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루이비통 님의 서재입니다.

초월좌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구글과애플
작품등록일 :
2018.11.12 19:38
최근연재일 :
2019.03.26 16:50
연재수 :
134 회
조회수 :
763,512
추천수 :
10,506
글자수 :
727,138

작성
19.02.01 16:44
조회
3,336
추천
57
글자
13쪽

25장 2막. 변화

DUMMY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자, 그루트의 위협을 깨닫고 고민 끝에 동혁은 직접 그루트 총단에 잠입하기로 결심했다. 이설아의 기억을 통해 우연히 전기수의 위치를 파악했고, 즉시 실행에 옮겼다.

전기수를 암살한 동혁은 물질 간섭기와 사물 감응기를 응용해서 골격과 피부, 얼굴을 완벽하게 바꾼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흡마공이란 괴랄한 희대의 마공이 적지 않은 도움을 줬다.

이설아의 권능을 흡수하며 알아낸 정보들과 첫번째 삶을 살았을 때 기억을 합치자 모든 것은 순조롭게 풀렸다.

또한 죽어가던 전기수의 기억마저 흡마공으로 갈취를 한 탓에 아무리 가까운 이라도 웬만해서는 동혁의 변신한 모습을 알아차리기 힘들었다.

동혁은 훨씬 커진 다리와 손을 보며 쓴 웃음을 지었다.

‘확실히 외모가 바뀌니 좋기는 좋군. 키도 훨씬 커졌고...’

놈은 성욕이 강해서 여자를 바꿔가며 침대에 데려간다. 또한 다소 폭급하고 잔인한 성미인 주제에 꽤 능력도 괜찮았다.

그가 파악한 바로는 여섯번째 계단.

그루트 내에서는 4결의 신분.

룬마법에는 재능이 별로 없으나 초령검법을 11성 수준까지 익힌데다 바르사체라는 고대 아마존 전사의 체술에 정통해 있었다.

‘확실히 다른 곳하고는 수준이 달라.’

아무리 오대 성인의 제자라 해도 6층계라니?

그럼 그 윗급은 얼마나 강한 걸까?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조직의 경우 6층계면 일반적으로 최상위 수뇌부급이었다.

고위급 각성자들이 수도 없이 많다는 육대 메이저에서도 20대라는 나이까지 감안하면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 아닌가.

문이 열리고 안에는 두 명의 노인이 있었다.

아편 향기가 뿜어져 나오는 청동 화로와 대나무 주렴이 쳐진 침대.

그 안에 벌거벗은 여인 하나가 노인의 하반신에 얼굴을 파묻은 채 신음소리를 냈고, 맞은 편 테이블에는 학사모를 쓴 노인이 차를 마시는 중이다.

동혁은 땅딸막한 노인을 보며 놀란 빛을 보였다.

‘검가의 전대 가주와 비슷한 실력··· 아니 어쩌면 더 높을 지도.’

그제서야 기척을 느낀 땅딸막한 노인이 일어났다.

“셋째구나.”

“제자가 간만에 사부님을 뵙습니다.”

“그래. 흐음, 1년만인가?”

“대충 그런 것 같습니다.”

초령성인 테실라.

다섯 술탄 중 하나다.

딸기코에 헝클어진 봉두난발. 노인은 팔쾌가 그려진 괴상망측한 도복을 입고는 여인의 엉덩이를 때리며 웃었다.

“후후, 우사께서는 즐기지를 않는군요.”

“속세의 취미는 바둑 외에는 마음에 드는 것이 없군요.”

“쾌락이란 말 그대로 본인이 좋으면 되는 것 아닌가요?”

“성인께서야 그러겠지만 저는 차 한잔이 더 좋습니다.”

“그나저나···”

테실라는 시립한 동혁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그 순간이다. 눈빛에 냉기가 미미하게 감돌았는데 그가 동혁을 잠시 관찰하고난 후부터였다.

순간 살기가 쏘아졌다.

‘젠장, 들켰나?”

질식시킬 것만 같은 사기 邪氣.

형체가 없었으나 마치 그물처럼 동혁의 전신을 압박했던 것이다.

동혁은 살짝 고민했다.

그러다 일부러 모공에서 땀을 배출하더니 몸을 미세하게 떨었다.

곧 무릎을 굽히며 머리를 숙였다.

“크흑, 제자가 뭘 잘못했는지 말씀해주시면 고치겠습니다. 부디 용서를···”

초령성인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결국 동혁을 억누르던 살기를 회수했다.

“희안한 일이군. 셋째야··· 대체 1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거냐?”

“제자가 불민하여 사부님의 뜻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무슨 뜻인지요?”

“정말 몰라서 묻는거냐?”

동혁은 당혹스러웠다.

‘설마 능력이 바뀐 것을 알아차렸다는 뜻일까?’

상대는 오대 성인 聖人이다.

전생의 기억으로 오대 성인은 그 능력이 하늘에 닿은 천외천의 인물들.

당시 실험체로 이설아에게 끌려와 죽기 전에 함께 있던 동료가 말하기를 가히 육대 메이저의 총주들과 비견될 정도라 들었었다.

특히나 각 오대 성인은 저마다 독특한 권능을 자랑하는데 이 중 초령 성인은 연단술로 불사지체를 꿈꾸는 미친 놈이었다.

아마 아편도 연단술의 고통을 망각하기 위한 수단일 것이 분명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유를 몰랐다. 물론 육망성의 능력을 알기에 외모가 바뀌었다는 사실은 아직까지 모른다 판단했다.

만약 바꿔치기를 알았다면 아직까지 저런 태도를 보일 리 없기 때문이다.

‘그럼, 나처럼 상대의 능력을 읽을 수 있다는 뜻일까?’

문득 초조해졌다.

바꿔치기를 하고 신비에 쌓인 그루트 총단에 들어온 날에 발각될지 모른다는 걱정 때문이다. 만약 자신의 제자가 죽었다는 사실을 안다면 그투르의 총단을 뚫고 나가야 한다는 사실에 답답함을 느낀 것이다.

동혁이 대답이 없자 다시 초령성인이 냉랭한 말투로 재촉했다.

“진실만 말하면 된다.”

“이설아 사매를 만났습니다.”

“설아라고? 정말이냐?”

“네.”

“그거 다행이구나. 그렇잖아도 광명 성인이 설아 때문에 걱정이 많았는데··· 설아 고것이 워낙에 영특해서 그럴게다.”

“그, 그게. 죄송합니다. 이설아 사매는 극락으로 떠났습니다.”

“정말이냐?”

“한 치의 거짓 없는 사실입니다.”

“더 말해 봐.”

그에 따른 인과관계에 대해 설명을 해야한다는 뜻이리라. 동혁은 어쩔 수 없이 거짓과 진실을 교묘하게 섞어서 말을 덧붙였다.

“제가 조직의 명령으로 비사벌의 지단에서 일하는 것은 아실겁니다. 대략 세 달 전쯤에 이설아 사매가 밤에 찾아와 도움을 요청하더군요. 그런데 이미 제가 사매를 발견했을 때는 완전히 폐인이 된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결국 조직에 보고할 시간도 없이 얼마 못가 사매는 죽었고 사매가 남긴 옥새를 제가 대신 받았습니다. 사매에게 듣기로는 그 옥새 때문에 비사벌의 삼천신 三天神 중 하나, 육사령 六邪靈 중 셋, 그 외에 제 2 특전단과 제 4 지단 수색대대, 그 외에 플루토만 여덟 기가 동원되었다 합니다. 그 때문에 사매는 그들의 추적을 피해 해외에서 2년을 피해다녔고 간신히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저를 만난겁니다.”

그 때 첩밀 疊密 우사인 심혁이 이채롭다는 듯 물었다.

“이상하군. 근데 왜 이설아는 조직에 보고도 안하고 너부터 찾았지?”

동혁은 일부러 눈을 깜박거리며 덤덤하게 대답했다.

“그건 저도 모르겠습니다.”

초령성인은 냉랭한 미소를 지었다.

“혼자서 보물을 독식하겠다는 뜻이겠지. 그러다 도저히 감당이 안 되니 평소 친분이 있던 셋째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일테고. 대충 그럴 것 같은데?”

“네. 정확하십니다. 처음에 이설아는 옥새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죽고난 후, 소지품을 뒤지다 발견한 것입니다. 그 후 비사벌에 수소문해서 알아보니 그것이 전국 옥새임을 알았습니다.”

“근데 그건 그거고, 네 능력이 왜 변한 것에 대해 너는 교묘하게 말을 돌리는구나.”

초령성인은 다시 눈빛이 마귀처럼 사악하게 변했다. 보통 인물이라면 이 눈과 마주치자 마자 진실을 토해낼만큼 강렬했던 것이다.

동혁은 이것이 시험을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내가 너무 술탄을 과소평가했군.’

다시 겁을 먹은 듯 고개를 조아렸다.

“죄, 죄송합니다. 옥새를 만지다 그만 떨어트렸는데 그 순간 옥새에서 뭔가가 나타나더니 제 몸에 들어왔습니다. 그래도 거짓을 고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습니다. 옥새는 여기 있습니다.”

동혁은 품에서 옥새를 급하게 꺼내서 바쳤다.

“흐음, 흥미로운 일이군. 이게 비사벌에서 그토록 애지중지한다는 옥새란건가?”

옥으로 된 작은 불상이었다.

표면에는 고대 산스크리트어가 빼곡하게 적혀 있는데 ‘황제를 섬길 때 요령, 충신의 법도 따위의 고리타분한 법경’이 가득했다. 그 외에는 어떻게 보더라도 별 특이점을 느끼지 못했다.

초령성인은 첩밀우사에게 옥새를 건네며 물었다.

“뭔가 느껴지는게 있습니까?”

“글쎄요. 일단 현기는 느껴지지만, 다른 특이한 점은 없는 것 같은데요?”

“후후, 법보라는 것이 원래 그렇죠. 속세의 개미 같은 것들의 어리석은 모습을 보며 일부러 유희를 즐기기 위해 장난을 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럼 성인께서는 뭔가가 있다 보십니까?”

“옥새에 설령 뭔가가 있다 해도 원령을 꿈꾸는 본인한테는 오히려 해가 될 뿐입니다.”

“벌써 108 사리를 다 쌓으신겁니까?”

“후후, 108 사리를 다 쌓으면 인간이 아닌데 설마 그럴 리가요? 저를 너무 과대평가하시는군요.”

그러다 동혁을 다시 본다.

“아직 논리에 헛점이 많아. 그래서?”

여전히 눈빛은 차가웠다. 여차하면 목이라도 날릴 것 같은 기세다.

“옥새에서 신격이 강림한 것 같습니다. 그 날 이후로 심하게 몸살을 앓은 후에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갈--!! 헛소리? 신격이라고? 네 놈은 신격이 어떤 것인줄 알고 감히 말하는 것이냐?”

“제자··· 부, 불민하여 아무 것도 모릅니다. 가르침을 주시기를.”

“좋다. 말해주지. 지금 네 몸은 옥새의 원혼이 강림한 것 같다. 아니면 악령이 씌워진 것인지도 모르지. 그게 뭔지는 나도 모른다. 그래서 여러 기운이 느껴지는구나. 1년 전에 봤을 때는 내 눈에 마땅치 않았는데 지금은 너의 두 형보다 훨씬 낫구나.”

“그렇습니다. 얼마 전에 초월경에 들었습니다.”

“다행이구나.”

“감사합니다. 모두 사부님의 공입니다.”

“아무튼 이제야 5결에 오를 테니 네가 우리 목령천 木靈天 의 복이구나.”

노인은 옥새의 덧씌워진 권능에 대해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법보급 기물은 그만한 가치가 있는 법이다.

그것도 태양신을 숭배하는 비사벌에서 총력을 다해 쫓을 정도면 동혁이 불과 몇 개월만에 계단 하나를 오른 것에 큰 의문을 가지지 않았던 것이다.

또한 이상한 기운이 있는 것도 묘한 설득력이 생기게 했다.

‘과거 이설아가 가진 기억과 옥새를 보관해두기를 잘했군.’

초령 성인의 눈은 매서웠다.

마안 魔眼 이다.

마귀를 부린다는 눈으로 만약 동혁이 아닌 전기수 본인이었다면 벌써 그 거짓을 간파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한편으로는 놀랐다. 그 누구도 파악하지 못한 동혁의 내면을 단지 약간의 관찰만으로 파악했다는 점 때문이다.

옥새는 사실 평범했다.

육망성의 권능으로도 긴 시간동안 비밀을 풀지 못했던 까닭이다.

허나 첩밀우사는 여전히 미심쩍은 듯 추궁했다.

“근데 왜 지금에 와서야 보고를 했어? 광명성인의 분노를 어찌 감당하려고?”

그루트는 천주 휘하에 두 명의 사자와 다섯의 술탄, 세 명의 제사장이 존재한다.

그 중 다섯 술탄은 각각 월령천, 화령천, 수령천, 목령천, 금령천이란 조직을 통솔하는데 이설아의 사부인 광명성인은 바로 수령천을 관장하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소인이 탐욕에 눈이 어두워서··· 벌을 내려주시면 달게 받겠습니다.”

“흐음, 이건 내 소관이 아니니 성인께서 알아서 하시는게?”

“하하, 솔직하구나. 예전에는 재능은 있어도 소심해서 못 마땅 했는데···”

첩밀 우사는 쓴웃음을 보였다.

“그래도 조직의 규율을 어긴 놈입니다. 마땅히 처벌을 해야 한다 봅니다.”

“남자라면 자고로 욕심이 있어야 정상 아니요? 셋째가 두 사형들에게 눌려 그동안 눈치만 보다가 이제야 내 제자답구나.”

“흐음.”

묘한 광경이었다.

허나 더 이상 말은 없었다. 술탄의 말은 지엄하다.

비록 천주의 오른팔인 우사라 해도 술탄이 내린 결정에 반박을 할 수 없었기에 심혁은 침묵을 지킬 따름이다.

이설아의 이상한 행보나 신격이 강림했다는 말.

언뜻 보면 설득력이 있었지만 뭔가 기이하다 느꼈던 탓이다. 그럼에도 딱히 물증이 없기에 침묵만 지킬 따름이다.

“그보다 저를 부르신 이유가 뭔지요?”

“좋은 기회가 왔다. 읽어 봐.”

초령 성인은 두꺼운 서류를 던졌고 동혁은 선 채로 종이를 넘기기 시작했다.


- 문건번호 : G-1128

- 등급 : 대외비 2급

- 제목 : 비사벌의 수도 군단장인 헥토르 쿨럼벨리에 대한 최근 보고서

- 내용 : 재작년 비사벌의 정책 평의회에서 결정된 제 5기 콜로니 관리 정책 – 검과 불 Project인 ‘인종 진압 정책’에 따라 몽골에 파견된 헥토르는 몽골의 반란 수괴인 아율타 전풍대를 말살하는 미션을 가지고 떠났으나···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초월좌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04 27장 5막. 비사벌 +1 19.02.17 2,237 44 12쪽
103 27장 4막. 비사벌 +2 19.02.16 2,363 48 12쪽
102 27장 3막. 비사벌 +1 19.02.15 2,513 45 13쪽
101 27장 2막. 비사벌 19.02.14 2,515 47 12쪽
100 27장 1막. 비사벌 +4 19.02.12 2,692 46 12쪽
99 26장 8막. 멸살 滅殺 +2 19.02.11 2,587 49 12쪽
98 26장 7막. 멸살 滅殺 +1 19.02.09 2,665 47 11쪽
97 26장 6막. 멸살 滅殺 19.02.08 2,755 48 11쪽
96 26장 5막. 멸살 滅殺 19.02.07 2,795 53 12쪽
95 26장 4막. 멸살 滅殺 19.02.06 3,016 55 12쪽
94 26장 3막. 멸살 滅殺 +2 19.02.04 3,049 61 12쪽
93 26장 2막. 멸살 滅殺 +4 19.02.03 3,154 61 13쪽
92 26장 1막. 멸살 滅殺 19.02.02 3,325 53 12쪽
» 25장 2막. 변화 19.02.01 3,337 57 13쪽
90 25장 1막. 변화 19.01.31 3,364 61 13쪽
89 24장 10막. 검가 +2 19.01.30 3,310 69 13쪽
88 24장 9막. 검가 +3 19.01.29 3,272 71 12쪽
87 24장 8막. 검가 +2 19.01.28 3,192 66 12쪽
86 24장 7막. 검가 +5 19.01.27 3,393 71 11쪽
85 24장 6막. 검가 +5 19.01.26 3,323 67 12쪽
84 24장 5막. 검가 +2 19.01.25 3,283 61 13쪽
83 24장 4막. 검가 +4 19.01.24 3,283 64 13쪽
82 24장 3막. 검가 +3 19.01.23 3,360 58 12쪽
81 24장 2막. 검가 +3 19.01.21 3,341 65 12쪽
80 24막 1장. 검가 +4 19.01.20 3,628 60 14쪽
79 23막 4장. 그들이 원하는 것 +3 19.01.19 3,441 61 14쪽
78 23막 3장. 그들이 원하는 것 +1 19.01.18 3,501 58 12쪽
77 23막 2장. 그들이 원하는 것 +4 19.01.16 3,504 62 13쪽
76 23막 1장. 그들이 원하는 것 +2 19.01.15 3,549 62 13쪽
75 22막 3장. 워로드 +2 19.01.14 3,523 60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