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흉적 님의 서재입니다.

오늘도 아수라장을 달린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새글

흉적
작품등록일 :
2024.03.29 02:12
최근연재일 :
2024.06.03 18:00
연재수 :
64 회
조회수 :
20,206
추천수 :
1,172
글자수 :
351,660

작성
24.05.17 17:30
조회
193
추천
13
글자
11쪽

52화 - 해도 되는 일, 해선 안 되는 일. (2)

DUMMY

“이게 무슨 씹지랄이냥!”


고양이가 발라당 뒤집어 진다.


“거, 거짓말이다냥! 맹세코 난 그 일에 관여하지 않았다냥!”


루시퍼가 식겁해서 펄펄 뛰었다. 김하운 저 또라이는 지금 윤복희의 죽은 딸 둘을 팔아가며 구라를 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루시퍼는 온갖 음모를 이중삼중으로 꾸미는 것이 사실이고, 자신이 선을 댄 박찬혁의 모친, 윤복희를 이용하기 위해 이번에 접근한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아무리 루시퍼라 해도 가네사다에게 죽은 두 자매의 일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그 일은 오로지 가네사다의 독단이었다.


문제는 루시퍼는 전과가 너무나 화려한지라 김하운의 이 거짓말이 꽤나 설득력이 있다는 것이다.


“허! 거짓말이라고?”


김하운이 외쳤다.


“오냐! 나도 천지신명께 맹세하마. 방금 내가 한 말에 한 치의 거짓이라도 있다면 나의 어머니는 천상천하에 가랑이를 벌리고 몸파는 창년이다!”


김하운은 즉시 수인을 맺으며 당당하게 외쳤다.


주먹쥔 손에서 엄지손가락은 혀에! 새끼손가락은 이마에!


“저저! 씹새가! 아오!”


루시퍼는 열불이 뻗쳐서 김하운을 노려보았다.


저 새끼는 진짜 노빠꾸 오브 노빠꾸에 상또라이다.


아무리 막가는 놈이라도 걸어도 될 게 있고, 안 될 게 있는데, 저놈은 그딴 게 없다.


이건 회색이고 나발이고 할 문제가 아니다.


“그, 정말, 인가요?”


핑키는 이제 윤복희의 목소리로 말을 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부모자식간의 단장지애를 익히 안다. 스스로가 직접 뼈저리게 겪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눈앞의 청년이 저렇게 잔혹한 인을 맺으며, 또 어머니를 걸고 저토록 간절히 맹세하는데 어찌 아니 믿을쏘냐.


게다가 자신에게 힘을 준 것은 다름 아닌 타천사 루시퍼.


타천사의 말과 어머니를 건 자의 말 중에서 어느 것이 진실인지는 아주 쉽게 알 수 있다.


뭐, 세상사 쉽지 않은 법.


“루, 루시.”


택티컬 매지컬 밀프 핑키, 아니 윤복희가 이를 악물며 말을 꺼냈다.


“저 말이, 사실이니?”


그녀의 말에 루시퍼는 자신의 클라이언트를 천천히 올려다보았다.


“···당연히 거짓말이다냥.”


이어서 고양이는 아주 당당하게 말을 꺼냈다.


“하지만! 설령 저 말이 사실이라 해도, 네가 무엇을 할 수 있냥?”


루시퍼의 말에 택티컬 매지컬 밀프가 부르르 떤다.


“냥하하하! 우리는 계약을 했지 않았냥? 서로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서로를 돕기로. 거기에 덧붙여 서로를 해칠 수 없도록 약속도 하지 않았냥? 냥하하하!”


택티컬 매지컬 밀프가 총을 꺼내 루시를 겨눴다.


부들부들 떨리는 마총의 총구를 원래 주인이 생글생글 웃으며 쳐다본다.


“소용없다냥, 내가 준 그 마총으로는 나를 공격할 수 없다냥. 물론 반대도 마찬가지지만냥.”


루시퍼가 고양이 앞발에서 길고 날카로운 발톱을 꺼내 택티컬 매지컬 밀프의 종아리에 댄다.


“나의 일격이면 전차 하나쯤은 식은 죽 먹기. 그러나 지금은 너의 이 갸날픈 종아리도 해칠 수 없다냥.”


루시퍼는 윤복희에게 저 매직스틱 마총을 줄 때부터 이중삼중의 안전장치를 하고 주었다.


그러니 택티컬 매지컬 밀프가 변심을 해도 자신은 안전하다.


“자아, 당장 저 두 방해꾼을 쏘라냥.”


“윽!”


마총의 주인이 명령하자 그 마총을 사용하는 마탄술사의 정신이 오염되기 시작했다.


일그러진 윤복희의 얼굴이 다시금 젊게 바뀌며 이쪽을 노려보기 시작한다.


“어, 저거 좀 분위기 안 좋은데?”


박격포도 돌아가는 상황이 대충 불리한 것을 눈치 채고 김하운 쪽을 보았다.


“씁, 어쩔 수 없지. 사람 아닌 셈 치고 바로 제끼죠.”


그러면서 백팩에서 이것저것 꺼내는데 대충 박격포가 봐도 사악한 기운이 넘실대는 흉물들이 한 가득이다.


“···좀 이따 하지?”


박격포의 속삭임을 고양이의 외침이 밀어낸다.


“가라냥! 택티컬 매지컬 밀프 핑키! 계약에 따라 나의 적을 물리쳐라냥!”


루시퍼의 명령에 택티컬 매지컬 밀프가 무릎을 숙이고 앉아 루시와 눈을 마주쳤다.


“알겠어, 루시, 계약에 따를게. 그러기 위해서 네가 나의 소염기가 되어 주겠니?”


“냥?”


택티컬 매지컬 밀프의 총은 어느새 드라이제 소총으로 바뀌어 있었다.


“이 총은, 종이탄피를 쓰는 후장식 소총이지.”


설명을 시작하는 택티컬 매지컬 밀프의 손이 루시의 뒷덜미를 잡아서 들어올렸다.


“그러나 종이탄피를 쓰는 바람에 가스가 완전히 연소되지 않아 매연이 심했고, 그 때문에 사수의 시야확보에 애로사항이 꽃피었다는 단점이 있단다!”


택티컬 매지컬 밀프는 고양이를 들어 시선을 마주쳤다. 아주 단호하게.


그녀는 비록 반쪽짜리 술사이긴 하지만 총에 대한 지식만큼은 대단히 박식하다. 루시퍼가 준 마총에서 지식이 넘어와 그녀를 마탄술사로 만들어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후장식 총을 제대로 쓰려면 후장식 소염기가 필요해. 도와주겠지?”


“냐냥?”


총구 앞에 다는 부착물은 여러 가지다.


총구제동기는 총의 가스를 분사시켜 반동을 감소하는 것, 소염기는 가스를 완전 연소시켜 매연을 줄이는 것, 총구안정기는 총신이 튀는 것을 제어하는 것, 등등.


그래서 이런 총구부착물들은 여러 가지 특징을 동시에 할 수 있도록 계속 발전중이다.


“자아, 루시, 나를 위해 정의로운 후장 소염기가 되어주겠니?”


생글생글 웃는 택티컬 매지컬 밀프가 고양이를 잡아 총구에 끼우려고 했다.


“그만두라냥! 이건 후장식 소총이지만 그런 의미로 후장이 아니다냥! 그 후장은 거기가 아니다냥!”


똥구멍에 불안한 감촉을 느낀 고양이는 당연히 지랄발광하기 시작했지만, 아쉽게도 그 손톱은 택티컬 매지컬 밀프에게 상처 하나 줄 수 없었다.


“큐티 프리티 뷰티-단또단또!”


-니야아아아-!


낭랑한 마법 소녀에 이어 고양이의 구슬픈 비명과 함께 후장식 소총에 소염기의 후장이 끼워졌다.


택티컬 매지컬 밀프가 루시의 후장을 단또해버린 것이다.


-으아아아아!


그리고 택티컬 매지컬 밀프는 미친 듯이 방아쇠를 당기 시작했다.


-탕타냥! 타타냥! 타타타냥!


고양이의 입에서 마탄이 튀어나오고 눈은 소염기 역할에 충실해서 마탄의 화염이 솟구쳐 나온다. 이 소염기는 소음기의 역할도 조금이나마 가지는 우수한 제품이었다.


그렇게 택티컬 매지컬 밀프의 원한이 담긴 마탄이 사방으로 튄다.


“으악 시벌!”


박격포가 기겁해서 데굴데굴 굴러 논두렁 밑으로 피한다.


저런 눈먼 총에 맞는 것은 억울한 일이다.


“이야, 존나 무섭네.”


김하운 조차 질려서 뒷걸음질 쳤다.


고양이의 눈에서 지옥의 업화가 뿜어져 나오니 천하의 김하운이라도 겁이 나는 것이다.


“씨발냥! 좆됐다냥! 나를 죽이라냥! 날 쏴달라냥!”


루시퍼가 그런 김하운을 돌아보고 울부짖었다.


이쪽을 보는 고양이의 눈에서 총구 화염이 폭발하고, 그 화염 밑으로 눈물이 흐르는 광경은 참으로 애틋하다.


“이거 어쩌면 좋니?”


박격포의 말에 김하운이 뒤를 보았다.


그쪽엔 도와주려고 차에서 나왔다가 마찬가지로 엎드린 밀리오네와 미호가 보인다.


“제가 다가가서 살짝 담글테니까 저 둘한테 뒤처리를 맡기죠.”


하지만 박격포는 떨떠름한 반응이다.


“굳이 저 아가씨들에게 시키자는 거니?”


“담그면 변신 풀리는데?”


“시키자.”


박격포의 허락이 떨어지자 김하운이 조명탄을 던졌다.


택티컬 매지컬 밀프의 뒤로 날아간 조명탄은 밝게 불타올랐고, 김하운 앞으로 택티컬 매지컬 밀프의 그림자를 일렁일렁 드리웠다.


“감사.”


김하운의 손이 슬쩍 호랑이의 것처럼 변한다 싶더니 바닥을 할퀴어 택티컬 매지컬 밀프의 그림자를 살짝 뜯어냈다.


그리고 그는 손바닥에서 꿈틀대는 택티컬 매지컬 밀프의 그림자를 살살 핥았다.


“뭐니, 그건?”


“창귀를 부리는 겁니다. 창귀는 인간을, 그중에서도 친족을 사냥할 때 제격이죠.”


김하운의 손에서 떨어진 그림자는 바닥에서 휘영청 하더니 위로 주욱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림자 술법이니?”


“아, 예전에 만난 사람한테서 어깨너머로 좀 배웠습니다.”


김하운이 말한 사람은 다름아닌 엘프 여왕 살라시에라다.


그녀의 그림자 술은 천하일품, 아니 천상계에도 그 정도 그림자술사는 없다.

김하운은 살라시에라와 한바탕 붙었을 때 그녀의 기술을 조금 눈동냥한 것이다.


“자아, 커지거라. 커서 돌아가거라.”


바닥에 떨어져 커지던 그림자는 어느새 소년의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엄마, 엄마아-


눈앞에서 누나와 여동생을 잃고 엄마를 찾아 울부짖는 어린 소년이다.


“저 애는 설마?”


드워프의 날카로운 시각은 저 소년이 누구인지 대번에 알아보았다.


“네, 윤복희의 기억에서 찾아낸 미끼입니다.”


김하운은 방금 뜯어낸 윤복희의 그림자를 그녀의 아들인 박찬혁의 모습으로 바꾼 것이다.


“미끼?”


“예, 어떻게 쓰는지 보여드리죠.”


김하운이 손짓하자 그림자로 만든 미끼가 한 걸음 내딛었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엄마?”


그 말이 벼락이 되어 어미의 귀를 꿰뚫었다.


어린 박찬혁의 목소리에 윤복희의 정신이 퍼뜩 들었다.


“차, 찬혁아?”


택티컬 매지컬 밀프는 어느새 윤복희의 정신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녀가 본 것은 울고 있는 아들의 모습이었다.


“엄마! 엄마아아!”


엄마를 본 아들이 달려오고, 윤복희 역시 손에 든 총을 내팽겨쳤다.


“아이고 내 아들! 내 아들이!”


울면서 달려오는 아들에게 어미 역시 울면서 달려갔다.


“엄마! 무서워! 너무 무서워!”


겁에 질려 벌벌 떠는 아들을 엄마가 잽싸게 안아들었다.


“인자 됐다! 인자 안무서워해도 된다! 이 엄마가 지키주꾸마. 인자는 아무것도 무서운 거 없는기라!”


그순간 그림자가 대폭발을 일으켰다.


마력의 폭풍이 섬광을 일으키고 그림자가 날카로운 파편이 되어 윤복희의 정신을 갈가리 찢어놓았다.


마침내 택티컬 매지컬 밀프가 바닥에 쓰러졌다.


“키야, 성능 확실하구만.”


일격에 대상의 육체와 정신을 홀라당 날려버리는 새로운 술법에 김하운이 득의양양한 반면, 그 과정을 지켜본 박격포는 질려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야, 이. 너어는, 진짜.”


“아-왜요. 저 회색이라니까? 그리고 지금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집니까.”


김하운은 콧방귀를 뀌더니 뒤쪽으로 손짓했다.


그의 부름에 밀리오네와 미호가 헐레벌떡 달려왔다.


“아이고, 우야꼬! 아지매, 정신차려 보이소.”


미호는 기겁해서 자신의 겉옷을 벗어 윤복희를 덮어주었다. 밀리오네 또한 정령들을 불러서 윤복희의 정신을 수습하고 육체의 상처를 치유하기 시작했다.


“자, 이제 다음은, 나비탕. 너 이 새끼.”


김하운은 폭심지로 걸어가 후장에 매직스틱을 꽂은 고양이를 잡아들었다.


“캬하앙!”


척추를 흔드는 뻐근한 통증에 루시퍼가 비명을 지르며 깨어났다.


“저런, 첫경험이 매직스틱이구나.”


김하운이 매직스틱을 잡고 전후왕복하자 고양이의 비명이 사방을 뒤흔든다.


“자, 조용.”


김하운이 손을 쑥 밀어넣자 루시의 입으로 매직스틱이 쑥 튀어나왔다.


후장으로 들어간 그거 맞다.


“우리 노래 좀 할까?”


김하운의 말에 루시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단또단또-”


-늬야아아아!


인간의 노랫소리와 고양이의 비명소리가 울려 퍼진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오늘도 아수라장을 달린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주기 변경입니다. 24.06.02 8 0 -
공지 오래간만입니다. +1 24.03.29 348 0 -
64 64화 - 홀리 파칭코 (3) NEW 1시간 전 29 1 13쪽
63 63화 - 홀리 파칭코 (2) +8 24.06.01 109 13 12쪽
62 62화 – 홀리 파칭코 (1) +4 24.05.31 130 10 12쪽
61 61화 - 심연을 봐봤자 심연은 너를 안 본다 (9) +2 24.05.30 136 14 13쪽
60 60화 - 심연을 봐봤자 심연은 너를 안 본다 (8) +2 24.05.29 134 15 12쪽
59 59화 - 심연을 봐봤자 심연은 너를 안 본다 (7) +8 24.05.28 136 14 12쪽
58 58화 - 심연을 봐봤자 심연은 너를 안 본다 (6) +1 24.05.27 143 16 13쪽
57 57화 - 심연을 봐봤자 심연은 너를 안 본다 (5) +5 24.05.23 181 15 12쪽
56 56화 - 심연을 봐봤자 심연은 너를 안 본다 (4) +7 24.05.22 167 18 12쪽
55 55화 - 심연을 봐봤자 심연은 너를 안 본다. (3) +3 24.05.21 172 19 13쪽
54 54화 - 심연을 봐봤자 심연은 너를 안 본다. (2) +2 24.05.20 176 13 12쪽
53 53화 - 심연을 봐봤자 심연은 너를 안 본다. (1) 24.05.18 206 17 12쪽
» 52화 - 해도 되는 일, 해선 안 되는 일. (2) +3 24.05.17 194 13 11쪽
51 51화 - 해도 되는 일, 해선 안 되는 일. (1) +2 24.05.16 207 16 12쪽
50 50화 - 마법 소녀. 소오녀어? (3) 24.05.14 195 16 12쪽
49 49화 - 마법 소녀. 소오녀어? (2) +1 24.05.13 190 17 13쪽
48 48화 - 마법 소녀. 소오녀어? (1) 24.05.11 192 16 12쪽
47 47화 - 윈윈, 기브 앤드 테이크 (4) +3 24.05.10 196 16 12쪽
46 46화 - 윈윈, 기브 앤드 테이크 (3) +3 24.05.09 186 18 12쪽
45 45화 - 윈윈, 기브 앤드 테이크 (2) +2 24.05.08 190 15 12쪽
44 44화 - 윈윈, 기브 앤드 테이크 (1) +3 24.05.07 194 16 12쪽
43 43화 - 짭은 짭이요, 찐은 찐이로다. (4) 24.05.05 204 15 12쪽
42 42화 - 짭은 짭이요, 찐은 찐이로다. (3) +1 24.05.04 196 18 12쪽
41 41화 - 짭은 짭이요, 찐은 찐이로다. (2) +1 24.05.03 209 19 12쪽
40 40화 - 짭은 짭이요, 찐은 찐이로다. (1) +4 24.05.02 229 14 12쪽
39 39화 – 라훌라 (5) 24.05.01 221 18 13쪽
38 38화 - 라훌라 (4) 24.04.30 209 16 12쪽
37 37화 - 라훌라 (3) +1 24.04.29 228 19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