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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리병 속 선인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치맥세잔
그림/삽화
치맥한잔
작품등록일 :
2024.04.03 10:29
최근연재일 :
2024.05.19 13:35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46,509
추천수 :
962
글자수 :
199,302

작성
24.04.03 11:01
조회
1,254
추천
23
글자
6쪽

냇가에서(2)

DUMMY

그녀는 천라종에 들어온 이후 처음으로 욕설을 듣게 되었다.


그녀의 미모는 특출났고, 자질은 매우 뛰어났으며, 성정은 겉으로 보기에는 온화하지만 행동거지에 가시가 돋아 있었다.


그녀는 자체만으로도 빛이 나는 사람이었고, 어디서든지 주목을 받는 사람이었다.


태어나서 시기를 받아 본 적은 있어도 욕설을 들어본 적이 있겠는가?


멸시에 면역이 없었던 그녀는 누군지 모를 사내의 욕설은 충격이었다.


사람이 너무 열이 받으면 화조차 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녀가 지금 그 상태였다.


그녀의 검은 매서웠다.


뱀처럼 휘며 석호의 가슴과 미간사이를 노렸으나 석호는 말도 안되는 몸놀림을 보여주며 그녀의 공격을 요리조리 피했다.


그러면서 가끔씩 날아오는 도끼질은 그녀조차 받아치지 못할 만큼 위력적이었다.


하지만 석호는 검술에 대해 일절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와의 기교싸움에서 우위를 누릴 수 없었다.



수 싸움이 계속되자 옷이 칼자국으로 너저분해졌다.


칼에 베이면서 생긴 상처로 인해 전신이 따끔거렸지만, 깊은 상처를 입은 곳은 없었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다른 데서 발생했다.


입고 있던 옷 말고는 여벌의 옷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옷을 꿰맬 수 있는 수단이 없었다.


그것을 수선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공헌도가 필요할까?라는 생각이 문득 떠올랐다.


그녀와 시비를 가린다고 해서 자신에게 남을 게 아무것도 없었다.



“제길. 똥이 무서워서 피하냐! 더러워서 피하지!”


석호는 냅다 도망치는 것을 택했다.


전신의 힘을 담은 도끼질로 그녀를 저 멀리 내팽겨치고, 냅다 산 아래로 향해 뛰어 내려갔다.


그녀는 석호가 죽기 살기로 덤빌 줄 알았지만 꽁지 빠지게 도망가는 석호를 보며 허탈한 심정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의 경지를 아무리 낮게 보더라도 자신과 큰 차이가 없었던 것이다.


그가 맞받아치는 것보다 회피하는 경우가 많았을 뿐이지, 몸놀림과 체력은 그녀보다 월등히 좋았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점은 천라종의 후기지수들 중 그녀와 비견될만한 자들이 몇 없다는 사실이었다.


아무런 소득 없이 도망가는 석호를 보자 그간 깨닫지 못했던 것들이 눈에 들어온 것이다.


“넌 도대체 어디서 온 놈이더냐!”


“내가 어디서 오기는! 우리마을에서 왔지!”


멀리서 들려오는 석호의 목소리에 쫓아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


굳이 도망가는 사내를 쫓을 이유는 없었기 때문이다.



석호가 일방적으로 피하다보니 생각보다 종문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왔다.


이곳은 종문에서도 극히 외각의 지역이었다.


저 멀리서 그녀의 흔적을 따라온 자매들이 숨을 헐떡이며 다가왔다.


“언니 괜찮아요?”


“응. 다행이 별 일은 없었어. 그런데 너희 중에 저 사내가 누군지 아니?”


사매들이 서로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며 머리를 굴렸다.


하지만 그녀들이 알 리 만무했다.



“아니요. 옷차림이 꽤죄죄한 걸 보니 별 볼일이 없던 놈 같아요.”


“언니가 양보해준 줄도 모르고 멀쩡히 도망간 걸 보니 운이 좋았네요.”


그녀는 자매들의 말에 부정도 긍정도 표하지 않았다.


부정을 한다면 그를 높게 평가하는 것이고, 긍정을 하자니 자신의 자존심에 상처가 생기는 일이었다.



“그래? 저 놈은 소속이 어딜까?”


하지만 생각보다 답은 금방 내릴 수 있었다.



“저희도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어요. 언니를 모르는 걸 보니 저놈은 들어 온지 얼마 되지 않은 문도일 거예요. 저 사람이 들고 있던 도끼와 비슷한 물건을 본 적이 있어요. 벌목하기 위해서 지급하는 보급용 도끼거든요.”


자매의 말에 그녀의 눈이 반짝였다.


천라종은 대부분이 검을 쓰는 종문이기에 도끼를 쓰는 자는 찾기 힘들었다.


도끼로 하는 수련법이 존재하는 가에 대해 의문을 표하려 했지만, 그는 움직임이 뛰어날 뿐 실력이 뛰어난 것은 아니었다.



“새로 들어온 문도생이라...”


생각해보니 십년 만에 서쪽에 있는 지방에서 자질이 있는 자들을 모집했다고 했다.


하지만 들어온 지 얼마되지 않은 제자들 중 자신과 실력이 비견될만한 자가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었다.



생각해보니 그는 종문에서 주는 입결제자들을 상징하는 허리띠를 착용하지 않았다.


“들어온지 얼마나 되었다고... 연기기에 들 정도면 자질은 비범하겠어.”


“네? 방금 전에 그 사내가 연기기였다고요?”


“맞아. 확실한 건 너희보다 윗줄이야.”


사매들은 놀란 듯 보였다.


하지만 가끔씩 자질이 뛰어난 자들은 종문에 들어오기 전부터 수련을 해왔다는 소식을 접했다.



“헐 대박. 잉잉. 어쩐지 아프더라. 언니 우리도 이만 들어가요.”


“그래.”


그녀는 석호가 사라진 방향으로 눈을 흘겼다.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지만 게슴츠레한 눈으로 무언가를 고민하는 듯 보였다.



“헉헉... 다행이다. 따라오지는 않네.”


석호는 방금 전에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땀을 주륵 흘렸다.


무슨 깡이었는지 저런 독한 여자한테 덤볐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산을 넘고 물을 건너자 처음 공헌도를 벌기 위해 들렸던 임무방의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기이한 것은 밤이 깊어감에도 오히려 사람들의 활동이 보인다는 점이었다.


체질에 따라 다르고 수련과 공법이 다양하기에 하나의 길로 단정지을 수 없었다.


오히려 밤에 활동을 하는 이도 있었던 것이다.



“오늘은 이만 들어가야지.”


종문에서의 하루가 너무 긴 거 같았다.


공헌점을 버느라 다른 것들을 챙길 시간이 없었다.


이곳의 돌아가는 상황은 잘 모르지만... 일단은 들어가서 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말

2024. 5. 21 22:38 수정완료


오늘 끝.... 나머지는 내일부터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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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오대 종문의 제자들과의 혈투(2) +8 24.05.15 584 18 11쪽
40 오대 종문의 제자들과의 혈투(1) +2 24.05.14 582 16 7쪽
39 혈호[血虎]! 서쪽 산의 제왕!(2) +12 24.05.12 643 20 15쪽
38 혈호[血虎]! 서쪽 산의 제왕!(1) +7 24.05.10 670 20 9쪽
37 혈요비경[血妖秘境](2) +2 24.05.08 709 20 11쪽
36 혈요비경[血妖秘境] +4 24.05.06 757 19 15쪽
35 문지기의 시험(2) +6 24.05.05 702 18 9쪽
34 문지기의 시험(1) +5 24.05.05 693 16 11쪽
33 비경으로 향하다(3) +4 24.05.02 818 19 7쪽
32 비경으로 향하다(2) +2 24.05.01 774 17 10쪽
31 비경으로 향하다(1) +2 24.04.29 802 17 12쪽
30 16강. 열양지기와 검수 +4 24.04.23 897 15 8쪽
29 상선약수(上善若水)(2) +7 24.04.22 853 19 13쪽
28 상선약수(上善若水)(1) +5 24.04.21 906 18 10쪽
27 네번째 비무대회(2) +4 24.04.20 964 18 12쪽
26 네번째 비무대회(1) +4 24.04.18 914 17 13쪽
25 세번째 비무대회(1) 두번째 생략 +2 24.04.17 957 17 10쪽
24 첫번째 비무대회(2) +2 24.04.15 947 18 8쪽
23 첫번째 비무대회(1) +5 24.04.14 1,009 19 12쪽
22 비무대회를 기다리는 이들(3) +4 24.04.13 1,034 23 12쪽
21 비무대회를 기다리는 이들(2) +6 24.04.12 1,047 22 5쪽
20 비무대회를 기다리는 이들(1) +4 24.04.11 1,107 22 9쪽
19 무법을 배우다(3) +3 24.04.10 1,152 24 8쪽
18 무법을 배우다(2) +8 24.04.10 1,127 2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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