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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몽이™ 님의 서재입니다.

이런 쓰레기 같은 고인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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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몽몽이™
작품등록일 :
2023.11.15 19:02
최근연재일 :
2024.04.05 19:05
연재수 :
145 회
조회수 :
25,723
추천수 :
313
글자수 :
835,086

작성
23.12.21 19:05
조회
208
추천
2
글자
13쪽

35

재밌게 봐주세요.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DUMMY

“젠장! 수가 너무 많아. 아직도 스무 마리가 넘게 남았잖아?”


줄여도 줄여도 호랑이는 어디서 보충이라도 되는 건지 수가 줄어드는 느낌이 나지 않았다.


“단약은 충분해?”


“단약은 아직 많아. 하지만 한 대라도 맞으면 너무 많이 닳아. 단약으로 체력을 채우는 속도보다 떨어져 나가는 속도가 더 빨라.”


둘은 입술을 깨물었다.


“젠장! 최대한 피해. 일단 피하는 걸 우선으로 하고 공격은 가능할 때만 해. 괜히 맞서지 마. 우리가 수적으로 너무 불리하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이미 어느 정도 요령이 생기고 있으니까.”


아무나 지존과 본좌처럼 움직일 수는 없다. 둘은 같은 레벨 대의 유저들보다도 민첩스탯이 높은 데다 지존 온라인을 하기 전부터 이미 다른 가상현실 게임들을 통해 많은 실전경험을 쌓아온 부류에 속하니까.


게다가 게임 시작하자마자 눈치껏 스틸과 먹자를 시작할 정도로 멘탈이 강한 그들이다. 적절한 타이밍에 스틸을 하려면 눈썰미가 좋아야 한다. 자신보다 레벨이 높은 사람들이 뒤를 치기 위해서는 과감한 결단력과 행동력이 있어야 한다.


둘이 쌓아온 경험은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호랑이들의 수가 워낙 많았기에, 마침 거의 레벨업 상태에 도달했던 둘이 레벨업을 한 것이다. 피가 풀피가 된 데다 능력치가 조금이지만 상승했더니 둘의 움직임에 약간의 여유가 생겼다.


하지만 둘은 긴장을 풀지 않았다. 아직도 둘이서 상대하기에는 많은 몹들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장 격인 호랑이C가 남아있다.


둘이 아무리 잘 피한다고 하더라도 공격하는 수가 워낙 많기에 스치고 지나가는 발톱들조차 무시할 수 없었다. 체력이 계속 깎여나간 뒤 호랑이C가 짜잔 하고 나타나 발톱을 내민다면 제대로 반항도 못 해보고 죽을 수도 있으니까.


“젠장! 이거나 먹어라!”


본좌의 스킬이 발동되었다. 정면에서 나란히 덤벼드는 호랑이 세 마리를 향해 분광검 초식에 보조 무공 격인 독고9검 3성 기술을 섞어 사용하자 고속으로 움직이는 세 개의 검이 호랑이의 머리를 찢어 발겼다.


“컥!”


“컥!”


챙!


검이 제대로 두 마리의 머리에 파고 들어가며 목숨을 빼앗았지만 남은 한 마리는 검을 이빨에 맞았는지 딱히 피해가 없는 듯 보였다.


“쳇!”


레벨에 맞지 않는 무리한 스킬 조합을 사용했기에 숙련도가 낮은 본좌에게 딜레이가 걸렸다.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본좌의 공격에 당하지 않은 호랑이가 어느새 본좌의 곁으로 접근하는데 성공했다.


“안 돼!”


지존이 나섰다.

지존은 여태껏 태극권에 수록된 도법 하나만 연성했기 때문에 숙련도가 상당한 상태였다. 태극권의 묘리는 자신이 아닌 상대의 힘을 역이용하여 상대를 무너뜨리는 데에 있다.


챙!


지존의 도가 호랑이의 발톱 부근에 닿는 순간 지존의 몸이 잠시 뒤로 물러났다가 도를 옆으로 튕기면서 다시 앞으로 밀고 들어갔다. 호랑이의 얼굴과 지존의 얼굴이 한 치 거리로 가까워졌다.


“하압!”


지존의 얼굴에 호랑이의 이빨이 닿는 일은 없었다. 호랑이의 공격을 옆으로 밀어제치며 다가오던 또 다른 호랑이의 몸통으로 향하게 했기 때문이다. 결국 호랑이가 호랑이를 공격하는 꼴이 되었고 두 마리의 호랑이는 한 덩이가 되어 바닥을 굴렀다.


다행스럽게도 이쯤 되자 본좌의 딜레이도 풀렸다.


“고맙다. 나중에 한번 대접하지.”


아! 우정이여.

얼마나 고마웠으면 본좌 입에서 ‘대접’하겠다는 말이 나올까. 둘의 행실을 아는 사람이라면 지금 본좌의 입에서 나온 말이 얼마나 귀한 단어인지 알 수 있으리라.


본좌는 고마움을 표하면서도 쉬지 않았다. 상처입고 누워있지만 아직은 살아있는 호랑이들에게 다가가 급소에 검을 날렸다. 움직이면서 피한다면 모를까 가만히 땅에 엎어져 굴러다니는 호랑이가 본좌의 분광검을 피할 순 없었다.


분광, 빛을 쪼갠다는 뜻이다.

아직 숙련도는 낮았지만 검을 그냥 휘두르는 것보다 배나 빠른 속도로 휘두르는 검법을 사용한 공격이었다. 결국 호랑이 두 마리는 아이템을 떨구며 사라졌다.


위기를 넘긴 본좌는 기력을 회복시키는 단약을 입에다 넣으며 다음 호랑이를 향해 신형을 날렸다.


하지만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크헝!”


여태 얌전히 앉아서 사태를 관망하던 호랑이C가 갑자기 소리를 지른 것이다.


“아, 쫌! 이제 살만해졌나 싶었는데!”


“아, 저건 좀.”


큰일이다. 이제 둘을 둘러 싼 남은 호랑이의 수는 대략 열 마리가 안 된다. 이 정도라면 이제 어느 정도 여유를 가질 법도 했다.


하지만 호랑이C가 개입하면서 상황이 변했다. 체력, 속도, 공격력 면에서 일반 호랑이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강력한 보스몹은 지존과 본좌같은 고수에게도 부담되는 상대였다. 실수로 잘못 맞으면 한방에 리스타트 지점으로 돌아가게 될 지도 모를 일이었다.


다급해진 지존과 본좌의 손속이 더욱 매워졌다. 둘은 기력을 아끼지 않았다. 연달아 단약을 씹으며 빠르게 남은 호랑이들을 정리해나가기 시작했다. 호랑이C가 공격을 시작하기 전에 주변을 정리해야 했다.


둘의 검과 도는 점점 빨라졌고 지존과 본좌를 포위하듯 원을 그리던 호랑이들은 목, 엉덩이와 엉덩이 사이, 겨드랑이, 배꼽 같은 급소에 치명적인 공격을 허용하며 연기처럼 사라져갔다.


하지만 연기가 되어 사라지는 호랑이에 의해 시야가 가려진 틈을 타 기어이 호랑이C가 기습을 가해 왔다.


“큭!”


제대로 인지하지 못 한 순간에 일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다행히 한방에 죽지는 않았지만, 호랑이A의 어설픈 공격 한 대로도 죽을 판이었다. 지존이 위기에 몰렸다.


챙, 챙!


“컥!”


하지만 지존과 본좌의 우정은 위기일수록 빛을 발하는 것일까. 아니면 '네가 죽으면 세상에 믿을 놈이 없다' 또는 '너 말고는 친구가 없다'는 위기의식의 발로일까. 본좌는 자신을 구해 준 지존에게 보답이라도 하듯 호랑이들의 공격을 온 몸으로 막아냈다.


한꺼번에 여러 마리가 공격을 했기 때문에 일반적인 방법으로라면 방어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본좌에게는 분광검법이 있다. 분광검과 독고9검의 초식을 활용해 지존을 향한 호랑이들의 공격을 방어한 것이다.


하지만 완벽하지는 못했기에 호랑이A의 공격을 왼팔에 허용하고 말았다. 크게 당했는지 팔이 날아가 버렸다. 체력도 반 이하로 줄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본좌가 공격을 받는 동안 지존이 단약을 씹어대며 체력을 회복했고, 본좌에게는 검을 사용하는 오른쪽 팔이 남아 있었기에 전투를 지속하는 데는 무리가 없었다.


“크윽! 이놈들! 죽어랏!”


본좌는 자신의 왼팔이 날아갔음에도 단약조차 먹지 않고 자신을 공격한 호랑이에게 공격을 퍼부었다.


“크, 크헝···”


풀썩.


결국 목표했던 호랑이를 쓰러뜨리고 나서야 본좌는 하나밖에 남지 않은 손으로 단약을 꺼내 씹기 시작했다.


“젠장! 잠시 네가 처리하고 있어. 손이 하나여서 단약 먹기가 힘들어.”


본좌의 분투 덕에 부활에 성공한 지존이 웃으며 도를 휘둘렀다.


“걱정 마라. 내가 네 몫까지 맡아서 처리할테니. 네가 없었으면 이번에 죽었을 거야.”


본좌는 미소지었다.


“뭘 그런 소릴. 아까 너도 날 구해 줬잖아.”


본좌의 말에 지존의 입가에 미소가 생겨났다. 입가에만 생겨났다. 눈에는 웃음기가 쏙 빠졌다.


“하. 하. 그럼 이제 샘샘인가? 설마 그렇다고 밥을 안 사는 건 아니겠지?”


서로의 목숨을 지켜주는 뜨거운 우정을 보여주던 지존과 본좌의 뜨거웠던 눈빛이 사라졌다.


밥··· 누가 밥을 사느냐. 그건 그들에게 자존심 싸움이었다. 더치페이도 아닌, 본좌가 밥을 산다는 걸 지존으로서는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이다.


본좌는 지존이 자신의 목숨을 구해 준 것이 고마운 나머지 밥을 산다는 말을 하기는 했으나, 자신도 지존의 목숨을 구해 준 이상 빚을 갚은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기에 밥을 산다는 약속을 이행해야 할지 말지 고민에 휩싸인 것이다.


그랬기에 지존을 구한 본좌의 이마가 일그러지며 주름살이 생긴 것이었다.

본좌의 가슴속에서는 지금 갈등의 소용돌이가 일고 있었다. 아까의 위기는 어디까지나 그저 게임 속에서 일어난 소소한 위기였을 뿐이다. 게임 속 캐릭터가 죽는다고 해서 큰 문제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내가 너무 성급했어!’


아까는 게임에 지나치게 몰입했던 거다. 그래서 별 거 아닌 일에 너무 큰 걸 걸었던 것 같다. 게임에서 도와준 거 가지고 현실에서 밥을 산다고 하다니! 


‘제길!’


자신의 잘못된 선택에 식은땀이 흘렀다.

지존은 본좌를 잘 안다. 그래서 본좌가 어떤 상황인지 눈치챘따. 지존은 본좌를 유심히 지켜보았다. 아무리 호랑이C가 위험하고 아직 두세 마리의 호랑이가 남아 있다 하더라도, 이순간 그건 딱히 중요한 포인트가 아니었다.


지존의 머릿속에서 중요도 1순위는 어느새 '본좌의 밥 사기'로 바뀌어 있었다. 순간 둘의 시선 사이에서 뜨거운 스파크가 튀었다.


“으음······.”


본좌가 먼저 시선을 돌렸다. 


‘이긴 건가?!’


지존의 얼굴이 희열에 휩싸였다. 본좌가 지존에게 밥을 산다는 사실을 암암리에 인정한 것이다.


더 이상 백화점 시식코너에서 저녁을 해결하지 않아도 되는 거다.

중국집에 가서 단무지만 시켜먹지 않아도 되는 거다.


밥. 따스한 밥.

농촌에서 농부들이 힘들여 기른 쌀이 뜨거운 불에 불려진 뒤 밥상에 놓이는··· 바로 그 밥을 먹을 수 있는 거다. 지존은 속으로 자신이 제대로 된 밥을 마지막으로 먹은 게 언제는지 생각하며 날아다니기 시작했다.


지존은 환희에 젖어 어느새 무의식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인간의 잠재능력은 대단하다. 인간은 뇌의 대부분을 썩혀두고 살며 있는 근육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하지만 지존의 의식이 무의식의 세계로 침잠하자 지존의 몸은 게임 속 캐릭터와 200% 싱크를 경험했다.


지존의 도가 호랑이들에게 난도질을 선사하기 시작했다. 그렇다. 밥만 있으면 두려울 것이 없는 것이다. 지존은 호랑이 세 마리를 순식간에 쓰러뜨리는 기염을 토해 냈다.


지존의 신들린 플레이에 본좌가 놀랄 새도 없이 지존의 몸은 앞으로 튀어나가고 있었다. 호랑이 세 마리가 땅바닥에 몸을 눕히기도 전에 그 녀석들이 곁을 떠나 호랑이C에게로 돌진한 것이다.


“적은 제거한다!”


쉭쉭! 쉭쉭! 쉭쉭! 챙!


눈 깜짝할 사이에 일곱 번의 공격을 퍼부은 지존. 그중 무려 여섯 번이나 되는 공격을 밥신의 도움으로 성공시켰다. 엄청난 적중률.


호랑이C는 당황했다.


‘뭐야. 이 녀석!’

‘이런 애들 아니었잖아!’


보스몹으로서의 위엄을 지키기 위해 상황이 어느 정도 정돈될 때까지 애들(?) 싸움에 끼지 않았다. 그러다가 어느 정도 주변이 정리되자 자신의 존재를 알릴 필요성을 느꼈다. 그래서 한 번의 포효로 기선을 제압한 뒤 공격에 들어갔다.


원래 호랑이C의 생각대로라면 자신은 여유 있게 두 유저를 쓰러뜨린 뒤 다시 자신에게 주어진 영역으로 돌아가 다음 상대를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둘 중에서도 약해 보이던 유저가 갑자기 자신의 부하들을 쓰러뜨리고선 자신에게 무시할 수 없는 공격을 하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침착하자. 난 할 수 있어!’


호랑이C는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흥분을 가라앉혔다. 평소 동기부여 영상을 보며 자기계발을 쉬지 않았던 호랑이 C다. 호랑이 C로 태어난 후 태생적으로 강자라는 자만감에 빠지지 않고 꾸준한 훈련으로 능력치를 올려왔다. 자신은 엘리트 호랑이다. 이런 공격에 무너지지 않는다!


그렇기에 갑자기 포텐샬을 터뜨리며 능력 외의 능력을 발휘하는 지존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침착할 수 있었다.


‘나는 할 수 있어!’


꺾이지 않는 마음이 중요하다. 자신은 유저들이 공격이 강하다고 해서 몹생을 포기하고 대충 공격하는 흉내만 내다 죽어서 메인소스로 회귀하는 평범한 몹이 아니니까. 더 나아갈 수 있으니까! 끌어당김의 법칙을 믿으니까!


그렇기에 다른 몹들 처럼 주어진 능력치에 맞춰 적당하게 반응하다 HP를 내주는 플레이를 하지 않기로 했다. 상대가 강하다면 자신도 강하게 나간다!


자신보다 레벨이 낮아 보이지만 쉽게 볼 상대가 아니라고 판단되자 호랑이C의 행동이 조심성을 띠기 시작했다.




예전에 작업한 글을 다듬어 리메이크 한 작품입니다. 리메이크라기 보다는 리부트에 가깝습니다. 워낙 오래된 글이라 기억하시는 분도 없을 것 같지만,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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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42 23.12.28 139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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