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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 님의 서재입니다.

초월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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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8.11.12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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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9.02.11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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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6장 8막. 멸살 滅殺

DUMMY

불덩어리들이 허공을 가득 메우며 뿜어졌고 폭발이 일어났다.

얼음으로 된 미사일이 정면으로 쏘아졌다.

파파파파팟--!!

하지만 악마는 끄덕 없었다.

불과 눈깜짝할 사이에 거리를 좁히더니 달려 들었던 것이다.

다행히 아까처럼 광기는 보이지 않았는데 그 때문에 치명상은 입지 않았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 서른 명의 마법사들은 모조리 쓰러졌다.

휴나한은 어금니를 악물었다.

‘미치겠군. 하필이면 이럴 때···’

휴나한은 일레븐 조디악의 일원이다.

한 때는 여덟번째 계단까지 밟았던 인물.

허나, 섬에서 모종의 사건에 휘말려 결국 죽음을 무릎 쓰고 형제와 제자를 이끌고 탈출했고 추적대를 피해 필사적으로 도망쳤다.

그러다 몇 번의 전투로 인해 삼형제는 마력을 손실한 까닭에 아직까지 회복이 안 된데다 초월 마법을 구현한 탓에 그토록 쉽게 동혁에게 당한 것이다. 만약 예전의 능력이었다면 이기지는 못해도 적어도 도망은 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는 여기서 죽기 싫었다.

결국 체면 따위는 내팽개치고 고개를 조아렸다.

“살려주십쇼. 제발···”

“·········”

동혁은 말이 없었다. 아까의 광기는 온데간데 없었으나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

“잘못했습니다. 죽을 죄를 졌습니다. 흑흑.”

“어려워. 인생을 산다는게···”

동혁은 고민을 하다가 손을 쓰려고 했으나 휴나한의 말에 멈칫했다.

“저, 저희는 분명 쓸모가 있을겁니다. 에너지 부양섬의 지식이라면 분명 선생님께 쓸모가 있을 겁니다.”

“에너지 부양섬?”

“네. 맞습니다.”

동혁은 순간 고민했다.

‘정말이라면 살려두는게 더 나을 것 같은데?’

손에 묻은 피를 다시 본다. 역겨움과 메스꺼움이 밀려왔다.

동혁은 한숨을 내쉬며 나지막하게 말했다.

“종이 되어라. 그러면 살려준다.”

“네. 그러겠습니다. 주인님이 시키시는 일이라면 끓는 불이라도 뛰어 들겠습니다.”

셋은 마치 합창하듯 소리쳤다.

자존심이란 지켜야 될 때 필요한 법이다.

그들이 느꼈다. 살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버려야 한다는 사실을.

이성도, 본능도 마찬가지다.

뒤에 있던 서른 명이나 되는 마법사들도 무릎을 꿇고 고개를 조아리기 시작했다.

신분의 고하가 명확한 이 시대에 이런 행위는 결코 드문 일이 아니다.

강자는 약자를 포용하고, 약자는 삶을 도모하기 위해 엎드린다.

그것이 생존을 위한 길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동혁은 이들의 인사도 받지 않고 헥토르의 마력 구속구를 풀어주며 말했다.

“내 이름은 정동혁···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되었어.”

“그럼 넌? 전기수가 아니냐?”

“맞아. 이중 간첩이지. 휴우, 만약 이번이 두번째 전생이 아니었다면 이처럼 냉정하게 변하지도 않았을거야. 어쩌면 암흑기 때문이라고 핑계를 대는 것도 비열한 짓인지도 몰라. 이제야 느꼈어. 내 본성 자체가 원래 그런 놈이란 것을.”

“무, 무슨 소리를···”

헥토르와 니첼은 갑자기 뜬구름 잡는 소리를 하는 동혁의 말에 할 말을 잃었던 것이다.

“왜 내가 당신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냐고?”

저주안을 가진 니첼은 두려움 섞인 표정으로 부르짖었다.

“당신 설, 설마?”

“아마 당신들은 영원히 나에 대해 기억하지 못할거야. 좀 답답해서 털어 놨어. 그래도 헥토르 당신은 내 기억에 좋은 사람이었으니까. 죽이지는 않을거야.”

“으억.”

“미안합니다. 헥토르씨··· 이게 나로서는 최선의 방법이군요.”

둘은 동혁을 보자 학질 걸린 사람처럼 몸을 한동안 부르르 떨어댔다.

그러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눈빛이 완전히 달라졌다.

“어머! 이게 무슨 일이야?”

“허억! 사, 사람들이 죽어 있어!”

“젠장, 도망쳐! 니첼!”

“흐흑, 살인자들···”

“어서! 달려!”

조디악의 마도사들은 갑작스런 변고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남자 인질 하나와 대주의 딸.

그 둘이 동혁이 손짓을 하자 전혀 딴 사람처럼 아버지와 동료의 죽음조차 못 알아보고 부리나케 도망치고 있었다.

쏠트란은 휴나한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고도의 세뇌술입니다.”

“그런 것 같아. 단기 기억 자체를 지워서 그냥 풀어줬어.”

“근데 그게 가능합니까?”

“인간의 정신 세계는 생각한 것보다 약하거든. 섬에서도 저런 능력자는 있어.”

“휴우, 그나저나 우린 어떻게 해야 하죠?”

“어떻게 하기는··· 굽혀야지. 저건 딴 맘 먹지 말라는 뜻이야. 너도 저렇게 되고 싶어?”

둘째인 자골타는 등골이 서늘해지는 것을 깨달았다.

“흐윽. 오싹하네요.”

동혁은 등을 보이며 허겁지겁 도망치는 남녀를 보며 허탈한 듯 중얼거렸다.

‘과연 저들을 살려둔게 잘한 일일까?’

얼마 후, 동혁은 마도사들을 충성의 서약으로 구속시킨 후 복속시켰다. 이미 동혁의 압도적인 능력에 좌절한 이들은 그다지 망설임 없이 자포자기식으로 모두 계약에 응했다.

더 이상 도망칠 곳도 없었고, 반항하면 죽을 지 모른다는 공포감 때문이다.

그 후, 나머지 것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부서진 플루토 여덟 대와 각종 무기들, 수많은 시체들까지 염력술로 무한의 주머니에 넣었던 것이다.

동혁의 성격은 어릴 때와 많이 달라져 있었다. 이제는 암흑기의 영향이 아니더라도 예전보다 냉정해졌고 보다 패도적으로 바뀐 것이다.

저 멀리 산 너머 몽골은 초토화가 진행 중이다.

한번 발동된 마법진은, 그것도 초월급 마법은 그 누구도 멈추지를 못한다.

돌들은 끊임없이 검은 소용돌이 속에서 빠져 나오기 시작했다.

수많은 폭발음이 수십킬로가 떨어진 이 곳까지 들릴 정도였으니 현장은 보지 않아도 뻔할 것이다.

아비규환의 현장. 결국 모든 인과율은 인간에 의해 결정될 뿐이다.

굳이 누구를 탓하고 원망할 수도 없다.

몽골 국경 근처의 산에 있던 암석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해일처럼 솟구쳐 이동하고 있었다.

거기에 낙하 속도까지 더해지니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돌덩이들은 저주받을 재앙이 되고만다.

그렇게 몽골 전체는 일레븐 조디악의 삼형제가 쏟아낸 초월 마법에 의해 초토화가 되는 중이다.

일리미네이트 샷이 끝나려면 적어도 삼사주는 더 걸릴 것이다.



그러던 그 때다. 동혁은 뭔가 이상하다는 기분을 받았다.

즉시 주위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미세한 기척.

누군가 있었다.

만약 집중을 하지 않았다면 몰랐을 것이다.

동혁의 미간이 찡그려졌다.

아무리 전투 때문에 정신이 없었다 해도 이런 일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전방으로 대략 육백미터··· 산쪽인가?’

즉시 신체가 반응했고 질풍처럼 공간을 갈랐다.

나타난 이는 20대 중반의 남자.

외모로 볼 때 슬라브 계통으로 보여졌다. 바위 위에 앉아 있던 남자는 동혁이 등장하자 이채롭다는 빛을 드러냈다.

“예상외로군. 설마 나를 찾을 줄이야.”

“누구냐?”

동혁의 초감각은 극도로 예미한 신호를 보냈다. 그 때문에 보통 때와 달리 상대를 낚아채기 위해 번개처럼 움직였다.

본능이 말한다.

위험한 인물이라고.

허나 마치 마술처럼 미세한 차이로 남자의 신형은 사라졌고, 나타났다.

그러기를 여러 번. 흡사 미꾸라지를 잡는 것처럼 둘은 그렇게 여러 번 공격과 회피를 반복했던 것이다. 남자의 입에서 감탄사가 터진 것은 그 시점이다.

“그 건틀릿의 힘인가?”

“아니.”

“신기하군. 초월마법이 갑자기 나타나서 구경하러 왔는데 의외로 대단한 인물을 만나게 되었군.”

“당신도 대단하군. 감히 내 앞에서 이토록 광오하다니!”

재차 강기를 퍼부었다. 강기 다발은 파도처럼 연달아 모든 방위를 점하며 폭풍처럼 몰아쳤다. 허나 남자는 냉랭한 눈빛으로 손짓 한번으로 파훼했다.

“나를 너무 무시하는데? 이딴걸로는 안 돼.”

“좋아. 그럼 이건 어떨까?”

결국 동혁은 파천검을 꺼냈다.

검이 움직였다.

검은 날카롭게 허공을 나비처럼 수놓으며 공격을 연달아 퍼부었고 그 때서야 남자는 제대로 된 반격을 시작했다.

허나 예상 외로 동혁의 공격은 거셌다. 그 때문에 남자는 견딜 수 없었는지 크게 뒤로 밀리더니 부채를 꺼냈다. 그와 함께 갑자기 복제 된 것처럼 같은 인물들이 나타나고 있었다.

분신술. 허나 일반적인 분신술과 달리 모두가 진체 眞體 였다. 그것들은 저마다 의지를 가지고 움직였다.

둘에서 넷, 넷에서 여덟로 분화되더니 급기야는 서른 둘까지 나타나 동혁을 포위한 것이다.

남자는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영술법이라네. 크라켄의 미궁에서 얻은 권능이지.”

“크라켄? 설마 3대 금역?”

“맞아. 그러니 자네도 최선을 다하는게 좋을거야. 그나저나 정말 마음에 들어. 참고로 나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이렇게까지 흥분한 적이 없었네.”

어찌 모를까?

살라망드의 도서관, 크라켄의 미궁, 그리고 무겁 사원.

이 세 곳은 3대 절지였다. 또한 아직까지 그 비밀을 풀지 못한 인류의 영원한 신비로 남은 곳이다. 무겁 사원의 기억을 떠올리자 동혁의 안색이 경직되기 시작했다.

“당신의 이름은?”

“자랑으로 생각하게. 내 이름은 벨로낙 드 클로제.”

“설마? 중천의 전대 천주?”

“흘흘, 잘 아는군.”

“근데 어떻게 이렇게 젊지?”

“누가 누구보고 할 소리를? 내가 젊으면 넌 어떻고?”

“꼰대 같은 소리하네. 내가 묻는 것은 당신 나이는 원래 백살이 넘었던 것으로 기억을 하는데···”

“세계수를 얻었다. 확실히 힘들기는 했지만 크라켄의 미궁은 그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더군. 그나저나 넌 대체 뭐하는 아이냐? 쓸데 없이 역용술이나 하고 그런 능력으로 아이들 병정놀이나 하고.”

“당신 눈에는 그러겠지. 중천의 수장일테니.”

“쯧, 삐뚤어졌군. 원래 모든 것은 가진 놈이 얻게 마련이다. 세상은 딱 둘로 나눠지지. 강자와 약자. 즐기는 자와 고통 받는 자. 그것이 자연의 섭리야. 아무튼 영광으로 알게. 지금 펼치는 달리트 영술법은 내가 가진 최고의 권능이니···”

“노인네가 나대기는! 말투도 꼰대 같고, 말은 더럽게 많고.”

“후후, 입이 거칠어. ···불쾌해졌어.”

“시끄러!”

동혁은 대화를 하는 와중에도 이미 분신 셋을 쓰러트리고 있었다.

벨로낙의 얼굴이 변한 것은 그 시점이다.

달리트 영술법은 크라켄의 미궁에서 얻은 절대 비기.

세계수가 주는 무한에 가까운 마력을 통해 벨로낙은 이미 반신과 가까운 존재가 된 인물이다.

당연히 잡다한 인간사에 더 이상 흥미를 느낄 수 없었고, 결국 중천의 모든 업무를 아들에게 넘긴 후, 오랫동안 세계를 떠돌며 은둔했던 것이다.

허나, 우연히 만난 눈 앞의 젊은 아이에게 그는 이미 세번 이상 놀라는 중이었다.

첫째는 아율타 전풍대를 말살할 때였다. 두번째는 예상을 깨고 자신을 찾아낸 것, 그리고 세번째는 불과 십여분만에 자신에게 크라켄의 비기를 어쩔 수 없이 쓰게 만들었다는 부분이다.

이미 분신 서른 둘 중에 여덟의 호흡이 끊어지고 있었다.

달리트 영술법은 내단을 쌓아 원영신을 만드는 권능이었다.

108개 원영신을 만들면 승천한다는 이 절대 권능은 다른 원영술과 달리 하나 하나가 진체와 같았고, 스스로의 의지로 움직인다. 또한 자신을 중심으로 결이 연결되어 만약 하나가 소멸하면 그만큼 내단에 타격이 온다.

영술법을 얻은 후로 그는 이미 인간이되, 인간이 아닌 존재가 되었다.

그가 원하면 어디로든 눈깜짝할 사이에 갈 수가 있었고, 무엇이든 할 수가 있었다.

쉽게 말해 물리학의 모든 법칙을 초월한 권능이 바로 이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이름조차 모르는 이 아이가 깨고 있었다.

“네, 네놈! 대체 정체가 뭐냐? 뭔데?”

“후후, 왜? 이제야 겁이난건가? 그런데 어쩌나? 널 살려둘 생각이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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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27장 4막. 비사벌 +2 19.02.16 2,363 48 12쪽
102 27장 3막. 비사벌 +1 19.02.15 2,513 45 13쪽
101 27장 2막. 비사벌 19.02.14 2,515 47 12쪽
100 27장 1막. 비사벌 +4 19.02.12 2,693 46 12쪽
» 26장 8막. 멸살 滅殺 +2 19.02.11 2,588 49 12쪽
98 26장 7막. 멸살 滅殺 +1 19.02.09 2,665 47 11쪽
97 26장 6막. 멸살 滅殺 19.02.08 2,756 48 11쪽
96 26장 5막. 멸살 滅殺 19.02.07 2,795 53 12쪽
95 26장 4막. 멸살 滅殺 19.02.06 3,016 55 12쪽
94 26장 3막. 멸살 滅殺 +2 19.02.04 3,049 61 12쪽
93 26장 2막. 멸살 滅殺 +4 19.02.03 3,154 61 13쪽
92 26장 1막. 멸살 滅殺 19.02.02 3,325 53 12쪽
91 25장 2막. 변화 19.02.01 3,337 57 13쪽
90 25장 1막. 변화 19.01.31 3,364 61 13쪽
89 24장 10막. 검가 +2 19.01.30 3,310 69 13쪽
88 24장 9막. 검가 +3 19.01.29 3,272 71 12쪽
87 24장 8막. 검가 +2 19.01.28 3,192 66 12쪽
86 24장 7막. 검가 +5 19.01.27 3,393 71 11쪽
85 24장 6막. 검가 +5 19.01.26 3,323 67 12쪽
84 24장 5막. 검가 +2 19.01.25 3,283 61 13쪽
83 24장 4막. 검가 +4 19.01.24 3,284 64 13쪽
82 24장 3막. 검가 +3 19.01.23 3,360 58 12쪽
81 24장 2막. 검가 +3 19.01.21 3,342 65 12쪽
80 24막 1장. 검가 +4 19.01.20 3,628 60 14쪽
79 23막 4장. 그들이 원하는 것 +3 19.01.19 3,441 61 14쪽
78 23막 3장. 그들이 원하는 것 +1 19.01.18 3,501 58 12쪽
77 23막 2장. 그들이 원하는 것 +4 19.01.16 3,504 6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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