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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성 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 : 내가 죽어 소금에 절여지기까지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필성필성필
작품등록일 :
2020.05.11 16:04
최근연재일 :
2022.11.09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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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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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5쪽

89화 – 두 번째 대국

DUMMY

그렇게 가벼운 예견을 마친 가후는 이내 그에 뒤이은 본론을 꺼내놓았다.


“세상이 바뀌었음을 저들에게 또 포홍에게 보여주어야 합니다. 물고 떨어지라고 죄책감에 역사의 오명이라는 독을 집어넣은 고깃덩이를 옹주라 이름 짓고 포홍에게 건네주었습니다. 허니 한동안 그 독에 배앓이를 하며 포홍이 새로운 제 보금자리에 적응할 동안, 저들을 치워내야 합니다.”


“허나, 이는......!”


그는 이미 대관식과 더불어 정리된 조당과 포홍이 떨어져 나갈 후일에 중상시들을 손을 볼 계획을 세워두고 있었던 것이다.


“너무 걱정은 마시지요. 어찌 되든 상관없으니까. 설사 포홍이 그 판에 끼어든다 한들, 이는 지방관으로서의 외침에 불과할 것이며 그러한 포홍의 눈과 귀이자 입이 될 저들은 죽기 싫어서라도 그런 포홍에게 수그리게 되며 그의 영역으로 넘어갈 것이고 그리되면 하내를 집어삼킨 채, 기존의 계획대로 사례와 병주를 이어 옹주를 끊어내면 그뿐입니다.”


“그래서 주준의 군대를 해산시켜놓고서도 이쪽의 군대는 남겨두었던가?”


실상 비공식적인 해산과 더불어 뿔뿔이 흩어진 토벌군이었지만, 그럼에도 그 머리가 잘려나간 이들은 그대로 흡수해 사례에 안착을 시켜놓은 가후였다.


대민지원을 필두로 주변 민간에 섞인 이들의 대다수 또한 이들이자 기존의 사례에 속한 관병들이었고 본디 황보숭에게 귀속된 이들은 지금도 적정한 훈련과 규율을 유지하는 중이었다.


“물론, 수십만의 장정들이 죽어 나간 현실에 당장의 전쟁 운운하는 것은 힘들겠지요. 이를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결국 그때가 되면 포홍을 역적으로 선포하고 옹, 량주를 밀어버리면 그뿐입니다. 뭐, 반대로 저들이 죽어도 아니 나가겠다면 포홍이 떨어져 나간 이 안에서, 청류와 유자들이 그득한 이 사례에서 봐줄 필요 없이 상대해주면 그뿐이지요. 그러라고 저리 어린 황제의 심간을 들쑤신 것 아닙니까? 그리고 그에 대한 반응이야, 곧바로 나왔고 말입니다.”


“하아, 자네는 정말.......”


“장군, 뭐라 하셔도 상관없으니까 대관식, 한 나라의 국정을 이끌어가는 모든 이들이 자리할 그 즉위식만큼은 꼭 좀 신경을 써 주십시오. 저들과 포홍에게 최소한도 이 사례만큼은, 이 조당만큼은, 황궁만큼은 우리가 가져갔음을 확실히 깨닫게 해주십시오. 변 황자와 더불어 저들에 대한 조치는 그다음입니다.”


“천자일세! 우리의 황상이시란 말이야! 그 무슨 무례인가!”


“뭐, 암만 그러셔도 제 눈엔 그저 귀여운 앱니다. 물론, 제왕의 기틀을 드러냈다고는 하나 아직 대가 약하고 배움이 미약하며 그릇된 판단을 내리고 그 결심이 짧아 장성한 어른과 길게 대치하지 못합니다. 거기다 선제를 닮아 자꾸 장사치마냥 무언가를 내어주고 약속을 받아야 안심을 하는 눈치이며, 꼭 대가를 지불하고 그만한 값을 가져오려는 성향이 강합니다.”


“그건 공정한 것이......, 아니지. 그렇군, 그래서 자네가......”


“예, 군주는 무치이며 천하를 발아래 두어야만 하는 자입니다. 천하의 모든 것을 소유한 자가, 그리 아랫것들의 눈치를 보고 귀속되어 자꾸 먼저 대가를 제시해선 아니 되는 법이지요. 그리 고개를 내밀면 내밀수록 앞으로 수그리면 수그릴수록 용상에 붙은 엉덩이가 들썩이며 떨어지고 이내 곧 그에게서 멀어지는 법입니다. 이미 한 차례 선제를 겪은 이 나라가, 다시금 그런 황상을 두고 과연 이를 어찌 받아들이겠습니까? 만일, 장군이 여전히 변방에 계셨다면. 해서 이 자리에 포홍을 비롯한 중상시들의 품에 작금의 황상이 계셨다면, 장군 또한 그런 천자를 과연 오롯한 일국의 주인으로 보셨으리라 생각하십니까.”


“아니지. 실로 불충에 가까운 일이나......, 그럼에도 아니지.”


결국, 황보숭은 이에 힘겹게 승낙한 모습이었다.


그가 인정할 수밖에 없는 가후의 주장은 실로 정설이었다.


아니, 정설이길 바라는 것이 거진 천하만민의 시선이었다.


암만 이 나라의 하늘이라고 한들, 지금까지 이리저리 휘둘리며 주변 세력들의 보호를 받는 어린 것이 대저 뭘 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은 여전히 천하에 자리한 이들 앞에 존재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어리다, 또한 지난 선제 시절의 환관들이 남아있는 것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뭐, 그래도 성정이 더 순후하고 조심스러운 협 황자보다는 낫다는 느낌도 간혹 들긴 합니다만은, 그 또한 연치가 더 어려서 그런 것일 수도 있으니, 함부로 평을 하긴 뭣하고. 그렇다고 이제와 하늘을 바꿀 수도 없는 일. 결국, 더 배우셔야 합니다. 더 깨우치시고 그 부족함을 채워야 합니다.”


“결국, 통치에 공백이 생기겠군. 허면 그 빈자리는.......”


“장군께서 하셔야지요.”


“뭐라? 아니, 태후께서 계신 마당이거늘 이 어찌 신하된 자가.......”


“장군, 여기까지 왔음에도 소인에 의해 강제로 떠밀리길 원하십니까?”


“.........”


가후는 답답한 얼굴로 황보숭을 보았다.


결국, 또다시 원점이냐는 듯 되묻는 그의 눈빛에 더는 할 말이 없는 황보숭이었다.


“후우, 그래요. 뭐 좋습니다. 태후의 대리 통치는 또다시 중상시들의 발호를 부를 터이고, 이는 곧 지난날 동 태후를 비롯한 외척과 황문의 발호와 다를 바 없게 되겠지요. 해서 모든 걸 내려놓고, 모든 걸 그리 되돌려 다시금 개가 되셔도 좋습니다. 허나.”


그러나 그 또한 거기까지였다.


“그때의 장군의 곁에 더는 소인이 존재치 않을 것이며 소인 또한 더는, 이 한을 위해 남을 삶을 허비하지 않을 것입니다.”


황보숭을 향한 마지막 경고.


그렇게 다시금 황보숭이 원하는 대로 그를 떠민 가후가 그에게서 멀어졌다.


그리고 그리 멀어지는 가후를 바라보는 황보숭은 이내 복잡미묘한 심정이 담긴 얼굴로 지금도 자신의 심간에 남아있는 이의 얼굴을 떠올렸다.


“염충, 죽은 자네에게 가까워질수록 나는 어째서인지 점점 내게서 더 멀어지는 것 같네. 내가, 내가 아니게 되는 기분이야.”


결국, 용상에 앉은 이가 고개를 내밀면 안 되는 것이 아니었다.


말 그대로 이는 용상에 자리한 이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었다.


도리어 본래의 자리를 벗어나 점점 자신을 잃게 되는 것이 두려워지기 시작한 황보숭은 자신 또한 그리 권력에 눈을 뜨게 될까, 자신이 저 가후로 말미암아 도리어 염충의 망령이자 꼭두각시가 되어 살아가게 될까 그것이 걱정스러운 것이었다.


* * *


저벅저벅-


“충신은 자발적 복종과 고립을 최고의 선으로 친다. 도리어 통치자들과 간신들이 좋아할 일을 저 스스로의 고행이라 믿으며 그들을 위해 알아서 모든 무장을 해제하고 자신을 그리 공격받기 좋은 곳에, 사지로 몰아넣는다.”


허나 그런 황보숭을 벗어난 가후가 내린 선택은 자뭇 황보숭과는 차원이 달랐다.


이미 지나온 과거에 대한 미련 따윈 조금도 남아있지 않은 그가 걸음을 옮겨 들른 곳은 다름이 아닌 군부였다.


“하여 그들은 그리 자신들을 위한 조언자가 나타나고 도움을 주려는 세력들이 나타나도 이에 도리어 과한 부담을 느끼며 스스로가 그에게서 동 떨어지고 멀어지려 한다. 이를 자신에 대한 속박이자 구속이라 여긴다.”


터억-


그렇게 군례를 올리는 병사들을 지나친 가후는 정문 위로 제 양손을 올린 채, 이를 천천히 밀어냈다.


“그래서, 그게 문제다. 이래서 그 빌어먹을 충신들 중 다수가 세상을 뒤바꾸지 못한 채, 그런 세상에 휘말려 안타까운 죽음을 맞는다.”


끼이이익-, 쿠웅-


“어찌, 그 최후가 실로 개와 같지 아니한가? 최소한도 이리와 늑대 정도만 되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을.”


그렇게 그 웅장한 문을 열어젖힌 그의 앞에 미소를 지으며 다가오는 이가 있었다.


“아, 오셨습니까?”


의기롭고 충직한 면에서 황보숭을 닮았으나 그럼에도 황보숭보다 강직하며 호기로운 면이 있는 인물이자 작금의 가후가 최소한도 모든 짐을 짊어지지 않도록 만들어주는 그는 황보숭의 조카인 황보력이었다.


“이런 말씀을 드려 송구하오나 삼군부의 수장자리를 맡아주셔야겠습니다.”


“허면 숙부님께선.....”


“여전히 미력하시나 그럼에도 나랏일은 하셔야겠기에, 최소 사도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긴, 정궁은 지난날 급진 청류계 이들에게 너무 휘둘린 감이 있지요. 한데 숙부님의 지낭이신 문우 공께서는 어떤 직책을 생각하고 계십니까?”


“낭중령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낭중령이라, 낭중령. 꽤나 의미가 깊군요.”


시절과 나라를 막론하고 이름난 명장과 간신, 충신에, 권신들마저 스쳐 지나간 자리가 바로 낭중령이었다.


그러나 반대로 말하자면 그만큼 본래의 직무 외에 적잖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보다 큰 자리라는 소리였다.


“대관식이 기대가 됩니다.”


그렇게 황보력이 미소를 지었고, 이에 가후 또한 안심한 듯 미소를 지었다.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 * *


그리고 대관식의 당일.


두웅- 두웅- 두웅-


우렁찬 북소리와 더불어 지엄한 황궁 문이 열렸다.


수백에 달하는 문무백관들이 복색을 갖춘 채 황궁 안으로 들어선 것은 물론, 새로이 그 벼슬자리가 임명되어 공식적인 발표만 남은 신진의 이들 또한 우르르 궁에 들었다.


수천이 넘는 군대가 도성을 활보하고 황궁의 주위를 감싸며 제식을 더한 환대를 표하였으나 도리어 이는 시대가 난세이니만큼 혹시 모를 상황에 되한 최소한의 무력을 과시하는 황보숭을 위한 가후의 조치이기도 했다.


“좌 장군 듭시오!”


그리고 때마침 어수선한 분위기와 더불어 우렁찬 위사의 목소리와 더불어 황보숭이 저를 뒷받침하는 장수들과 더불어 그 모습을 드러냈다.


노신의 모습을 하고 있으나 한눈에 보아도 장수의 태가 여실히 드러나는 그의 등장에 수많은 이들이 환호하며 우르르 그의 앞에 머리를 조아렸다.


그리고 이러한 관료들의 움직임은 자연스레 대관식에 자신의 차례를 준비하는 어린 황제와 태후 그리고 여러 중상시들에게 포착되었다.


“흥, 마치 죽은 하진이라도 되살아난 것 같은 분위기로군.”


“말도 마십시오, 대관식에 참석은 못해도 좌장군은 보아야겠다면서 이 도성에 몰려든 인파만 일천이 넘습니다.”


“그래봤자, 거진 다 사족들이지 않은가?”


“그렇긴 합니다만......”


“확실히, 삼보가 떨어져 나간 뒤로는 황보숭의 세상이로구나.”


확실히 그러했다.


장양과 조충을 비롯한 이들이 이를 인정할 수밖에 없음을, 실로 조당은 물론 민간에서마저 그의 이름을 드높이며 추앙하고 찬양하는 이들을 확인하고 나니 실로 주춤할 수밖에 없었다.


허나 그 또한 잠시뿐이었다.


“상군 교위 듭시오-!”


“........!”


“포, 포홍이......”


저벅저벅-


조금 전의 반김과 환호성은 모조리 사라진 지 오래였다.


그리 주변의 이들과 인사를 나누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황보숭조차 포홍의 등장만큼은 조금은 신경이 쓰이는지 어느덧 대화를 멈추고 그리 궁 안에 발을 들이는 그를 향한 시선을 건네고 있었다.


“아으, 빡빡해.”


“조용히, 주공께 누를 끼쳐서는 아니 된다.”


그렇게 거진 몸에 맞지도 않을 꽉 끼는 옷을 걸친 오습의 불평과 그를 향해 핀잔을 건네는 장료를 시작으로, 수십에 달하는 이들이 그 뒤를 이었다.


멋들어진 맵시를 뽐내는 순우경과 당당한 자태를 풍기는 허정.


차분하고 조신한 모습의 하모와 생에 궁궐은 처음이라는 듯 묘한 감흥을 드러내는 학맹.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는 육량과 더불어 느긋하면서도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위압감을 풍기는 서영을 비롯해 그 뒤를 따르는 이들까지.


가히 투기와 살기는 물론, 그에 더해진 두려움과 위협에 가까울 존재감을 드러낸 무장들로 말미암아 삽시간의 그 분위기가 굳어지다 못해 도리어 얼어붙게 되었다.


어찌 된 영문인지 하나같이 장수가 아닌 이가 없었으며 그럼에도 거진 궁성 안에 모여든 이들보다 머리 하나씩은 큰 체구를 보유한 이들이 줄줄이 나타나니, 그리 나타난 강자들의 등장에 의한 무의식적인 반발과 나약함을 감추기 위한 허세의 표출이 과도하게 드러낸 탓이었다.


“한데 어째 이것들, 꼬나보는 눈초리들이 다들 왜 이럽니까?”


“마치 적진에라도 온 기분인데?”


“병신들, 도끼 하나 꺼내 들면 오줌 질질 지릴 것들이, 어떻게든 지지 않겠다고 눈을 부라려대니, 원. 확실히 재미있어, 상군 교위를 따르길 잘했단 말이지.”


그렇게 수백에 달하는 이들에게 둘러싸인 포홍의 수하들은 도리어 그리 자신들을 향해 쏟아져 내리는 적의에 하나같이 이를 드러내며 즐거워했다.


그리고 그때를 기점으로 궁궐 안의 분위기는 보다 확실하게 뒤바뀌고 있었다.


고작 수십에 달하는 장수들이 내뿜는 기도 앞에 수백에 달하는 이들이 도리어 기가 눌리다 못해 주춤하며 식은땀을 흘리고 겁을 집어먹은 채, 그 눈조차도 쉬이 마주하질 못하고 피하기 시작했다.


쿠웅-


“이게 뭣 하는 짓들이지?”


그리고 때마침 의미 없을 힘겨루기와 심력을 소모하는 대치 국면 속에 드디어 포홍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


“아, 아니....., 무슨 사람이 저렇게 클 수가......”


“동 중영보다 강하다더니, 과연......”


“저, 저자가 바로......”


그렇게 수많은 인파들의 수군거림과 더불어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한 그로 말미암아, 졸지에 황보숭의 주변을 에워싸던 수만은 인파가 우르르 갈라졌다.


“오랜만입니다, 좌장군.”


“그래, 오랜만이지.”


“제법 어중이떠중이들을 많이 준비하셨습니다. 아니, 실상 거의 다라고 봐도 되겠군요.”


“그래도 너무 나무라지는 말게, 다들 이 나라를 위한 충심 하나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으니까.”


“좋습니다. 하긴, 그래야 이 나라가 바로 설 수 있겠지요.”


그렇게 빤하디빤한 인사를 나눈 황보숭과 포홍의 이들 또한 황제의 대관을 위해 자리를 잡았다.


“황제 폐하 만세-!”


“만세! 만세! 만만세-!”


그리고 빤하디빤했던 지난 절차를 다시 겪으며 다시금 진정한 황제로 거듭난 어린 것을 위한 이들의 목소리는 가히 세상이 떠나가라 크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


“비로소 오늘에 이르러 짐은 지금까지의 환란과 국난의 폐해를 조금이나마 덜 수 있었다. 하여, 최소한도 사례 땅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와 위무를 하였다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하여 앞으로 짐을 비롯한 조당의 이들은.......”


그렇게 시작된 준비된 연설, 뭐 어린 것 치고는 제법 자태를 드러내는 어린 황제를 보며 벌써부터 황홀하게 젖어 든 이들을 보며 그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 포홍이었으나, 이내 그런 어린 황제가 황보숭의 직위와 이름을 부르는 순간만큼은 그 또한 실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고로, 이 자리에서 새로이 나라의 중역을 일임할 이들을 발표하고자 하나니, 새로이 사도에 오른 황보숭은 앞으로 나오라.”


저벅저벅-


“사도.....”


“이 나라의 사도.....”


“좌장군께서 드디어 이 나라를......”


가히 뜨겁다 못해 타오를 것만 같은 이들의 눈길, 그 속에 담긴 흥분 속의 기대와 더불어 들이마시고 내쉬는 거친 호흡과 두근거리는 잔 숨결까지.


모두가 그 불덩이보다 더한 열망을 품은 채, 어린 황제를 향해 나아가는 황보숭을 향한 절대적 충성을 드러내며 가히 열화와도 같은 무언의 성원을 보내고 있었다.


‘확실히 이 새끼들은 그 잘난 이상에 미쳐있는 놈들이 확실해. 이 광신주의 새끼들.’


덜컥-, 스윽-


그리고 그렇게 황보숭의 앞에 거진 교지마냥 내려진 사령을 받든 황보숭은 이내 그 몸을 돌려 이를 펼쳐 들고는 그리 대전 앞을 그득 채운 엄청난 수의 관료들의 앞에 새로이 국정을 운영할 이들의 이름을 하나둘씩 발표하기 시작했다.


“먼저 문관들의 관위를 이야기하고자 함에 우선적으로 내조를 논한다. 내조는 상서를 시작으로 상서령에 정궁, 그 아래로는 복야와 상시조를 두고 또 시중으로는 유홍을.......”


그리고 역시나 확실히 황제 직속에 속하는 내조의 벼슬자리를 구성하는 이 모든 인물들은 유자들과 청류계 인물이었다.


허나 재미있는 것은, 거진 이들은 지난날의 사변에 휩싸였거나 권쟁에 휘둘렸던 온건파에 속하는 이들이었다.


“또한 외조의 이들 중 삼공을 우선하자면 우선 사도로는 본인, 사공에는 순상, 군사적 실무를 주관하는 태위이자 대사마의 자리는 둘로 쪼갤 것이다. 하여 각기 군사적 행정과 보급을 비롯한 일관된 사안은 태위 양표가, 군사적 배치와 훈련 및 전쟁과 관련된 모든 사안은 대사마 주준이 각기 일임할 것이며 그 외에, 광록대부는 기존의 순우가가 연임할 것이고 녹상서사의 자리는 조금 전 언급된 양표가 겸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또한 조사의 뒤를 어사중승의 후임으로는 한복을 임명할 것이며, 그 밑의 보좌이자 독군어사를 관장하는 이로는 치려를 두고, 위위로는 주충을......”


그리고 그와 반대로 본격적인 일국의 행정 제반과 더불어 나라의 모든 살림을 이끌어가는 외조의 경우는 가히 다채로운 구성을 보여주고 있었다.


급진 개혁파들은 물론, 그 위명이 드높은 중신들과 명사들이 주축을 이루었으며 보다 군사적인 실무에 무게중심을 두다 못해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면면들이 있었다.


뭐, 그 외에 원체 청류로 이름난 이들이자 주충과 양표를 비롯해 이전부터 명망을 떨쳤던 사손서를 필두로 실적을 내보이며 청명을 쌓아왔던 조온, 장희와 같은 이들 또한 각기 걸맞은 벼슬을 받았으니, 이는 가히 지난날 하진이 구상했던 청류적 조당보다 더 이상적인 형태에 유가적 정부가 구성된 완전체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또한 삼사를 비롯한 삼공의 위에 자리한 재상급의 인사는 거진 그 자리를 비워둘 것이나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앞서 언급한 양표의 경우와 같이 겸직이 허가된 이들이 자리할 것이다. 하여 태보에 자리에는 순상을 겸하게 할 것이며, 태부에는 마일제를 둔다.”


그 외에 하늘 중의 하늘이자 일종의 명예직, 혹은 최상위 실권자이자 연치가 어린 황제를 청류의 색채로 물들일 수 있도록 하는 노신들의 배치 또한 이어졌다.


허나 그 완전무결에 가까울 좌석의 배치는 가히 문관들의 선에서 그친 것이 아니었다.


“그에 뒤이어 무관들의 직위를 호명함에, 호분중랑장에는 새로이 공융을 두며 거진 폐기된 동, 서궁을 비롯한 남궁의 출입을 엄금하여 봉문을 실시하고 이를 순찰할 궁성 교위를 따로 신설하여 이를 원소에게 맡길 것이다. 또한 하남윤의 자리에 원술을 두고, 사례교위에는 양찬을, 효기교위 자리에는 조조를 둔다.”


이미 공자의 후손으로 그 명망이 드높은 것은 물론, 이미, 지난날 왕윤과 더불어 예주에서 황건적을 격파한 경험이 있는 공융으로 하여금 도성 내에 가장 강력한 군사력을 쥐도록 하였고, 그 외에 명가 중의 명가이자 간신히 그 명맥만을 유지하는 양가, 두가와는 달리 탁류에 속하는 거두 집안이자 현 상황에 가장 큰 세력을 과시하는 조씨와 원씨의 이들에 대한 축출과 회유 또한 적절히 뒤섞여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는 지난날 그들에게 은연중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하진의 과오를 답습하지 않기 위한 가후의 조치로, 원가와 조가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음을 알고 있으나 그럼에도 그 주도권과 더불어 그들에게 종속되지 않기 위한 고심이자 방편이었다.


또한 하나의 도성에 하나의 궁궐. 그리고 그 속에 자리한 유일무이, 단 하나의 황제로 말미암아 누구도 이를 부정하고 거스를 수 없는 천권의 재확립을 명확히 드러내고 있었다.


“그 외에 사례에 자리한 여러 군현에 자리할 지방관들의 경우는 그 수가 많아 따로 공시할 것이나, 그중 예외인 하내군만큼은 이 자리를 빌어 특령을 내리겠다. 고로 하내군의 태수에는 기주 출신의 저수를 또 하내군에 속해 있는 산양성을 관할로 삼았던 원유의 배속을 산양군으로 옮겨 태수로 승진시킬 것이며, 그와 같이 머물던 원씨 일족 또한 그와 더불어 새로운 관할로의 이주를 명한다. 또한 작금의 역적 동탁의 잔해가 남아있는 병주를 평정하는 정원에게 새로이 병주목의 직위를 내리며 만일 나라가 혼란스러운 상황에 도적질을 멈추는 것은 물론, 신임 병주목이 보다 빨리 병주를 병탄할 수 있게 돕는다면 흑산적들에 한해 그 공을 인정해 평난중랑장의 지위를 내리겠다. 또한 하나의 주목을 더 신설하니 그 자리는 팔급의 일인인 유표가 될 것임을 알도록, 직위는 형주목이 될 것이다.”


“........!”


그리고 그다음으로 지방관들의 인사이동과 관련된 공표로 말미암아 포홍의 안색이 굳어진 것은 물론, 이내 좋지 않은 낯빛을 띠며 일그러졌다.


이미 저수의 일이야 제가 밀어 넣은 것이니 그렇다 치고, 하내에서 원가의 이들을 추출하여 이를 굳이 분열된 양상의 연주로 밀어 넣은 것부터가 이상했다.


본래대로라면 원기를 죽인 이쪽과 직접적인 충돌을 위한 분란을 제공해줘도 이상하지 않은 것이 도리어 원가의 편을 들 것도 아니고 이쪽의 편을 들 것도 아니면서 굳이 반으로 쪼개진 연주의 구석에 붙여두었다.


애초에 영제도 유언이나 유우를 비롯해 유씨의 이들을 퍼트렸으니, 유표의 경우는 크게 이상한 점을 느끼진 않았지만 말이다.


‘어찌 되었든 일단은 거슬리는 눈치이니 되도록 사례 근처가 아니라 그 너머 예주 인근에 붙어있으라는 건가? 하진처럼 되는 것은 되도록 피하려고?’


그래, 여기까지는 괜찮다. 여기까지는 안색이 굳어진 것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허나, 원 역사대로 장연에게 평난중랑장의 직까지 미끼로 내걸면서 보다 빠른 병주의 병탄을 부채질하는 것만큼은 이미 충분히 포홍의 기분을 더럽게 만들고 있었다.


“추가로 기존의 대장군부를 폐하고 삼군부를 신설함에 이는 별도의 중앙군을 이끌 수 있음을 명심하며 그 모든 삼군을 총괄하는 삼군 교위에는 황보력을, 그 아래 두 개의 군을 총괄하는 이군 교위에는 현 서원군의 중군 교위인 풍방의 겸직을 허할 것이며, 그 마지막 맨 아래에 자리한 일군을 총괄하는 일군 교위에는 병주목 정원의 부장인 장양을 앉힐 것이다. 하여 이는 앞으로의 국정을 운영해 나아갈 것이되 낭중령을 비롯한 이들과 협력할 종사나 군사를 부장으로 둘 것이며 군부의 사안은 그리 삼군의 협의 아래 총괄될 것이니 앞으로 대소신료들은 이를 명심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덜컥-


“아, 그리고.”


그렇게 어느덧 모든 관료들의 배속이 끝이 남과 더불어 장계를 접은 황보숭은 이내 몸을 돌리려다 멈칫한 채, 다시금 포홍을 향한 시선을 건넸다.


“새로이 신설될 옹주의 자사는 포홍을 임명한다.”


웅성웅성-


“자사?”


“주목이 아니라 자사란 말인가?”


“아,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주목은...., 히이익!”


그와 동시에 수많은 이들의 시선이 그 표정이 양껏 일그러진 포홍을 향했다.


그리 더러운 기분을 승화시켜 송곳니를 드러내 보인 짐승의 앞에 그 주변에 자리한 이들이 절로 놀라 멀어지고 겁을 집어먹으며 뒷걸음질을 치다 자빠지기 일수였다.


그럼에도 그런 포홍의 위협적인 시선을 마주한 황보숭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도리어 그도 모자라 용상에 앉은 어린 황제와 죽은 영제마저 끌어들이고 있었다.


“주목이 되고 싶거들랑 협 황자서부터 모셔오시게. 이는 황명이자 자네의 충심을 증명할 수 있는 기회야. 최소한도 이 나라에 더는 보위를 둔 갈등은 없어야지. 아니, 그렇습니까? 황상?”


“그, 그렇소. 누가 뭐래도 그는 이 나라의 충신이오. 돌아가신 선제께서도 그 유지를 남기실 적에 그리 말씀하셨소. 우리 형제는 누가 용상에 오르던 서로를 해하지 말아야 하며 무슨 일이 있어도 나라를 위해 포홍을 쓰라 하셨소. 또한 그는 곽거병의 현신이라 하셨소.”


그러나 도리어 그것이 작금의 대관식에 더한 혼란을 초래하고야 말았다.


“화, 황상! 대체 그게 무슨......!”


“선제의 유지이십니다, 상군 교위. 아니, 표기장군. 앞으로도 짐을 이 나라를 지켜주세요.”


“이......!”


그렇게 모두의 눈이 뒤집힌 상황 속에 핏발이 선 눈빛으로 거진 그 누구보다 빨리 이에 반발을 하려는 포홍이었으나, 어느덧 묘한 신뢰와 더불어 그 눈이 그렁그렁해진 어린 천자의 앞에 절로 그 말문이 턱하니 막힐 수밖에 없는 그였다.


“이거였습니까?”


“제가 말하였지요? 이번 대관식 실로 후회하지 않을 거라고.”


그리고 그리 포홍이 당황한 모습을 보며 경탄을 금치 못하는 황보력은 어느덧 제 옆에 다가와 그 눈을 번뜩이며 미소를 짓고 있는 가후를 보며 진정 소름이 돋아나는 것을 느껴야만 했다.


작가의말

편집본이라 날아간 것이 극적인 제보로 이제 발견이 되었네요.


유표가 뜬금없이 튀어나오는데 유표 또한 집어넣었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4

  • 작성자
    Lv.99 겨울벚꽃
    작성일
    20.08.07 06:39
    No. 1

    이제 읽어도 이해가 안가요.........
    대사들의 절반이 미사여구? 쓸데없는 중2병 감성 대사가 너무 많아서 집중도 안되고
    편마다 짐승이라는단어 안나오는 편이 없네여

    그걸 다떠나서 머리쓰는 장면들 계략쓰는걸 장황하게 설명하니ㅡ이해도 힘들고 이게 삼국지인지 그냥 궁중암투인지 잘 모르겠어요
    전투장면들도 궁중암투ㅡ같으니 음
    좀 대사를 간결하게 적는게 어떨까요?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5 필성필성필
    작성일
    20.08.07 08:36
    No. 2

    그렇군요, 저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일종의 납득? 을 위해서 일정 부분 허용이 된다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또 너무 전쟁전쟁만 이고 해서 이제는 두 챕터쯤 끝나서 넣은 것인데 확실히 독자분들의 눈엔 조금 과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네요.

    가후를 비롯해 판도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 생각했고 그래야 그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여겼는데 음, 저도 지금 묘하게 헷갈리는 것 같습니다.

    야, 이게 쉽지 않네요.

    그래도 이번 주만 지나면 다음 주부터는 다른 그림이 나올 수 있도록 한번 최선을 다해 봐야겠습니다. 조언 감사드립니다^^)!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86 aj******..
    작성일
    20.08.07 09:39
    No. 3

    언제쯤 가후한테 휘둘리는 걸 면할지...저런 식의 정치질에 대응할만한 문관 중에 포홍이 꼬드길만한 애는 정욱말곤 생각이 안나네요

    찬성: 3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5 필성필성필
    작성일
    20.08.07 17:17
    No. 4

    그것도 둘다 140년대 생이라 비슷하긴 하죠. 한데 정욱은 굳이 나라를 쪼개먹는 소위 역적의 행보를 일찍 인지하고 그것이 운명인 양 펼쳐지리라 생각해 일찍이 포홍을 손절했습니다.

    손을 들어줄 이유를 못 느낀 거죠, 그래서 작금의 상황에 한동안은 그를 머리로 이겨낼 이를 찾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ㅎ

    다만 나중에 가후와의 대결과 그와의 갈등에 얼취 비벼볼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이는 스포가 되니 따로 적지는 않을 겁니다. 좋든 싫든 주인공도 그냥 당해줄 순 없으니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2 ga******
    작성일
    20.08.07 13:13
    No. 5

    주몹이 아니라 자사면 군지휘권이없는데 표기장군이라 겸직인가요 뭔가 계략이펼쳐지는게 다른 삼국지 관련 소설보다 깊이가 있는데 해석이 잘안되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5 필성필성필
    작성일
    20.08.07 17:14
    No. 6

    맞습니다 그래서 자사인 경우면 중앙정부에서 태수를 움직이거나 새로 임명하거나 혹은 도독 등을 보내거나 해서 시비걸거나 침해하거나 간섭할 수가 있죠.

    물론, 이건 포홍이 따로 사병과도 같은 군사들을 모조리 지니고 있으니 그의 입장에서 어이가 없는 경우고, 황보숭 또한 이를 알면서도 굳이 이렇게 들쑤시는 것은 피를 보겠다는 각오를 보이는 일종의 협박입니다.

    다만, 어차피 주목의 자리를 내릴 것이긴 하나 포홍은 옹땅만 달라고 했지, 주목을 달라 직접적으로 표현을 하지 않았고 가후의 계략을 통해 그 빈틈을 이용하려는 것인데 그 배경에는 아직 포홍이 중앙정부에 대려가지 않은 협 황자가 있습니다.

    거슬리죠? 왠지? 여차하면 도성 다 뒤엎고 황제 갈아치우고 다시금 정권을 뒤바꿀 것 같으니 진날 동탁의 손아귀에 있던 협 황자 내놓으라는 겁니다.

    그리고 표기장군은 겸직이 될 것인데 이는 '곽거병'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이미 지난날 선제가 포홍을 곽거병처럼 쓰겠다 마음먹은 부분이 있고 또 그 뒤로 비장 이광이라는 호칭이 포홍에게서 나와 여포에게 넘어갔습니다. 곽겨병이 나온 것 또한 의미있는 포석이며 이는 훗날을 갈등과 배치를 생각해 일단 넣어놓은 부분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5 필성필성필
    작성일
    20.08.07 17:32
    No. 7

    그리고 포홍 입장에선 작금의 자신이 황제를 끼고 새로이 국정을 운영해나가는 입장도 아닌데 굳이 간섭과 충성을 바쳐야 하는 것에 의문을 품고 있는 겁니다.

    어차피 권리나 권력은 다 빼앗긴 꼴인데, 하필 나라를 위해 이용받고 충성을 해야만 하는 위치에 놓인 것이죠.

    그것도 뜬금없이 자신은 알지도 못했던 선제의 유언이 밝혀지며 어린 황제가 마치 살려달라는 듯, 의지할 곳이 없다는 듯 자신의 목을 붙잡고 물고 늘어지는데 이게 마치 이리를 상징하는 포홍에게 있어 거부할 수 없는 금줄, 금제, 목줄이 된 꼴입니다.

    결국, 지난날 영제가 살아있을 적 동탁과 이유가 나눴던 대화 속에 자리한 사냥개마냥 자유를 잃어버리고 어쩔 수 없이 그들을 위해 일해야만 하는 위치에 놓이게 될까 그것이 거슬린 것이죠.

    그리고 저 어린 영제가 저리 나와서 포홍의 목을 두팔로 휘감아 거부할 수 없는, 살아있는 목줄을 만들어내는 이유는 이미 가후가 한 차례 폭탄을 터트리며 작금의 황제인 변 황자의 심간을 헤집어놯기 때문입니다.

    황보숭은 아닌듯 보여도 당장에 가후의 뜻에 따라아먄 하는 압박과 더불어 그의 뜻대로 이끌리지 않고자 대관식에 쓰일 자금은 백성들의 세수로 하지 않겠다며 나름의 반항을 한것인데 당시 가후가 그 뒤에 자리한 중상시들을 저격하며 자기 아버지를 능욕한 과거를 폭로했죠?

    물론, 나중에 영제여 철권을 쥐고 그들을 수그리게 만들긴 합니다만 그 판단을 내린 어린 황제인 변 황자는 제가 황제가 되기 이전까지 제 어미가 그들 앞에 혼나고 설득당하며 꿀먹은 벙어리가 되고 수그리는 꼴을 봐야만 했습니다.

    황제라고는 하지만, 태후라고는 하지만 창피할 정도의 무기력을 느낀 거죠. 그 처첨한 기분과 더불어 자기 아버지마저 능욕했다고 하니 이제는 중상시들에게도 진절머리와 환멸을 느낀 겁니다.

    그렇게 가후도 가까이 하고 싶지 않고 중상시들도 가까이하고 싶지 않는 마당에 선제(영제)가 죽기 전 각기 변 황자 자신과 협 황자에거 유언을 남겼고 그 중 하나가 포홍을 믿으라는 말이였죠.

    물론, 이는 지난날 갑훈에 대한 미안함과 뭐 이것저것이 뒤섞인 포홍의 복종이었긴 하나 그저 이 유언 하나만 전해들었던 어린 것에겐 마치 이것이 절대로 놓지 못하는 희망이자 현 상황에 유일무의한 동아줄처럼 여겨지는 겁니다.

    그래서 매달리는 거구요.

    그럼에도 이 모든 것을 알고 이용한 가후는 황보숭을 시켜 포홍에게서 협 황자를 빼았고, 또 황명 운운하는 선제의 유지 운운하는 어린 황제를 움직여 그의 목에 목줄을 걸어 그가 한동안, 어떻게든 작금의 불안한 신정부와 정국에 이빨을 드러낼 수 없게 만들려는 겁니다.

    이미 수십 만이 죽은 난세가 끝났는데 이 와중에 난세를 구원한 영웅과 그 손아귀에 무한한 믿음을 보여주는 어린 황제 그리고 겨우 끝낸 난세인 상황에, 포홍이 이에 반발하고 다시금 변란을, 분란을 그땐 정녕 포홍은 이 중원천하에서 매장이 되겠지요?

    그렇게 한동안 복종하게 포홍 묶어놓고 가후는 중상시들을 정리하려는 겁니다.

    장양과 조충을 비롯한 십상시들이 작금의 상황에 제일 위험할 뿐더러 가장 처리하기 좋은 시기라 생각을 마쳤으니 그 변수인 포홍은 황제에게 충성맹세를 한 후 결국, 옹주로 돌아갈 것이니 작금의 이 사례 땅에 더는 중상시들을 도울 이가 없다고 여긴 거죠.

    똥개도 제 앞마당에서 먹어준다는데 사례 땅을 모조리 제 앞마당으로 만들어넣고 혹시 몰라 중상시들이 도움을 받을 변수마저 지워버린 채, 온 청류와 유가로 둘러싸인 이 땅에서 그 구시대적인 유물이자 나라를 좀 먹는 부패한 것들을 모조리 지워낼 생각인 겁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5 필성필성필
    작성일
    20.08.07 17:43
    No. 8

    아, 다음화 스포 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8 rrrhqntl..
    작성일
    20.08.09 20:02
    No. 9

    고구마가 너무 길어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5 필성필성필
    작성일
    20.08.09 22:27
    No. 10

    지금 머리를 굴리며 박박 쓰고 있는 중입니다. 이제 정치적 시련과 정체가 왔으니 이를 벗어나는 노력과 새로운 그림을 준비해올리겠습니다.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15 합비의장료
    작성일
    20.10.04 07:04
    No. 11

    마지막에 변황자 아니라 협황자를 데려오라고 해야하지않나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5 필성필성필
    작성일
    20.10.06 15:40
    No. 12

    감사합니다 덕분에 수정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나노[nano]
    작성일
    20.10.23 12:29
    No. 13

    온갖 고생하고 놀아난 꼴이 된 쥔공....잘봤습니다~~

    찬성: 2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5 필성필성필
    작성일
    20.10.25 11:30
    No. 14

    확실히 취향이 갈리는 부분이 있지만 고구마가 강하긴 강한 모양입니다.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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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102화 – 용오름이 시작된 그 날, 폭풍우 속엔 비바람과 피바람이 불었다(2) +6 20.08.23 1,466 33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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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99화 – 그날을 위한 가후의 퇴진과 수렴청정 +6 20.08.20 1,505 34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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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97화 – 안팎으로 요동치기 시작한 정국은 폭풍우와 격랑이 이는 바다를 닮았다 20.08.19 1,533 33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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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94화 – 우나라의 길을 빌려 괵나라를 쳐라 +16 20.08.14 1,616 35 21쪽
94 93화 – 량주에서부터 시작되는 또 다른 곽거병의 전설 +4 20.08.13 1,616 34 24쪽
93 92화 – 그가 쏘아 올린 출사로부터 시작된 모든 변화 20.08.12 1,590 38 21쪽
92 91화 – 출사표를 상신한 그날, 포홍은 곽거병이 되었다 +5 20.08.11 1,621 36 26쪽
91 90화 – 힘든 시기와 역신에게 씌인 충신의 굴레, 사도 그리고 표기장군 +8 20.08.10 1,618 36 22쪽
» 89화 – 두 번째 대국 +14 20.08.07 1,647 35 25쪽
89 88화 – 첫번째 대국 +4 20.08.06 1,656 28 26쪽
88 87화 – 같을 줄 알았던 다른 역사, 그림보다 더 큰 판을 준비하는 설계자 20.08.05 1,615 40 20쪽
87 86화 – 그 너머의 가후가 준비한 것, 서역도호부와 삼군부 +3 20.08.04 1,642 38 23쪽
86 85화 – 포홍이 바라는 결말, 천하를 향해 내건 그만의 그림 +8 20.08.03 1,731 33 24쪽
85 84화 – 가후의 방식, 그의 천하관과 충돌하는 포홍의 요구 +7 20.07.31 1,715 33 21쪽
84 83화 – 모두가 예상치 못했던 것 +8 20.07.30 1,631 39 26쪽
83 82화 – 추격자들의 사정 +4 20.07.29 1,632 33 22쪽
82 81화 – 도망자들의 사정 +2 20.07.28 1,684 34 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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