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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 님의 서재입니다.

게임 속 마도공학자로 살아남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mir777
작품등록일 :
2021.02.25 17:22
최근연재일 :
2021.03.08 07:30
연재수 :
8 회
조회수 :
730
추천수 :
17
글자수 :
40,246

작성
21.02.25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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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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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1화. 위기일발(1)

DUMMY

“정신차려 제라드!! 정신줄 놓지 말라고!!!”

“네, 네.”

“뭐해? 멍때리지 말고 빨리 화살이나 옮겨.”


쾅~~!!!


순간 거대한 폭음이 들리더니 눈 앞에서 병사 한명이 날아온 포탄에 맞아 산산조각이 났다.


슉슉슉


곧이어 수백발의 불화살이 성 안으로 날아들었다. 탑에서 보초를 서던 보초병들이 화살에 맞아 성 안쪽으로 떨어졌다.


“적의 공격이다!!! 궁수들은 성벽으로 빨리 올라가!!!”

“으아아아아악!! 살려 줘···”

“빨리 물 떠와! 건초에 옮겨붙기 전에!!!”


말 그대로 아비규환이었다. 지옥이 있다면 이런 모습일까. 수백발의 불화살로 인해 성 안은 이미 불바다가 된 지 오래였다.


병사들이 힘들게 물을 퍼와 불을 끄려고 노력했으나 헛수고였다. 계속해서 불화살이 날아들었기 때문이다.


쾅!!

쾅!!

쾅!!


불화살과 더불어 성 여기저기로 거대한 포탄이 날아들었다. 포탄에 의해 파괴된 성벽들이 병사들 머리 위로 떨어졌다.


성벽에 깔린 병사들은 신음하고 있었다. 하지만 다른 병사들도 도망치기만 바빴을뿐, 그들을 구할 여력 따윈 없었다.


“제라드!!! 어서 이쪽으로 와!”


한태준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분명 방금전까지만 해도 자신은 방 안에서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그런데 강렬한 빛이 자신을 휘감더니, 순식간에 전장의 한복판으로 이동해 온 것이다.


그것도 절대절명의 위기 순간에 말이다.


이미 전세는 기울어진지 오래였다. 적들은 성문마저 부수고 있었다.


한태준이 멍 때리고 있는 사이, 누군가 한태준의 팔을 이끌었다. 아까부터 자신을 제라드라고 부르는 중년의 사내였다.


“죽고 싶어서 이러는거야?”

“아닙니다.”

“그럼 빨리 날 따라와.”


한태준은 일단 그를 따라가기로 했다. 그는 성 안쪽에 있는 작은 비밀통로로 태준을 안내했다. 그리고는 작은 서신 하나를 태준에게 건넸다.


“공주님께 이걸 꼭 전해드려...그럼 꼭 살아남아서 다시 보자.”


사내는 일방적으로 말을 마친 뒤 한태준을 비밀통로 안쪽을 세게 밀어넣었다. 그리고는 곧바로 비밀 통로 입구를 닫아버렸다.


잠시후 밖에서는 병장기끼리 부딪히는 소리가 크게 울렸다.


한태준은 일단 이 곳을 빠져나가기로 했다.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지만 가만히 있다가는 죽음을 맞이할 게 분명했다.


비밀 통로는 근처 하천과 연결되어 있었다. 비밀 통로를 다 빠져나오자, 저 멀리서 성이 불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아마도 살아남은 병사는 자신이 유일하리라. 태준은 서신을 가슴팍에 찔러 넣은 채 하천을 따라 무작정 달렸다.


그렇게 무작정 달리고 또 달렸다. 지금은 달리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었다. 얼마나 달렸을까. 주변이 점점 어두워지더니 이제는 한치 앞도 분간하지 못할 정도로 깜깜해졌다.


더 이상 도망치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한태준은 근처 나무에 앉아 잠시 숨을 고르기로 했다.


나무에 앉자마자, 엄청난 피로감이 몰려왔다. 긴장이 풀린 탓일까. 졸음이 몰려 왔다. 그렇게 태준은 자신도 모르게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


“앗 차가워!!!”

“이제 좀 정신이 드나?”


차가운 물세례에 정신이 든 한태준은 몸을 일으키려 했으나, 이상하게도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보니, 자신의 손과발은 밧줄로 단단히 묶여 있었다.


‘이건 또 무슨 상황이지.’


농부 복장을 한 노인이 자신을 마차 짐칸에 태운채 어딘가로 데려가고 있었다.


“저기, 어르신 뭔가 오해가 있으신 것 같은데···”

“네놈이 우리 마을을 침략하려고 온 정찰병인거 다 알고 있다. 구차한 변명은 마을가서 하도록.”


손발이 단단히 묶인 태준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고 마차가 갑자기 멈춰섰다. 아마도 마을에 도착한 모양이었다.


“노인장, 어딜 그렇게 돌아다니슈. 밖은 위험하다니까.”

“어이 카린, 내가 뭘 잡아왔는지 한번 보게나.”


붉은 수염이 꽤나 인상적인 중년의 남자가 태준에게로 다가왔다.


“아니 이 놈은 뭐요? 보아하니, 루안 왕국 소속 병사같은데.”

“루안? 그럴리가. 루테니아 놈 아니었어?”

“허허 참. 잘 보세요. 여기 갑옷 문양이 사자잖아요.”


둘의 대화를 듣고 있던 태준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듯 보였다.


카린이라고 불린 남자는 한태준을 일으켜 세우며 밧줄을 풀어줬다.


“미안하네. 노인네가 요즘 자주 착각을 하셔서.”

“괜찮습니다. 그런데 여기가 어디죠?”

“이 사람 참. 어디긴 어디야, 카르도나 성 근처 작은 마을이지.”

“카르도나 성이라고요?”


한태준은 순간 망치로 머리를 한대 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카르도나 성. 그동안 한태준이 ‘잃어버린 왕국’ 게임을 100번이나 클리어하면서 지겹도록 들었던 단어였다.


게임 시작 스토리 나열시 가장 먼저 등장하는 단어가 바로 카르도나 성이었다. 카르도나 성 전투가 이 게임의 첫 시작이었다. 물론 한태준이 직접 카르도나 성 전투를 체험했던 것은 아니다. 엄연히 스토리상에만 존재하는 성이었기 때문이다.


카르도나 성을 가지고 있었던 루안 왕국은 게임에 존재하는 수백개 왕국들 중 최약소국이다. 게임 스토리상 얼마 지나지 않아 이웃 왕국인 루테니아 왕국에게 멸망당한 곳이기도 했다.


‘지금 내가 게임 속에 들어와 있는 건가.’


한태준의 자신의 볼을 세게 꼬집었다. 꿈이라면 빨리 깨고 싶었다. 하지만 뺨에서 느껴지는 고통은 분명 진짜였다.


국경지대 관문 역할을 해왔던 카르도나 성이 점령되었다면 다음은 왕국의 수도가 점령당할 차례였다.


태준은 그제서야 어제 전투에서 중년의 사내가 자신에게 서신을 맡긴 이유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잠깐만...스토리대로 흘러간다면 내가 서신을 전하지 못해서 왕국이 기습을 당하는 거잖아.’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우선은 빨리 수도로 향해야만 했다.


“저기, 저는 루안 왕국 소속 제라드라고 합니다. 저를 빨리 수도로 데려다 주실 수 있나요? 사례는 두둑히 하겠습니다.”

“얼마나 줄건데? 그건 가서 말씀드릴게요. 빨리요. 시간이 없어요.”


***


카린은 제라드를 태운채 말을 타고 전속력으로 달렸다. 반나절 정도를 달리자, 둘은 수도 입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수도경비대가 둘의 앞을 가로막았다.


“왠놈들이냐!!”

“카르도나 성에서 서신을 전달하려고 왔습니다. 공주님을 알현하게 해주세요.”


경비대 대장으로 보이는 자가 제라드에게 다가왔다.


“지금 공주님은 수도에 안계신다. 일단 서신을 이리다오.”


그에게 서신을 건네려는 순간, 제라드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꼈다.


‘그러고보니 서신은 직접 전달하는게 원칙일텐데.’


제라드는 서신을 다시 품안에 넣었다.


“카린, 일단 여길 벗어나요. 빨리!”

“엥? 무슨 일인데.”

“일단 빨리요!”


제라드의 재촉에 카린이 말을 힘차게 몰았다. 카린의 말은 경비대 대장을 앞발로 위협하며 그를 순식간에 뛰어넘었다.


“쳇...이놈들이. 놈들을 쫓아라!!”


경비대 대장의 명령에 따라 경비대가 말을 타고 둘의 뒤를 쫓았다.


카린의 말은 뛰어난 명마였지만, 두 사람이 타고 있다는 점에서 속도가 점점 느려지는게 눈에 띄게 느껴졌다. 이대로 가다가는 경비대에게 잡힐게 분명했다.


그때 제라드의 눈에 카린이 허리춤에 차고 있는 구식 권총이 보였다. 총 6발의 총알이 들어가는 리볼버 형태의 권총이었다.


“잠깐만 빌릴게요.”


제라드는 권총을 집어들고는 뒤쫓아오는 경비대를 조준했다.


탕!


소리가 남과 동시에 경비대 하나가 말에서 떨어졌다.


“좋았어!”


탕!

탕!

탕!


또 다시 총성이 울리고 쫓아오던 나머지 경비대 3명도 말에서 고꾸라졌다. 이제 더이상의 추격자는 남아있지 않았다.


추격자가 모두 사라진 것을 확인한 카린은 숲 속 깊은 곳에 말을 세웠다. 그리고는 제라드에게 격양된 목소리로 이것저것 묻기 시작했다.


“정말 대단해!! 난 가만히 있는 것도 못 맞추겠던데. 비결이 뭐야?”

“그게...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냥 쏘니까 맞던데요.”

“그럼 이것도 한번 맞춰봐.”


카린이 갑자기 돌맹이 하나를 하늘 높이 던졌다.


갑작스런 그의 돌발 행동에 당황한 제라드는 허둥지둥하며 돌맹이를 향해 총알을 발사했다.


하늘 높이 올라가던 돌덩이는 제라드 쏜 총알에 맞아 산산조각이 났다.


“이야~~! 총알에 눈이라도 달린거야? 백발백중인데!”


카린이 놀라며 연신 소리를 질러대고 있는 가운데, 제라드는 게임에 빨려들어오기 전 캐릭터 설정을 하던 모습을 돌이켜봤다. 자신이 택한 직업은 분명 마도공학자였다.


아무래도 화약무기나 기계와 관련된 것을 다루는 재능을 부여받은듯 싶었다.


그나저나 지금은 빨리 서신을 공주에게 전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했다. 자신은 어디까지는 왕국 소속 병사의 신분.


멸망한 왕국 병사들의 최후가 어떤지는 굳이 직접 겪어보지 않아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혹시 수도로 들어갈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방법이라...내가 이래봬도 수도 출신이거든. 물론 지금은 촌구석에서 사냥이나 하고 살고 있지만.”


카린은 제라드를 수도 외성과 강이 맞닿아 있는 곳으로 안내했다.


“여기쯤일텐데···”


사람 키만한 갈대들이 외성 주변을 둘러싸고 있었다. 말에서 내린 카린은 갈대숲으로 들어가더니 한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잠시후 갈대숲 안쪽에서 카린이 제라드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이쪽으로.”


제라드는 소리가 나는 쪽으로 향했다. 도착하니 갈대숲에 가려져있는 지하 수로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런 길은 어떻게 찾은거죠?”

“내가 말했잖아. 이래봬도 수도 출신이라고.”


제라드와 카린은 지하 수로를 따라 수도 안으로 잠입하는데 성공했다.


수로를 벗어나자, 엄청난 크기의 휘황 찬란한 건물들이 제라드를 반겼다. 그리고 수도 중앙에는 수십개의 높은 첨탑이 인상적인 내성이 자리하고 있었다.


제라드는 내성을 향해 달렸다. 한시라도 빨리 서신을 전해야만 했다. 다행히 내성문 경비병은 제라드를 아는 눈치였다.


“어, 제라드 아냐? 이 시간에 여긴 무슨 일이야?”

“헉...헉...빨리 공주님을 알현해야 해. 전달할 서신이 있어.”


제라드는 품 속에 있던 서신을 경비병에게 보여줬다.


“아, 알았어. 이봐 이 친구를 안으로 들여보내.”


내성문이 열리고 제라드는 다른 경비병의 안내에 따라 공주가 머물고 있는 곳으로 향했다.


제라드가 도착했을 때 공주는 이미 누군가와 심각한 얼굴로 이야기를 주고 받고 있었다.


“공주님, 카르도나 성에서 온 서신입니다!”


공주가 이야기를 멈추고 제라드를 향해 천천히 다가왔다.


제라드에게서 서신을 건네받은 공주는 서신을 읽더니 잠시후 얼굴이 사색이 되어버렸다.


“병사여. 서신 내용이 정말 사실이 맞나요?”

“네...맞습니다.”

“밖에 누구 없나요? 긴급 회의를 진행할테니 대신들을 불러 모아주세요!”


하지만 그 누구도 공주의 물음에 대답을 하지 않았다. 제라드는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 때 병사 하나가 목에서 피를 흘리며 공주와 제라드가 있는 방 안으로 들어왔다.


“도...망...치...십...시...반란...입니···”


병사는 말을 채 다 마치기도 전에 바닥에 쓰러져 죽음을 맞이했다. 잠시후 아까 만났던 수도 경비대장이 부하들을 이끌고 방 안으로 들어왔다.


“죄송합니다. 샤를 공주님. 루안 왕국은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야 할 것 같습니다. 크흐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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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마도공학자로 살아남기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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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화. 위기일발(1) 21.02.25 136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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