물론, 예상치 못한 상황이 따라오겠지만···.”


무현은 남궁무에게 말했다.


“적어도 그가 죽지 않게 내가 도와주마.”

“···알겠습니다.”


그렇게 분위기가 조금 누그러진 뒤.


“일단 가장 중요한 부분은, 후에 있을 사건들이다. 우리가 할 일은 훗날 정사대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그 사건을 막는 일이다.”

“뭐가 있습니까?”


무현이 말했다.


“검주의 무덤.”

“······!”

“······!”


무현이 말했다.


“강서성(江西省) 감주(赣州) 용남(龙南). 검주의 무덤과 함께 정사대전의 시발점이 되는 곳이다.”

“하필이면 사도천의 영역과 맞닿은 지역이군요.”

“무당의 절세신공인 태극신공이 그곳에 있으니까. 눈에 불을 켜고 찾으려 애쓰겠지.”


고금을 통틀어, 가장 뛰어난 도가의 여섯 가지 연공법이 있다.


이를 육대도가신공(六大道家神功) 혹은 육대도가절학(六大道家絶學)이라 부른다.


하나같이 심오하여 무엇이 제일이라 칭하기는 어렵지만, 비교적 최근에 이름을 떨친 것을 꼽자면 단연 검주의 무공이 태극신공(太極神功)이다.


무당의 양의신공(兩儀神功)과 함께 무당의 신공절학을 무림의 무뢰배들에게 뺏기는 순간, 무당의 위상은 곤두박질칠 것이다.


남궁무애가 물었다.


“무현은 어떻게 했으면 좋겠습니까?”


무현이 답했다.


“솔직히 말하면 태워버리고 싶기는 하지만, 무당파에게 빚을 지게 만드는 것도 나쁘진 않지.”


훗날 마교와의 싸움에서 선봉 역할을 하게 될 무당에게 빚을 지게 만든다면, 필시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이야기해서 우리가 먼저 선수를 쳐버리면, 서로 남 탓을 하겠지.”

“그게 바로 동창이 원하는 부분이고요.”

“맞아. 동창의 목적은 정사 무림의 공멸이니까. 그들의 영향력이 중원 전체에 뻗어나가려면 무림은 큰 장애물이지.”

“대체 동창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황제의 비호 아래 풍족하게 먹고 살 만한 이들이 무슨 이유로 무림을 없애려 하는 것일까?


“그 고자 새끼들의 마음을 어찌 알겠나. 무엇보다 가장 신경 쓰이는 건 따로 있다.”

“···동창.”

“살문의 배후에 동창이 있다는 건 다들 알고 있을 테고, 살왕이 쓴 무공 중에 혈천강기와 흡성대법도 있었다.”

“전부 혈교의 무공 아닙니까?”

“오대금공 중 두 개가 동창의 손에 넘어가다니···.”


오대금공이 황실의 손에 넘어갔다는 건 매우 중대한 일이었다.


그렇기에 무현도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동창의 견제를 서서히 준비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황궁 비고에 내가 모르는 무공들이 있을 수도 있다.’


황실은 무림의 견제를 위해 암암리에 무공서를 수집해 왔다.

그중엔 이름만 들어도 모두 알법한 무공서도 있었고, 혈교의 무공처럼 금지된 절학도 포함되어 있다.


‘결국 개판 싸움으로 가야 하는 건가.’


동창의 은밀함은 살수 뺨을 후려갈길 정도로 은밀했기에, 섣불리 다가갔다간 역공을 당할 수 있었다.


‘···비급을 좀 더 풀어야겠군.’


마교의 절학부터, 과거에 소실되었으나 한때 한 시대를 풍미했던 무공까지.


수많은 무공서의 내용들이 전부 무현의 머릿속에 들어있었기에, 빠른 시일 내에 많은 병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눈앞의 일에 집중하자.’


검주의 무공을 둘러싼 암투가 이어지지 않기 위해, 밤새도록 물밑 작업에 몰두해야 한다.


“삼매.”


무현이 명령조로 말했다.


“검주의 무덤에 대한 소문이 도는 그 즉시 보고하라. 무당 쪽도 예의주시하라고 전하고.”

“알겠습니다.”

“월영, 강서성에 전서응을 보내어, 소문이 빠르게 퍼질 수 있도록 조작해라. 그래야 미끼가 빨리 꼬이지.”

“알겠습니다.”

“그리고······.”


무현은 남궁무애를 쳐다보며 말했다.


“넌 나랑 어디 좀 가자.”

“어딜 말입니까?”


무현은 입꼬리를 이죽거리며 씩 웃었다.


“미끼 던지러.”


***


2달 후.


호북성(湖北省) 십언(十堰) 무당산(武當山).


중원에서 명망 높기로 소문난 무당산은 중원 오악에 지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우며, 영험함을 지닌 명산이기도 했다.

산봉우리는 평소 구름이 자욱하여, 사람들은 이를 보고 신선이 산다고 말하고 다닐 정도였다.


또한 소림사와 함께 정파의 태산북두(泰山北斗)라 부를 정도로 위상이 높다.

북숭소림(北崇少林) 남존무당(南尊武堂)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중원 무공의 일맥을 책임지는 문파가 바로 무당파였다.


“검주의 무덤이라고!?”


폭포처럼 길게 내려앉은 하얀 수염의 노인이 얼굴을 딱딱하게 굳혔다.


무당파의 장문인, 무청진인(武淸眞人)의 물음에 무당파의 장로가 고개를 끄덕였다.


“허어, 어찌하여 선조의 유산이······.”


사백 년 전, 마교는 등장과 동시에 무림 멸망을 꾀하면서 중원을 침공했다.


그 세력은 당시의 왕조를 뛰어넘은 수준이었고, 정파와 사파는 일시적인 동맹을 맺었다.


이후 십수 년에 이르는 대전쟁 끝에 마교의 교주를 격살하는 데 성공하였으나, 그 과정에서 검주가 죽고 만다.


이후 그가 남긴 절학과 태극신공을 되찾기 위해 갖은 고생을 기울였지만, 끝끝내 찾을 수 없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반드시 검주의 무공을 되찾아야 한다.”


무당파가 나서자, 검주의 무덤에 대한 소문이 더더욱 커졌다.


사람들의 흥미도 더욱 늘어만 갔다.


이 과정에서 검주의 무학을 노리기 위해 찾아온 이리들도 있었다.

설사 무림 공적이 될지라도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절세 고수의 무공만 얻을 수 있다면 상관없다고 여긴 것이다.


“···검주의 무덤이라 하였느냐?”


검주의 무덤 소식에, 사도이가(邪道二家) 중 수라천가(修羅天家) 특히 관심을 보였다.


그들 역시 한 명의 무인이고, 당연히 한 시대를 풍미한 검주의 무공에 관심이 가지는 건 당연했다.


“검주의 무덤이 정말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조사할 가치는 충분하군.”


수라천가 역시 검주의 무덤이 있을 곳으로 추측되는 강서성으로 정예 무인과 수라대(修羅隊)를 급파했다.


그리고 이 소식에 당연히 무림맹도 나섰다.


“···살문이 멸문된 지 얼마 되지 않았건만, 이번에는 검주의 무덤이라니.”


맹주는 의심했다.


얼마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한 시대를 풍미한 자의 무덤이 발견될 줄은 누가 알겠는가.


당연히 자연스레 의심이 들 수밖에 없었다.


‘허나, 이게 사실이라면 확인할 수밖에 없구나.’


무당파와 연을 완전히 끊었지만, 그의 무맥(武脈)은 엄연히 무당파였다.

이를 무시했다간 무림맹 내에 큰 반발이 일어날 것이 분명했다.


“무당파만 보낼 수 없겠구나.”


사도천의 수라천가.

그리고 각 지의 중소 문파나 소속 없는 무인들까지 움직이고 있다.


심지어 은거 기인까지 나올 가능성이 높았다.


무당파만으로 어찌 감당할 수준의 규모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섣불리 파견할 수 없었다.


‘이게 만약 누군가의 함정이라면?’


맹주의 직감대로라면 이는 피해를 보는 것을 넘어서, 사파와 정파 간의 갈등을 부추기는 원인이 될 수 있었다.

문제는 무인의 탐욕을 개인이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하북팽가가 나서겠소.”

“그쪽은 얼마 전에 상당량의 재물을 모아 둬놓곤 그리 욕심이 많으시오?”

“오대세가는 여기서 빠지시오. 차라리 우리 구파일방이 직접 나서겠소.”


결국 긴 논의 끝에, 오대세가 측은 하북팽가와 모용세가가 나섰고.

구파일방 측은 종남파, 아미파, 청성파가 출전했다.


구파일방의 무당파, 종남파, 아미파, 청성파.


사도천의 수라천가.


정사대전의 주역들이 강서성에 집결하기 시작했다.


***


험준한 산기슭 위, 어둠 속에 은밀히 몸을 숨긴 무현이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그 시선 끝에는 동창 외에는 누구도 발견하지 못한 검주의 무덤이 있었다.


‘황실이 태극신공을 가지고 있었단 말이지.’


즉, 황실은 이미 중원 무림의 주요 무공과 보물을 대부분 가지고 있다는 말이었다.


지금 눈앞의 태극신공 또한 황실의 비고에서 나온 물건 중 하나였다.


‘고자 새끼들 아니랄까 잔대가리 하나는 잘도 굴리는군.’


무현은 어둠 속을 뚫고 나오며 중얼거렸다.


“무덤에서 중요한 것만 가지고 무덤을 파괴한다. 그리고 동창의 고자 새끼들도 죽인다.”


무현은 나무에 드리운 그림자를 보며 말했다.


“알아들었지?”


그러자.


“···알겠습니다.”


눈을 제외하곤 전부 흑의로 모습을 감춘 남궁무애가 서 있었다.


“가자.”


타앗!


무현과 남궁무애는 어둠 속에 완전히 녹아들어 빠르게 목표를 향해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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