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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호리병 속 선인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치맥세잔
그림/삽화
치맥한잔
작품등록일 :
2024.04.03 10:29
최근연재일 :
2024.05.19 13:35
연재수 :
4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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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2
글자수 :
199,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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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29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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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비경으로 향하다(1)

DUMMY

“8강에 진출하게 된 제자들은 앞으로 나오시오!”

장교의 말에 제자들이 당당한 자태를 뽐내며 일사분란하게 비무대 위로 올라왔다.


연기 제자들 중 남은 자는 총 여덟이었다.

내문제자 일곱에 외문제자 하나 그리고 잡역제자 하나였다.


“우하하하. 무슨 비무대회에 잡역제자가 다 올라왔냐!”

“잡부야 힘내라! 너도 할 수 있다!”

“야! 기죽지 마라!”

사람들은 잡역제자가 있다는 사실이 우스꽝스러운 듯 비웃는 자들도 있었다.

힘 껏 소리지르는 자들도 있었다.

그들 또한 경지가 제일 높은 내문제자들이 우승을 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내문제자들의 진출이야 당연한 일이었지만, 잡역제자가 16강에 올라가는 것만으로도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고, 그것도 부전승으로 8강에 도달했으니 석호의 실력에 의문을 품을 만도 했다.

주변의 언짢은 시선에도 불구하고 석호는 그저 덤덤한 표정으로 그러려니 했다.

생각보다 내문제자라고 해서 실력이 뛰어나 보이지 않았다.

여기서 승리하게 되면 4강에 돌입하게 된다.


석호는 남은 제자들을 둘러보았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자는 큰 덩치를 지닌 정개세라는 이름의 제자였다.

그는 여유로운 표정을 지으며 실실 웃고 있었지만, 항상 지약을 바라보고 있었다.

지약은 비록 여자였지만 기반이 튼튼하여 동급의 어느 제자들보다도 실력이 월등히 뛰어났다.


그들은 서로 우승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이번 대회에 뛰어난 실력을 지닌 제자들이 많이 보이자 장문인은 흡족한 듯 미소를 지었다.


“어험.”

예상보다 대회 진행속도가 빠른 탓에 8강에 오른 제자들을 보며 덕담을 전하기 위해 장문인이 일어서며 한마디 하려 했다.


그러던 찰나.

하늘에서 오색찬란한 빛줄기가 꼬리를 달며 날아오더니 비무대 바로 앞에 떨어지는 것이 아니겠는가?


“으악!”

사람들은 갑자기 날아온 빛줄기에 화들짝 놀랐지만, 그것이 그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서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것은 한 노인의 기운을 품고 있는 원석이었다.

그것이 바닥에 박히자 번쩍이는 빛과 함께 오색찬란하던 빛줄기가 사그라 들더니 어른 주먹만한 크기의 원석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이 모습을 드러내기 무섭게 ‘쩍’ 하고 반으로 갈라지더니, 그 안에서 사람의 형상을 한 무언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저 사람은!”

“수선계 상위 종문인 대운종의 태상장로잖아.”

사람들은 화들짝 놀라며 돌멩이 속에서 나온 사람의 형상을 바라봤다.

그것은 형상석이라 불리는 광물로 자신의 생전 모습을 기록하여 남기는 것으로 그 존재만으로도 귀한 대접을 받는 것으로 이런 식으로 쓰고 버릴만한 물건은 아니었다.


[비경이 곧 열릴 것 같으니, 종문에서는 조속히 제자들을 보내도록!]

고작 한마디의 말을 남기더니 빛무리가 돌멩이 안으로 스며들고, 다시금 어디론가 사라졌다.

천라종의 장로를 비롯하여 제자들은 자신의 화들짝 놀란 모습을 감출 수가 없었다.


“대운종에서 후기지수들을 모은다!”

“삼십 년 만에 대운종에 봉인되어 있던 비경이 열리는 것이야!”

“보물을 얻고 싶거든 어서 움직이자!”

비무대회에 구경을 온 수선자들 중 종문에 속하지 않은 산수들이 하나 둘 씩 비무대회장에서 자리를 이탈하기 시작했다. 그들 또한 비경이 열린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정확한 날짜를 몰랐기에 여유를 부리며 다른 종문의 행사를 구경하러 왔을 뿐이었다.


비경은 모두에게 공평했다.

누구나 참여 할 수 있지만, 누구나 기회를 얻는 것은 아니었을 뿐!

산수들도 그곳에 참가할 수 있었지만, 그 수가 정확이 300명에 한정되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비경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얻고자, 누구보다도 더 빨리 대운종에 가야만 했다.


“허허. 오대비경 중 하나인 혈요비경이 열리는 구나.”

장문인이 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오대 비경 중 하나인 혈요비경이었다.

이 세상에는 총 다섯 개의 비경이 있었는 데, 각기 혈요비경, 마신비경, 신수비경, 제암비경, 묘검비경등이 있었다.


그중에서 혈요비경과 마신비경은 극악의 환경을 지닌 비경으로 숨겨져 있는 선연도 많았지만, 목숨을 잃는 산수들과 제자들의 수가 부기지수였다.


선문에서 이르길 여섯 달은 넘겨야 열린다고 하였고, 다른 종문들 또한 그 시기에 맞춰서 제자들을 선별할 생각이었다.


비경은 오로지 정해진 때가 되어야만 열리는 곳이었다.

비경이 열렸다는 것은 그저 때가 되었음을 의미했다.


“축기 그리고 연기 제자들은 듣거라!”

장문인의 고함소리에 시선이 그에게로 향했다.

그가 숨을 고르는 듯 한박자 쉬더니 말을 이었다.


“선문의 부름에 따라 연기제자 다섯, 축기제자 다섯은 이번 비경에 참여하게 될 것이다.”그들을 바라보는 장문인의 눈빛이 연민으로 가득했다.

“그곳은 항상 죽음이 도사리는 곳이다. 비경에 가게 되면 선연을 얻고 수많은 공헌점과 수련자원을 얻을 수도 있지만, 열 중 다섯은 돌아오지 못한다. 그러하기에...”


“비경에 들어가도 되지만, 포기한다고 해서 비난하는 자는 없을 것이다.”

장문인은 수십년 전 떠나보낸 제자들을 떠올렸다.

근 백년간 비경에서 목숨을 잃은 제자의 수만 하더라도 서른에 달했기 때문이다.


“애초에 살아 돌아올 확률을 높이고자 실력이 뛰어난 제자 다섯을 선발해 비경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주려 했다. 하지만 시간이 급박하게 되어 너희에게 묻노니,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니 너희에게 선택권을 주려는 것이다. 자신의 목숨을 초개와 같이 여기어 도전할 자만 비무대에 남거라!”


“난 포기할래.”

엄자룡이라는 사내가 한숨을 쉬며 비무대 아래로 내려갔다. 석호가 의구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엄자룡이라는 사내를 바라봤다.


그는 뛰어난 은신술로 16강전에 들어선 자였다. 자질이 나쁘지 않았지만 천성이 게을렀고 다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오성이 뛰어나 내문제자들 중 실력이 뛰어난 축에 속했다. 또한 비무대회가 이대로 끝나지 않았으면 8강에서 맞붙었을 상대였다.


엄자룡이 고민조차 하지 않고 무대 밖으로 내려가는 모습에 8강에 진출했던 외문제자와 목숨이 아까웠던 내문제자 중 한명이 비무대에 내려가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저들이 생각했을 때, 자신의 경지로 비경에 들어가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한 까닭이었다.

하지만 연기 제자들과는 다르게 축기 제자들은 하나같이 기연에 목숨을 걸었기에 모두가 하나같이 눈빛을 빛내며 무릎을 꿇었다.

기이하게도 누군가 수를 맞추기라도 한 듯 축기제자들 중 무대 위에 남은 자는 정확히 다섯이었다.


“나도 내려가야 하나?”

석호는 자신의 경지와 저들의 경지를 대놓고 비교하더니 자신의 경지가 결코 높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다른 제자들과 함께 무대 밖으로 내려가려 했다.


-포기하지 말고 반드시 비경에 들어가라!

단약을 먹고 한동안 잠잠했던 호리병 속 사내가 석호에게 말을 걸었다.


“참여하라니요? 누가 보더라도 위험하잖아요.”

석호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수련을 하여 경지를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은 몸 성히 부모님 곁으로 돌아가고 싶을 뿐이었다.


-하하하. 그곳에 가면 너에게 득이 되지 해가 될 것은 전혀 없다. 선연을 이어갈 자가 어찌하여 위험을 두려워할까?

“자기 일이 아니라고 너무하네요.”

석호는 사내의 말에 궁시렁 댔다.


-내가 굳이 널 위험에 빠뜨릴 거 같으냐? 다 널 위해서 하는 말이야.

“네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도록 하지요.”

석호는 사내의 말에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그는 그저 호리병 속에 있을 뿐인데 비경이 위험한지 위험하지 않은지 알 수 있을리 없지 않는가?


-이놈이 날 못 믿는 거냐? 거기서 흘러나오는 기운이 익숙해서 가라는 소리야. 그곳이 내가 생각하던 그곳이면... 너에게 결코 손해가 가는 일은 없을 테니 말이야.

비경에서 흘러나오는 기운을 느꼈다니? 사내의 말에 석호가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석호는 모르고 있었지만 비경이 있는 대운종과 천라종과의 떨어진 거리는 자그만치 팔천리(약 3천km)에 달했다.

평범한 자는 평생 걸어도 도착하지 못하는 거리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덤덤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사내가 호리병 속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믿을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요? 알겠어요.”

-그래 잘 생각했어.

사내의 말에 석호 또한 무대에 남기로 결심했다.


그러자 장문인이 비무대에 남은 제자들을 보며 기대 반 걱정 반의 표정을 짓더니 옆에 앉아있던 구봉장로에게 말을 건넸다.


“구봉장로는 준비했던 것들을 저들에게 나눠주게나!”

“알겠네.”

구봉장로가 저물대에 보관하고 있던 단약을 꺼냈다.

그것은 주먹보다 더 큰 돌을 깎아서 만든 병이었는데, 연기제자와 축기제자들의 경지향상에 도움이 될 만한 약이었다.


“이 약은 너희가 경지향상을 하는 데 도움이 될만한 물건이다. 또한 너희 제자들의 순위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순위가 정해지지 않았다니? 장문인의 말에 제자들의 시선이 그에게로 향했다.


“비경에서 얻은 공로에 따라 너희의 순위가 매겨질 것이며, 너희 중 상위 다섯에 이름을 올리는 자가 있다면 반드시 장로지위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


“헉.”

사람들의 시선이 내문제자들에게 쏠렸다.

그중에서도 여경이라는 자에게로 향했는 데, 천라종의 제자들 중 가장 높은 경지에 오른 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로지위를 노리는 제자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여경에 비해 실력은 모자라지만 뛰어난 제자였던 적풍운과 비록 연기 제자에 불과하지만, 경지를 뛰어넘는 실력을 지닌 지약도 장로지위를 노리는 듯 눈빛을 빛내고 있었다.


“감사합니다, 장문인!”

감사합니다. 장문인!

여경이 포권을 취하며 인사를 올리자, 나머지 제자들 또한 다같이 인사를 올렸다.


“가는 길이 멀다! 제자들은 잠시 시간을 줄 테니, 서로의 인연을 마무리하고 장교들의 인솔에 따르도록!”

“네, 장문인!”

네, 장문인!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비무대회가 급히 마무리 되었다.

사람들이 하나 둘 씩 비무대에서 떠났고, 종문 내에서는 비행 법보를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상황인지라 하나 둘씩 법보에 몸을 의지하며 비경을 향해 떠났다.


“석호야 건강하게 돌아와야 해!”

“넌 우리의 희망이야! 잘 마치고 돌아와!”

“올 때 당과 사 오는 것도 잊지 마!”

석호 또한 강산을 비롯 다른 잡역 제자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고, 이내 작별 인사를 나누었다.

다른 내문제자들 또한 서로 친한 자들끼리 물건을 주고 받았는 데, 비경에서 쓸 수 있는 단약과 금창약들이 주된 것들이었다.


하지만 가난한 잡역 제자들 중에 석호에게 그런 자원을 줄 수 있을 만한 제자들은 없었다.

그러던 와중에 강산이 침을 꿀꺽 삼키더니 품에 안고 있던 약병을 석호에게 건넸다.


“석호야!”

“왜?”

“이거 가져가!”

강산이 품에 안고 있던 약병을 석호에게 건넸다.

언젠가 경지의 한계에 부딪히면 섭취하고 축기로 돌파하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지, 먹기 아까웠던 탓에 품에 고이 보관하고 있던 것이었다.


“이건. 네 거잖아.”

석호는 강산이가 준 병을 보더니 화들짝 놀라며 대답했다.

그것을 본 강산이 씩 웃으며 대답했다.


“내가 줄 게 없어서 그래. 다치지 말고 돌아와. 돌아오면 두 배로 갚아야 해!”

“그래. 사양하지 않을 게. 고마워.”

석호는 받은 약병을 품안에 고이 넣었다.

떠날 시간이 되자 석호가 강산에게 손을 흔들었고, 강산이 울먹이는 표정을 지었다.


“잘 가. 조심히 돌아와!”

석호는 말없이 장교의 인솔을 따라 비무대에 올랐고, 그곳에 모인 이들은 법기의 힘을 빌려 하늘로 솟구쳤다.


작가의말

절세전혼 읽다가 이제야 돌아왔네요.

아직도 완결까지 보려면 2/3는 더 봐야 하는 데, 계속 반복되는 구조라서 지루하네요.


시비걸고, 싸우고, 이기고, 뺏고, 또 시비걸고.... 무한반복 구조라서 읽다가 지쳐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곧 있으면 대겁주도 물량이 쌓이니 그것도 조금 봐주고, 이근 소설을 정주행 해야겠습니다.

비경 편의 설정을 마무리하고 후딱후딱 쓰도록 해야겠습니다.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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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오대 종문의 제자들과의 혈투(2) +8 24.05.15 586 18 11쪽
40 오대 종문의 제자들과의 혈투(1) +2 24.05.14 584 16 7쪽
39 혈호[血虎]! 서쪽 산의 제왕!(2) +12 24.05.12 645 20 15쪽
38 혈호[血虎]! 서쪽 산의 제왕!(1) +7 24.05.10 672 20 9쪽
37 혈요비경[血妖秘境](2) +2 24.05.08 710 20 11쪽
36 혈요비경[血妖秘境] +4 24.05.06 758 19 15쪽
35 문지기의 시험(2) +6 24.05.05 703 18 9쪽
34 문지기의 시험(1) +5 24.05.05 694 16 11쪽
33 비경으로 향하다(3) +4 24.05.02 819 19 7쪽
32 비경으로 향하다(2) +2 24.05.01 775 17 10쪽
» 비경으로 향하다(1) +2 24.04.29 804 17 12쪽
30 16강. 열양지기와 검수 +4 24.04.23 898 15 8쪽
29 상선약수(上善若水)(2) +7 24.04.22 854 19 13쪽
28 상선약수(上善若水)(1) +5 24.04.21 906 18 10쪽
27 네번째 비무대회(2) +4 24.04.20 964 18 12쪽
26 네번째 비무대회(1) +4 24.04.18 914 17 13쪽
25 세번째 비무대회(1) 두번째 생략 +2 24.04.17 957 17 10쪽
24 첫번째 비무대회(2) +2 24.04.15 948 18 8쪽
23 첫번째 비무대회(1) +5 24.04.14 1,009 19 12쪽
22 비무대회를 기다리는 이들(3) +4 24.04.13 1,034 23 12쪽
21 비무대회를 기다리는 이들(2) +6 24.04.12 1,047 22 5쪽
20 비무대회를 기다리는 이들(1) +4 24.04.11 1,107 22 9쪽
19 무법을 배우다(3) +3 24.04.10 1,152 24 8쪽
18 무법을 배우다(2) +8 24.04.10 1,127 2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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