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ㅋㅋㅋ

호리병 속 선인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새글

치맥세잔
그림/삽화
치맥한잔
작품등록일 :
2024.04.03 10:29
최근연재일 :
2024.06.02 22:28
연재수 :
53 회
조회수 :
59,201
추천수 :
1,266
글자수 :
243,687

작성
24.05.02 22:07
조회
983
추천
24
글자
7쪽

비경으로 향하다(3)

DUMMY

시간이 흐르자 줄은 금새 줄어들었지만, 종문에 들어갈 수 있는 명패 또한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뒤에서 기다리던 제자들은 줄어드는 줄 만큼이나, 비경에 못 들어갈까 염려되어 가슴을 조렸다.


“다행이군. 우리까지는 들어갈 수 있을 거 같아.”

하웅산이 뒤에 서 있는 사람을 보더니 안심했다.

하지만 그런 그의 행동을 보며 다른 이들은 의문을 표했다.


“그걸 어떻게 알 수 있나요?”

지약이 하웅산에게 물었다.


“저 뒤로 포기하고 돌아가는 사람들 보이지?”

“네.”

“들어갈 수 있는 정원을 넘기면 문지기들이 뒤에 서 있는 자들을 자르거든. 그래서 알 수 있어.”

“그렇군요!”

하웅산의 말대로 뒤에 서 있던 자들은 종문에 들어가기를 포기한채 다음을 기약했다.

장교는 일이 순조롭게 돌아가는 것 같아 기쁜 마음이 들었다.


때마침 대운종 내부에서 기이한 변화가 감지되었다.

대운종의 외벽이 덜덜 떨었다.

산봉우리 저 높은 곳에서 붉은 빛의 빛줄기가 하늘로 솟구쳐 올랐다.

대운종의 높은 봉우리에 걸려있던 구름이 핏빛으로 물들었다.


그들의 자랑스러운 구름이 붉게 물든 것이다.

그것은 누가 보더라도 비경이 열렸음을 알리는 신호였다.


“다행이야. 우리까지는 참가할 수 있겠어.”

비경이 열리기만을 기다리는 수선자들이 있기에 내일 들어오는 자들은 비경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지 못할 것이다.

장교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느긋한 자세로 그들의 차례가 돌아오길 기다렸다.

하지만 상황은 예기치 않은 곳에서 발생했다.


무우우우우우우우우......

허공에서 소 울음소리와 비슷한 소리가 허공에서 울려퍼졌다.

그 소리에 놀란 장교가 멈칫하며 하늘을 가르며 날아오는 거대한 수레를 보며 눈앞이 캄캄해지는 것을 느꼈다.


“제자들아 이번 비경에는 참가하기 어려울 거 같구나.”

청송이 비탄에 잠긴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청송의 한숨소리를 들은 제자들이 남쪽 하늘 끝에서 날아오는 거대한 수레를 보며 의아함이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 비록 수레를 끄는 짐승이 황색 빛의 용이라고는 하나 그저 저들이 출현했다는 사실만으로 실망하기는 일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들을 보자 하웅산과 적풍운은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그들이 만나본 오대종문의 제자들은 실력은 뛰어났지만 하나같이 안하무인이었기 때문이다.


“장교 어르신 무슨 일인지요? 저것이 무엇이길래 그리 탄성을 내뱉습니까?”

“저것은 오대 종문 중 하나인 대황살문의 황룡여래거라네. 이름 그대로 황룡이 끄는 수레로 하루에 수십만리를 돌파할 수 있는 세상에 몇 안되는 보물이기도 하지. 그러기에.... 그들이 우리보다 늦게 도착했을 줄은 꿈에도 상상조차 하지 못했어.”

장교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장교의 한숨소리에 진운이 차분한 목소리로 되물었다.


“종문의 행사는 공평하지 않습니까? 저들이 늦게 왔으니 저희보다 뒤에서게 되지 않을까요?”

“하하. 공평함이란 그들과 같은 지위에 있을 때나 가능한 것이란다.”


무우우우우우.

황룡이 울부짖자 붉은색 구름으로 가득하던 하늘이 쾌청하게 바뀌었다.

사람들은 황룡의 울음소리에 위압을 느끼며 심신이 제압당하는 것을 느꼈다.

허공에 떠 있는 수레에서 황금빛의 빛줄기가 내려오더니, 마흔명에 이르는 사내들이 지상으로 내려왔다.


사내들은 하나같이 황색의 무복을 입고 있었다.

일부는 얼굴을 가릴 수 있는 천이 달린 모자를 쓰고 있었지만, 그들의 눈빛은 살기로 번들거렸고 줄을 서고 기다리는 자들을 보며 경멸이 어린 시선으로 내려다보았다.


줄을 서 있는 수선자들은 백명도 채 남지 않았다.

늦게 왔음에도 앞열을 향해 걸어가는 그들의 무리를 보며 사람들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거 샛누런 놈들이 누구 길 래 새치기를 하고 난리냐?”

“카악. 퉤. 더러워서 못 해 먹겠네.”

산수들 중에 그들을 보며 침을 뱉는 이들이 있었다.

못본 척 하고 지나가도 되건만, 그들 중 하나가 살기 어린 시선으로 고개를 돌리더니,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사내를 노려봤다.


“대황살문의 제자들이 행사에 참여하려 하거늘, 감히 더러운 입을 놀리는 자는 누구더냐!”

나이를 얼마나 먹었는지 가늠이 안 될 만큼 늙은 노인이었다.

노인은 얼굴이 주름으로 가득 했는 데, 얼굴에 피어오른 검버섯은 세월을 정통으로 맞은 듯 했고, 쇠를 긁는 듯한 기괴하고 텁텁한 목소리는 사람들로 하여금 불쾌함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대부분의 수선자들은 대황살문이라는 말에 고개를 돌리며 못본 척 했지만,


“대황살문인지 뭣하는 살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뒤에서 기다리는 사람들 안 보여? 들어가려면 줄을 서라고!”

그들에게 침을 뱉었던 수선자는 그들 따위는 안중에 없는 듯 보였다.

그러자 수십명의 무리에 끼어 있던 자들 중 한명이 몸을 돌려 뛰쳐나가려는 노인의 어깨를 붙잡았다.


“어르신, 제가 해결하겠습니다.”

그들 중 그나마 인상 좋아 보이는 사내가 들고 있던 검을 살짝 빼 들더니, 이내 곧 검집에 집어넣었다.

그의 행동이 무엇을 뜻하는 지 몰랐지만, 이내 곧 대황살문의 제자들에게 침을 뱉었던 수련자의 목에서 붉은 피가 솟구치더니 목이 뎅겅 잘려 바닥에 뒹굴었다.


“첫째. 어르신은 네놈의 입에 담을 분이 아니다.”


“둘째. 감히 대황살문의 이름을 모욕했다.”


“셋째. 이곳의 규칙은 우리 오대종문이 정한다.”

사내가 몸을 돌리며 그들을 향해 코웃음을 쳤다.


“불만이 있거든 언제든지 덤벼라.”

사내가 오히려 당당하게 나서자, 수선자들은 웅성대던 행동을 멈췄다.

저들이 들어가면서 순위에서 밀린 자들은 알아서 포기하게 되었고, 그나마 명패를 받을 수 있는 자들은 저들 뒤에서 조용히 기다렸다.


“으하하. 제자들아 보았느냐? 이게 바로 수선계고, 저게 바로 오대종문이다. 권세가 이미 하늘에 닿았으며, 저들 밑에 다른 종문은 존재하지도 않는단다.”

장교가 한탄이 섞인 자조의 웃음을 내뱉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포기할 생각은 하지 않았다.


대황살문에서 서른개에 가까운 명패를 받아갔지만, 아직 입구에 남아있는 명패가 남아있는 듯 보였다. 그들의 살계를 두 눈으로 목격한 자들은, 저들의 독단이 아니꼬와 대운종에 들어가기를 스스로 포기하는 자들도 생겼다. 그러자 그들에게 비경에 출입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조금은 생기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명패를 받기 위해 입구에 도착하자 문지기들은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천라종에서 왔습니다. 비경에 참가하고자 하는 인원은 총 열명입니다.”

문지기는 뒤에 서 있는 연기기 제자들을 힐끗 바라보더니 손에 들고 있던 열세개의 명패 중 여덟 개를 벽에 걸어두며 말을 했다.


“남은 명패는 다섯 개밖에 없으니, 다섯 개만 받아가시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호리병 속 선인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사랑니 뽑고 뒤질거같아요 +3 24.06.01 32 0 -
공지 팬아트 그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2 24.04.15 189 0 -
공지 분량이 많지 않아서 죄송합니다. +8 24.04.08 1,910 0 -
53 거대한 눈동자를 보았다 NEW +2 19시간 전 177 9 8쪽
52 내 이름은 자월일세. +2 24.06.01 290 13 14쪽
51 쌍익혈마호와 은모성왕(2) +3 24.05.31 330 13 11쪽
50 쌍익혈마호와 은모성왕(1) +4 24.05.29 448 12 10쪽
49 오늘 생일이라서 기분좋아, 술한잔하고 글 하나 남겨봅니다. +10 24.05.28 442 11 6쪽
48 천라종의 제자들(5) +3 24.05.27 481 9 7쪽
47 천라종의 제자들(4) +4 24.05.26 534 13 16쪽
46 천라종의 제자들(3) +6 24.05.25 576 11 7쪽
45 천라종의 제자들(2) +6 24.05.24 588 12 12쪽
44 천라종의 제자들(1) +4 24.05.22 677 20 8쪽
43 대운종의 셋째제자(2) +4 24.05.19 784 24 10쪽
42 대운종의 셋째제자(1) +8 24.05.17 766 20 9쪽
41 오대 종문의 제자들과의 혈투(2) +8 24.05.15 837 20 11쪽
40 오대 종문의 제자들과의 혈투(1) +2 24.05.14 798 21 7쪽
39 혈호[血虎]! 서쪽 산의 제왕!(2) +12 24.05.12 855 24 15쪽
38 혈호[血虎]! 서쪽 산의 제왕!(1) +7 24.05.10 865 23 9쪽
37 혈요비경[血妖秘境](2) +2 24.05.08 891 23 11쪽
36 혈요비경[血妖秘境] +4 24.05.06 944 23 15쪽
35 문지기의 시험(2) +6 24.05.05 871 22 9쪽
34 문지기의 시험(1) +5 24.05.05 856 21 11쪽
» 비경으로 향하다(3) +4 24.05.02 984 24 7쪽
32 비경으로 향하다(2) +2 24.05.01 935 22 10쪽
31 비경으로 향하다(1) +2 24.04.29 971 21 12쪽
30 16강. 열양지기와 검수 +4 24.04.23 1,056 18 8쪽
29 상선약수(上善若水)(2) +7 24.04.22 1,006 23 13쪽
28 상선약수(上善若水)(1) +5 24.04.21 1,059 22 10쪽
27 네번째 비무대회(2) +4 24.04.20 1,115 22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