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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 님의 서재입니다.

초월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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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8.11.12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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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7,138

작성
19.02.12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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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27장 1막. 비사벌

DUMMY

과거에 그와 중천은 적지 않은 원한 관계가 존재했다.

또한 중천 자체가 마도적 성향이 강한 탓에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었다.

그러니 동혁은 이번 기회에 중천의 전대 천주인 벨로낙을 제거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이제 시간의 결은 3분 정도 사용이 가능했다.

또한 십여 번을 연달아 사용할 정도로 지속성도 늘어났다.

예전에는 고작 한 두번만 쓰면 온 몸의 에테르가 빠져나가 기진맥진했던 것을 비교하면 상전벽해가 아닐 수 없다.

벨로낙은 대체 어떤 방법으로 자신의 원영을 동혁이 제거하고 있는지 아직까지 파악하지 못했다.

시간을 멈춘다는 것.

역천 逆天 에 대한 이적은 그만큼 큰 대가를 제공한다.

아무리 원영술이 본체인 벨로낙과 동일한 능력을 지녔다 해도 방어할 틈을 주지 않고 소멸시켜 버리니 벨로낙도 대책이 없었던 것이다.

현재 동혁의 모습은 사신 邪神 처럼 보였다. 눈깜짝할 사이에 분신 사이에 나타났고 검을 휘두르는 동작이 없음에도 분신들은 목이 베이거나, 심장이 뚫렸기 때문이다.

그저 중간 중간에 피가 묻은 검이나 그도 아니면 연결 동작 없이 뜬금없는 다른 동작만 드러났다.

마치 필름의 중간중간이 끊긴 것처럼 외적으로 볼 때 동혁은 기이한 광경만 연출할 뿐이다.

이를 유심히 본 벨로낙은 절반 이상 분신이 죽자 당혹스런 표정으로 외쳤다.

“설마? 시간을 멈춘건가?”

“어떻게 그걸 알지?”

“처음에는 몰랐어. 허나 나 정도 되면 만물을 읽는 눈이 생긴다네. 그리고 모든 권능은 결국 자연의 품 안에서 만들어지는 부속품에 불과하지. 시간도 결국 그 안에 포함되니까.”

노인은 긴장한 기색을 보이더니 분신들과 함께 허공으로 백여미터를 솟구쳤다.

동혁은 즉시 따라 붙어 하늘로 날아갔다.

“꼭 이래야 할까? 원래부터 난 자네와 싸울 생각도 없었네.”

“당신을 그냥 보내면 내 뒤가 귀찮아질 것 같아서 그래. 중천과 난 같은 길을 가지 않거든.”

“대단한 배짱이군. 근데 난 중천과 이제는 연관이 없어.”

“헛소리!”

“진심이야. 그러니 날 그냥 보내줄 수 없을까?”

동혁은 벨로낙의 눈을 읽을 수 있었다. 약간의 두려움, 그리고 갈등 섞인 감정이 묻어 있었다.

적어도 오늘 일 때문에 복수할 생각이 없음을 동혁은 느낀 것이다.

그럼에도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이대로 보낸다면 중천의 무력으로 볼 때, 만약 딴 마음을 먹는다면 두고두고 골치 아플 수 있었기 때문이다. 벨로낙도 이런 동혁의 경계심을 읽었는지 결국 고개를 저었다.

“자신은 없지만 방법이 없을 것 같군.”

“당신도 내 입장이 되어 봐.”

“휴우, 태어나 처음이군. 이럴 줄 알았으면 호기심이라도 보지 않았어야 하는데···”

벨로낙은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졌다.

이런 일이 발생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않았다.

‘이길 수 있을까?’

아직까지도 저 아이의 능력이 파악이 안 된다.

처음이다. 그래서 타협을 시도했던 것이다. 벨로낙의 목덜미에 땀방울이 맺혔다.

그리고 공간을 일그러트리기 시작했다.

벨로낙은 세계수에서 얻은 마력을 있는대로 끌어 올렸다.

에고 홀 Ego Hall.

그가 만들고자하는 것이다.

상대는 시간을 멈추는 권능을 가진 악마적인 존재. 결국 대항할 방법을 찾다 생각한 것이다.

그것은 아예 공간을 자신의 의지하에 두는 것.

스스로 창조한 에고 홀에 의지를 불어 넣게 되면 이 공간 안에 어떤 존재라도 가둘 수 있다.

스스로 창조신이 되는 것이다.

“어딜--!!”

동혁은 본능적으로 불길함을 느끼고 즉시 반발했다. 이미 방원 수백미터를 중심으로 검은 기운이 땅거미처럼 올라와 둘이 있는 공간을 감싸고 있었던 것이다.

동혁은 놈의 사념으로 만든 에고홀에 잡혀 먹힌다면 위험하다 보았다.

결국 에고 홀에 잡히지 않기 위해 동혁도 똑같이 에고 홀을 창조해냈다.

둘은 팽팽했다. 서로 의념이 담긴 무형의 기운은 배척해내며 밀고 당기기를 했던 것이다.

암흑기가 나선 것은 그 때다.

파파파팟--!!

동시에 고함이 터졌다.

“믿, 믿을 수가 없군! 에고 홀이 깨지다니!”

공간이 분해되고 있었다.

벨로낙의 얼굴은 강하게 일그러지고 있었다.

상상이 안 가는 일이지만, 태어나 처음으로 겪어보는 낭패.

벨로낙은 노호를 터트렸다.

“갈--!!”

그러자 주위로 암류가 생기며 초토화되기 시작했다.

대지가 울고 하늘이 떨었다.

동혁은 냉소를 보이며 그 기운을 받아쳤다.

콰콰콰쾅--!!

나무가 뿌리까지 뽑혔고 산사태가 일어났다.

공간이 부서지고 벼락이 내리친다.

한계를 벗어난 초인의 싸움.

점점 밀리는 쪽은 벨로낙이다.

다시 십여분이 흐르자 벨로낙은 한웅큼의 핏덩이를 여러 번 토해냈다. 이미 얼굴은 하얗게 변해 있었다.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원영신이 깨진 것이다.

그만큼 이 결과는 충격적이었던 것이다.

그는 처연한 모습으로 고개를 저었다.

“나를 죽일텐가?”

“굳이 그럴 필요까지 있을까.”

“다행이군. 아직 삶에 미련이 많았는데 살려주다니.”

동혁의 눈빛이 변한 것은 그 시점이다.

냉랭한 살기가 쏟아졌다.

“그 마음 변치 않기를 바랍니다. 무슨 뜻인지 알겁니다.”

“설마?”

“정확하지는 않아요. 단지 당신이 딴 마음이 없다는 것을 읽었기에 보내주는겁니다.”

“휴우, 고맙군. 진심이네.”

벨로낙은 이제는 체념한 듯 한동안 먼 하늘을 응시했다.

아쉬움 때문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일까?

동혁은 벨로낙의 마음을 아는지 그저 지켜보기만 할 따름이다.

“나중에 중천에 한 번 들리게.”

“별로··· 그럴 생각 없습니다.”

“그런가? 하긴, 본천이 죄가 많기는 하지.”

“경고 하나 하죠.”

“뭔가?”

“호기심은 화를 일으킵니다.”

“후후, 멋진 말이군. 걱정 말게. 나는 이미 오래 전에 손을 뗐으니··· 그나저나 걱정이군. 자네 같은 인물과 중천이 적대를 하다니.”

“가세요.”

“그래. 가야지.”

그 말을 끝으로 벨로낙의 신형은 마치 그 자리에 없었던 것처럼 사라졌다.

동혁은 멍하니 하늘만 바라본다.

무수히 많은 별들이 빛나고 있다. 그 별들은 순둥이 새아기씨마냥 못 들은 척 귀를 막고 있을 뿐이다.



***



몽골은 초토화가 되고 있었다.

갑자기 떨어진 암석들때문이다. 그나마 민가는 많은 폭격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 식민지의 거주민으로서는 다행일 뿐이다.

일리미네이트 샷은 상당수가 각 세력들의 각 지단 및 통신, 보급과 같은 거점지에만 집중 포격되었다. 덕분에 자다 놀란 주민들은 부리나케 몸만 챙긴 채 국경을 넘기 위해 탈출 러시를 이루었으며 일부는 숨어서 이 대재앙의 현장을 지켜보며 복잡한 마음만 드러내야 했다.

각 세력들은 총단에 보고를 하고 대피를 시키느라 정신이 없었다.

특히나 중천과 인피니티 서클, T.M 그룹은 각각의 예하 지단이 밤 중에 일리미네이트 샷을 맞은 탓에 피할 겨를조차 없었고, 그 때문에 피해규모는 더욱 커졌다.

당연히 각 총단은 즉시 누구의 소행인지 확인하기 위해 감찰단을 내려보내려 했다.

허나 몽골에 존재하는 8개의 모든 텔레포트 게이트마저 파괴된 탓에 그저 유선상으로만 보고를 들을 뿐이다.

결국 이는 다른 경쟁 세력에게로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방향으로 흘러가게 했다.

초월마법은 웬만한 이들은 엄두도 못내는 금단 마법이다.

정복 전쟁 당시에는 적지 않은 횟수로 이런 마법이 사용되었으나, 평화기에 접어든 현재는 보기 드문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는 비사벌 또한 예외가 아니다.

정보가 차단 되었다는 것. 이른바 눈과 귀가 막혔다는 뜻이다.

아율타 전풍대의 계획처럼 이는 상당한 후폭풍을 낳았고 메이저 세력들은 정확한 목표가 없어진 탓에 그저 우왕좌왕하며 시간만 보내야 했다.

동혁이 몽골을 떠나 한국에 도착한 것은 정확히 이틀 후다.

게이트가 붕괴된 현재, 대부분의 주민들은 몽골을 탈출하지 못했으나 동혁만은 예외였다.

신조 팔콘.

이제는 집채만큼 커진 팔콘은 나타샤, 에란샤와 함께 천공의 섬에 도착하고 있었다.

“우와, 이게 오빠집이에요?”

“그래. 어때? 괜찮지?”

“후후, 난 이렇게 오빠가 부자인지 몰랐어요.”

에란샤는 아직 어린 탓에 천진난만했다.

태어나 처음 보는 하늘 위의 섬. 그것도 모자라 황금으로 덮인 성에 발을 디디자 감탄사만 연발할 뿐이다.

미리 나와 있던 옥산느는 하녀들과 함께 시립한 채로 고개를 숙였다.

“주군을 뵙니다.”

“오랫만이군. 그 동안 별 일 없었지?”

“큰 일은 없었지만, 얼마 전에 데얀님께서 면담을 요청을 했습니다.”

“흐음, 그 늙은이가 왜?”

“저도 모르겠습니다.”

“급한 일이야?”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일단 오셨으니 편히 쉬시고 나중에 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욕조에 물 받아 놨고, 주군께서 좋아하시는 아로마향으로 안채를 세팅해 놨습니다.”

동혁은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세심하군. 내가 집사 하나는 참 잘둔 것 같아.”

“과분한 칭찬입니다.”

옥산느는 어린 소녀 둘을 힐끗 보며 말했고 동혁은 그때서야 둘을 소개했다.

“앞으로 나와 함께 지내게 될 아이들이다.”

“네. 근데 어떤 관계이신지요?”

“몽골에서 구한 아이들이다. 내 친동생처럼 대하면 될거야.”

“그렇군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옥산느의 눈빛이 살짝 빛난 것은 그 시점이다. 그와 함께 아까와 달리 미소가 번져나며 고개를 더 숙였다.

동혁은 허리를 숙여 나타샤와 눈높이를 마주하며 웃었다. 에란샤는 아직 어려서 금새 정상으로 돌아왔지만, 나타샤는 나이 때문인지 여전히 경계하는 눈빛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나타샤, 편하게 지내도 돼. 다시는 그런 일 없을거야.”

“고마워요. 동혁 오빠.”

“학교도 보내줄게. 돈 필요하면 옥산느 언니한테 말하면 줄거야. 이제 날 오빠라 생각하고 지내렴.”

“저희들처럼 가난한 아이들이 이런 축복을 누려도 될지 모르겠네요.”

“괜찮아. 그냥 과거의 일은 모두 잊어. 그냥 꿈이었다 생각해. 그럼 편할거야.”

“네. 그러도록 노력할게요.”

나타샤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동혁은 둘에게 이층에 있는 호화로운 방을 쓰게 했고, 옥산느를 통해 앞으로 입을 옷 따위를 준비하게 시켰다. 그렇게 대충 나타샤 자매의 일을 봐준 후에 동혁이 유시후를 집으로 초대한 것은 이튿날 오후였다.

유시후는 꽤 놀란 듯 보였다.

“이런? 우리 동생이 이렇게 부자였어? 후후, 대단한데? 근데 황금 장식은 좀 그런데? 아니 뭔 곳곳에 황금이야?”

“저도 어쩔 수 없었어요. 원래 있던 집주인이 한거라.”

“그래도 그렇지 요즘 이러면 욕 먹어. 졸부라고. 인테리어만 이렇게 삐까뻔쩍하게 하지 않았으면 좀 더 세련되고 고급미가 풍겼을텐데 아쉽군.”

“하하, 아무튼 앉으세요.”

주위를 둘러 보던 유시후는 야릇한 표정을 보이더니 웃었다.

“너 솔직히 말해. 이거 어디서 난거야? 니가 돈이 이렇게 많을리 없잖아? 혹시 어디 길드라도 털었어?”

“이거 실망인데요? 형님? 제가 그리 나쁜 놈처럼 보입니까?”

“응, 너 나쁜 놈 맞잖아? 겉으로는 온순해 보이지만 속은 아니란 것을 누가 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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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27장 4막. 비사벌 +2 19.02.16 2,363 48 12쪽
102 27장 3막. 비사벌 +1 19.02.15 2,513 45 13쪽
101 27장 2막. 비사벌 19.02.14 2,515 47 12쪽
» 27장 1막. 비사벌 +4 19.02.12 2,693 46 12쪽
99 26장 8막. 멸살 滅殺 +2 19.02.11 2,587 49 12쪽
98 26장 7막. 멸살 滅殺 +1 19.02.09 2,665 47 11쪽
97 26장 6막. 멸살 滅殺 19.02.08 2,756 48 11쪽
96 26장 5막. 멸살 滅殺 19.02.07 2,795 53 12쪽
95 26장 4막. 멸살 滅殺 19.02.06 3,016 55 12쪽
94 26장 3막. 멸살 滅殺 +2 19.02.04 3,049 61 12쪽
93 26장 2막. 멸살 滅殺 +4 19.02.03 3,154 61 13쪽
92 26장 1막. 멸살 滅殺 19.02.02 3,325 53 12쪽
91 25장 2막. 변화 19.02.01 3,337 57 13쪽
90 25장 1막. 변화 19.01.31 3,364 61 13쪽
89 24장 10막. 검가 +2 19.01.30 3,310 69 13쪽
88 24장 9막. 검가 +3 19.01.29 3,272 71 12쪽
87 24장 8막. 검가 +2 19.01.28 3,192 66 12쪽
86 24장 7막. 검가 +5 19.01.27 3,393 71 11쪽
85 24장 6막. 검가 +5 19.01.26 3,323 67 12쪽
84 24장 5막. 검가 +2 19.01.25 3,283 61 13쪽
83 24장 4막. 검가 +4 19.01.24 3,283 64 13쪽
82 24장 3막. 검가 +3 19.01.23 3,360 58 12쪽
81 24장 2막. 검가 +3 19.01.21 3,342 65 12쪽
80 24막 1장. 검가 +4 19.01.20 3,628 60 14쪽
79 23막 4장. 그들이 원하는 것 +3 19.01.19 3,441 61 14쪽
78 23막 3장. 그들이 원하는 것 +1 19.01.18 3,501 58 12쪽
77 23막 2장. 그들이 원하는 것 +4 19.01.16 3,504 62 13쪽
76 23막 1장. 그들이 원하는 것 +2 19.01.15 3,549 6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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