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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 님의 서재입니다.

게임 속 마도공학자로 살아남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mir777
작품등록일 :
2021.02.25 17:22
최근연재일 :
2021.03.08 07:30
연재수 :
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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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6
추천수 :
17
글자수 :
40,246

작성
21.02.26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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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2화. 위기일발(2)

DUMMY

경비대장이 이끌고 온 병사들의 숫자는 20명.


도대체 이놈의 왕국은 경비대장 따위에게 공주가 사로잡힐 정도로 허접한 곳이란 말인가. 제라드는 의기양양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경비대장을 보자 순간 짜증이 솟구쳐 올랐다.


아까 카린에게 넘겨 받은 총알이 모두 21발. 모두 한방에 보내버리는 것이 가능하다는 전제하에 전세 역전은 아직 가능했다.


제라드가 고민하고 있는 사이, 경비대장은 어느새 샤를 공주의 목을 움켜쥐며 칼로 그녀를 위협하고 있었다.


‘이럴줄 알았으면 게임할 때 루안 왕국 스토리좀 유심히 읽어볼 걸.’


한번 본 것을 사진 찍듯 기억하는 ‘포토그래픽 메모리’ 능력을 가진 제라드 입장에서는 루안 왕국 스토리를 그동안 스킵해 온 것이 너무나도 아쉬웠다.


한번이라도 제대로 읽었다면 경비대장이 반란을 일으킨다는 점을 미리 캐치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친위대조차 없는 것인가···’


보통 이정도 상황이 되면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왕실 직속 친위대가 멋지게 나타나 악당들을 소탕하곤 한다. 하지만 한참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 밖에서는 개미 한마리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결국 참다못한 제라드가 직접 나서기로 했다.


다행인 점은 놈들이 자신을 전혀 의식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자신과 다른 아군 병사 1명은 그저 방 구석진 곳으로 이동해 무릎을 꿇고 있을 뿐이었다.


제라드는 뒷짐진 손으로 조용히 총알을 채워넣었다. 총 6발. 다 쏘고난 후 장전할 시간이 있을지가 관건이었다.


하지만 이대로 공주가 끌려가면 결국 왕국은 망하고 어차피 루테니아 왕국에게 쫓기다가 죽임을 당할게 뻔했다.


제라드는 타이밍을 노렸다. 공주는 어느새 결박돼 놈들에게 끌려가고 있었다. 나머지 적들이 이동을 위해 전열을 재정비하기 시작했다. 이윽고 제라드를 감시하는 적은 그 숫자가 6명으로 줄어들었다.


‘지금이 기회다.’


제라드는 숨겨뒀던 총을 꺼내서는 연속해서 총알을 발사했다.


탕탕탕탕탕탕~!


순식간에 제라드 앞을 가로막고 있던 적 6명이 쓰러졌다. 모두 총알 한방에 미간을 관통당한 모습이었다.

“이, 이놈이 감히!!!”


경비대장이 남은 병력을 이끌고 제라드에게 달려오기 시작했다. 적 병사 중 한명의 칼날이 제라드의 목을 노렸다.


하지만 이미 제라드는 재장전을 마친 상태였다. 총성과 함께 바로 앞에 있던 병사가 쓰러졌다.


다른 병사들도 백발백중의 실력을 가지고 있는 제라드에게 쉽사리 덤벼들지 못했다.


병사들이 머뭇거리자 보다못한 경비대장이 병사 한명을 강제로 제라드에게 떠밀었다.


억지로 떠밀어진 병사는 막무가내로 칼을 휘두르며 돌진했다.


탕!


제라드의 총알이 정확히 병사의 목 한가운데를 관통했다.


“윽, 윽······”


병사는 피가 철철 흐르는 자신의 목을 부여잡으며 앞으로 고꾸라졌다.


이제 남은 적의 숫자는 총 13명. 제라드 스스로도 이런 결과가 나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마치 총알이 제라드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것만 같았다.


‘이게 마도공학 기술 속성의 힘이란 말인가.’


제라드는 왜 마도공학자가 히든 직업인지 알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리고 다른 직업에 비해 주어진 스탯이 낮은 것도 충분히 이해가 갔다.


특히 게임에 들어오기 전 지력에 몰빵했던 제라드의 마법 공격력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다.


‘총알에 마력이 실려 더 강해지는 원리인가. 나중에 연구좀 해봐야겠어.’


일단은 지금 상황을 벗어나는게 급선무였다. 적들도 바보는 아닌지라, 이번에는 제라드의 재장전 시간을 노리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장전된 총알이 4발. 이는 즉 4명이 더 죽어야된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병사들이 계속 머뭇거리자, 화가 끝까지 난 경비대장이 고함을 질렀다.


“뭐해, 그냥 다같이 조져!!!”


경비대장을 제외한 10명이 동시에 제라드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이 한 발자국을 채 떼기도 전에 4명이 제라드의 총알에 운명을 달리했다.


남은 적들은 달려와 창과 검을 제라드에게 휘둘렀다. 민첩 스탯을 올리지 못했던 제라드의 몸 놀림은 굉장히 형편없는 상태였다.


‘이런.’


그때 누군가 제라드의 앞을 막아섰다. 방금전까지 같이 있던 다른 아군 병사였다. 그는 제라드를 향해 미소를 지어보이며 적들의 창과 검에 꿰뚫려 죽음을 맞이했다. 제라드는 그의 희생을 통해 번 시간으로 총알을 다시 재장전해 남은 적들을 정리했다.


“헉...헉···”


이제 남은 적은 경비대장을 포함해 3명뿐이었다. 하지만 제라드 역시 아까의 공격으로 온 몸에 자상과 창상을 입은 상태였다.


“그런 몸으로 날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경비대장은 제라드를 보며 같잖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제라드의 체력은 빠르게 방전되고 있었다. 조금만 더 시간을 지체하면 이대로 기절할 것만 같았다.


‘조금만 더···’


탕탕탕!


3발의 총알이 연달아 발사됐다. 잠시후 병사 2명이 쓰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남은 한명이 쓰러지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제라드는 다 쓰러져가는 몸으로 고개를 들어 전방을 바라봤다. 경비대장이 총알이 칼날에 박힌 검을 제라드를 향해 휘두르고 있었다.


‘여기까지인가···’


제라드는 눈을 질끈 감았다.


스걱!


누군가의 머리가 땅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제라드는 조심스럽게 눈을 떴다. 온 몸의 고통이 느껴지는 것을 보니 아직 죽지는 않은듯 싶었다.


눈 앞에는 머리가 사라진 몸통이 피를 뿜어대며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다.


“뭐하고 있어. 네놈이 죽어버리면 난 돈을 누구한테 받냐고!”


카린이 거대한 크레이모어를 쥐고 서 있었다.


“아...내가 말 안했던가. 이래봬도 친위대 출신이거든.”


제라드는 그제서야 카린이 일면식도 없는 자신을 왜 도와줬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는 공주의 안위가 걱정됐던 것이다.


“카린! 살아있었군요. 은퇴하고 돌아가신줄 알았어요.”

“그 무슨 섭섭한 말씀이십니까. 샤를 공주님.”

“돌아와주셔서 감사해요. 아 그리고 이름 모를 병사님께도 감사드려요. 이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아닙니다. 그리고 제 이름은 제라드라고 합니다.”


***


시체들을 정리한 후 공주에게서 지금까지 일어난 일들의 자초지종을 들을 수 있었다.


왕실 친위대를 비롯해 루안 왕국 주력부대는 아스날 국왕과 함께 다른 왕국과의 전쟁을 위해 원정을 떠난 상태였다.


“그러니까 동맹국인 루테니아 왕국이 동맹을 깨고 빈집 털이를 했다 이 말씀이신거죠?”

“네. 맞아요.”

“아...일개 병사인 제게 일부러 존칭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공주님.”

“아니에요. 제 목숨을 구해준 은인이신데요.”

“아무튼...마저 이야기를 해주시죠.”


샤를 공주는 제라드가 시체들을 정리하고 있는 사이, 전서구를 국왕에게 띄웠다고 말했다. 지금쯤이면 국왕도 소식을 듣고 다시 왕국으로 복귀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럼 루테니아 놈들이 이곳에 오기전에 왕국 주력부대가 돌아올 수 있을까요?”

“그건 어려울 것 같아요···”

“흠...그러고보니 다른 대신들은 왜 코빼기도 보이지 않죠. 왕국이 망하게 생겼는데···”

“충신들은 모두 아버님과 함께 전장으로 향했고 남은 대신들은 루테니아가 쳐들어온다는 소식을 듣고 모두 도망갔어요···”

“하···”


제라드는 자신도 모르게 탄식을 내뱉었다. 루안 왕국이 최약소국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정도로 콩가루인줄은 꿈에도 몰랐다.


평민 출신인 국왕이 이전 왕의 폭정에 반기를 들고 세운 곳이 바로 이 루안 왕국이었다. 당연히 기존 토착세력들은 왕을 진심으로 따르지 않았다.


‘이거 어디서부터 시작을 해야할지...감이 안잡히네.’


그때 옆에 있던 카린이 제라드의 눈에 들어왔다.


“카린, 부탁드릴게 있어요.”

“뭔데?”

“잠시 왕국 수비대장좀 맡아주세요.”

“뭐?”


***


샤를 공주는 이미 목숨을 걸고 자신을 구해준 제라드를 마음속 깊이 신뢰하고 있었다. 그리고 제라드의 뜻에 따라 카린을 임시 수비대장으로 임명했다.


“이런거 하기 싫어서 은퇴했던 건데···”

“공주님을 지켜야하지 않으세요?”

“뭐...그건 그런데. 아무튼 이제 뭘 어떻게 하려고?”

“지금 남은 병력이 총 얼마죠?”

“글쎄...한 100명 되려나. 나머지는 다 일반 시민들이야.”


제라드가 이전의 카르도나 성에서 봤던 적의 숫자만 해도 대략 2000명은 넘어보였다. 놈들의 본대까지 합류한다면 도합 1만은 족히 넘을 것이다.


“무기 창고는 어느쪽이죠?”

“내 기억이 틀리지 않다면 이쯤일텐데.”


무기 창고 안에는 남은 무기가 많지 않았다. 아무대로 주력 부대가 모두 가져간듯 싶었다.


‘안되겠네. 직접 만들어야겠다.’


현실 세계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던 제라드는 무기를 직접 만들기로 결정했다. 평소 무기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웬만한 설계도는 다 머릿속에 가지고 있었다.


“마을에 있는 대장장이들 좀 전부 모아주세요.”

“알았어.”


그렇게 제라드의 진두지휘 아래 왕국 수도에 있는 모든 대장간들이 밤낮없이 불을 뿜어댔다.


그렇게 이틀이 지나고 제라드의 첫 작품이 완성됐다.


제라드는 완성된 무기를 외성벽 곳곳에 설치한 후 거대한 천으로 덮었다. 사전에 무기가 노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마지막 무기를 성벽에 배치하고 있을때 카린이 제라드에게로 다가왔다.


“그런데 정말 저걸로 놈들을 막을 수 있겠어?”

“두고보세요.”


같은시각. 샤를 공주가 날렸던 전서구가 왕국으로 돌아왔다. 전서구 다리 끝에는 작은 편지가 매달려 있었다.


샤를 공주는 시종에게 편지를 전해 받았다.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사랑스런 나의 공주여. 지금 우리는 불어난 강물 때문에 돌아갈 다른 길을 찾고 있단다. 지금 이 편지를 받는 즉시 신하들을 데리고 왕국을 떠나라. 이건 왕명이다.]


공주는 편지 내용을 카린과 제라드에게 보여줬다.


“어쩌죠?”

“공주님 저를 믿으시나요?”

“그럼요. 제 생명의 은인이신데. 그럼 한번만 더 저를 믿어주세요.”


지금 왕국을 버리고 도망가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다. 어차피 이곳 수도에 사는 주민만 어림잡아 1만명. 그들을 데리고 말을 타고 달려오는 적들을 피한다? 그건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결국 얼마 도망 못가 전멸당할게 뻔했다. 그럴바에는 차라리 여기서 죽음을 각오하고 수성하는게 현명한 방법이었다.


그렇게 또 하루가 지났다. 이제는 저 멀리서 놈들의 대군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릴 정도였다.


제라드는 첨탑에 올라 놈들의 병력 규모를 관측했다. 역시나 예상대로 대략 1만의 병력이 집결해 있었다.


놈들은 왕국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평원에 군영을 설치했다. 그곳에서 전투를 준비할 모양새였다.


때마침 카린이 제라드에게로 다가왔다.


“어때 할만하겠어?”

“쉽지 않겠는데요. 생각보다 기병이 많네요. 그리고···”

“그리고?”

“투석기도 10대정도 보이네요. 이건 예상하지 못한 전개인데.”


제라드는 놈들이 이정도로 많은 투석기를 가져올 것이라고는 생각치 못했다. 어차피 놈들도 빈집인 것을 알고 있는 상태. 본격적으로 공성 준비를 해올 줄은 몰랐다.


투석기를 먼저 파괴하지 않는다면 제라드가 기껏 만든 비장의 무기가 빛을 발하기 어려웠다.


“카린 혹시 정예병사로 10명 정도만 뽑아주실 수 있나요?”

“10명이나? 안그래도 병력이 부족한데.”

“그들이 다칠 일은 추호도 없을 거에요. 걱정마세요.”

“그렇다면야.”


***


어느덧 밤이 찾아왔다. 검은 복장을 입은 한 무리가 밧줄을 타고 조용히 성문 밖으로 나왔다. 그들은 미리 밖에 준비해뒀던 말을 타고 적진을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


적진 근처까지 도착한 무리는 루테니아 군영을 향해 불화살을 쏘기 시작했다.


갑작스런 기습에 적은 당황하고 있었다.


“불이야!!!!!”

“기습이다!!!!”


루테니아 왕국 제1군단장 세르조는 이런 상황이 마냥 달갑지만은 않았다.


“겁먹은 강아지마냥 꽁지빠지게 도망갈 줄 알았는데, 선제 공격이라니. 크크크. 생각보다 대담한 공주로군.”


그때 병사 하나가 천막 안으로 들어왔다.


“적들의 규모는 10명 정도로 추정됩니다. 지금 기병들을 보냈습니다.”

“그래. 한놈도 놓치지 말고 모두 잡아오도록.”


같은 시각. 제라드는 적들의 군영 근처까지 잠입하는데 성공했다. 그는 작은 가방을 등에 메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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