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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 님의 서재입니다.

초월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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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8.11.12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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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15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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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23막 1장. 그들이 원하는 것

DUMMY

확실했다. 놈은 권이나 각 따위가 신체적으로 충돌할 때 본능적으로 회피를 했던 것이다.

이는 인간의 신체 감각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다.

동혁은 신기한 동물을 보듯이 갸웃거리더니 이번에는 불덩어리를 창조했다.

“문어는 태워 먹어야 제 맛이지.”

불덩어리는 수박만큼 커졌고 그것을 의념을 실어 그대로 폭사시켰다.

그야말로 순식간에 눈 앞에 나타난 화염에 타마르는 흠칫거렸다.

피하기에는 이미 늦었다 판단한 것일까?

타마르는 이제는 백여개로 분화한 촉수를 한꺼번에 모아 자신의 몸을 감쌌고 충돌했다.

퍼엉--!!

불은 타마르의 촉수부터 태우기 시작했다.

그러자 촉수가 죽으면서 진득한 독수를 내뿜었다.

지지지직.

매쾌하고 더러운 냄새가 주위로 퍼져갔다.

하지만 화염은 쉽게 꺼지지 않았다. 타마르는 심각한 화상을 입었는지 포효하며 외쳤다.

“이 놈--!! 절대 용서하지 않는다--!!”

“지랄은! 겁 먹은 개새끼가 발광을 하는구나.”

“크흑, 뜨, 뜨거워.”

모래를 억지로 끌어다 불을 끄기 위해 바닥을 뒹구는 타마르의 모습은 가히 우스꽝스럽기 그지 없었다.

하지만 동혁은 타마르를 고이 놔두지 않았다.

가볍게 손짓을 하자 갑자기 타마르의 주변으로 물로 된 기포들이 무수히 많이 생성이 되기 시작한 것이다.

물입자는 점점 더 커졌고 지독히도 꺼지지 않던 불을 껐다.

“뜨거움보다는 아무래도 차가운 게 낫지 않겠어?”

동혁의 입가에 미소가 감돌았다.

물들은 타마르를 살포시 감쌌고 둥근 원의 형태로 가두었다.

원 안에 물은 점점 더 많아졌다.

촉수가 거의 다 불타 없어진 타마르는 이 변고에 급격히 안색이 어두워졌다.

“이, 이건···”

“왜? 뜨겁다며? 구해줬는데도 난리야?”

물이 차기 시작했다.

원의 형태로 막이 싸여진 구체는 하늘로 둥둥 떴고 공기 중에 수소 분자가 결합되면서 급기야 타마르의 목까지 다다른 것이다. 타마르는 절망어린 눈빛으로 허우적거렸다.

놀란 부탑주인 트리톤이 급히 외쳤다.

“죽이면 안 됩니다! 그는 중천의 핵심 간부입니다.”

바란조차 안색이 하얗게 변해 말했다. 만약 동혁이 홧김에 정말로 부월령을 죽인다면 중천의 분노가 감당이 안 되었기 때문이다.

“동혁씨, 아무리 그래도 그 분은 탑의 손님입니다. 손속에 사정을···”

“내가 만약 지고 있었다면? 그래도 저 놈이 봐 줬을까?”

트리톤은 침울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무슨 그런 말이 있소? 그는 아홉 부월령 중 하나요.”

“싫다면?”

“·········”

동혁의 암흑기는 한껏 고조된 상태.

당연히 좋은 말이 나올 수 없다.

현재 동혁의 모습은 여유로웠으나 그 누구도 감히 동혁의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부월령 중 하나인 타마르는 오차드의 강림을 받은 존재.

중천의 각 지역을 총괄하는 부월령은 자신보다 두어단계는 낮은 급이었지만 지방 권력을 틀어쥐고 있는 실세임을 감안하면 부탑주인 자신보다 그리 많이 떨어지지 않는다.

‘내가 만약 타무르와 싸웠다면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아무리 오차드의 강림을 받은 이라 해도 8층계의 완숙한 경지에 오른 자신과 싸운다면 분명 이겼을 것이다.

허나 문제는 저토록 쉽게는 불가능하다.

저 청년은 아직까지 본신의 능력을 다 드러내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상대의 수준을 예측조차 하기 힘들만큼 평범해 보였다.

이것이 말하는 것은 단 하나.

‘최소한 나보다는 강자···’

나이를 보면 도저히 믿을 수 없지만 눈 앞에서 보지 않았는가?

조금 전까지만 해도 기세등등했던 오장로 일행은 동혁의 기세에 눌려 침묵만 지킬 뿐이다.

압도적인 무력.

패왕적인 기질.

강하다. 그것도 너무 강했다.

경험상 이런 인물과 척을 진다는 것은 스스로 섶을 지고 불에 뛰어드는 것이나 마찬가지.

자신과 비교해도 절대 꿀리지 않는 타무르가 얼마 버티지 못하고 저 꼴이 되자 오장로가 화해의 악수를 청했다.

“진작에 말씀해주시지 그랬습니까? 이 정도 실력자라는 것을 알았다면 당연히···”

하지만 오장로의 말은 더 이상 이어지지 못했다.

동혁이 어느새 오장로의 머리칼을 쥔 채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쥐새끼 같군.”

“어, 어떻게!”

“괴팍하고 편협하다는 말은 들었지만 비열하기까지 한 늙은이라.”

“·········”

오장로 락토 드비슈는 창백하게 질려 있었다.

아무리 상대가 강자라도 단 한 번에 목숨을 위협 받을 줄이야.

‘보, 보이지가 않았어.’

블링크는 절대 아니다.

블링크라면 잔영이 남는데다 딜레이 시간이 확실히 걸린다.

공간 이동도 아니었다. 간혹 가다 공간 이동을 하는 희귀 속성의 각성자가 있기는 해도, 이 때도 공간이 접히기 때문에 흔적이 남는다.

또한 초월경에 오를 정도면 그 짧은 순간이라도 방어나 회피가 가능하다.

부탑주가 놀란 눈으로 외쳤다.

“그러면 안 됩니다. 멈추세요.”

“···싫다면?”

“오장로까지 건드리면 서로 좋을게 없습니다. 현명하신 분이니 이게 무슨 뜻인지 알겁니다.”

“당신까지 그러다니. 번거롭군.”

“부탁드립니다.”

더 공손해졌다. 마음 같아서는 감정 때문에 붙고 싶지만 이성이 만류했던 것이다.

괜히 여기서 일을 더 크게 키우면 자신의 무능만 드러날 수밖에 없다.

바란이 속한 혁신파에서 분명히 이 청년을 방패로 내세울 것이 뻔하다. 이럴 경우 탑은 분열되어 놈을 향해 전력을 다할 수도 없을 것이다.

트리톤은 어금니를 깨물었다.

동시에 어쩔 줄 몰라하는 미사키를 분노 섞인 시선으로 쳐다본다.

‘이번 일을 해결하고 나면 너만큼은 가만두지 않는다.’

그 동안 오장로의 체면과 정쟁에 휘말리기 싫어서 가만 있었지만 더 이상은 아니라 본 것이다. 보는 눈이 없다면 적어도 오만하지는 않았어야 된다.

타무르가 죽어가고 있었다.

이미 물에 빠진지 몇 분이 지난 듯 했다.

얼굴은 시커멓게 변색되었고 입은 뻐금거리며 필사적으로 발버둥치는 중이다.

“중천의 부월령이 탑에서 죽으면 전쟁으로 이어질지 모릅니다.”

“전쟁이라? 겁나는걸? 바란 장로 당신 생각은 어때?”

바란은 당혹스럽다는 듯 말했다.

“이 정도에서 끝내지 그래요? 더 이상 일을 키우면 감당이 안 될겁니다.”

오유라까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충분히 저 분도 교훈을 받았다 생각합니다.”

부탑주의 눈짓을 받은 바란이 좀 더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명했다.

“동혁씨, 은혜를 베풀어 주십쇼. 오장로나 저 아이도 이제 알겁니다.”

“참 장로도 안타깝군. 이곳 저곳 눈치를 봐야 하는 게.”

“탑의 체면을 생각해주시기를.”

동혁은 결국 바란의 간절한 부탁 앞에 타무르를 죽음으로 몰고 가던 물의 결계를 풀었다.

“좋아. 이번 한 번만 봐 주지.”

타무르는 죽다가 살아나서 땅에 그대로 추락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아직도 입에서 거품이 나오면서 혼수 상태였다. 긴급하게 전투 병단의 치유술사가 달려 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 모든 과정을 지켜 본 트리톤은 혀를 내둘러야 했다.

악마.

헛웃음이 나온다.

그래. 놈은 악마다.

적지 않은 세월을 탑과 함께 살았기에 누구보다 잘 안다.

탑이 단 한 명에게 이토록 낭패를 당한 적은 처음이었다. 차라리 전투에서 졌다면 이해라도 할 것이다. 단신으로 워로드 소대 세 개를 초토화시켰고 그것으로도 모자라 중천의 부월령을 저 지경으로 만들었다.

또한 오장로가 단번에 개구리마냥 잡혀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바란을 보았다.

장로의 신분이지만 평소에는 거의 무시했던 인물.

나인 큐빅에 들어간 후, 적지 않은 수준의 향상이 있었고 무엇보다 이 정체 불명의 청년과 친분이 마음에 걸렸다.

‘바란도 앞으로 신경 써야 하나? 앞으로 혁신파를 밀어주는게 더 나을지도.’



***



쉽게 상황은 끝이 났다.

워로드 제 3 전투 병단은 정신이 없었다.

부상자 치료 때문에 응급 요원들이 이리저리 오고갔고 부서진 건물 잔해와 수련장을 보면서 모두들 혀를 내두를 지경이었다.

그럼에도 그 누구도 이 모든 일의 원흉인 동혁에게 죄를 추궁하지 못했다.

물론 열화의 탑이 동혁을 막지 못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집단의 힘이란 늘 그렇듯이 강하다.

허나, 그 집단 내에 어떤 인과 관계가 얽혔을 때는 피동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

팔장로인 바란의 손님인데다 먼저 공격을 한 대가는 참혹했다.

“이 아이입니다.”

대대장의 안내에 따라 다가온 곳.

그곳에는 민지예가 있었다.

델타급 워로드. 그것도 불과 1년만에 각성한 경우는 극히 희귀하다.

일반적으로 델타급은 4-5층계 이상으로 평가를 받는다.

그 위에 입실론급이 존재한다. 물론 극소수였으나 이들은 반초월경과 비슷한 경지라 할 수 있다.

워로드가 무서운 점은 합격진에 있다.

철저히 연구된 각종 합격진으로 개인의 속성, 스타일, 조합을 따져 최적화 된 진을 만들기 때문에 여럿이 모이면 그 파괴력은 가히 대단했던 것이다.

멍한 표정의 젊은 여자.

인조 피부에는 각종 상흔이 가득했고, 눈빛은 살쾡이처럼 방어 자세를 취하는 중이다.

트리톤은 침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원하신다면 데려가셔도 좋습니다.”

“그래도 되겠습니까?”

“네. 탑의 자산이므로 손해이기는 해도 아까 부탁을 들어준데 대한 보답으로 치죠.”

“시원한 성격이군요.”

“별 말씀을요.”

“그럼 데려가도록 하죠.”

부탑주의 말 한마디에 모든 일은 해결이 되었다.

민지예는 행낭을 꾸리며 당혹스런 표정이다. 강제로 길들여진 탓에 오히려 이런 분위기가 익숙하지 않은 것이다.

“가기 전에 제대로 씻고 단장을 하고 오라 하겠습니다. 그 동안 커피나 한 잔 하시죠.”

“예전에는 마법사라면 괴팍한 사람들만 있는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일반인과 비슷하네요.”

“하하, 그런가요? 물론 아직도 탑의 연구실에만 쳐박혀서 연구에만 몰두하고 사회성이 결여된 인간들도 많기는 하죠. 하지만 저 정도 직위에 오르면 원하지 않더라도 비즈니스라는 것을 해야 되어서요.”

“비즈니스라. 어려운 단어죠.”

트리톤은 회의실로 동혁과 바란을 이끌며 생각했다.

아까와 너무 다른 동혁의 태도에 불안해진 것이다.

차라리 부월령인 타무르를 잔인하게 밟았을 때처럼 패도적인 모습을 유지했다면 이런 감정은 없었을 것이다.

“이유야 어쨌든 제가 너무 소란을 피운 것 같습니다.”

“괜찮습니다. 저희 쪽 잘못도 있으니 없던 것으로 하죠.”

“그 사람은 괜찮습니까?”

“아, 타무르 부월령?”

“네. 생각해보니 좀 심하게 다룬 것 같네요.”

“후후, 초월경에 오른 인물입니다.”

그 말에는 꽤 많은 뜻이 섞여 있었다. 하지만 동혁은 일부러 못 들은 척 웃었다.

“초월경이 그리 대단한가요?”

“대단하다는 기준은 사실 관점의 차이죠. 물론 초월경이라도 천차만별입니다. 그저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하는 말일 뿐입니다. 큰 의미 없어요.”

이 때 바란이 고개를 끄덕였다.

“초월경이 각성자의 끝은 아닙니다.”

“그런가요?”

“그 위에 출아경이라 또 있습니다. 보통은 열 번째 계단에 오른 인물을 말하고는 하죠.”

“근데 굳이 그렇게 나눌 필요 있을까요? 무슨 게임도 아니고요.”

“그건 저도 불만입니다. 근데 어쩌겠습니까? 무력의 기준이라는 것은 결국 승자와 패자가 갈리는 게임인데요.”

동혁은 따뜻한 커피향을 음미하며 화제를 돌렸다.

“듣자하니 후계자 싸움에 개입을 하셨다고요?”

트리톤은 깜짝 놀란 듯 말했다.

“그걸 어떻게 아셨습니까? 탑 내에서도 최고 기밀인데···”

“그냥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네요. 어때요? 잘 되어갑니까?”

“아직 결정을 못 내렸습니다. 1황자께서 현명하시지만 너무 유약해서요. 이런 일은 너무 리스크가 큽니다. 만약 2황자께서 황위에 오를 경우 아무래도 향후 탑의 사업을 펼치는데 있어서 제약이 있을 수도 있다는 문제점도 있고요. 거기다 다른 경쟁 세력의 눈치 때문에 좀 복잡한 상황입니다.”

“그럼 오늘 타무르가 온 것은 그 때문인가요?”

“아닙니다. 타무르가 그 정도 권한까지는 없습니다.”

“그럼?”

“그보다는 플루토를 오키나와에 임대를 하는 문제 때문에 초청을 했습니다. 근데 이번 사건으로 다 물거품이 된 것 같네요.”

“오키나와요?”

“네. 최근 들어 일본 혁명군이 저희 식민지인 오키나와에 자주 출몰해서 피해가 한 둘이 아니라서요. 치안 유지용으로 2기를 임대하려던 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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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27장 4막. 비사벌 +2 19.02.16 2,363 48 12쪽
102 27장 3막. 비사벌 +1 19.02.15 2,513 45 13쪽
101 27장 2막. 비사벌 19.02.14 2,515 47 12쪽
100 27장 1막. 비사벌 +4 19.02.12 2,692 46 12쪽
99 26장 8막. 멸살 滅殺 +2 19.02.11 2,587 49 12쪽
98 26장 7막. 멸살 滅殺 +1 19.02.09 2,665 47 11쪽
97 26장 6막. 멸살 滅殺 19.02.08 2,755 48 11쪽
96 26장 5막. 멸살 滅殺 19.02.07 2,795 53 12쪽
95 26장 4막. 멸살 滅殺 19.02.06 3,016 55 12쪽
94 26장 3막. 멸살 滅殺 +2 19.02.04 3,049 61 12쪽
93 26장 2막. 멸살 滅殺 +4 19.02.03 3,154 61 13쪽
92 26장 1막. 멸살 滅殺 19.02.02 3,325 53 12쪽
91 25장 2막. 변화 19.02.01 3,336 57 13쪽
90 25장 1막. 변화 19.01.31 3,364 61 13쪽
89 24장 10막. 검가 +2 19.01.30 3,310 69 13쪽
88 24장 9막. 검가 +3 19.01.29 3,272 71 12쪽
87 24장 8막. 검가 +2 19.01.28 3,192 66 12쪽
86 24장 7막. 검가 +5 19.01.27 3,393 71 11쪽
85 24장 6막. 검가 +5 19.01.26 3,323 67 12쪽
84 24장 5막. 검가 +2 19.01.25 3,283 61 13쪽
83 24장 4막. 검가 +4 19.01.24 3,283 64 13쪽
82 24장 3막. 검가 +3 19.01.23 3,360 58 12쪽
81 24장 2막. 검가 +3 19.01.21 3,341 65 12쪽
80 24막 1장. 검가 +4 19.01.20 3,628 60 14쪽
79 23막 4장. 그들이 원하는 것 +3 19.01.19 3,441 61 14쪽
78 23막 3장. 그들이 원하는 것 +1 19.01.18 3,501 5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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