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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리병 속 선인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치맥세잔
그림/삽화
치맥한잔
작품등록일 :
2024.04.03 10:29
최근연재일 :
2024.05.19 13:35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46,477
추천수 :
962
글자수 :
199,302

작성
24.04.23 22:50
조회
896
추천
15
글자
8쪽

16강. 열양지기와 검수

DUMMY

예선전이 끝나고 16강 무대가 준비되었다.

예상대로 대부분의 승자는 내문제자였고, 그들 사이에 외문제자 또한 몇 명 섞여 있었다.

사실 이보다 더 많은 수가 16강에 오르기는 했지만, 어제 입은 상처로 인해 기권하는 제자들이 많았던 탓이다.


“여기보다 더 없는 거 같아.”

석호는 축기 제자들의 비무대를 보며 낮은 목소리로 읊조렸다.

축기제자들 중 16강전에 참여하는 자는 불과 9명에 불과했다.

비롯 그것은 그들만의 문제가 아닌 연기기 이하의 제자들 또한 그러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실제로 연기 이하의 제자들의 비무에 참석하는 인원은 정확히 열둘이었다.


귀빈석에 앉아있던 장문인이 황금색 깃발을 올리자, 대기 중이던 장교가 자신의 기세를 뿜어내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연기 제자들은 총 열둘. 남은 자리는 여덟이다. 운이 좋은 제자들은 부전승으로 올라갈 것이고, 대진이 걸린 제자들은 비무를 이어서 할 것이다. 다들 앞으로 나와 번호표를 뽑아가도록!”


부전승이라고 적힌 대진표를 보며 사람들 중 일부는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만약에 운이 없어서 자신과 실력이 비등한 상대를 만나기라도 한다면, 이기더라도 중상을 피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다음날 바로 4강과 결승경기가 이어지기에, 대진운은 무시하지 못했다.


둥.... 둥... 둥...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북소리가 울리는 동시에 진전제자와 외문제자 그리고 잡역 제자의 순으로 대진 순서가 새겨진 막대기를 뽑았다.


첫 번째 비무에서 곤을 휘두르며 무쌍의 모습을 보여주던 사내가 가장 먼저 막대기를 뽑았다.


“4번 정개세!”

개세는 자신의 이름이 4번에 적힌 것을 보더니 덤덤한 표정으로 무대 옆 준비 된 좌석에 앉았다.


“12번 이진운!”


“1번 한비!”


“11번 선우!”

진운이 게슴츠레한 눈으로 선우를 바라봤다.

선우 또한 자신이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제자와 대결을 할 줄은 몰랐기에 피식 웃을 뿐이었다.


선우가 생각하기에 소운은 직전제자라고는 하지만, 아직은 경험이 일천했기 때문에 비무에 능하지 않을 것이라 판단했다.


하지만 진운은 그를 쉽게 놔줄 생각이 없었다.

그가 비록 종문에 데려온 자라고는 해도, 같잖지도 않은 이유로 아버지의 팔을 잘랐기 때문이다. 겉으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내면에서 무언가가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었다.



“7번 지약!”

....


“13번 엄자룡!”


“9번 단목청!”

...


자기 순번이 된 제자들은 번호를 뽑았고, 일부는 탄식의 한숨을, 일부는 8강에 진출했다는 기쁨에 환호성을 표하기도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석호가 번호표를 뽑았다.

15라는 숫자가 적혀 있었다.


“15번 석호!”

석호는 자신의 이름이 적힌 대진표를 바라봤다.

16강전에서는 비록 부전승이였지만 8강전에 만날 사내가 있었다.


이름이... “엄자룡?”

석호가 고개를 돌려 엄자룡이라는 이름의 사내를 바라봤다.

그는 연신 하품을 하며 졸린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는 비무에 관심이 없는 듯 보였지만, 정말로 관심이 없었으면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다.


석호가 그를 바라보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사내는 관심이 없는 듯 보였다.

아니면 그만큼 자신이 있어서 그럴 지도 모른다.


비무 순서가 정해지고, 사람들이 차례로 나왔다.


첫 번째 무대는 한비와 검을 든 외문제자의 경기였다.

한비는 두 번째 무대에서 비무를 치룬 내문제자였다.

그 또한 검을 쓰고 있었지만, 외문제자에 비해 월등한 실력으로 단숨에 제압했다.

외문제자는 치명상을 피할 수는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는 투혼으로 온몸에 검상을 입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다만 한비 또한 심성이 너그러운 자는 아니었을 뿐이다.


두 번째 경기는 부전승이었고, 세 번째 경기는 이름모를 외문제자 둘의 경기였다.

그들은 서로 비슷한 경지를 지니고 있었고,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하지만 사람들은 지루함을 느끼고 있었고, 서로 양패구상하는 끝에 단목청이라는 자가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또한 온몸에 검상을 입어 피칠갑이 되었기에 다음 경기에 참여할 수 있을지 미지수였다.


네 번째 경기는 진운과 선우의 경기였다.

진운이 무대에 올라서자 선우가 검을 들고, 그를 맞이했다.


“오랜만이야. 그때 이후로는 처음이지?”

선우는 인자한 듯한 미소를 지으며 그를 맞았다.

하지만 그의 얼굴에 맺힌 가식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었다.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는 데, 당신과 맞붙을 수 있는 이런 날이 올 것이라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가시가 돋힌 진운의 말에 선우는 가슴이 뜨끔 하는 것을 느꼈다.


“사제. 무엇 때문에 심사가 이렇게 뒤틀렸는가?”

“당신이 더 잘 아시지 않습니까?”

더 이상 피해갈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자 한숨을 쉬며 말을 이었다.


“그때는 그저 사고였을 뿐이네. 언제까지 마음에 두고 살 텐가?”

“그러기에는 고작 반년이 지났을 뿐입니다.”

진운이 기운을 끌어올리자, 두손이 화염에 휩싸였다.

그것은 고작 수련한지 여섯달밖에 되지 않은 제자의 것이라 믿기 어려울 지경이었다.

선우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가 쓰고 있던 가면이 한꺼풀 벗겨지는 것처럼 보였다.


“굳이 나와 겨뤄야겠나?”

그의 눈빛은 냉랭하기 그저 없었다.


“앞 글자 빼먹으셨군요.”

“?”

“사.생.결.단으로”

선우가 고개를 갸웃하자 진운이 주먹에서 사람 머리만한 불기운을 뿜어내며 말을 이었다.


“자네가 버릇없이 덤비니 사형으로서 교훈을 남겨 주도록 하겠네.”

선우가 검을 뽑아 들더니 역수로 잡았다.

선우의 경지는 연기 8성의 원만이었고 곧 대원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경지는 결코 빠른 편은 아니었고, 자원 또한 넉넉한 편이 아니었기에 빠르게 경지를 올릴 수도 없었다.

하지만 오랜 시간동안 경지를 다져온 탓에 어느 누구보다도 기반이 튼튼하다 말을 할 수 있었다.


반면 진운은 모래 위에 쌓은 성이었지만 오로지 모래만으로 거대한 성을 쌓았다.

비록 높지는 않았지만 견고히 실력을 쌓았던 선우가 진운을 당해내지 못할 리 없었다.


평범한 7성 경지의 제자라면 일백초식 안에 그를 제압하여 무릎을 꿇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막무가내로 덤비고 있었고, 그의 검격이 진운이 뿜어내는 열기에 막혀 몸에 닿지 못했다.


선우는 분명 기반이 튼튼했고, 검도에 어느 정도 깨달음이 있어 그보다 더 높은 경지에 올랐음이 분명했지만, 전투에서만 놓고 본다면 진운이 선우보다 곱절 이상은 유리한 탓이다.

선우가 축기에 들고 더 높은 검의를 깨우쳐 극양의 열기를 제압하기만 한다면 진운은 결코 선우와 맞상대를 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단순히 열기를 뿜어내는 것만으로도 모든 것을 무력화 시키는 진운의 무력 앞에 어떠한 방법도 먹히지 않았다.


“크악!”

진운의 일장이 선우의 검세를 뚫고 그의 가슴에 적중했다.

365가지의 검격 중 300개의 검세를 펼쳤음에도, 진운의 열양지기를 막을 수 없었다.


단 한수에 불과했지만 그의 앞섬을 불태웠고, 그의 가슴에 손바닥 모양의 지울 수 없는 화상을 남겼다.

열양지기가 담긴 장법을 막아내느라 그의 애검은 붉게 달아올라 엿가락처럼 휘었다.


그동안 당당하게 보였던 기세는 온데 간데 찾을 수가 없었다.

고작 반년밖에 수련하지 못한 제자에게 패했다는 사실에 극심한 모멸감을 느꼈고,


“졌네.”

자신의 패배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역시 이 사제는 대단해.”

뒤에서 지켜보던 정개세가 함박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모두가 보고 즐기는 것만은 아니었다.


이어지는 외문제자인 단목청과 지약의 경기가 일방적인 승리로 끝났고, 8강경기가 이어서 펼쳐졌기 때문이다.


작가의말

좋은 하루 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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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오대 종문의 제자들과의 혈투(2) +8 24.05.15 581 18 11쪽
40 오대 종문의 제자들과의 혈투(1) +2 24.05.14 579 16 7쪽
39 혈호[血虎]! 서쪽 산의 제왕!(2) +12 24.05.12 640 20 15쪽
38 혈호[血虎]! 서쪽 산의 제왕!(1) +7 24.05.10 667 20 9쪽
37 혈요비경[血妖秘境](2) +2 24.05.08 706 20 11쪽
36 혈요비경[血妖秘境] +4 24.05.06 756 19 15쪽
35 문지기의 시험(2) +6 24.05.05 701 18 9쪽
34 문지기의 시험(1) +5 24.05.05 692 16 11쪽
33 비경으로 향하다(3) +4 24.05.02 817 19 7쪽
32 비경으로 향하다(2) +2 24.05.01 774 17 10쪽
31 비경으로 향하다(1) +2 24.04.29 802 17 12쪽
» 16강. 열양지기와 검수 +4 24.04.23 897 15 8쪽
29 상선약수(上善若水)(2) +7 24.04.22 853 19 13쪽
28 상선약수(上善若水)(1) +5 24.04.21 906 18 10쪽
27 네번째 비무대회(2) +4 24.04.20 964 18 12쪽
26 네번째 비무대회(1) +4 24.04.18 914 17 13쪽
25 세번째 비무대회(1) 두번째 생략 +2 24.04.17 957 17 10쪽
24 첫번째 비무대회(2) +2 24.04.15 947 18 8쪽
23 첫번째 비무대회(1) +5 24.04.14 1,008 19 12쪽
22 비무대회를 기다리는 이들(3) +4 24.04.13 1,034 23 12쪽
21 비무대회를 기다리는 이들(2) +6 24.04.12 1,047 22 5쪽
20 비무대회를 기다리는 이들(1) +4 24.04.11 1,107 22 9쪽
19 무법을 배우다(3) +3 24.04.10 1,152 24 8쪽
18 무법을 배우다(2) +8 24.04.10 1,127 2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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