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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7000 님의 서재입니다.

염전노예에서 재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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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7000
작품등록일 :
2024.06.15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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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9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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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VIP의 미션

DUMMY

* * *


결국 관건은 VIP다.

VIP가 어떤 막돼먹은 퀘스트를 줄지 모르지만, 상점 아이템의 단가를 보면 VIP들이 줄 수 있는 포인트는 어마어마할 수밖에 없다.

주최측이 주는 퀘스트의 보상이 미미한 것만 보더라도 그렇다.

문제는 어떻게 VIP들에게 어필하느냐다.

진짜 이 섬을 피바다로 만들어야 하는 건가?

아니. 내가 이 섬을 피바다로 만든다 한들 이를 VIP들이 안다는 보장이 없다.

염전노예가 염전주를 죽인 것도 모자라 염전이 있는 섬의 사람 모두를 죽였다는 게 뉴스에 뜬다고 해도 그럴 것이다.

나를 지켜보고 있는 VIP는 0명이니까.

VIP들은 이미 학원강사 출신 삼류 웹소설 작가인 나를 버렸다.

기대할 만한 말도 지켜볼 만한 말도 아니니까.

염전노예라는 시작은 꽤 흥미로울 수 있지만, 나는 그렇지 못한 것이다.

그렇다고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생각을 해보자. 분명 뭔가 방법이 있을 거다.

애초에 이 게임은 나 같은 잉여인간도 과거의 누군가가 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진 게임이다.

염전노예라는 가혹한 시작과 비루한 내 능력은 분명 어마어마한 페널티지만, 시스템이라는 사기를 이용하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

그런데 내가 만약 VIP라면 어떤 플레이어에게 배팅하고 퀘스트를 줄까?

도박을 좋아하지 않는 나는 역배보단 정배를 좋아한다.

다만, 이 게임의 시스템을 생각하면 지금 당장 역배와 정배를 나누는 게 과연 의미가 있나 싶다.

막말로 작정하고 VIP가 포인트를 퍼주면 나보다 못한 놈도 어마어마한 놈이 될 수 있는 세계다.

문제는 어떤 놈에게 포인트를 퍼주느냐다.

이왕이면 우승할 만한 놈이어야겠지. 우승을 하려면 이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아야 한다.

무엇보다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한다.

주최측이 게임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건 어쩌면 나처럼 VIP들에게 외면받은 플레이어들에게 일발 역전의 기회를 주고 싶어서였던 것 같다.

VIP들에게 버려진 플레이어가 이렇게까지 포인트와 아이템을 많이 모았습니다.

다시 간택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거다.

잠깐만······. 그래. 바로 이거다.

티끌은 모아봐야 티끌이지만, 티끌에도 급이라는 게 있다.


“아이시데루.”


[기술-일본어를 습득했습니다.]

[1포인트를 얻었습니다.]

[총 포인트 27]


“쥬뗌므.”


[기술-프랑스어를 습득했습니다.]

[1포인트를 얻었습니다.]

[총 포인트 28]


기술에도 급이 있는 것이다.


“떼 끼에로, 띠아모.”


[기술-스페인어를 습득했습니다.]

[1포인트를 얻었습니다.]

[총 포인트 29]


대한민국의 모든 기업이 한국어로 업무를 본다. 하지만 모든 기업이 다국어 능력자를 선호한다. 외국어가 업무엔 필요 없을지 몰라도 외국어를 습득하는 데 든 노력과 지성은 무조건 필요하니까.


“이히 리베 디히.”


[기술-독일어를 습득했습니다.]

[1포인트를 얻었습니다.]

[총 포인트 30]


이 게임의 플레이어에게 외국어는 필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빙의까지 해서 고작 대한민국만을 목표로 살 순 없는 거니까.


“에우 치 아무.”


[기술-포르투갈어를 습득했습니다.]

[1포인트를 얻었습니다.]

[총 포인트 31]


VIP들은 대기업 인사담당자들보다 더 다국어 능력자를 원할 것이다.


“야 찌비야 류블류.”


[기술-러시아어를 습득했습니다.]

[1포인트를 얻었습니다.]

[총 포인트 32]


그래봐야 사랑해라는 말과 인사말 몇 개를 하는 수준이지만, 시스템을 제대로 이용만 할 수 있다면 지금 당장 원어민과 프리토킹을 할 수 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워 아이 니.”


[기술-중국어를 습득했습니다.]

[1포인트를 얻었습니다.]

[총 포인트 33]


무엇보다 내가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걸 VIP들에게 제대로 어필할 수 있다.


“여 엘스카 데이.”


[기술-스웨덴어를 습득했습니다.]

[1포인트를 얻었습니다.]

[총 포인트 34]


내 생각대로 VIP들이 실시간으로 플레이어들의 포인트와 기술을 확인할 수 있다면 말이다.


“밀루유 떼.”


[기술-체코어를 습득했습니다.]

[1포인트를 얻었습니다.]

[총 포인트 35]


자기가 버렸던 놈이 왜 이렇게 기술이 많아졌냔 호기심에 날 보러 올 수도 있다.


[VIP 헬창 님께서 입장하셨습니다.]


역시 그랬다.


[VIP 동물애호가 님께서 입장하셨습니다.]

[VIP 함무라비 님께서 입장하셨습니다.]

[관전 중인 VIP : 3]


“코함 치엥.”


[기술-폴란드어를 습득했습니다.]

[1포인트를 얻었습니다.]

[총 포인트 36]


이러려고 백 가지의 사랑해를 달달 외운 건 아니지만, 어쨌든 덕분에 100개 국어 능력자가 될 기회를 잡았고 망할 0이라는 숫자를 3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VIP 헬창 님께서 퇴장하셨습니다.]


하지만 이 질소 같은 기술들로는 VIP들을 게임이 끝날 때까지 붙잡을 수 없다는 거지.

그런데 다른 놈들은 몰라도 헬창이라는 놈은 끝까지 함께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당장은 멸치라는 표현도 아까운 몰골이라 순식간에 놓쳐버렸지만, 의족을 달고도 스쿼트를 한 놈이 나다.

나야말로 진짜 헬창이라는 거지.

헬창이라는 놈이 정말로 헬창답지 않은 내 몰골 때문에 금방 떠나가 버린 거라면 얼마든지 다시 불러들일 수 있다.

나는 이 세계의 유진 샌도우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헬스를 하기 위해 나만의 헬스 머신을 만들 테니까.

온갖 언어 기술이 헬창의 호기심을 자극했다면, 내가 만들 머신과 보여줄 운동 기술은 헬창이 나를 응원해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형, 아까부터 뭘 그렇게 중얼거리는 거야?”

“단어는 다 외웠어?”

“아니.”

“빨리 외워. 이따 시험 볼 거야.”

“시, 시험?”

“너무 겁먹지 마. 외울 시간은 충분히 줄 테니까.”

“응······.”


강민이에게 영어단어 암기 숙제를 내주고 마당 평상에서 내려와 땔감이 쌓여 있는 아궁이 쪽으로 향했다.

아궁이 옆 땔감 창고엔 아직 도끼질이 안 된 커다란 나무토막도 꽤 쌓여 있었다. 그 옆엔 도끼와 톱, 망치를 비롯한 온갖 연장이 있었다.

이 정도면 바벨은 힘들어도 덤벨이나 케틀벨 정도는 만들 수 있겠다.


[기술-목공을 습득했습니다.]

[1포인트를 얻었습니다.]

[총 포인트 37]


내가 나를 버린 헬창을 위해 발버둥을 치고 있다는 걸 동물애호가와 함무라비 모두 눈치챘을 텐데, 이들은 나를 떠나지 않았다.

아마 동물애호가는 내가 습득한 ‘애견훈련’에 큰 매력을 느꼈을 것이다. 100명의 플레이어 중 한가하게 반려견 관련 기술에 공을 들인 사람은 나밖에 없다는 거겠지.

어쩌면 내가 염전주의 개들을 새벽 내내 산책시켰다는 걸 알아서 버티고 있는 걸 수도 있고.

함무라비는 염전노예라는 내 처지가 마음에 든 것 같다. 정확히는 내가 어떻게 염전주를 응징할 건지가 궁금한 거겠지.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지만 말이야.

그나저나 어느 세월에 덤벨을 만들지?


“사하보.”


[기술-그리스어를 습득했습니다.]

[1포인트를 얻었습니다.]

[총 포인트 38]


일단, 100포인트부터 빨리 모아야겠다.

그래야 목재 운동기구를 만드는 속도가 붙을 테니까.

문제는 100시간의 노력 하나만으로는 많은 시간을 당길 수 없고. 아는 외국어도 곧 떨어질 거라는 사실이지만,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씹으면 되는 거다.


[기술-턱걸이를 습득했습니다.]

[1포인트를 얻었습니다.]

[총 포인트 39]


이 집에 철봉은 없어도 처마는 있다.


[기술-불가리안 스플릿 스쿼트를 습득했습니다.]

[1포인트를 얻었습니다.]

[총 포인트 40]


게다가 이 게임의 시스템은 모든 운동 종목을 하나의 독립된 기술로 인정해 주고 있다.


[기술-쿼터 스쿼트를 습득했습니다.]

[1포인트를 얻었습니다.]

[총 포인트 41]


이런 식의 요령도 결국 언어와 마찬가지로 바닥을 드러내겠지만, 그전에 뭔가 일어나지 않을까?


[VIP 헬창 님께서 입장하셨습니다.]

[VIP 헬창 님께서 미션을 제안합니다.]

[맨몸 풀스쿼트 100개를 하시오.]

[보상 : 10,000]


역시 그랬다.


[수락하시겠습니까?]


당연히 수락해야지.


[수락했습니다.]


헬창 덕분에 다섯 가지를 알게 됐다.

하나. VIP는 닉네임을 통해 자신을 소개한다.

둘. VIP는 미션을 통해 자신의 욕망을 드러낸다.

셋. VIP는 주최측보다 포인트를 잘 쓴다.

넷. 헬창은 꼰대다.

다섯. 헬창은 헬린이를 사랑한다.


[미션에 성공했습니다.]

[총 포인트 10,041]


‘풀’스쿼트에 집착하는 걸 보니 이놈은 아주 높은 확률로 3대 성애자다.


“바벨을 만들면 포인트를 얼마나 줄 수 있습니까?”


[VIP 헬창 님께서 미션을 제안합니다.]

[일주일 안에 바벨을 제작하시오.]

[보상 : 100,000포인트]

[실패 시 골격근 –5kg]

[미션을 수락하시겠습니까?]


몸무게가 40kg도 안 될 것 같은 놈한테서 골격근만 5kg을 빼앗아 가려고 하다니······. 아주 악랄한 놈이다.


[수락했습니다.]


뭐 그만큼 3대를 사랑한다는 거겠지. 내가 자기만큼 3대를 사랑해 주면 뭐든 해주겠다는 거겠고.

이 마음을 이런 식으로밖에 표현할 수 없다는 건 닉네임과 미션 아니면 나와 소통할 수 없다는 거겠지?


[동물애호가 님께서 미션을 제안합니다.]

[해가 지기 전에 마당에 있는 개에게 생닭을 먹이시오.]

[보상 : 100,000포인트]

[수락하시겠습니까?]

[이번 미션은 수락하면 10,000포인트가 소진됩니다.]


닉값 한번 제대로 하네. 근데 어쩌지? 아저씨, 나 지금 노예야. 한가하게 앉아 운동기구 만들 시간은 있어도 생닭을 훔칠 순 없는 노예! 게다가 여긴 섬이라고! 닭은 있어도 싼 닭은 없는 섬!


[미션을 거절했습니다.]


하여튼 개빠들은 이래서 문제라니까.


[동물애호가 님께서 미션을 제안합니다.]

[해가 지기 전에 마당에 있는 개에게 생닭을 먹이시오.]

[보상 : 200,000포인트]

[수락하시겠습니까?]

[이번 미션은 수락하면 10,000포인트가 소진됩니다.]

[미션 거절 시 당신은 동물애호가 님의 블랙리스트에 등록됩니다.]


거절할 수 없는 제안 뭐 이런 건가?


“후······.”


늘 이런 식으로 끌려다니면 안 되겠지만, 이번 한 번은 끌려가 주자. 무려 200,000포인트다.

동물애호가의 블랙리스트에 추가되는 게 무서워서가 아니라 새로운 VIP들을 유혹하기 위해서라도 상점을 통해 내 능력치를 올려야 한다.

이대로 매맞는 게 무서워 셋밖에 없는 VIP 중 하나를 등졌다간 남은 둘마저 블랙리스트를 무기로 나를 벼랑 끝에 세울지 모른다.

당분간은 미션 완료 보상 포인트 없이 살 각오를 해야 한다는 거지.

이번만큼은 동물애호가의 뜻대로 해주자.

마침 주인의 닭장엔 닭이 꽤 많다.


[미션을 수락했습니다.]


안 걸릴 순 없겠지만, 걸려봐야 몇 대 맞고 끝일 거다.


[함무라비 님께서 미션을 제안합니다.]


잠깐만······.


[염전주와 그 가족을 죽이시오.]


닉네임부터 싸했었다.


[보상 : 1,000,000포인트]

[실패 시 사망]

[미션을 수락하시겠습니까?]


백만 포인트라는 보상이 전혀 반갑지 않은 건, 플레이어의 가장 큰 위협은 플레이어도 이 세계의 인간과 법도 아닌 VIP라는 불편한 진실을 깨달아서다.


[VIP 무뢰한 님께서 입장하셨습니다.]

[VIP 군주 님께서 입장하셨습니다.]

[VIP 정의 님께서 입장하셨습니다.]

.

.

.

[VIP 잼민이 님께서 입장하셨습니다.]

[관전 중인 VIP : 23]


일이 점점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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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아버님, 저를 믿으셔야 합니다 24.06.26 120 4 13쪽
2 책상 앞에 앉아 있는 노예 24.06.25 162 9 13쪽
1 염전에서 탈출하시오 +2 24.06.24 239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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