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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공의노래 님의 서재입니다.

사슬의 학살자와 오두막의 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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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천공의노래
작품등록일 :
2021.04.09 16:55
최근연재일 :
2021.08.02 07:50
연재수 :
118 회
조회수 :
8,217
추천수 :
231
글자수 :
613,867

작성
21.05.02 19:20
조회
96
추천
2
글자
12쪽

17화

+와 +사이의 글은 외국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DUMMY

위즈가 기다리지 않고 리나의 손을 놓은 뒤,

곧바로 손바닥을 내지르자 큰바람이 일어 리나를 뒤로 민다.


“+으아아아.+”


결국, 중심을 잡지 못하고 그대로 드러눕는다.


그 상태로 올려다보니 사방으로 흩어지는 위즈의 마력이 시야에 들어오고

곧이어 말로 형용하기 힘든, 기묘하고 괴상한 기분이 든다.

바람이 다 지나가자 위즈가 다가와 손을 내민다.


“+자, 일어나.+”


위즈가 리나의 손을 잡고 쭉 당겨 다시 앉힌다.


“+어때?+”

“+위즈 말이 맞는 거 같아.+”


리나가 몸을 한 번 부르르 떨며 말한다.


“+기분이 더러워.+”

“+그렇지?+”


위즈가 미소 짓는다.


“+훈련은 밥 먹고 가르쳐 줄게. 이만 여기까지 하자.+”


리나가 곰곰이 생각해본다.


“+위즈. 마법사 중에 마력을 흡수하거나 하는 마법사는 없어?+”

“+있지. 마 엘구룬이랑 달리 마법이 되기 전 마력을 흡수하는 마법사들.+”

“+그럼 그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마력을 몸에 담고도 어떻게 살아남는 거야?+”

“+여러 경우가 있는데 일단 특이체질인 이들도 있고······.+”


위즈가 마 엘구룬을 꺼낸다.


“+이걸 특수한 장치에 연결해서 마력을 정제하는 방법이 있어.+”


그리고 사슬로 네모난 상자 같은 걸 만든다.


“+마력이 적은 마법사도 이걸 쓰곤 하는데, 잘 조절하면 마력을 신경 쓰지 않고 마법을 쓸 수 있지.+”


위즈가 마 엘구룬을 사슬상자 안에 넣자 상자가 부르르 떨린다.

그러다가 사슬들이 흩어지고, 살짝 보랏빛으로 물든 마 엘구룬이

위즈 손에 툭 떨어진다.


“+그럼 위즈가 한 것처럼 마력을 줘도 위험하지 않은 거야?+”

“+응. 대신에 특이체질인 사람들은 몸속에서 정제되는 시간이 있나 봐. 그래서 몸속에 마력을 흡수한 순간에 공격마법으로 바꾸는 식으로 상대하면 돼. 마 엘구룬을 쓰는 마법사는 마 엘구룬을 빼앗으면 되고.+”

“+신기하다.+”


리나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면 마력을 모조리 빼앗기면 어떻게 돼? 죽어?+”

“+죽지는 않아. 정신적으로 피폐해지고 더 나아가 심각한 문제가 생기기도 하지만. 그래도, 뺏는 사람 역시 마력의 한계는 있으니까, 걱정할 필요는 없어.+”


또 한 번 더 던졌다가 떨어지는 걸 확 낚아채듯 잡는다.


“+질문이 많을수록 뛰어난 학생이라고 했는데, 딱 네 얘기네.+”

“+만지지 마.+”


틈을 노려 머리를 쓰다듬자 리나가 고양이처럼 손을 탁 쳐낸다.


“+충분히 친해진 줄 알았는데.+”


금세 풀이 죽는 모습에 매번 혼란스럽다.

아무리 생각해도 소문으로 들은 위자드리아누스가 아닌 것 같다.


“+그, 위즈.+”

“+응?+”

“+잊어버리고 말 안 한 게 있는데 말이야.+”


리나가 위즈 눈을 피하며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그니까 크레센타에서 머리를 쓰다듬는 게 무슨 의미인 줄 알아?+”

“+응? 아니, 모르는데.+”


+으으으+, 하고 리나가 계속 눈을 감고 있다.

위즈는 이리저리 움직이며 리나를 본다.


“+왜 그래? 크레센타에서는 무슨 의미인데?+”


살짝 눈을 떠보는데 전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아니야. 그, 나중에 알려줄게.+”

“+저기, 정말로 미안해서 그러는데 그냥 알려주면 안 될까?+”


리나가 홱, 홱 소리가 날 정도로 고개를 세게 젓는다.


“+위즈는 모르고 한 거니까 뭐······.+”


위즈는 허리에 손을 올리고 리나를 조금 쳐다보다가 흠, 소리를 낸다.


“+그러면 더 쓰다듬어도 돼?+”

“+안 돼.+”


리나가 필사적으로 막자 위즈는 아쉽다는 듯 물러난다.


“+뭐, 아무튼 질문 없으면 수업은 여기까지 할게.+”

“+응.+”


위즈가 자리에서 일어나 리나를 잡아 일으켜주는데 리나가 문득 생각나서 묻는다.


“+위즈. 책에 나오는 마법사 중에는 날개를 펼치고 날아다니는 사람들이 있잖아.+”

“+응, 그렇지. 왜?+”

“+그럼 위즈도 아까 나한테 했던 것처럼 마력으로 날개를 만들면 날 수 있어?+”

“+음, 날아다닌다라.+”


위즈는 조금 생각해보고 말한다.


“+날개를 만들어서 날아다니는 사람은 크게 두 종류야. 정말로 날개로 날아다니는 사람과, 그냥 기분만 내는 사람.+”

“+날개로 날아다니는 건 뭐야? 정말로 날개를 움직여? 새처럼?+”

“+응. 등짝에 새나 박쥐의 날개를 만들거나 팔을 날개로 바꿔. 등짝에 만들든 팔을 바꾸든 움직여서 날아다니는 건 똑같고.+”

“+팔을 바꾼다고?+”


리나가 전혀 상상이 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럼 공격은 어떻게 해?+”

“+어······, 입으로 불을 뿜는 그런 마법을 쓰거나, 발도 뭔가 그럴싸한 거로 바꿔서 직접 공격하지.+”


리나가 끔찍하다는 듯이 표정을 일그러뜨린다.

위즈가 웃으며 묻는다.


“+왜. 별로야?+”

“+응.+”

“+솔직히 나도 그래.+”


위즈가 이번에도 사슬로 뱀을 만들어 리나를 위에 태운다.


“+그 외에 아예 날아다니는 동물로 변하는 마법사들도 있어. 일부만 변하는 사람들보다 더 뛰어난 마법사들이지.+”

“+그럼 사람 크기의 새로 변하는 거야?+”

“+아니, 아니. 크기도 포함해서 새로 변해.+”


위즈가 마력으로 참새 크기의 까만 공을 만들어 앞으로 날린다.


“+그런 상태로 적들을 염탐하거나 위험에서 빠져나가.+”

“+새 말고도 다른 동물도 돼?+”

“+응. 날아다니는 동물뿐만 아니라 물속에 사는 동물이나 맹수로도 변해.+”


그리고 당연히 다들 군에서 탐내는 인재다.

리나가 움직이는 뱀을 꽉 붙잡으면서 이어 묻는다.


“+그러면 위즈는 동물로 변할 수 있어?+”

“+아니. 나는 그런 건 별로 끌리지 않더라.+”

“+왠지 위즈는 뱀으로 변했을 거 같아. 이 사슬도 뱀 모양이고.+”


위즈가 살짝 웃는다.


“+그건 그냥 만들기 편해서 그런 거야. 원하면 다른 동물도 만들 수 있는걸.+”

“+정말?+”

“+응. 사슬로는 조금 힘들고 귀찮지만, 단순히 마력만으로는 얼마든지 할 수 있어. 이렇게 제비도 되고,+”


위즈가 팔을 한 번 휘젓자 머리에 번개 모양 털이 달린 제비들이 빠르게 날아가다가 공중에서 사라진다.


“+물고기도 되고,+”


또 한 번 더 젓자 똑같이 번개 모양 비늘이 달린 물고기가 공중에서 돌다가 사라지고,


“+귀여운 토끼도 돼.+”


다시 젓자 번개 모양 털이 있는 토끼가 리나의 품으로 뛰어든다.

애교를 부리듯 이리저리 몸을 비비자 리나가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른다.


“+만져도 돼?+”

“+얼마든지요, 아가씨.+”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하며 마력으로 된 토끼를 쓰다듬어본다.

털의 촉감까지 느껴진다.


“+진짜로 살아있는 토끼 같아.+”

“+다행이네.+”


리나가 좀 더 쓰다듬다가 위즈에게 건네주자 토끼는 그대로 마력이 되어 흩어진다.


“+나중에 또 만들어주면 안 돼?+”

“+그래. 얼마든지.+”


즐거움이 가시지 않는지 리나가 계속 히죽댄다.


“+그래도, 동물로 변하는 건 어떤 기분일까?+”



******



“······라는 일이 있었거든.”


약초를 캐러 나오니 용병들이 제대로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오두막이 아니라 약초 캐는 곳 근처에서 매번 나타나는 걸 보면 오두막은 안 들킨 것 같긴 한데, 그래도 방심할 수는 없다.

그래서 덤벼든 용병들을 모두 처리하고 남은 부단장까지 처리하려고 하니,


“그래서 그, 느낌이 어때? 동물로 변하는 것과는 조금 다르나?”


부단장이 등으로 자기 늑대를 잡아먹고는 늑대인간으로 변했다.

안 보여서 정확히 어떤 원리인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변했다.


늑대인간이라니.


“같이 있군.”

“어?”

“전에는 발뺌하고는.”

“솔직히 내 말 믿지도 않았잖아. 그것보다 기분이 어때?”


모처럼 입을 열었다 싶더니 다시 다물고 자세를 잡는다.


“마지막 기회다. 지금이라도 넘기면 목숨은 살려주지.”

“안 넘겼을 때 죽일 자신은 있어?”

“용병단의 모든 병력이 이곳으로 모여든다.”

“그거론 날 못 이겨.”

“그리고 네 약점도 알고 있다.”

“약점?”

“마법을 쓸 때마다 손에 선이 생기는 것. 이유는 모르겠지만, 같은 마법사로서 그게 큰 약점이라는 건 알지.”


그걸 증명이라도 하겠다는 듯 위즈가 기습공격을 날려도 재빨리 몸을 피한다.

이미 선 모양마다 나오는 마법이 정해진 것도 알아챈 걸까.


“그리고 또 다른 약점.”


그렇게 말하고는 굉음을 내지르며 위즈에게 달려든다.

매번 주위에서 시끄럽게 할 때마다 눈살을 찌푸렸고,

이는 곧 큰 소리가 약점이라는 의미다.

예상이 적중했는지 위즈는 그대로 늑대인간에게 가슴팍을 붙들려 뒤로 끌려가고는 나무에 등을 세게 부딪친다.


“컥!”


뒤쪽으로 내팽개치고는 다시 달려들어 이번에는 나무 위쪽에 밀어붙인다.

발톱으로 나무를 붙들고 힘으로 자세를 잡아 위즈 머리에 주둥이를 들이댄다.

근거지의 위치를 알아야 해서 죽일 수 없으니

소리를 계속 지르며 정신을 못 차리게 하는데,


“시끄러워.”


나무 뒤쪽에서 사슬이 튀어나와 팔을 노린다.

가까스로 몸을 틀어 어깨 부근만 상처를 입으나 위즈를 놓친다.

바닥에 떨어져 쓰러지나 싶었지만, 위즈는 가볍게 착지하고 위를 올려다본다.


“틀렸어.”


귀만 만지작거리는 위즈.


“약점이 아니라 그냥 싫어할 뿐이야.”


말없이 이어 내려오고는 위즈를 노려본다.

어차피 약점을 숨기려는 허세다.


무시하고 다시 소리를 내며 달려드는데 사슬들이 온 사방에서 솟아나며

늑대인간을 쫓는다.

사슬을 소환할 때 생기는 문양은 위즈의 팔에서 사라지지 않은 채

쉬지 않고 생겨나는 사슬들.


간신히 위즈에게 닿았나 싶었지만, 위즈는 몸을 살짝 틀어 피하고

늑대인간이 착지하는 바로 그곳에 사슬들을 솟아나게 해서 공격한다.


“아까 맞은 건 그저 내 약점이라고 하기에 궁금해서 맞아줬던 거고.”


일부러 죽이지 않고 상처만 남긴다.

받은 명령이 있어 다시 일어서는 트라파르막사.

다른 지역을 수색하던 병력까지 모여 일제히 놈을 공격하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


다행히 놈에게는 약점이 하나 더 남아있다.


“왜 죽이지 않지?”


단원들을 죽일 때 놈이 보이던 이상행동.


“죽이는 게 무섭나?”

“응.”


매번 죽이기 직전에 심각한 표정으로 머뭇거렸고

죽일 때도 미안하다는 기색이 역력했다.

나라 밖까지 퍼진 그 사건의 주동자라는 게 안 믿길 정도로.


그리고 그 말은 곧, 아군이 올 때까지 놈은 트라파르막사를 죽이지 않는다는 의미.


“그래도 할 때는 해야지.”


하지만 위즈도 정원을 나올 때부터 계속 각오하고 있었다.


“날 죽이지 않았던 건 내가 사는 곳을 알아내기 위해서였지? 덤으로 내 시체로 협박하면 걔가 순순히 항복할 것 같고.”


상황이 이상하게 흘러간다는 걸 눈치챘을 때는

이미 주위에 사슬이 가득 차서 길을 막은 뒤.

더 늦기 전에 몸을 위로 날려 빠져나가나 위즈는 신경도 쓰지 않는다.


“마지막 기회는 내가 준다. 당장 너희 단장을 데리고 이 숲을 떠나. 뒤는 쫓지 않겠다. 배후가 누구인지도 굳이 캐묻지 않아.”

“거절한······.”


말이 끝나기도 전에 늑대인간 바로 아래서 커다란 창이 땅에서 솟아나

근처 땅과 나무를 헤집는다.

다행히 그 크기가 너무 커서 피하기도 쉬웠고, 다른 나무로 건너간 뒤 말을 잇는다.


“거절한다. 단장의 명령이 있는 한 내가 할 일은 널 죽이는 것뿐이다.”

“그러면 죽어. 너희 단장과 함께.”


선이 팔을 가득 채우더니 이내 팔 자체가 빛이 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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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0화 21.05.05 91 2 12쪽
20 19화 21.05.04 72 2 12쪽
19 18화 21.05.03 71 2 11쪽
» 17화 21.05.02 97 2 12쪽
17 16화 21.05.02 110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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