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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난청 님의 서재입니다.

그 세계에서 소설 내용으로 살아가는 방법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난청
작품등록일 :
2022.12.12 00:01
최근연재일 :
2023.03.16 06:00
연재수 :
92 회
조회수 :
7,083
추천수 :
49
글자수 :
484,003

작성
22.12.14 12:00
조회
236
추천
2
글자
10쪽

4화. 기사단

DUMMY

- 끼룩! 끼룩!



어제 숲속에서 들은 새의 울음소리.



"하아암···"



난 그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꽤 나쁘지 않게 잔 것 같다.



조금 뻐근한 부분도 있지만 대체로 나쁘지 않았다.


난 침대에서 일어나 창문을 열고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 끼룩! 끼룩!



맑은 새소리.


선선한 바람.


현대 사회에서는 볼 수 없었던 푸른 산들과 하늘.


판타지에서 아주 잘 어울리는 화창하고 좋은 날씨다.


그런데···



"합! 합! 합!"

"더 세게 못 휘두르나!!!"


"합!! 합!!"



'왜 저런 기사들의 훈련이나 보고 있어야 하는지···'



기사들은 아침부터 힘겹게 검을 휘두르며 훈련을 하고 있었다.


모래로 된 훈련장 속에서 구슬땀을 흘려대며 말이다.



'한강 뷰가 아니라 기사단 훈련장 뷰라..'



매일 이런 광경을 보며 지내야 한다니···조금 이상한 것 같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재미있는 것 같기도하고 무엇보다 판타지스러운 느낌이 나 마음에 들었다.



- 똑똑



그때 노크 소리가 들리더니 문이 열렸다.



"라넬. 잘 잤나?"



헤나였다.



"네, 잘 잤습니다. 기사단의 시설이 정말 좋더군요."



이건 어느 정도 사실이다. 침대, 샤워실, 식당 등 있을 건 다 있었기에 맘편히 잘 수 있었다.


의외로 경비대로 가지 않고 기사단으로 온 게 다행일지도 모른다. 경비대는 시설이 안 좋았을 확률이 높으니까..


창문을 통해 밖을 바라보고 있던 내게 그녀가 질문했다.



"흠···기사단의 훈련이 궁금한 건가?"



절대 아니다.



"아, 아닙니다."

"그렇게 궁금하다면 같이 나가서 한 번 보겠나?"



아니라 했는데···이거 완전 막무가내잖아!



"오늘 일정은 비었으니 조금 어울려줄 수는 있다만."



그래도 이렇게까지 하는데···



"예···"



헤나는 내 대답에 밝은 미소를 보이며 얘기했다.



"좋다. 구경시켜 주지. 복장을 갖춰 입고 따라와라."



난 어쩔 수 없이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갔다.


헤나를 따라 훈련장으로 내려가다 난 그녀의 갑옷을 보고는 얘기했다.



"헤나는 안 더워요?"

"음? 갑옷 때문에 그러나?"



난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익숙해져서 괜찮다. 그리고 기사가 갑옷을 입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 언제 습격받을지도 모르고, 언제 전투를 하게 될지도 모른다."



헤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내 몸을 흝어보며 얘기했다.



"라넬, 자네는 어떤가? 그 옷은 입을 만 한가?"



나는 현재 현대의 옷이 아닌 방 안 옷장에 있던 중세의 옷을 입고 있다.



"네, 충분히 좋아요. 나풀거릴 줄 알았는데 의외로 몸에 잘 맞네요."



받은 옷은 실제로 입을 만했다. 오히려 현대의 청바지나 면바지보다 입기가 편했다.



"다행이군."



헤나는 작게 미소 지으며 밖으로 나가는 문을 열었다.



- 덜컥


"합! 합!"



그러자 검을 휘두르는 기사들이 보였다.



'대충 흝어 봤을 때도 한 30명인데···원래 기사단 인원이 고작 이 정도인가?'



"기사단의 인원은 이게 전부인가요?"

"아니, 원래는 더 많은데 현재 부단장을 포함한 일부 기사들이 원정을 나가서 말이지."

"원정이요? 무슨 전쟁이라도 합니까?"



무덤덤히 던진 내 질문에 헤나는 무언가 깨달은 듯 말했다.



"그렇다네."

"···"



뭐?



"전쟁···이요?"

"그래."



잠깐만..침착하게 생각해 보자.


그러니까 하필 재수 없게 전쟁 중인 국가로 전이했다..이건가?


왜? 하필 왜···신이시여..어째서 제 평화로운 판타지 생활을 막으시는 겁니까..


그냥 편히, 무난히 지내고 싶은데 전쟁이라니···혹여 헤나가 오해해 전쟁에 데려가기라도 하면 어떡하는가..



내가 그렇게 걱정할 때 헤나는 나를 보곤 눈치챈 듯 말했다.



"걱정 마라. 전쟁은 손님 입장인 라넬. 네가 걱정할 것이 아니다."

"아···티 났나요?"


"얼굴만 보아도 알 수 있다."



헤나는 그렇게 라넬의 얼굴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과거 읽은 책에서 전이자의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읽었었다.


전이자의 세계는 한 번의 전쟁만으로 2,000만에서 3,000만 명의 생명을 앗아갈 정도로 참혹한 곳이었다고 한다.


그런 세계라면 라넬도 분명 전쟁을 참여했었을 것이다.


애초에 그의 움직임만 봐도 그가 전쟁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였는 알 수 있었다.



'그러니 저런 반응을 보이는 것도 당연하지···'



헤나는 혹시나 라넬의 트라우마를 일으키진 않을까 고려해 더 이상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물론 라넬은 이런 헤나의 오해를 눈치채지 못했지만 말이다.



"걱정해 줘서 고마워요."

"뭘, 이 정도로. 필요하다면 이 정도 위로따위 얼마든지 해주겠다."



뭐···고맙긴 한데 조금 과한 느낌이네···?



"괜찮아요. 제가 매사 사소한 거에도 걱정해서 신경 쓰실 필요 없어요."



'전쟁을 보고 사소하다니···라넬..너는 대체..'



"그렇군. 나중에도 도움이 필요하면 말하도록."

"하하, 감사합니다."



그렇게 둘은 이야기를 하며 기사들의 훈련을 지켜보았다.


잠시 시간이 지나자, 기사들은 모여서 검을 휘두르는 기초 훈련을 마치고 양옆으로 갈라져 자리에 앉았다.



"헤나, 지금 저건 어떤 훈련인가요?"

"아, 지금부터는 1대1 모의 전투를 할 예정이다. 쉽게 생각해서 서로 진검을 통해 싸운다고 보면 된다."



아, 그래서 양옆으로 갈라진 거구나..


그나저나 진검을 통해 싸운다니···



"다치진 않나요?"

"당연히 다칠 수 있다. 허나 모두 어느 정도 교육 된 기사들이고, 자신에게 무리인 상대다 싶으면 중간에 기권할 수 있지."



와···무섭네. 커터칼만 들고 있어도 무서운데 저런 검이면···



'나였으면 바로 기권했다.'



하지만 내 생각을 읽은 듯 헤나가 말했다.



"하지만 기사 대 기사의 대련에서 빠른 항복은 어찌 보면 무례할 수도 있다."

"네? 어째서요?"

"서로가 다치지 않는 한에서 대련을 함에도 불구하고 항복한다는 것은 상대 기사가 힘 조절도 못할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나 다름,없기에 결국 무례한 것이지. 물론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말이야."



'이거···사실상 항복도 못하겠는데?'



내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동안 기사 두 명이 양쪽에서 각각 걸어 나왔다.


그 중 한 명은 내 쪽을 바라보더니 헤나를 힐끗 보고는 미소를 지으며 투구를 썼다.



'허, 저놈 헤나한테 멋지게 보이고 싶나 보군. 하긴..헤나가 이쁘긴 하지.'



난 옆에 있는 헤나를 쳐다보며 생각했다.


170cm의 나보다 조금 작은 신장. 찰랑한 금발과 갸름한 얼굴, 큰 눈에 긴 속눈썹은 갑옷을 입고 있어도 화려할 정도로 아름다운 외모였다.



"시작한다."



헤나의 작은 혼잣말에 난 다시 고개를 돌렸다.


중앙에 서 있는 두 기사는 서로 검을 뽑은 채 자세를 잡고 있었다.



"두 기사, 자리에."



그때 두 명의 기사 사이에 아까 훈련을 지휘하던 기사가 와 얘기했다.



"살생은 금지, 큰 부상을 입히는 것도 금지이다. 이길 수 없다 생각하면 즉시 항복의 의사를 표하라."



그 뒤로 실전에서는 적이 기다려주지 않는다..등의 얘기들을 하고는 소리쳤다.



"그럼. 시작!"



시작의 목소리가 울림과 동시에 두 기사가 서로 움직였다.



- 틱, 틱..



하지만 막무가내로 달려들지 않고 둘 다 거리를 재며 서로 검의 끝부분만을 닿게 하고 있었다.



"신중하네요."

"우린 언제나 실전처럼 한다. 만약 저 자리에서 패한다면 정말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며 말이지."



헤나의 대답처럼 그 자리에는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그렇게 몇 초간 정적이 흐르던 중, 한 기사가 검을 긁듯 밀어 넣으며 다른 기사의 품으로 파고 들었다.



- 카각!



공격당한 기사는 고개를 틀어 자신을 찌르려는 검을 피하곤 오히려 자신의 검을 휘둘러 공격한 기사의 투구를 베었다.



- 캉!



명쾌한 쇠소리가 나며 검을 맞은 기사의 투구에는 스크래치가 일어났다.



"거기까지. 승자, 이카두멘."



이카두멘이라는 기사와 패배한 기사는 서로 악수를 하며 각자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대단하네요."



내가 충동적으로 한 혼잣말에 헤나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그렇지? 실제 전투를 하는 그들은 더 강하다. 너만큼은 아닐지도 모르지만 말이지."



엥..? 나를 너무 과대평가 하는 거 같은데···



"하하, 오해입니다. 저는 그렇게 강하지 않아서 말이지요."



내 답에 그녀는 떨떠름한 표정을 짓더니 내게 말했다.



"흠···그럼 내 눈이 틀렸다는 건가?"



'아, 이렇게 질문하면 어떻게 하라고···'



그녀에게 틀리지 않았다고 답하면 분명 언젠가 시험하려 들 테고, 틀렸다고 한다면 그녀에게 분명 밉보일 것이다.



큰일이다. 이건···



'외통수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조금만 더 미뤄야 하나···



"아, 아닙니다. 헤나가 틀렸다는 것이 아닙니다."



헤나는 그제서야 미소를 짓더니 내게 말했다.



"난 너무 겸손한 걸 좋아하지 않는다. 너무 겸손만을 챙기다 보면 언젠가 능력이 있음에도 인정받지 못할 날이 분명 올 거다."



난 헤나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명심하겠습니다."

"좋아."



헤나의 흡족한 모습에 난 속으로 안도의 한숨과 걱정의 한숨을 둘 다 내쉬었다.



'아, 다행이다. 잘 넘어갔네. 근데···100퍼 언젠가 시험하려 들 거란 말이지...'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헤나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이내 이상함을 감지했다.



뾰루퉁하게 조금 나온 입과 불만스러운 눈빛..



난 그녀의 모습을 보고 짐작했다.



"라넬."



그녀가 나를 시험 하는 날이..



"혹시 나와 한 번 겨뤄보겠나?"



오늘이라는 것을 말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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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91화. 악몽 : 아서 펜드래곤 23.03.15 28 0 14쪽
90 90화. 교주 : 크레아티누스 23.03.14 25 0 17쪽
89 89화. 교주 : 크레아티누스 23.03.13 27 0 16쪽
88 88화. 교주 : 크레아티누스 23.03.12 27 0 10쪽
87 87화. 교주 : 크레아티누스 23.03.11 27 0 13쪽
86 86화. 제로 : 메누아이시스 23.03.10 24 0 12쪽
85 85화. 제로 : 메누아이시스 23.03.09 30 0 14쪽
84 84화. 제로 : 메누아이시스 23.03.08 26 0 14쪽
83 83화. 제로 : 메누아이시스 23.03.07 34 0 14쪽
82 82화. 제로 : 테르테룬 23.03.06 33 0 10쪽
81 81화. 제로 : 테르테룬 23.03.05 31 0 12쪽
80 80화. 제로 : 테르테룬 23.03.04 34 0 10쪽
79 79화. 제로 : 포네타인 23.03.03 39 0 11쪽
78 78화. 제로 : 포네타인 23.03.02 41 0 12쪽
77 77화. 제로 : 시아렌 23.03.01 40 0 10쪽
76 76화. 제로 : 시아렌 23.02.28 38 0 13쪽
75 75화. 제로 : 시아렌 23.02.27 46 0 11쪽
74 74화. 제로 : 시아렌 23.02.26 42 0 11쪽
73 73화. 퍼스트 원 : 아라크네 23.02.25 46 0 13쪽
72 72화. 퍼스트 원 : 아라크네 23.02.24 39 0 13쪽
71 71화. 바알제붑 숭배교 제1지구 습격 23.02.23 41 0 10쪽
70 70화. 바알제붑 숭배교 제1지구 습격 23.02.22 39 0 14쪽
69 69화. 바알제붑 숭배교 제1지구 습격 23.02.21 39 0 11쪽
68 68화. 재수색 개시 23.02.20 41 0 10쪽
67 67화. 재수색 개시 23.02.19 38 0 11쪽
66 66화. 목숨 제조사 길티라스 23.02.18 41 0 10쪽
65 65화. 목숨 제조사 길티라스 23.02.17 40 0 10쪽
64 64화. 재수색 계획 23.02.16 40 0 10쪽
63 63화. 재수색 계획 23.02.15 39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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