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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성 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 : 내가 죽어 소금에 절여지기까지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필성필성필
작품등록일 :
2020.05.11 16:04
최근연재일 :
2022.11.09 06:27
연재수 :
4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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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7,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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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864,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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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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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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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글자
25쪽

95화 – 세계관 최강자들의 싸움과 주천군에서 하늘을 향해 들어 올린 술 한 잔

DUMMY

퍼억-


“끄흐윽, 이 애새끼! 도저히 봐줄 수가 없구나!”


와장창-


“크하악!”


아직은 어린 마초인지라 염행에 비하면 머리 하나만큼은 작은 듯 보이는데, 그 자리에서 득달같이 달려들어 그 멱을 당겨 얼굴을 때릴 줄은 전혀, 전혀 예상을 못 했다.


“깡다구가 미쳤네, 이거.”


그러나 그 깡다구도 압도적인 신체적 위용을 자랑하는 염행의 발차기 앞에 무용지물이었는지 엎어진 술상 위를 또다시 구르며 고꾸라진 마초였다.


쨍그랑-


“이 개새끼, 오냐. 어디 한번 제대로 해보자.”


“퉷! 그래도 제 애비를 닮았다고 주먹 한 번 매섭구나. 오냐, 와라!”


그렇게 엎어진 자리를 털고 일어나며 술잔을 걷어차고 달려드는 마초나 그런 마초의 주먹에 맞아 입안이 찢어져 핏물을 뱉는 염행이나 가히 대단해 보였다.


“이게 뭣 하는 추태인 것들인가! 대련도 아니고 이런 개싸움이 무슨 소용이 있다고!”


“닥쳐! 저 어린놈이 먼저 선을 넘었다!”


“웃기는 소리! 다 큰 어른이 애 괴롭히면 좋다더냐!”


퍼억-


허나 이것이 성공영의 눈에는 적장인 포홍을 앞에 두고 더할 나위 없는 창피라 느꼈는지 그 얼굴을 붉히며 어찌할 줄 모르고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성공영의 절규에도 상관없다는 듯 서로의 얼굴에 카운터 펀치를 밀어 넣고 있는 염행과 마초를 보고 있자니 포홍은 실로 어이가 없으면서도 신이 나는 구경거리에 절로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하하하하!”


“옹주목!”


“그대도 너무 말리려 하지 마라! 그래, 차라리 저게 후련할지도 모르지.”


“하오나......, 이는!”


“전장에 품격이 어디 있더냐? 차라리 개싸움이라도 상관없다. 아니, 도리어 즐거운 구경거리를 보여주고 있으니 내 어찌 이를 두고 가만히 있겠느냐!”


“오, 옹주목!”


“싸움이다! 량주의 두 군벌을 대표하여 싸움이 벌어졌으니 투전을 걸어도 좋고 멋대로 응원을 벌여도 좋다!”


와아아아아-


우렁찬 포홍의 목소리에 지루함을 잊으려는 이들이 그리 염행과 마초의 주변을 둘러싸며 졸지에 그 분위기를 흥분시켰다.


워어어어어-


둥둥둥둥둥-


어디 이뿐인가? 보다 먼 곳에 있어 직접적으로 이들은 자신들이 기거하는 봉우리 위에서 깃발을 흔들며 북을 치고 소리를 지르며 전혀 모르는 상대를 향한 응원을 시작했다.


“한수군의 용장 염행! 그리고 마등의 맏아들 마초! 자, 어느 쪽이든 내걸 게 있으면 걸어라!”


“염행에게 오십 전!”


“어린 것이 기개가 좋으니 마초에게 일백 전!”


“저 덩치 차이를 봐라! 어찌 어린 것이 이기겠더냐? 사내의 싸움에 체급 차이는 무시할 수 없는 법이니 염행에게 삼백 전을 건다!”


염행! 염행! 염행!


그 와중에 하필 자중하던 군관들과 부장들 사이로 어린 축에 속하는 장료가 멋대로 제 소지금을 거는 일이 발생했다.


“장료 놈이 멋대로 염행에게 걸었다! 허나 나는 전장에서 저 어린 것의 용기와 무를 보았다! 허니 이 오습은 장료의 반대편인 저 코쟁이 어린 것에게 이백오십 전을 건다!”


“와아아아? 아? 교, 교위! 어째 장 교위에 비해 끝발이 떨어지지 않습니까?”


“닥쳐! 내가 지금 가진 돈이 없어! 그러니까 이번에 판돈을 걸고 큰돈을 벌 거다! 아하하하하! 마초다! 마 맹기가 이긴다! 다들, 마초에게 걸어라!”


마초! 마초! 마초!


그러자 그런 장료와 어울리던 염행 또한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듯, 없는 살림을 딸딸 털어내며 장료에 반대되는 마초를 향한 열띤 응원을 시작했다.


그렇게 어느덧 해가 지는 와중에도 산등성이 구석구석은 깃발과 함성 그리고 북과 뿔나팔 소리가 어우러지는 거대한 하나의 투기장이자 광장으로 변했다.


쿠웅-


“끄윽!”


염행의 묵직한 무릎치기가 마초의 몸을 강타했다.


퍼억-


“커헉!”


이에 밀리지 않는 마초의 날카로운 주먹이 염행의 턱을 때렸다.


쉭쉭쉭쉭-


“그렇지! 턱을 때렸으니 뒤로 물러나며 다시 자세를 잡고 견제용 잽이다! 잽! 염행 저놈은 너를 상대하기 위해 몸을 수그리고 두 팔을 벌린 오픈 가드다! 안면이 비었으니 그 얼굴 위로 잽과 더불어 시작되는 연타를 날려!”


후우웅-


“염행, 이 등신 새끼야! 너는 애초에 맞지도 않을 무식한 발차기 자꾸 날려봤자 네 힘만 빠지잖아! 좀 더 몸을 웅크리고 들어가! 얼굴에 데미지가 쌓이지 않은 채, 거리를 붙이면 도리어 마초랑 붙어도 힘이 센 네가 유리하다!”


그리고 실상 그 와중에 가장 신이 난 이가 있다면 다름이 아닌 포홍이었다.


매양 잔인하고 되살릴 수 없는 날카로운 날붙이의 향연만을 마주하다 졸지에 투박하고 충격력이 있으며 절로 전율이 달아오르며 그 목숨을 잃을 걱정마저 덜한, 그나마 이 시대에 어울릴 스포츠를 마주하게 되니 그는 절로 신이 나서 이리저리 움직여 멋대로 세컨드를 보고 있었다.


“이게, 이게 뭔......”


그리고 도리어 그리 포홍마저 넘어가 버린 판에 할 말을 잃은 성공영은 그저 자신과 함께한 염행이 어떻게든 마초를 이겨주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어디 최강자들의 싸움이 그리 쉬우랴?


후웅- 후웅-


그 머리를 숙이는 더킹과 더불어 묵직한 염행의 주먹을 연달아 피해내는 마초였다.


“치잇!”


그도 모자라 자꾸만 방향을 틀어 염행의 조급함을 자꾸만 유도하고 있었다.


“에이, 잡혀라!”


“지금!”


부웅-


그렇게 자신을 향해 다시금 두 팔을 벌리고 달려드는 염행을 향해 날아오르듯 뛰어올라 그 무릎을 앞으로 내미는 마초였다.


“플라잉 니킥!”


투콰악-


“푸화악!”


그렇게 졸지에 그 안면에 핏물이 터지며 뒤로 넘어가는 염행이었다.


쿠웅-


“끄으으윽!”


그러나 마치 발을 구르듯 그 땅을 강하게 내리찍은 염행은 뒤로 넘어가는 몸과 고개를 억지로, 힘으로 앞으로 끌어당기며 겨우 균형을 잡아내고 있었다.


“어, 엄청난 맷집이다!”


와아아아아-


“치잇, 이래도 넘어가지 않다니. 그 얼굴이 말의 엉덩이가 되도록 두들겨줘야겠구나.”


파악-


그렇게 다시금 땅을 박차며 앞으로 내달리듯 또다시 그를 향해 뛰어오르려던 마초였다.


부웅-


“내가 미쳤다고 두 번 당해주면 사람이 아니다!”


그러나 졸지에 그 짧은 거리를 성큼성큼 걸어와 이미 가속도가 실린 마초의 머리를 향해 그 앞발을 밀어버리듯 내미는 염행이었다.


투콱-


“푸흡!”


“비, 빅풋까지!”


와아아아아-


그렇게 이번에는 마초의 입에서 붉은 핏물이 터지며 자갈과 모래 위로 떨어진 그가 고통 속에 신음하며 바닥을 굴렀다.


“흥!”


그렇게 엄청난 콧김을 뿜은 그가 성큼성큼 다가가 이내 쓰러진 마초를 일으켜 마치 제 힘을 과시하듯 듯 이를 머리 위로 들어 올리니, 절로 주변에 자리한 이들의 환호성이 우레와 같이 쏟아지며 마치 염행의 승리를 장식하는 듯 보였다.


염행! 염행! 염행! 염행!


“그래 이것이다! 나 염행이 이 어린 것보다 더 강하단 말이다아아!”


콰아앙-


그렇게 거진 기절한 듯 보이는 마초를 바닥으로 내동댕이치듯 내던진 염행은 엄청난 흙먼지와 더불어 더는 미동도 없는 마초의 상태를 확인한 뒤 드디어 모두의 앞에 승리의 함성을 내질렀다.


“내가 이겼다아아아!”


와아아아아-


그리고 그렇게 그날의 승자가 정해진 자리에 염행은 예상치 못한 부수입과 더불어 포홍이 내리는 은상을 받아 성공영과 함께 기쁜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 * *


타닥타닥-


“염행! 염......! 허억, 뭐야? 어디 갔어? 어디......!”


그렇게 불똥이 튀며 타들어가는 모닥불의 옆에 두 눈을 감고 쓰러져 있던 마초가 그 미간을 씰룩이다 정신을 차린 듯 벌떡 일어나며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이제 일어났더냐?”


“오, 옹주목? 허면.....!”


“그래, 네가 졌다.”


“제기랄! 으아아아!”


퍼석- 퍼억- 퍼억-


그리고 그에 얼마 지나지 않아 깨어난 마초는 자신의 앞에 양젖을 내미는 포홍을 뒤로한 채, 멋대로 제 옆에 자리한 바위를 두들기며 여전히 삭여지지 않는 제 울화를 표출하고 있었다.


“나이 차이가 몇 해인데, 아직 다 자라지도 않는 놈이 그 정도면 잘 한 게다.”


“크흑! 그래도.......”


“오늘 졌다고 한들 내일 이기면 그뿐이니, 우선 이걸로 목이나 축이거라.”


그나마 포홍이 직접 나서며 그를 달래주니 애써 쓰린 속을 삭이며 그에게서 받은 양젖을 단숨에 비워버리는 마초였다.


“후우, 허면 저희는 어찌 됩니까?”


“뭘 바라는 게냐? 설마 내가 네게 마음을 쓴다 하여 덜한 조건을 요구한다거나 하는 것을 바라는 것은 아니겠지?”


“한인들은 인정에 약하다던데 아니었습니까?”


“나를 애초에 한인으로 보지 말거라. 차라리 어린 시절부터 나고 자란 이곳이 내 고향이나 다름이 없으니.”


“그래도 제발 인정 좀 베풀어주십시오, 이러면 나중에 한수의 이들과 더한 전력 차가 발생합니다.”


“그러기에 왜 내게 대들었더냐?”


“아버님께서는 아직까지 그 일을 마음에 두고 계십니다.”


“그 일?”


“부간 말입니다.”


“쯧, 제 힘이 없어 빼앗긴 것을.”


“힘이 아니라 간악한 술책이라고.....”


“커흠! 험! 어흠! 전장에선 규칙이 없으니 이기려면 다 해야지. 그게, 뭐 잘못된 거라고!”


“뭐, 당시엔 제가 없었기도 했고 옳은 말씀이기도 하니 얼추 넘어가겠습니다만, 정말 어떻게 아니 되겠습니까?”


“네 걱정이냐? 한수를 염려하는 것 말이다.”


“뭐, 실상은 아버님보단 방 부장의 걱정이지요.”


“방 부장?”


“방덕 말입니다.”


“아, 나한테 칼 맞은 그 어린놈?”


“예, 맞습니다. 뭐 그 덕에 모를 내던지고 옹주목께서 휘두르신 만곡도보다 더 큰 칼을 휘두르겠다 지금까지 대도를 손에서 놓고 있지 않지요.”


생각해보니 지난 전투에서 언덕을 거슬러 올라와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던 그놈도 얼추 잘 크기는 한 모양이었다.


벌써부터 한수를 가다듬을 줄 아는 안목도 있고 나름의 무예도 열심이니 말이다.


뭐, 그래도 이쪽엔 장료가 있으니 딱히 아쉬울 건 없는 모양새였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


“쯧, 헛짓거리를 하는군. 그나저나 네놈은 이를 두고 걱정하지 않는다고?”


“저는 솔직한 말로 크게 걱정하진 않습니다. 의숙부는 뭔가, 한인 같은 모습이라 딱히 강하다는 느낌이 덜합니다. 해서 굳이 적이 될 일도 없겠으나 적이 된다고 한들, 딱히 두렵진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거슬리는 점은 있지요. 그 모습이 한인과 같기에 언제고 무리를 이끌며 더 많은 이들을 근처에 두고 따르게 하니, 그 무리를 운용하는 방식만큼은 신경이 쓰입니다.”


“의숙부라? 마등과 한수가 의형제라도 맺었나 보지?”


“뭐 이리 외지로 내몰렸으니 실상 의지할 구석도 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이곳에 오고 나서야 알았지요. 진정한 서융과 북적이라 불릴 법한 이들이 이 벽지에 산다는 것을 말입니다.”


“정착하는데 마음고생이 심했겠구나?”


“여덟 개가 넘는 부족들과 충돌하며 겨우 그들을 무릎 꿇려 밑에 두고 길들였습니다. 한데 그럼에도 스물이 넘는 씨족들이 겁도 없이 덤벼들었습니다. 다들, 그 목숨을 내걸더군요. 늙은이들조차 어지간한 우리 아이들보다 나은 승마술과 활 솜씨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피해 또한 컷을 것이고?”


“그 또한 그렇지요. 실상 저희가 병력을 유지하고 있기는 하나 이는 겨우 지난날의 희생당한 이들의 빈자리를 메운 격입니다. 특히나 선령강과 북강의 이들은 가히 위협을 넘어 목숨을 걸어야 할 수준입니다. 함부로 정찰도 보내지 못하니, 저희 또한 주변 부족들의 도움을 받아 겨후 오해를 풀며 마찰을 피하고 있습니다.”


“선령강이라 선령강......, 그 무리가 얼마나 되는 것으로 보이더냐?”


“끝도 없지요. 한의 영속을 피해 흉노의 영역마저 넘나드는 이들입니다. 수만이 될지 수십만이 될지 그게 어디 가늠이 되어야지요.”


“허면 이곳에서 뭘 배웠고?”


“어려움입니다. 천하라고, 장군이 멋대로 량주 땅을 옹주로 편입시키기 전에는 모든 것이 쉬워 보였지요. 장군이나 지금 돈황으로 넘어간 동 중영을 제하고 아버님과 숙부님에 비견될 이들조차 없었으니까요. 허나 초대받지 못한 이방인이 되어 이곳에 온 뒤로는 모든 것이 낯설고 어렵기만 합니다. 이곳에 십수 년을 발붙이고 사는 이들조차 여전히 사는 것이 어렵고 그 때문에 외지인은 더더욱 반기지 않습니다.”


“그렇구나, 실로 고생이 많았겠어.”


수많은 별빛이 수놓은 밤하늘의 아래, 메마른 언덕 위에 묘하게 차분하며 감상에 젖은 분위기를 품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는 포홍과 마초였다.


“서강의 이들조차 쉽지 않은 이 삭막한 땅이 곧 돈이 흐르는 물길로 변한다.”


“에이, 그래 봤자 뭣합니까.”


그렇게 그 마지막 감흥을 두고 이야기를 나누던 마초가 마음을 다잡은 듯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어딜 가려고?”


“돌아가야지요. 아버님에게로.”


“나는 아직 협상의 조건도 제시하지 않았는데?”


“예, 압니다. 한수의 이들보다 더한 것을 짊어져야 한다는 것, 받아들여야지요. 허나 최소한의 살 궁리 정도는 마련해주시리라 믿습니다.”


“일만 이천.”


“그......, 아닙니다. 정말 가차 없으시군요.”


“어리다고 봐주는 세상이 아니다.”


“압니다.”


“아는 놈이, 그 마지막까지 혹시 모를 것에 기대를 거느냐?”


“저는......!”


스릉-


어떻게 보면 아쉬움이고 어떻게 보면 배려였으며 어떻게 보면 원치 않는 간섭이자 상대의 동의도 구하지 않은 가르침이었다.


그렇게 마초의 목젖 앞에 들이민 만곡도의 끝은 여전한 날카로움과 더불어 달빛을 받아 번쩍이고 있었다.


“나는 어린 나이에 가족에게 버려졌다. 노예로 팔려 이 땅에 끌려왔고, 그곳에서 사람의 실체를 보았지.”


“표기장군.”


“옹주목이면 옹주목, 표기장군이면 표기장군 둘 중 하나만 해라.”


“그러고 보니, 아까......”


그래서였을까? 자신을 표기장군이라 칭했던 포홍의 발언이 떠올라 그 의미를 묻고자 하는 마초였다.


“네가 표기장군이 되는 갈래는 둘 중 하나다. 하나는 내가 표기장군보다 더 높은 자리에 있어 네게 대장군에 버금가며 작금의 한수가 탈취한 거기장군보다도 더 높은 그 벼슬자리를 내 손으로 직접 내려주는 것.”


“허면 남은 하나는 뭡니까?”


“다시금 이 땅의 무수한 이들을 규합한 네가 한수를 네 밑에 두고 그보다 더한 강자가 되어 누군가를 대적하기 위해 스스로 그 벼슬자리를 자칭하는 것.”


“........!”


그리고 그리 포홍에게서 듣게 된 발언은 실로 그의 심간을 헤집으며 묘한 기대와 두려움을 동시에 선사하고 있었다.


“저기.....”


“가라. 나도 이만 내려가 눈을 좀 붙여야겠다.”


허나, 어디 이 모든 것을 그저 이대로 끝내고 싶을까?


이내 그 몸을 돌린 포홍이 천천히 경사를 내려가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던 마초는 그런 포홍의 등 뒤에다 대고 소리를 질렀다.


“어디까지 가십니까!”


“주천군.”


“실로 곽거병이 되시려는 거군요. 허면 제가 안내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마초의 각오는 실로 포홍으로 하여금 기존의 그를 달리 보게 만드는 또 다른 계기가 되어주었다.


“알아서 인질이 되겠다니, 너도 참 네 아비 속을 썩일 놈이구나.”


“상관없습니다. 당장은 강해지는 것이 우선이니.”


“좋을 대로 하거라.”


“예, 표기장군!”


그렇게 일만 이천의 병력과 더불어 주천군까지의 진격을 함께하게 된 마초였다.


* * *


“흐랴압!”


콰지직-


“여기도 있다!”


쐐애애액-


“꺼흑!”


“화살, 화살을 조심해라!”


그렇게 졸지에 삼만 정도로 불어난 병력과 더불어 좌측으로는 기련산맥을 끼고 우측엔 고비사막이 자리한 하서회랑으로의 진출을 시작한 포홍이었다.


“제기랄, 만곡퇴에서도 죽을 뻔했는데!”


그러나 비단길의 초입에 해당하는 하서회랑에 그리 발을 들이자마자 반겨주는 원주민들의 환대는 가히 그 목숨을 걸고 죽어라 창칼을 휘둘러야 할 만큼 거슬리고도 위협적인 것들 투성이었다.


“서쪽의 부족 둘이 물러갑니다!”


“쫓아! 그 뒤를 잡아서 아예 개박살을 내버려라!”


“장군! 후미에 자리한 씨족들은 어찌합니까!”


“거긴 또 몇 명이야!”


“지금 저희와 교전을 벌이는 이들만 육백이 넘습니다! 지원요청입니다! 상황이 급합니다!”


“제기랄! 이걸 또 찢어서 보내야 하나? 육량을 비롯한 이들더러 당장 오백씩 병력 찢어서 외부 순찰 돌고 앞뒤로 밀리는 곳이 있으면 우선적으로 지원하라고 전해!”


“예, 장군!”


사방에서 화살이 날아드는 것은 물론이고, 절벽과 계곡의 위에서 말을 타고 뛰어내리는 정신나간 이들에 이르기까지 가히 이들의 저항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들 투성이었다.


푸히히히힝-


푸르르릉-


그도 모자라 전방에 자리한 말들이 우르르 허우적거리며 기수들을 떨어트리고 한사코 뛰기를 거부하니, 사방에서 터지는 난전을 수습하며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포홍으로서는 실로 속이 터질 수밖에 없을 지경에 이르고 있었다.


“뭐야, 이건 또 왜 이래? 아니, 말들이 왜 이 지랄이 났어?”


“그, 그것이 전방의 녹읍이 우거진 계곡으로부터 습격이 있었사옵니다.”


“습격?”


“예, 한데 우르르 독침을 쏘고는 곧바로 뒤도 돌아보지 않고 수풀 속으로 숨어들어 도망치는 바람에 그만......”


“아니, 뭔 놈의 동네가 뭐가 이리 두서가 없고 앞뒤가 없나? 어? 아니 여기까지는 또 무슨 사막이고 광야라 그러더니 그리 산맥을 따라 예까지 오고 나니까 뭐? 녹읍이 우거져? 계곡?”


“아무래도 인근에 수원이 있는 듯 싶습니다.”


“하, 그래. 뭐, 어디 물 나올 구멍이라도 있어야 그리 사람이 살겠지. 한데, 독침이라니? 그러면 뭐, 살이 썩어들어가는 극독이라도 되는 거야?”


“다행히 그건 아니고 사냥감을 잡는 마비독인 듯합니다. 그나마 말들이 커 겨우 이를 버티는 거지, 작은 짐승들이었다면 모조리 발이 묶였을 것이옵니다.”


“하, 이 빌어먹을. 이제는 저족 같은 정체 모를 놈들까지 다 나타나니. 이거야, 원. 마초!”


그렇게 졸지에 선두의 속도가 느려지자 그 선두를 교체할 수밖에 없었던 포홍은 지금까지 제법 좋은 결과를 보여주었던 마초를 다시 불러 그를 선봉에 내세웠다.


“예, 표기장군!”


“지금까지 잘 한 거 아는데, 한 번 더 저 앞에 자리한 것들 정리해야겠다. 요 앞에 계곡 시작으로 전방에 자리한 놈들 싸그리 짓밟아놔.”


“최소한도 무위 인근까지는 모조리 정리해놓겠습니다! 자, 모두 가자!”


두두두두-


그렇게 근 일천에 가까울 병력과 더불어 마초가 흙먼지를 휘날리며 기련산맥을 따고 서북변으로 북상했다.


“어디 보자, 마초를 앞으로 보냈고, 하모랑 순우경이 서쪽으로 빠졌으며 육량이 다시 병력을 찢어 예비대를 돌렸다. 거기에 오습이 후미에 자리한 영거현과 운가현을 돌고 있단 말이지. 장료는 만곡퇴를 우회하여 고비사막을 돌아 고장현에서 합류하기로 했고......”


이에 또다시 지도를 펼쳐 들어 자신들의 위치와 진군 방향 그리고 인근의 상황을 살피는 포홍은 이내 무려 자신이 이만이 넘는 병력을 찢어 인근에 퍼트려 놓았음을 깨닫게 되었다.


“주변 정리에 투입되는 병력이 이렇게 많게 될 줄은 또 몰랐지. 정녕 내가 미치긴 한 모양이로구나, 애먼 죄책감에 곽거병 하나 따라잡겠다고 이 정신 나간 짓을 진짜로 계획하고 밀어붙였으니.”


못해도 무리 하나를 상대하는데 삼사백의 병력이 동원되며, 갈래를 찢어 교역로 인근의 모든 부족과 씨족들을 밀어붙이다 보니 가히 삼만이라는 병력을 두고서도 주변을 정리하며 온전히 앞으로 나아가는 것에도 예상치 못한 시일이 소모되는 중이었다.


마치 고속도로를 내듯 수풀과 암석들을 제거하며 최소한의 사람과 물자가 오갈 수 있도록 하서회랑의 가도를 닦는 것은 물론, 그 좌우에 자리한 모든 부족민들을 복속시키거나 밀어내며 인근의 영역을 확보해야 했다.


또 그리 확보한 구역 내에 최소한의 안전과 치안을 보장해야 하니 예비대, 정찰대는 물론 혹시 모를 병력의 일부를 남겨 만약의 사태에도 대비해야 했다.


포홍은 이번 일로 말미암아 소위 정복과 유지의 개념이 무엇인지를 아예 뼈저리게 깨닫고 있었다.


또한 어째서 지금까지의 수많은 중국의 왕조 국가들이 제 나라, 제 영토라 주장하는 구역임에도 제대로 된 지배조차 제대로 된 지배력조차 보이지 못한 것인지 또한 확실하게 깨달을 수 있었다.


“하긴, 이러니까. 멋대로 도호부 세우고 도독부 세우고 하면 뭐하냐고? 있으나 마나인데, 관리도 아니 되고 금방 저들에게 빼앗겨 유명무실할 거, 계속 선전 활동하면서 크레임만 거는 거지. 여기 우리가 다스린 땅이다 하면서, 쯧.”


그러나 반대로 생각해보면 대단한 것은, 이리 되지도 않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를 정녕 가능케 만들어낸 가후가 더더욱 대단해 보였다.


그나마 돈이 되지 않았더라면 어디 이런 일이 가능할까 싶었던 것을, 미래의 잠재적 가치를 끌어와 억지로 그에 돈을 붓게 만드는 그만의 방식이 가히 놀라울 정도였다.


“어차피 돈황에서 주천까지는 동탁이 도맡아야 하고, 주천에서 무위까지는 마등의 이들이 도맡아야 하며 무위에서 금성까지는 한수의 이들이 구역을 맡아야 되겠군.”


그리고 결국 그리 완성된 무역로는 모두에게 짭짤한 수익을 가져다줄 것이다.


작금의 자신 또한 어쩌면 그 때문에 가후의 방식에 협력하는 중이지 않은가?


막상 그와 거리를 두어도 그와 맞잡은 손을 온전히 놓지 않는 연유 또한 그 때문이며, 덩달아 자신이 온전히 처리하지 못한 동탁과 마등 그리고 한수를 갈아 넣어야 이곳, 하서회랑이 온전히 완성됨을 모를 수가 없다.


“그래서, 더 빨리 정리해야 한다. 그래서 더 빨리 밀어붙여야 해.”


제아무리 생존에 특화되고 질 나쁜 배식에도 반감이 없으며 현지보급이 가능한 유목민들의 부대라고 한들, 군대는 여전히 돈 잡아먹는 하마다.


실상 이번 원정에 제 장인을 배려해 혹시 모를 도성의 상황에 맞춰 쓰라고 서원군을 두고 온 목적도 있지만 소위 야만적이면서도 문명의 맛을 알게 된 서원군의 은근한 사치와 소모는 이런 변방에선 당연히 독이었다.


뭐, 사치라고 해봐야 탄당지가 뒤섞인 소위 고른 배식이자 고급스러운 약탈 그리고 각자가 취미로 수집하는 전리품의 용인과 가벼운 기호식품의 허용인 술의 반입반출인데, 이게 최소 주변에 그럴듯한 고을이라도 있어야 공급이 되는 것이고 그게 아니면 보급을 일정할 때에 넣어줘야 하면서부터 문제가 생겼다.


역전의 용사고 당연히 자신을 위해 충성하며 대우받아야 하는 군인들인 건 맞는데, 막상 이들의 명성이 너무 커진 것과 더불어 이들 스스로도 자신들에 대한 과한 자부심이 생긴 것이 문제였다.


이 부대의 주인인 포홍 자신이 느끼기에도 또 어느덧 남들의 머리 위에 서게 된 입장에서도 이러한 사고를 하게 될 줄 몰랐으나, 이제는 그 인건비를 아까워할 정도로 그들을 굴리는 부분에 있어 지출이 크다는 사실 또한 인지하게 되었다.


그 배경에는 황실이나 굴릴 수 있는 특수부대가 거의 일반적인 부대 이상으로 규모가 커진 것도 문제였으며, 봉급은 당연한 문제고 그런 그들의 갑주와 무구를 대며 이를 정비하고 수리하는 것조차 이제는 장기적으로 쉽지 않으니, 소위 귀족으로 이루어진 상비군이라도 봐도 될 정도의 지출은 오롯이 자신 혼자 감당해야 하는 수준이었다.


‘이러니까 공손찬도 백마의 종 운운하는 동안 상인들을 끼고 형제 대접을 해줬겠지. 돈 나올 구녕이 없는데 이게 어떻게 유지가 되겠어?’


“서둘러라! 주천군까지 어떻게 해서든 밀어붙여!”


실상 그러니까 더 조급함이 들었다.


두두두두-


이 시대에 삐까뻔쩍은 그만큼 돈이 든다.


소위 구두에 광을 내기 위해서도 매일 물광, 불광 갖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데 그게 일만이 넘으면 어디 쉽겠냐는 말이다.


그렇기에 그들을 운용할 여유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또 다른 이들과의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서라도 가장 필요한 것이 돈이었다.


“그러니까 이거 하나면 다 내던져버릴 수 있는 거지.”


죄책감과 목표, 생존과 번영을 위한 것들이 한데 얼룩진 포홍의 진격은 그리 삼천이 넘는 이들의 피를 제물마냥 바쳐가며 진군했고 그들의 찢겨진 육편은 마치 거름마냥 하서회랑의 전역에 흩뿌려졌다.


고원과 사막의 사이에 자리한 그 비좁으면서도 넓은 협곡과 골짜기를 따라 펼쳐진 모든 영역을 집어삼키며 그 중심에 자리한 주천군을 향해 내달리고 또 내달렸다.


그렇게 예상했던 기한을 겨우 넘기지 않은 채, 발을 들인 주천군의 그 중심에 자리한 낡은 우물과 그 옆에 곽거병이라 새겨진 비석을 확인한 포홍은 곧바로 가죽 부대를 꺼내 잔에 마유주를 따른 뒤, 이를 하늘 높이 드높였다.


“한동안 죽어있던 그 이름, 이제 내가 다시 가져가리다.”


쪼르르륵-


그렇게 포홍의 잔에 있던 마유주가 메마른 듯 보이는 깊은 우물 안으로 떨어져 내렸다.


그리고는 또다시 도성으로 전령을 보내 곽거병이 그러했듯 황제가 하사하는 술 한 병을 내려줄 것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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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 내가 죽어 소금에 절여지기까지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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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113화 – 돈이 깔린 판에, 사람 사이가 좋을 수가 없다(1) +6 20.09.03 1,433 27 21쪽
113 112화 - 급변하는 천하정세(4) +4 20.09.02 1,469 29 23쪽
112 111화 – 급변하는 천하정세(3) +12 20.09.01 1,438 37 23쪽
111 110화 – 급변하는 천하정세(2) +16 20.08.31 1,528 27 18쪽
110 109화 – 급변하는 천하정세(1) +10 20.08.30 1,552 30 20쪽
109 108화 – 계몽 세기의 도래와 그에 따른 부작용 +13 20.08.29 1,512 32 20쪽
108 107화 - 천하는 쪼개지는 것 +15 20.08.28 1,518 27 22쪽
107 106화 - 계몽은 깨어지는 것 +8 20.08.27 1,487 30 19쪽
106 105화 – 죽은 이에 그림자가 사라지자 깨어난 자들이 현실에 눈을 떴다 +15 20.08.26 1,493 34 22쪽
105 104화 - 용오름이 시작된 그 날, 폭풍우 속엔 비바람과 피바람이 불었다(4) +9 20.08.25 1,467 28 20쪽
104 103화 – 용오름이 시작된 그 날, 폭풍우 속엔 비바람과 피바람이 불었다(3) +6 20.08.24 1,474 28 25쪽
103 102화 – 용오름이 시작된 그 날, 폭풍우 속엔 비바람과 피바람이 불었다(2) +6 20.08.23 1,465 33 18쪽
102 101화 – 용오름이 시작된 그 날, 폭풍우 속엔 비바람과 피바람이 불었다(1) +4 20.08.23 1,479 32 23쪽
101 100화 – 그날을 위한 신탁통치와 반 외척 세력의 궐기 +6 20.08.21 1,518 28 23쪽
100 99화 – 그날을 위한 가후의 퇴진과 수렴청정 +6 20.08.20 1,505 34 21쪽
99 98화 – 폭풍우 속 불어오기 시작한 용오름의 전조 +8 20.08.20 1,529 33 18쪽
98 97화 – 안팎으로 요동치기 시작한 정국은 폭풍우와 격랑이 이는 바다를 닮았다 20.08.19 1,533 33 21쪽
97 96화 – 수면 위에서 출렁이는 황보숭 내각의 위기와 새로운 물살이 이는 수면 아래 +2 20.08.18 1,537 34 23쪽
» 95화 – 세계관 최강자들의 싸움과 주천군에서 하늘을 향해 들어 올린 술 한 잔 +4 20.08.17 1,578 32 25쪽
95 94화 – 우나라의 길을 빌려 괵나라를 쳐라 +16 20.08.14 1,616 35 21쪽
94 93화 – 량주에서부터 시작되는 또 다른 곽거병의 전설 +4 20.08.13 1,616 34 24쪽
93 92화 – 그가 쏘아 올린 출사로부터 시작된 모든 변화 20.08.12 1,590 38 21쪽
92 91화 – 출사표를 상신한 그날, 포홍은 곽거병이 되었다 +5 20.08.11 1,621 36 26쪽
91 90화 – 힘든 시기와 역신에게 씌인 충신의 굴레, 사도 그리고 표기장군 +8 20.08.10 1,618 36 22쪽
90 89화 – 두 번째 대국 +14 20.08.07 1,646 35 25쪽
89 88화 – 첫번째 대국 +4 20.08.06 1,656 28 26쪽
88 87화 – 같을 줄 알았던 다른 역사, 그림보다 더 큰 판을 준비하는 설계자 20.08.05 1,615 40 20쪽
87 86화 – 그 너머의 가후가 준비한 것, 서역도호부와 삼군부 +3 20.08.04 1,642 38 23쪽
86 85화 – 포홍이 바라는 결말, 천하를 향해 내건 그만의 그림 +8 20.08.03 1,731 33 24쪽
85 84화 – 가후의 방식, 그의 천하관과 충돌하는 포홍의 요구 +7 20.07.31 1,715 33 21쪽
84 83화 – 모두가 예상치 못했던 것 +8 20.07.30 1,631 39 26쪽
83 82화 – 추격자들의 사정 +4 20.07.29 1,632 33 22쪽
82 81화 – 도망자들의 사정 +2 20.07.28 1,684 34 22쪽
81 80화 - 왕망의 뒤를 이을 역적, 망조가 들어 무너지는 나라(3) 20.07.27 1,761 33 20쪽
80 79화 – 왕망의 뒤를 이을 역적, 망조가 들어 무너지는 나라(2) +2 20.07.24 1,688 35 30쪽
79 78화 – 왕망의 뒤를 이을 역적, 망조가 들어 무너지는 나라(1) 20.07.23 1,707 40 22쪽
78 77화 – 그 끝에 자리한 그 마지막 관문 +6 20.07.22 1,648 37 19쪽
77 76화 – 그리 택한 역적의 길, 도리어 짐승이라 더 힘겹고 후련했던 그 길 +4 20.07.21 1,650 33 20쪽
76 75화 – 시작된 재앙, 그 모든 것을 끝내기 위해 짐승이 택한 길 +4 20.07.20 1,666 36 19쪽
75 74화 – 전설의 계승자는 재앙을 부른다 +6 20.07.17 1,739 34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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