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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하랑님의 서재입니다

곤륜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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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하랑
작품등록일 :
2023.05.1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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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31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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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5쪽

별하늘이 지는 밤에

DUMMY

※※※



태허(太虛).


천하 만물의 기운을 아우르는 묘리.


어디에나 있다.


본디 장자의 지북유편(知北遊篇)에서 비롯된 말인데, 모든것의 뿌리와 같다. 태허즉기(太虛卽氣)라는 표현처럼.


기운은 태허에서 비롯되어 태허로 돌아간다.


그가 태허무극결을 자아냈을때 새긴 의념이다. 천하 모든 기운의 근원이 다르지 않다는 생각. 북명신공은 그것을 이어주는 초월적인 매개이니.


발동한 동안은 백연이 어떤 외기(外氣)든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게 만들어주는 절세의 구명절초.


허나 백연은 그것을 거두었다. 단 한번의 칼질을 위해서.


‘거둔것이 아니라.’


잠시 검에 담아내었을 따름이다.


시야 너머로 흐릿하게 번져오는 붉은 빛살이 눈에 들어온다. 연청색(軟靑色) 바다에 붉은 도료 한방울을 톡 찍어 떨어트린 것 마냥 점차로 울긋불긋하게 물드는 풍광.


만하(晚霞:저녁노을)다.


얼어붙은 것 같았던 시간이 어느새 다시금 흐르기 시작했다는 증표. 백연의 감각을 한없이 끌어내리는 신호와도 같았다.


이제는.


“......쿨럭.”


석좌 앞에 검을 내리꽂은 백연이 기침을 뱉었다. 거대한 반동이 몸을 들쑤시며 내상을 심화시킨다. 핏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는데, 그것을 퉤 뱉어낸 그가 숨을 크게 몰아쉬었다.


콰아아아아아아-


바람 소리가 귓가를 짓이긴다. 하늘을 가득 뒤덮고 있던 운해는 소멸했다. 검왕의 칼질 한번에 부욱-찢어지더니 백연의 검격에 지워졌다. 솜털처럼 하늘에 점점이 박힌 잔해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동시에.


[어......찌.]


짜내는 듯한 의념이 허공을 울린다. 허나 그 지저에서부터 끓어오르는 것만 같은 음성에는 더 이상 전과 같은 힘이 남아있지 않았다.


[또, 다시, 놈과 같은. 검이.]


혈마의 고혹적인 음성이 아니었다.


그보다 훨씬 오래되고, 훨씬 깊게 침잠한 목소리. 사람이라기보단 자연물이 크게 울리는 것 같은 감각이다. 백연은 그것이 무엇인지 단박에 이해했다.


“......시체가 말도 많군. 수백년간 살아온 영물이면 이렇게 되나.”

[무엇이냐, 그, 검은......]

“용살검(龍殺劍).”


백연은 나직히 중얼거렸다.


교룡의 머리뼈 한가운데에 틀어박힌 검을 다시금 뽑아내면서였다.


“도룡(屠龍:용을 죽이다)의 검이다.”


그것이 곧 의념이었다.


태허의 묘리를 검에 담았다. 그것으로써 용을 지저에 끌어내려 떨군다. 그 검로(劍路)에 담긴 것은 여태껏 백연이 이어온 검(劍)의 총화.


별빛처럼 무수히 새겨졌다. 한번의 검로에 수없이 많은 의념을.


그가 엮어온 모든 검과, 마주했던 모든 검의 이야기들.


그 마지막에 방점(傍點)을 새긴 것은 한 청년의 소망이 담긴 일검이었다.


‘그건......편린이었군.’


곤륜산에 있는 동굴 속의 검흔을 떠올리면서 백연은 생각했다.


천마가 그곳에 남긴 것은 배려심이 담긴, 일부에 불과한 흔적이었다고.


‘이제는.’


어렴풋이 보인다. 천마의 검로에 담긴 의념이 무엇인지. 그가 무엇을 위해 나아갔는지. 그리고......어쩌면 지금 백연 자신에게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까지.


환상이 아니었다.


그가 직전 보았던 천마의 목소리와 모습은 실재하던 이야기이자, 한때 이곳 창공에서 벌어졌던 신화였다. 그에게 말을 건넨 천마조차 그가 상상해 만들어낸 환청이 아니리라. 백연은 그리 생각했다.


적혈보의를 가볍게 손에 쥐면서였다. 나풀거리는 옷자락이 자연스레 그의 팔뚝에 휘감겨왔다.


‘이것 때문에, 천마가 남긴 영성이 잠깐 보였던건가.’


옷자락 사이사이 스민 강대한 영성. 그가 혈마의 힘으로 착각했던 막대한 영성의 잔흔은, 혈마의 것이 아니었다. 단지 그 옷을 이전에 입었던 이의 힘이 스며들어 아직까지 남았을 뿐.


천마의 옷.


적혈보의라는 이름은 혈교에서 나중에 붙인 것일까.


피투성이로 물든 백의(白衣)는 무연이 전장을 누비며 입었던 옷이었다. 직접 두 눈으로 보았으니 알 수 밖에 없었다. 이 백골만 남은 교룡이 살아있을 적, 일검에 용을 베는 천마의 옷이 이것과 같았으니까.


“실로 어디에나 있군요, 무연 당신은.”


백연이 뇌까렸다.


하늘에서 펄럭거리던 적혈보의를 가볍게 잡아당겨 걸치면서였다. 한순간 백연의 어깨를 따라 날개처럼 내려앉는 피투성이의 옷자락. 그와 동시에 강대한 영성의 잔흔이 한순간에 소년의 몸을 산들바람처럼 감쌌고, 뒤이어 몸을 따라 휘도는 진기의 잔재가 느껴졌다.


그와 함께 몸이 조금이나마 활력을 되찾는다. 천천히 여휘를 들어올린 백연은 사방을 가늠했다.


콰아아아아아아-


여전히 주변 풍경은 거친 바람소리와 함께 상승하고 있었다. 아니, 이제는 그와 교룡이 다시 낙하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의 검이 교룡의 승천을 막고, 부활을 저지한 까닭이다.


허나 구름까지 찢어내며 올라온 바.


아직 한없이 높은 곳에 있다. 용해곡의 전경이 흐릿하게 아래로 펼쳐져 있고, 저 멀리 평원에서 진격하는 군세의 모습이 엿보인다. 성큼 가까워진 그들을 보며 백연이 입술을 베어물었다.


“저들은......”


남동에서부터다. 아륵탄의 검은 성도가 자리한 방향과는 정반대의 위치.


경계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쿠구구구구구-


“......더는 못해먹겠군.”


백연이 피식 웃음을 흘렸다. 낙하하는 교룡의 머리 한가운데 검을 쥐고 선 소년이 눈꺼풀을 비스듬히 내리감았다.


태허무극결을 거두었음에도 아직 반동이 찾아오지 않았다. 태허무극결의 구결 묘리를 모조리 검에 몰아넣은 까닭이었는데, 이 순간 소년의 검에는 그 어느때보다도 막대한 외기가 깃들어 있었다.


우웅-


검이 진동한다. 켜켜이 쌓인 진기를 온전히 담고 있는 형국.


태허도룡검법(太虛屠龍劍法).


체내의 진기를 끌어내야만 쓸 수 있는 일검이 아니었다. 처음부터 운룡대팔식을 익히고 있는 것을 전제로 수직 수평의 검로에서 벗어나 천하 삼십육방(三十六方)의 방위를 자유자재로 격하는 검법.


방어 초식은 없다.


하늘 걸음으로써 모든 회피를 대신하는데, 진정한 공능은 그것이 다가 아니었다.


태허의 묘리를 검에 새겨 외기를 검에 휘감는다. 그로써 구결에 필요한 진기 운용을 대체. 말 그대로 검을 육신처럼 이용해 펼치는 검법으로, 앞을 가로막는 진기를 부수고 집어삼키는 절세 검법.


일격에 교룡의 전신을 갈랐다. 머리뼈부터 용해곡 위로 솟구친 부분까지.


혈기를 뚫고 들어간 검격초 전부가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강대한 영성이 서린 백골조차 갈라내며 들어간 천변만화(千變萬化)의 검로.


검격으로 혈기를 부수고 동시에 그것을 흡수해 다시금 검로에 덧댄다. 상대를 집어삼키는 검법의 공능은 인간 아닌 것마저 상대해낼 수 있게 만드는 힘이었다.


이렇게 거대한 교룡조차도.


‘그리고......’


항시 압제를 부수고 나아가는 검이다. 용(龍)은 황제를 뜻한다고 하기도 했던가.


분명 천마 무연이 처음에 스스로의 검법을 만들었을 적에는, 원(元)의 황제가 그 끝에 닿아 있었을 터다. 허나 그것이 나중에도 그러했을까.


천마의 검법은 백연 자신의 검에도 짙게 영향을 미쳤다. 마지막 방점을 찍어주었으니 의념이 완전히 다르다 할 수 없었는데, 그것에 관해 고민하는 것은 지금 이 순간에 이뤄내야 할 일이 아니었다.


[결국......]


한순간 백연의 귓가를 파고드는 음성.


깊은 한숨같은 마지막 사념이 허공으로 흩어진다. 그 거대한 거체를 휘감고 있던 최후의 진기 터럭마저 뚝-끊어지는 듯한 감각이 스쳤다. 그와 동시였다.


쩌적-


발밑의 백골 위로 수백갈래의 금이 새겨지며 쩌억 갈라지기 시작했다. 지고한 영성을 지닌 탓에 아직까지 그 힘을 유지하고 있던 교룡의 유해가 마침내 바스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원래 맞이했어야 할 세월을 이제서야 받아들인 듯이.


이제 이곳에서 벗어나야 할 시간이었다.


다시금 지상으로 떨어지는 교룡의 유해. 그 거체가 쩌적-쪼개지더니 단숨에 세월을 맞은 듯이 바람결에 깎여나가는 것이 순간이다. 용골(龍骨)에 깃들었던 강대한 영성이 한순간에 사라지고, 퍼석한 대막의 모래바람이 그 자리를 대신하기라도 한 듯한 광경.


한순간에 백색 먼지로 화한다. 아래에서부터 위로 바람결에 실려 흩어진다.


백연이 서 있는 교룡의 머리조차 단숨에 쩌저적 갈라지며 하나씩 먼지로 화하고 있었는데, 이대로 가면 드높은 창공에서 홀로 낙하하고 말 일이었다.


“이것은 내가 가져가지.”


백연이 뇌까렸다.


무심히 납검하면서였다. 바닥에 나뒹굴고 있는 혈마의 시체를 스윽 훑은 백연이 그대로 걸음을 내딛었다. 마지막 남은 태허무극결의 진기 잔재로 운룡대팔식의 구결을 끌어내면서.


그 순간이었다.


“......!”


보기 전에 느꼈다. 초월에 이르지 않았으면 인지조차 하지 못했을 압도적인 극쾌(極快)의 일격. 찰나지간 백연은 부서지는 교룡의 머리뼈를 박차며 전력으로 운룡대팔식을 펼쳐내었다. 동시에 백연의 코앞으로 검은 선이 새겨졌다.


소리는 없었다. 다만 시야 전체가 일순 검게 물들었을 따름이었다.


막대한 진기를 휘감은 일발(一發) 궁격.


형체가 없었다. 화살을 무형의 진기로 자아낸 격이었는데, 지저에서부터 창공까지 하나의 검은 줄기를 대기에 오롯이 새겼다.


직후였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허공을 밟은 백연의 몸 주변으로 막대한 돌풍이 치솟았다. 한순간 무형의 흑색 화살이 훑고 지나간 자리가 진공(眞空)으로 화한 탓. 그 여파로 남은 교룡의 머리뼈마저 단숨에 산산조각난다.


뒤이어 바람마저 쪼개어버린 강대한 궁격 여파가 일으킨 바람이 찰나지간 소년의 움직임을 강제했고.


다음 순간.


‘못 피한......!’


이격이 곧장 눈앞에 현현했다. 백연은 즉각적으로 진기를 온몸에 둘렀다. 운룡대팔식을 유지하고 있던 진기 여력까지 전부 육신에 강제시키는 반응. 삽시간에 물결치는 듯한 푸른 별빛이 백연의 몸을 휘감았다. 동시에 간극이 극한까지 쪼개지며 세상 사위가 다시금 얼어붙기 시작했다.


호신강기 성라청휘극.


투명한 파문이 물결처럼 번졌다. 겹겹이 일어난 진기의 파동 속에서 검은 화살이 푸른 옷자락과 충돌했고.


콰득.


가슴을 꿰뚫는 옅은 피륙음과 함께 푸른 진기의 파편들이 사방으로 비산했다.


직후.


삽시간에 바람의 소리가 다시금 귓가를 저미기 시작했다. 간극에 접어들 수 있는 상태가 아닌 까닭이었다. 그와 함께 백연은 세상이 거꾸로 솟구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실은 그가 아래로 떨어지고 있는 것임에도.


‘......진기가.’


움직이지 않는다.


완전히 관통당한 탓이었다. 찰나에 몸을 틀어 즉사에 이를 치명상은 면했는데, 어찌 되었건 커다란 의미는 없었다. 이 순간, 그가 움직일 수 있는 제한 시간이 끝에 다다랐으니까.


육신이 멈추었다. 실 끊어진 인형처럼 허공에서 낙하하는 상황. 너무 높아 외려 떨어진다는 감각이 들지 않는다. 귓가를 쉼없이 스치는 바람만이 그가 처한 상황을 인지시켜주는데, 그러한 감각조차 점점 무뎌지고 있다.


대신 그 자리를 채운것은 참을 수 없는 수마(睡魔)뿐.


가슴께를 관통한 궁격의 통증이 존재할 것임에도 아무것도 느껴지질 않는다. 막대한 내가중수법 여파가 그에게 커다란 내상을 강제하고 있을 터인데,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발 아래 푸르스름한 하늘이 바다처럼 내리깔렸다. 시야 사각에 점차로 퍼져나가는 울긋불긋한 만하의 빛살이 언뜻 느껴진다.


그와 동시였다. 아까부터 시야 저편에 보이던 군세의 형체가 점차로 뚜렷하게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흐릿해진 백연의 안법으로도 쉬이 구별할 수 있는 자들이었다.


익숙한 갑주와 기세.


소속이 어디인지 나타내는 깃발만 존재하지 않을 뿐. 그들의 정체는 의심할 수가 없었다. 선두를 이끄는 장수들만 여럿인데, 하나같이 지고한 강자들이다. 저만한 무위와 군세를 막힘없이 운용하는 자들.


황실 군문이다.


지평에 자욱한 분진을 일으키며 내달린다. 명백히 이쪽을 향해서 속도를 올리고 있는 모습.


‘......첩첩산중이군.’


천뢰시 종리군을 지원하러 온 군세인가. 검은 성도와 전면전에 이를지도 모르는 일임에도 거침없이 진격한다. 백연은 무의식적으로 입고 있는 적혈보의의 소매자락을 매만졌다.


이것이 그만큼 중요한 물건이라는 방증.


한편으론 저들에게서 어떻게 벗어나야 할지 생각이 들지 않았다. 허나 한가지는 확실했다.


‘이대로 가면 안된다.’


별안간 밑에서 그를 향해 솟구치는 진기의 파도가 느껴졌으나, 백연은 흐리게 웃었다.


검왕과 풍백이 힘을 쓰는 모양이다. 허나 그렇게는 안된다. 아무리 저 둘이라 해도 이곳에서 황실의 군세를 상대하면서 안전하게 벗어날 수는 없다.


그렇다고 하면 결국 남는 것은 하나.


‘그릇을.’


선천진기를 이끌어내면, 짧은 순간이나마 태허무극결을 다시 일으킬 수 있다. 강제로 육신이 받을 피해를 무시하고 무공을 사용하게 만들 수 있으니.


그릇이 깨진 뒤는 생각하지 않는다. 여기서 죽나 나중에 죽나 매한가지. 어차피 만들어진 몸이라 들었다. 수복할 방법이 있지 않을까.


혹여나 그렇지 못한다 해도.


‘죽는것도 처음이 어렵지.’


백연이 픽 웃음을 지었다. 억지로 움직이지 않는 몸을 뒤집어 양 허리춤의 검파를 쥐면서였다. 익숙한 검의 감촉에 마음이 느릿하게 가라앉는 기분.


콰아아아아아아아-


귀청을 찢을것 같은 바람 소리를 느끼며 백연이 짧게 숨을 내쉬었다. 그와 동시에 그릇을 깨트리려던 순간-


“어......?”


시야 가장자리가 붉어졌다.


하늘을 뒤덮었던 저녁노을마저 지워내는 시뻘건 진기의 여파. 마치 붉은 모래폭풍 같은 강대한 적색의 경파가 물결처럼 하늘에 번져나간다. 찰나지만 노을을 지워내고 그 위를 뒤덮는 거대한 힘의 진격.


뿌우우우우우-


그와 함께였다. 시야 저편 너머, 서편에서부터 진격하는 백여기가 넘는 인마(人馬)의 모습이 별안간 눈에 들어온다. 모래바람을 휘감은 전사들의 질주였다. 대막(大漠)을 벗어난 그들의 기마술은 북방 대지를 거침없이 밟아내며 진격할 따름이다.


가공할 정도의 기세. 그 선두에 선 것은 시뻘건 진기를 두르고, 말조차 타지 않은채로 막대한 경공 질주의 여파를 뿜어내는 거한이었다.


직후 거한의 육신을 따라 진기가 한층 더 붉게 빛나더니, 다음 순간 그의 신형이 크게 이지러졌고.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백연이 눈을 깜빡이는 순간 붉은 유성(流星)이 용해곡의 사이에 낙하했다.


단숨에 협곡의 안으로 낙하하며 부서지는 대지에 경공 여파를 때려박는다. 땅이 출렁이며 뒤틀리고, 쉼없이 궁격을 난사하던 종리군마저 살풋 물러난다.


분쇄자 나단.


마침내 그의 세력을 이끌고 용해곡에 당도한 것이었다. 발 아래 펼쳐진 광경을 보며 백연이 흐린 웃음을 지었다.


“......온다더니. 이제야.”

“너무 늦은건 아닌가 걱정했는데, 이만하면 그래도 맞게 온 모양이군요.”


그와 함께 산뜻한 목소리가 귓가에 내려앉았다. 동시에 백연의 몸을 후욱 감싸는 손길이 느껴졌다.


“괜찮으신가요? 백락(白落).”


바람을 타고 거칠게 흩날리는 흑발 아래 녹빛 눈동자가 그를 마주하며 휘어졌다. 허공에서 백연을 붙잡은 살막주가 씩 웃었다.


“간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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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1 용해곡(龍骸谷)(3) +6 24.07.13 1,574 48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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