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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하면 강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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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속은냉죽
작품등록일 :
2024.04.12 16:51
최근연재일 :
2024.05.1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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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2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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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쪽

튜토리얼 (2)

DUMMY

<튜토리얼 : 의뢰 수행 페이즈>


하지만 내게 전생의 기억이 있다는 것은 그리 중요한 게 아니다.

만약 소설이었다면 프롤로그의 대부분을 전생의 삶이 끝나는 부분에 할애할 정도로 상당히 높은 비중을 부여하겠지만, 판타지나 무협도 아니고 포스트 아포칼립스랑 사이버펑크가 반반씩 섞인 이 세계에서 전생의 기억이라는 게 있어봐야 별다른 도움도 되지 않는다.

하물며 여긴 이세계도 아니고 어디선가 본 적 있는 소설 속 세계도 아닌 단순한 미래세계.

이쯤 되면 웹소설이 아니라 티베트 불교 쪽 서적을 참고하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지만, 불행하게도 티베트는 구시대에 일어난 러중전쟁의 여파로 소멸했으니 참고하는 게 아니라 참고 해야 할 지경.

하지만 원래 인생이라는 건 만족스러운 것보다 참고 넘어가는 부분이 더 많지 않은가.

지금 내가 맡은 이 일만 해도 구시대의 감성을 가진 내 입장에서는 착취당하던 노동자들을 무력으로 탄압하는 것이니 영 못마땅하지만, 그래도 내 지갑에서 먼지가 나오는 것보다 남의 눈에서 피눈물이 나오는 것이 더 낫기 때문에 망설이지 않고 받아들인 것이다.


아무튼 서두는 여기까지 해두고, 나는 작년까지만 해도 사나흘에 한 번 꼴로 들락거렸던 러너 사무실로 가서 내 장비를 챙겼다.

기업법에는 ‘계약 형태를 불문하고 모든 피고용자는 고용주에게 유해한 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는 도구를 지급하도록 요청할 권리가 있다.’는 항목이 명시되어 있기 때문에 러너 같은 개인사업자도 고용주가 제공하는 장비를 받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B&C뿐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회사에서 러너에게 제공해주는 것은 적당한 성능의 방독면과 부식 방지 처리가 된 외투 정도고, 방탄모나 방탄복 같은 보호장비는 직접 사비로 구입해야 한다.

왜냐면 머리나 몸통으로 날아오는 총알과 레이저는 ‘환경’이 아니니까.

그리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대부분의 러너는 방독면 따위보다 방탄복을 훨씬 더 중요하게 여긴다.

독가스는 검지기로 우회할 수 있고, 방사능은 어지간히 준위가 높지 않은 이상 노출되어도 지금 당장은 안 죽는다.

하지만 머리나 가슴에 크게 구멍이 나면 곧바로 죽는다.

문제는 기업의 정식적 구성원이 아닌 임시 고용자인 러너의 구매 권한은 일반인과 그리 다를 것 없고, 일반인이 구매할 수 있는 방탄복의 성능은 민간에 호신용으로 풀리는 최저 출력 레이저 정도만 막을 수 있을 정도다.

그래서 그 이상의 보호장비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기업에 웃돈을 얹어서 대리구매를 해야 한다.

겉보기에는 비정규직을 보호하기 위한 법안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그럴듯한 간판만 세워뒀을 뿐 그 뒤에는 노동자를 뼛속까지 착취하기 위한 구조가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너가 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내가 해줄 말은 한 가지밖에 없다.


보호장비는 빚을 내서라도 비싼 걸로 사라.


비싼 장비일수록 방어성능이 뛰어난 것은 당연한 거고, 때로는 빚이 생명을 구해줄 때도 있다.

기업이 사병을 움직여 생명의 위기에 처한 러너를 구하러 가는 것은 러너가 고위 간부의 가족이거나, 아니면 아직 받아내야 할 대출이 남아있거나 할 때밖에 없으니 말이다.


아무튼 장비도 다 챙겼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일에 착수해야 할 때다.

나는 장비함 옆에 붙어있던 의뢰 서류를 품에 챙겨 넣었다.

배달부 연합의 본거지는 7번가에 있다.


* * *


여느 기업 소유 도시가 그렇듯 딥 래더 시티 역시 1번가에서 멀어질수록 생활환경이 나빠진다.

그리고 1번가 중앙탑에서 펼쳐진 낙진 차폐장이 영향을 미치는 최대 한계는 6번가.

즉 7번가부터 12번가까지는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황무지 저편에서 밀려오는 대량의 방사성 낙진을 그대로 뒤집어써야 한다는 소리다.

6번가가 주민들에게 쓰레기장이라 불리기는 하지만, 적어도 7번가처럼 창문 열고 잤다고 폐와 눈알에 종양이 돋아나는 환경은 아니었다.


그나마 B&C 푸드몰의 산하에 있는 배달부들은 상황이 나은 편이었다.

동네 구멍가게나 비등록 자영업 같은 게 아니라 기업법에서 규정된 ‘사업체’에 고용된 노동자인 만큼 전신을 감싸는 방사능 보호복을 지급받고, 방사성 물질을 씻어내기 위한 물도 충분히 공급받으며, 본인 부담금 비율이 좀 높긴 해도 어쨌든 의료보험까지 있다.

덕분에 B&C 푸드몰의 7번가 담당 배달부들은 다른 7번가 주민들과는 달리 눈에 띄는 기형이나 겉으로 드러나는 종양이 적어 비교적 건강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물론 그건 B&C의 사원 복지정책이 실제로 성과를 거둔 게 아니라 단지 투약과 외과수술로 눈에 보이는 이상을 억제한 것에 지나지 않지만······ 아무튼 내 입장에서는 꽤나 좋은 일이었다고 할 수 있다.

왜냐면 주변과 다른 용모라는 것은 필연적으로 질투를 불러오는 법이니 말이다.

“놈들이라면 저쪽 물류창고를 근거지로 하고 있습죠, 헤헤. 이 시간쯤이면 다들 그쪽에 있을 겁니다.”

“음, 음. 그렇구만.”

“그런데······ 저기, 여기까지 말했는데······.”

“아, 물론. 여기.”

나는 정보를 제공해준 행인의 CT에 정보료를 입금했다.

“5만 정도면 되지?”

“히히, 감사함다!”

행인은 안면부의 절반이 괴사한 얼굴로 히죽히죽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꾸벅 숙였다.

돈을 손에 쥐어서 기쁜 것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배달부 연합에 엿을 먹일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음침한 희열도 있을 것이다.

원래 사람은 처음부터 위에 있던 자들에 대한 악의보다 한때 자신과 같은 위치에 있다가 위로 올라간 자에 대한 악의가 더 심한 법.

6번가처럼 다 같이 못사는 곳에서도, 7번가처럼 경쟁보다 생존이 우선되는 곳에서도, 사람의 본성은 그리 쉽게 바뀌지 않았다.


* * *


아침부터 내리던 비는 여전히 그칠 생각도 않고 계속해서 내렸다.

이렇게나 비가 퍼부어대면 공기가 조금은 맑아질 법하건만, 아쉽게도 하늘에서 내리는 빗방울의 양보다 딥 래더 시티가 배출하는 매연의 양이 더 많았다.

덕분에 하늘에서 내리는 빗방울에는 언제나 중금속과 산성물질이 포화되어 있었다.

이쯤 되면 아무리 부식 방지 처리가 된 옷이라 해도 버틸 수가 없었다.

B&C에서 지급받은 레인코트가 중금속 산성비를 이기지 못하고 끄트머리부터 서서히 연기를 피워 올리며 타들어가기 시작할 무렵, 나는 배달부 연합이 본거지로 삼고 있다는 창고에 도착했다.

‘세일럼 그린. 한 캔으로 채워지는 일일영양소.’

벽에 붙어있는 포스터는 B&C 푸드몰의 주력상품인 세일럼 그린의 광고.

통조림 한 캔으로 하루에 필요한 모든 영양소와 칼로리를 섭취할 수 있는 제품으로, 흙이나 벌레 같은 걸 섞어 양을 늘리는 다른 유사제품과는 달리 전부 먹을 수 있는 재료만 쓰는 데다 고기도 꽤 많이 들어 있다.

다만 재료의 문제로 인해 5번가 안쪽으로는 판매허가가 나지 않아 6번가와 7번가에서만 한정적으로 판매된다.

그리고 그 세일럼 그린이 가득 쌓여있던 창고는 높고 두꺼운 외벽이 둘러져 있고, 그 외벽의 네 귀퉁이마다 서치라이트 달린 감시초소가 설치되어 있었다.

즉,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외부인 진입을 막기 위한 외벽, 도둑을 찾아내기 위한 감시초소.

처음 창고를 지을 때부터 있던 것을 조금 보수한 것 외에는 그 어떤 것에도 손을 대지 않았다.

“꽤 머리를 썼군.”

나는 중얼거렸다.

배달부 연합이라고 바보는 아니니 함부로 독립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것을 당연히 알 것이고, 자신들의 본거지를 요새화하는 것도 염두에 뒀을 것이다.

하지만 이 물류창고는 엄연히 B&C 푸드몰의 자산이다.

아무리 배달부 연합이 본거지로 사용한다 해도 함부로 철조망을 두르거나 감시초소를 증설하거나 하면 회사의 자산을 훼손시킨 것이 되고, 그러면 B&C는 합법적으로 사병을 투입해 배달부 연합을 학살할 수 있게 된다.

반면 지금처럼 기업법을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는 B&C도 함부로 손을 대지 못한다.

구시대의 법률 위반은 단순한 벌금이나 구속 정도로 끝났지만, 기업법 위반은 상위 기업이 사병을 투입해오기 때문이다.

다만······.


“이럴 때를 위해 러너가 있는 거지.”

그래, 나다.

법적으로 러너는 특정 사업체에 소속되어 있지 않다.

아니, 아예 기업과는 철저하게 분리되어 있다.

러너는 어디까지나 개인의 의뢰를 받아 수행할 뿐인 개인사업자이다.

그래서 기업법의 생존 도구 지급 항목은 ‘기업’이 아니라 ‘고용주’로 되어있고, 배달부 연합 척살 의뢰의 계약서에 올라간 것은 B&C 푸드몰이 아니라 보니 크랙페이스 개인의 이름.

어디까지나 ‘개인’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기업법에 일절 저촉되지 않는다.


자, 이제 ‘개인적인 일’을 할 시간이다.

내가 B&C 물류창고로 접근하자, 감시초소에서 망을 보고 있던 놈 하나가 황급히 아래를 향해 뭐라고 소리쳤다.

잠시 후 창고 입구 쪽 문이 열리고 젊은 배달부 하나가 황급히 달려 나왔다.

이름은 뭔지 잊었지만, 구면이다.

“클라이드 비스펀지!”

그리고 이 적대적인 외침을 들으면 알겠지만, 결코 우호적인 의미에서의 구면이 아니었다.

젊은 배달부는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레이저 권총을 들어 올려 나에게 겨누고는 또다시 외쳤다.

“여긴 대체 무슨 일이냐?!”

“러너가 여기 왜 왔겠냐? 너희가 요즘 좀 재밌는 일을 꾸민다는 소문을 들었거든!”

나는 그렇게 대답하면서 앞으로 천천히 걸어 나갔다.

레이저 권총의 유효사거리는 250~300미터.

빛이기 때문에 바람 등에 의해 탄도가 틀어지는 경우도 없고,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말 그대로 빛의 속도로 명중하기 때문에 만화에 나오는 것처럼 피하거나 베어내는 것도 불가능하다.

하지만 결국 빛이다.

지금처럼 비가 올 때는 빗방울에 산란되고 굴절되어 유효사거리는 반 이하로 뚝 떨어지고, 어지간한 기업의 사병은 레이저 반사 코팅된 방어구나 레이저 흡수장 발생장치를 제식 장비로 갖추고 있다.

물론 나는 힘없고 가난한 러너이기 때문에 그런 비싼 장비는 가지고 있지 않지만, 적어도 저 정도에 당하지는 않는다.

왜냐면······.

“그, 그만! 그 이상 다가오면 쏜다!”

“뭐야. 선제공격을 하겠다고? 잘됐네. 어디 쏴봐, 인마.”

나는 아예 쏘기 좋으라고 양팔을 활짝 벌리고 상대에게로 다가갔다.

젊은 배달부는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나에게 총구를 겨누다, 이내 견디지 못하겠다는 듯 팔을 축 늘어뜨렸다.

나는 그런 상대방을 비웃었다.

“하하! 결국 쏘지도 못할······.”

다음 순간.

젊은 배달부는 총을 들고 있지 않은 왼손을 품에 넣어 작은 약병을 꺼내고, 그 내용물을 입 안에 털어 넣었다.

화이트 베일 제약의 안정제는 복용하는 즉시 체내에 흡수되어 젊은 배달부의 손떨림을 완벽히 억제했다.

그 어떤 떨림도 없이 정확하게 겨눠진 총구는 목표지점을 정확히 노리고 있었고, 빗속을 가른 붉은 레이저는 정확히 내 심장을 향했다.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

붉게 빛나는 레이저는 내가 코트 아래 껴입은 싸구려 방탄조끼와 접촉하기 직전에 소실됐다.

“뭐······?”

젊은 배달부는 경악했다.

나는 그사이 젊은 배달부에게 접근해 팔목을 비틀었다.

그가 들고 있던 레이저 권총이 바닥에 툭 떨어졌다.

“갸아악! 아아아악! 놔아아! 아아악!”

물론 들어줄 리 없었다.

나는 감시초소에 있던 보초들이 황급히 아래로 내려가는 것을 곁눈질로 확인한 다음, 팔목을 비틀려 제압된 젊은 배달부의 등짝에 손바닥을 턱 갖다 댔다.

“이건 돌려주마.”

“뭐?”

다음 순간.

한 줄기 레이저가 젊은 배달부의 등짝을 뚫고 들어가 옆구리에 커다란 구멍을 내며 빠져나왔다.


* * *


그 일은 매우 조용하게 시작되었다.

문의 잠금장치는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도 없이 스르륵 열렸고, 그 문을 연 방문객은 소리를 지르거나 손뼉을 치는 등 자신에게 주의가 집중될 만한 일은 단 하나도 하지 않았다.

물론 소리가 전혀 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창고 안에 있는 배달부들 대부분은 그 문 열리는 소리나 발소리가 조금 전 급하게 나간 동료가 다시 돌아오는 소리라고 여겼기 때문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 방문객이 질질 끌고 온 것이 창고 한가운데로 던져졌을 때, 그리고 그 던져진 것이 얕고 고통스러운 기절에서 깨어나 창자가 뜯겨나가고 그 상처 부위가 불로 지져진 사람이나 지를 법한 소름 끼치는 비명을 질렀을 때, 상황은 더 이상 조용하지 않게 되었다.

“누, 누구냐?!”

“뭐 하는 놈이냐!!”

뭔가 이상이 생겼다는 것을 알아차린 순간, 배달부들은 즉시 품에 숨겨놨던 레이저 권총을 꺼내 젊은 배달부가 날아왔던 곳을 향해 겨눴다.

그 수는 총 35.

전기 공급이 불안정한 7번가의 특성상 간혹 다 방전된 총을 위협용으로 지니고 다니는 자도 있지만, 이들이 들고 있는 총은 결코 허세가 아니었다.

왜냐면 여기는 B&C의 창고.

당연히 물자를 실어 나르기 위한 트럭이 있다.

그리고 트럭에는 발전기가 있다.

즉, 여기서 조금만 수상한 행동을 보인다면 완충된 35개의 총구가 레이저를 뿜어내 침입자의 몸에 잘 지져진 구멍 35개를 숭숭 뚫을 것이라는 소리.


그러나 그 삼엄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침입자는 얌전히 양손을 들지도, 사각지대로 몸을 숨기려 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알 수 없는 여유마저 느껴지는 동작으로 머리에 쓰고 있던 레인코트의 후드를 벗고, 눈을 가리고 있던 고글을 벗어 방탄모에 걸고, 얼굴의 아래쪽을 가리고 있던 방탄모마저 끈을 느슨하게 해 목에 걸어 자신의 얼굴을 당당히 드러냈다.

그리고 말했다.

“오랜만이구만, 오드핸드. 나 비스펀지야. 내가 왜 여기 왔는지 알겠나?”

“큭. 클라이드 비스펀지······.”

배달부 연합의 수장, 빌 오드핸드는 신음하듯 중얼거렸다.

“어르신, 왜 그러십니까?”

“아는 자입니까?”

주변 배달부들은 어째선지 분위기가 심상찮은 것 같다 생각하고는 오드핸드에게 질문했다.

“러너다. B&C의.”

“······!”

그리고 실제로 심상찮은 게 맞았다.

조금 전 배에 구멍이 뚫린 채 던져진 젊은 배달부에게 응급처치를 하는 몇몇을 제외한 나머지는 다시 침입자, 비스펀지에게 총구를 겨눴다.

서서히 긴장이 고조되어 가는 가운데, 오드핸드는 조금씩 떨리는 손가락으로 주먹을 꽉 쥐면서 입을 열었다.

“여기는 무슨 일로 왔지?”

“못 보던 사이 얼굴이 꽤나 좋아졌군그래. 뭐 좋은 거라도 먹었나?”

“무슨 일로 왔냐고 물었다!”

오드핸드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 이마에서는 한 줄기 식은땀이 주륵 흘러내렸다.

비스펀지는 김이 식었다는 듯 한숨을 쉬고는 조금 가라앉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건 공식적인 이유를 말하는 건가? 아니면 진짜 이유?”

“······.”

대답은 없었다.

날카로운 눈빛만이 돌아왔을 뿐.

비스펀지는 다시 한숨을 쉬었다.

“까놓고 말해서······ 너, 내가 왜 왔는지 모르는 건 아니잖아?”

“············.”

오드핸드는 말없이 손을 들어 올렸다.

그 신호에 맞춰 일제히 레이저가 발사되었다.


* * *


헬리오스 SLP-6은 헬리오스 레이저 툴즈의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이자 밀리언셀러인 레이저 권총 모델이다.

반자동, 배터리 분리 가능, 완충 시 최대 200발 사격, 위력은 피부에 가벼운 화상을 입히고 고통으로 잠시 움츠러들게 만들 수 있을 정도.

그러나 간단한 조작을 거쳐 출력제한을 해제하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배터리당 사격 회수는 15발로 확 줄어들지만, 그 대신 위력은 성인 남성의 몸에 직경 3~4cm의 관통상을 입힐 수 있을 정도로 높아진다.

그리고 그게 한두 발도 아니고 수십 발이 직격한다면 제아무리 성능 좋은 방어구라도 무의미.

방어구 자체에 레이저 반사 코팅을 하거나, 아니면 레이저 흡수장 발생장치를 미리 켜놓고 있거나 하지 않으면 톰과 제리에 나오는 치즈처럼 구멍이 숭숭 뚫려서 매캐한 탄내를 피워 올리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런 배달부 연합의 생각과는 달리, B&C에서 보낸 러너인 클라이드 비스펀지는 레이저로 한바탕 샤워를 하고도 상처 하나 없이······ 아니, 몸에 상처가 나기는커녕 걸치고 있는 옷에 그을린 자국 하나 없이 멀쩡하게 서 있었다.

“지금 뭐 했냐?”

뭔가 속임수가 있을 것이다.

오드핸드는 그렇게 생각했다.

반사 코팅?

아니, 레이저가 옆으로 튕겨 나가지 않았으니 반사 코팅은 아니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흡수장 발생장치뿐.

하지만 아무리 레이저 공격에 절대적인 방어능력을 가진 레이저 흡수장이라 해도 휴대할 수 있는 사이즈라면 한계가 있다.

“쏴라! 레이저 흡수장도 무적은 아니다! 과부화가 걸리면 저절로 꺼질 수밖에 없지!”

그래서 오드핸드는 다시 손짓했다.

배터리를 아끼기 위해 한 발만 발사한 조금 전과는 달리, 이번에는 레이저 흡수장 발생장치에 과부하를 걸기 위한 난사.

비록 발사음이 화약 터지는 굉음이 아니라 방아쇠를 당길 때마다 의무적으로 재생되도록 되어 있는 전자음이라 해도, 빗나간 탄이 콘크리트 바닥에 구멍을 뚫고 먼지를 날리는 대신 약간의 불탄 자국만 남긴다 해도, 그 맹렬한 기세는 레이저의 폭풍이라 부를 만했다.

어지간한 인간이라면 그것만으로 죽었을 것이다.

좁은 공간에서 순간적으로 난무한 레이저는 배달부들의 망막에 잠시 짙은 보라색 잔광을 남겼다.

“그러고 보니 말인데······.”

그리고 배달부들의 시야가 잠시 차단된 사이, 배달부 중 하나가 숨넘어가는 소리를 내며 컥컥거리기 시작했다.

“컥! 커어억······!”

간신히 시야가 회복되었을 때, 배달부들은 그을린 자국 하나 없이 멀쩡한 클라이드 비스펀지가 그들 중 하나의 목을 잡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당장 놓으라고 소리치기도 전, 그들은 목을 잡힌 동료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흐릿하고 몽롱한 눈, 덜덜 떨리는 몸, 창백함을 넘어 새파래진 얼굴.

“아무래도 이 안에 내가 왜 ‘비스펀지’라고 불리는지 아는 놈은 전혀 없는 모양이군.”

그래서 비스펀지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인 자는 지극히 적었다.

배달부들은 비스펀지에게 달려들어 그를 급성 저체온증 증세를 보이는 동료에게서 떼어놓으려 했다.

그리고 비스펀지에게 손을 대는 순간, 그들 또한 목을 잡힌 동료와 마찬가지로 순식간에 체온을 빼앗겨 쓰러졌다.

그리고 그렇게 쓰러진 부하들은 비스펀지에게 목이나 머리를 밟혔고, 그때마다 뼈 부러지는 소리가 오싹하게 울렸다.

“······?!”

동원했던 전력이 순식간에 증발해가는 가운데, 오드핸드는 초조하게 두근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려 노력하며 비스펀지의 말을 해석했다.


전산 시스템의 혜택을 완전히 누리고 있는 벽 너머나 그럭저럭 호적관리가 되는 4번가라면 모를까, 5번가부터 시작하는 슬럼가에서는 패밀리 네임이라는 것이 제대로 없다.

부모의 얼굴을 모르는 채 자라는 게 흔하기도 하고, ‘가족’이라는 게 제대로 형성되기도 전에 그 구성원이 하나둘씩 죽어 자빠지는 일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누군가의 이름 뒤에 붙는 것은 성이 아니라 별명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B&C의 사장인 보니 크랙페이스는 과거 사고로 인해 얼굴이 도자기처럼 갈라지는 상처를 입었기에 ‘깨진 얼굴’이라는 뜻의 크랙페이스.

예를 들어 배달부 연합의 수장인 빌 오드핸드는 7번가 주민답게 손에 돌연변이가 일어나 양손이 전부 오른손이기 때문에 ‘이상한 손’이라는 뜻의 오드핸드.

그렇다면 비스펀지는?


비스펀지(B-Sponge).

Bullet Sponge.


최전방의 총알받이를 뜻하는 말이지만, 한편으로는 아무리 총알을 처넣어도 죽지 않는 비디오게임의 적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 경우에는 당연히 후자.

오드핸드는 문득 최악의 상상이 머릿속에 스치는 것을 깨닫고는 이를 갈았다.

“아니, 아니! 그럴 리 없다!”

그리고 그 상상을 부정하기 위해 레이저 권총을 들고······ 그 안정기를 뽑아냈다.

아무리 여유가 넘치던 비스펀지라 해도 이 광기에는 잠시 주춤거릴 수밖에 없었다.

“제정신이냐?”

“죽어라!”

하지만 이미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던 오드핸드가 보기에 그 망설임은 곧 기회나 다름없었다.

오드핸드는 방아쇠를 당겼다.


* * *


헬리오스 SLP-6은 헬리오스 레이저 툴즈의 제품으로, 그 외형은 실탄을 사용하는 자동권총과 그리 다르지 않았다.

기본적인 프레임은 동일.

탄창이 들어갈 자리에 배터리가 들어가고, 총열과 슬라이드에는 배터리의 전기를 레이저로 바꾸는 변환기가 있으며, 총구 부분에는 레이저를 한 방향으로 집중시켜 쏘아내기 위한 렌즈가 있다.

안정기는 총열 하부에 매달려 있다.

그리고 이게 가장 중요한 부품이다.

출력제한을 풀 때 안정기를 조작하는 것에서 알 수 있겠지만, 이 부품은 한 번 발사될 때 사용되는 에너지의 양을 조절한다.

그렇다면 안정기를 뽑은 상태에서 방아쇠를 당기면 어떻게 될까?


정답: 통상 출력 200발, 위법 출력 15발 분량의 에너지가 한 번에 발사된다.


아니, ‘발사된다’는 말은 잘못됐다.

발사가 아니라 폭발이다.

고급 모델인 SLP-9 계열과는 달리 SLP-6 계열은 배터리 하나 분량의 에너지가 통째로 변환기에 몰리는 것을 상정하지 않았다.

실제로 총구로 나가는 것은 고작해야 절반 정도.

나머지는 얌전히 렌즈를 통해 방출되는 대신 변환기 내부에서 폭발해 사방팔방으로 튀어 나간다.

바로 지금처럼.


펑!


“끄아아악! 아아아아아아악!!”

오드핸드는 새까맣게 타들어 간 손을 부여잡고 비명을 내질렀다.

한곳에 집중된 레이저는 인체에 치명적인 관통상을 입힐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그저 지독하게 고통스러운 화상을 입힌다.

반면 나머지 절반의 집중된 레이저를 근거리에서 맞은 나는 멀쩡했다.

“이게 그 ‘함께 폭사하자’인가 뭔가 하는 그거냐? 참 안됐지만 보다시피 난 멀쩡하단 말이지.”

나는 꼴사납게 바닥을 뒹굴고 있던 오드핸드의 멱살을 붙잡아 억지로 일으켜 세웠다.

권총의 손잡이를 붙들고 있던 놈의 양손은 군데군데 뼈가 보일 정도로 탄화되어 있었다.

게다가 손목에서 어깨까지는 심한 화상이 생겨 실시간으로 물집이 올라오고 있으며, 목에서 복부에 걸쳐 날카로운 칼날에 찢긴 듯한 상처가 무수히 나 있었다.

“그래도 뭐, 축하한다. 더 이상 그 병신 같은 손으로 놀림 받을 일은 없어졌으니 말이지.”

그 대신 팔 없는 장애인으로 살아야겠지만······ 뭐, 상관없나.

어쨌든 남은 삶이라는 게 몇 초 남지 않은 놈에게는 불필요한 이야기다.

“으······ 으윽······.”

하지만 이제 막 숨통을 끊으려 할 때, 오드핸드는 고통을 눌러 참으며 입을 열었다.

“그, 그랬군······. 네놈, 그런 허접한 장비로 돌아다닐 때부터 의심했는데······. 설마하니······.”

인제 와서 알아차리다니, 늦어도 한참 늦······.

“헌터······.”

“초능력자다.”

나는 오드핸드의 뒤통수에 레이저를 박아서 절명시켰다.

놈은 결국 끝까지 아무것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 * *


초능력자라는 것은 까놓고 말해서 헌터의 유사품이다.

게이트 억제기의 원리가 게이트에서 나오는 파장을 완전한 역위상으로 상쇄하는 것임을 감안해보면, 거기 영향을 받아 ‘억제기 버전 헌터’라 할 수 있는 존재가 나오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것이다.

헌터는 게이트 파장의 영향을 받아 초인적인 신체능력과 강력한 특수능력을 얻었다.

초능력자는 게이트 억제기의 영향을 받아 초월적인 특수능력과 강인한 신체능력을 얻었다.

그리고 이 위의 두 줄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그 둘 사이에는 신체능력 위주인가 특수능력 위주인가 외에는 별로 다를 게 없다.

헌터는 게이트 억제기 영향권에 들어오면 일반인 수준의 신체능력으로 떨어지고, 초능력자는 게이트 억제기 영향권 바깥으로 나가면 빌딩 하나를 단숨에 태워버릴 능력자라 해도 간신히 라이터만 한 불 하나를 켜는 게 전부가 된다.

헌터용 장비 대부분은 초능력자도 사용할 수 있고, 초능력자용 장비 대부분은 헌터 또한 사용할 수 있다.

헌터와 초능력자를 구분하는 가장 큰 차이점은 단 하나.

바로 기업이 통제할 수 있느냐, 통제할 수 없느냐다.


대부분의 헌터는 아직 정부가 멀쩡하게 존재하던 시절을 기억하고 있던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기업이 사람들에게 등급을 매기고 관리하는 것에 맹렬히 반발했다.

대부분의 초능력자는 게이트 억제기 개발 이후 태어난 사람들이기 때문에 기업의 지배를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리고 나 역시 그런 초능력자 중 하나다.

구시대의 능력자 배틀 만화풍으로 능력명을 붙여보자면 ‘리차저블 맨(Rechargeable Man)’.

간단히 말해 에너지를 빨아들여 저장했다가 임의로 방출하는 능력이다.

입고 있는 장비에 레이저 대응 능력이 전혀 없는데도 상처 하나 나지 않은 것도, 접촉한 배달부들이 따뜻한 실내에서 저체온증으로 얼어 죽어가던 것도, 전부 이 능력 때문.

강한 능력인가 묻는다면 당연히 자신감을 갖고 강력하다고 대답할 것이다.

레이저나 체온 같은 열에너지는 물론이고 전기나 불 또한 면역이고, 타격에도 피부만 좀 찢어지지 내상이나 뇌진탕 같은 건 전혀 없으며, 냉기 공격을 해오면 저장해둔 열을 방출해 무력화시킬 수 있고, 여차하면 태양열로 충전이 가능한데다 한여름에도 전혀 덥지 않다.


아무튼 전투기능을 빼고 순수한 능력만을 보더라도 나는 강하다.

지금 살고 있는 슬럼가인 6번가가 아니라 4번가, 아니, 어쩌면 ‘벽 너머’에서도 충분히 러너로 먹고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걸 스스로도 잘 알면서 왜 6번가에 머무르고 있냐고?

좋은 질문이다.

하지만 이미 초능력자 설명이 길어졌으니 거기에 대한 설명은 다음 페이즈로 넘어간 다음 하도록 하자.


* * *


<튜토리얼 : 보상 수령 페이즈>


일을 했으면 돈을 받는 게 러너의 상식이다.

만약 의뢰인이 돈을 떼먹고 도망친다면 뒤에서 쏴 죽인 다음 장례식장에서 부조금을 강탈해서라도 받아내야 한다.

가끔 보면 의뢰인에게 동정심을 느꼈다든가 미모에 홀렸다든가 해서 공짜나 다름없는 가격으로 일을 맡는 놈도 있지만, 그런 놈들이 업계에서 오랫동안 살아남는 건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다만 이번 일 같은 경우는 예외다.

실제로 주머니에 들어오는 돈은 한 푼도 없지만, 그 대신 앞으로의 일을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는 ‘신용’을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큰 의미를 가진다.

그러나 착각해서는 안 된다.

나는 신용을 ‘회복’하기 위해 이 무료 의뢰를 받은 거지, ‘쌓기’ 위해 받은 것이 아니다.

가끔 그걸 잘못 알고 기업에 신용을 쌓는다는 명목으로 보수가 터무니없이 낮은 의뢰를 받는 신인이 있는데, 그런 놈들은 공짜 의뢰를 받는 얼간이들보다 더 빠르게 사라진다.

일방적으로 이용해 먹을 수 있는 도구에 신용을 주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으니까.


아무튼 일은 끝났으니 이제 보상을 받으러 갈 차례다.

먼저 카메라로 시체가 되어 쌓여있는 전 배달부 연합 소속, 현 저승 소속 배달부들의 사진을 한 장.

그리고 심한 화상을 입은 데다 얼굴 한가운데에 구멍이 뻥 뚫려서 간신히 알아볼 수 있을 정도의 꼬라지를 한 오드핸드의 사진을 한 장.

그리고 놈들이 가지고 있던 CT를 전부 챙겨서 배낭에 넣었다.

화폐를 발행하던 정부가 사라진 이 시대에는 기업에서 발행하는 ‘신용 점수(Credit Points)’가 화폐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고, 그 신용 점수의 몇 안 되는 거래수단 중 하나인 ‘신용단말(Credit Terminal)’은 구시대의 신용카드에 지갑과 신분증, 그리고 스마트폰을 합친 것과 같은 위상과 기능을 가지고 있다.

물론 여기서 크레딧을 빼내려면 실력 좋은 해커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마침 우리 팀의 해커가 다음 주에 휴가를 끝내고 돌아온다.

이걸로 그럭저럭 부수입은 되겠군.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B&C 본사로 돌아갔다.


그리고 문이 열린 순간, 나는 그 너머에서 나온 수많은 손에 붙잡혀 안쪽으로 끌려갔다.


* * *


다시금 끌려온 사장실.

보니 크랙페이스는 사이코패스 킬러 같은 눈매로 나를 내려다보며 물었다.

“일은 다 끝났습니까?”

“안 그러면 일부러 여기까지 어슬렁어슬렁 걸어오지도 않았겠지.”

나는 그렇게 푸념했다.

등 뒤에서 겨눠진 총구가 내 뒤통수를 꽉 눌렀다.

참 곤란하게도 이 녀석들은 나에 대해 워낙 잘 알고 있는지라 레이저가 아니라 실탄총을 사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게 실제로 발사될 일은 없을 테니 상관없다.

“자, 여기. 증거.”

나는 내 카메라와 오드핸드의 CT를 내밀었다.

잠시 후.

보니는 그 내용을 확인하고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확인했습니다. 이걸로 의뢰는 완료했습니다.”

그리고 한 박자 쉬고.


“어서 와, 오빠.”


내 여동생은 활짝 웃으며 나를 맞이했다.

그와 동시에 지금까지 양옆과 뒤에서 날카로운 시선으로 나를 감시하고 총을 들이밀었던 검은 양복 입은 덩치들은 즉시 뒤로 세 걸음 물러선 다음 허리를 90도로 숙이며 인사했다.

“어서 오십시오, 큰형님!”

“돌아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큰형님!”


* * *


전에도 말했지만, 이 쓰레기장의 통념에 비추어봤을 때 하루 이틀도 아니고 1년씩이나 소집에 불응하는 건 신뢰를 배반한 것이나 다름없다.

설령 가족이나 친구라 해도 그렇게나 오랫동안 일을 내팽개친 놈팡이가 원래 자리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보통 사람은 결코 할 수 없는 일을 해내지 않고서야 불가능하다.

반대로 말하자면 가족, 혹은 가족만큼 친한 친구라면 보통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해내는 걸로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갈 수 있다.

예를 들어, 보니 앤 클라이드 푸드몰의 감시를 피해 독립을 기획했던 무장집단의 소굴에 단신으로 돌입해 놈들을 몰살시키는 일이라든가.

하지만 이 일은 이제 끝났으니 더 이상 말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자, 이게 대답이다.

그 악명 높은 크랙페이스가 나에게 1년이나 유예를 준 이유도, 내가 쓰레기장을 떠나 4번가나 벽 너머로 가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나는 가족에게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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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제004화 – 퓨처 퓨전 판타지 24.05.01 12 0 12쪽
5 제003화 – 핵 앤 슬래시 (3) 24.04.30 18 0 12쪽
4 제002화 – 핵 앤 슬래시 (2) 24.04.30 15 1 13쪽
3 제001화 – 핵 앤 슬래시 24.04.29 24 2 12쪽
» 튜토리얼 (2) +1 24.04.29 38 3 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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