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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곰곰 님의 서재입니다.

연예계 싹쓸이 부활보다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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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곰곰
작품등록일 :
2023.05.20 23:05
최근연재일 :
2023.07.18 22:29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5,786
추천수 :
325
글자수 :
176,239

작성
23.05.31 22:15
조회
202
추천
9
글자
10쪽

08. 범인을 찾아라 (2)

DUMMY

수상해 보이기 시작하니, 이상한 점이 눈에 들어온다.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손가락.

계속 삼키는 마른침.

떨고 있는 왼쪽 다리.


딱히 이상한 질문도 아니었다.


왜, 긴장하지?


“···형. 담배 끊었다고 하지 않았어요?”

“어? 야 내가 언제! 니들 땜에 끊을 새가 어딨냐???”


그래.

이게 진짜 반응이다.


매니저가 발끈하며 외쳤다.


순간 긴장도 잊은 듯 떨리던 다리가 멈췄다.


‘자기가 발견한 게 아닌가···?’


그걸 거짓말할 이유가 뭘까.


남한테서 들은 걸 설명하는 느낌은 아니었는데···.


답을 찾으려고 매니저 표정을 살폈다.


매니저는 시선을 피하며 못 본 척 했다.


온몸으로 불편한 티를 낼수록 의심이 깊어진다.


‘옥상에서 나쁜 짓이라도 했나.’


문자 이후에 사고가 났을테니 한밤중이었을 거다.


낮에는 흡연하러 오가는 사람이 많지만, 밤엔 아니다.


게다가 회사 안은 CCTV가 쫙 깔려 있다.


‘옥상에는 없지.’


만약에.

매니저가 목격한 게 아니면?


매니저가 감쌀만한 사람 1순위는 사장이고.

사장은 골초다.


‘사장일 리는 없는데.’


사장은 실내흡연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사람이다.


굳이 옥상까지 잘 안 간다.


‘답답하네.’


거슬리는 게 한두가지가 아닌데.


앞 뒤가 착 들어맞는 게 없다.


그리고 정말 이상한 건···


“형. 언제쯤 사고난 건지 알아요?”

“어··· 글쎄···? 아-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정신 없어 죽겠는데!”


매니저 얼굴 옆에 뜬 숫자는 말과는 다른 소릴 한다.


[그게 몇 시였더라···? 쟨 그런 걸 왜 물어보고 지X이야???]


“그래요? 이상하네.”

“무, 뭐가?”

“그날 밤에 조문혁한테 문자한 기억은 나거든요. 회사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거짓말이다.


문자가 있길래 한 번 떠봤다.


“···어? 문혁이랑···? 야, 걔가 널 만나겠냐?! 너같음 만나고 싶겠어???”


어라.

반응이 오네?


“진짠데요. 내가 분명 만났거든요.”

“으엉?!”


매니저가 벌떡 일어났다.


캉!!!


철제 의자가 나동그라지며 날카로운 쇳소리가 귀를 찔렀다.


“앗쒸! 깜짝이야! 야 너 머리 다쳐서 오락가락하는 거 아냐??? 전부 다 기억나는 건 아니지???”


매니저의 얼굴에서 핏기가 가셨다.


“아닌데요. 아. 스케줄 있던 건 어떻게 정리됐어요?”


말하다 생각나서 물은 것 뿐인데, 매니저가 허옇게 질린다.


“어, 어, 그거, 잘, 잘 됐지. 해결했어. 내가, 그, 걱정 말고, 어떤 게 기억 안 나는지-”

“아. 그걸 말 안 했구나. 발 헛디딘 거 아니에요.”

“머, 뭐?”


턱 빠지겠다.


“분명히 누가 밀쳤어요.”


환자복을 들췄다.


쇄골 아래부터 명치까지 시커멓게 든 멍이 드러났다.


“이거 봐요.”


잠깐 멍을 보는 듯 하더니 휙 시선을 돌린다.


“···구-르다 부딪혔겠지! 그래! 네가 얼마나 심하게 굴렀는데!”

“그렇다고 뒤통수가 박살난 것도 이상하지. 굴렀으면 온 몸이 박살나던가. 내 상처는 꼭 뒤로 넘어진 사람 같은데?”


의사도 그런 생각하더라.


이미 기절한 상태로 계단에서 던져진 게 아닐까, 하고.


“니, 가 실수한 걸! 내가 어떻게 아냐! 내가 갔을 땐 이미 바닥이 피바다였어!”

“아, 그래?”


역시 이상하다.


평소 같으면 반말부터 지적했을 사람이 전혀 눈치 못 챈다.


그리고.

밀친 증거를 보여줬는데 왜 혼자 넘어진 거라고 박박 우기냐?


“그런가. 경찰이 조사하면 뭐든 나오겠지.”


우선은 한 발 빼는 척 물러났다.


자꾸 몰아세우면 도망갈 지도 모른다.


“형, 애들은 왔었어?”

“어? 애들? 왔-었지. 응, 다들 한 번 왔다 갔어.”

“전부 다?”

“그럼 다 왔지, 안 왔겠냐?! 문혁이도 왔었다!”


아까부터 다들 왜 다들 조문혁 타령이냐.


간호사는 조문혁이 날 밀쳤을 거라 의심하고.


매니저는 조문혁이 날 안 만났을 거라 확신한다.


‘싫어하는 건 맞는데.’


“형, 폰 좀 빌려줘.”

“뭐? 왜? 뭐하려고?”

“아빠한테 전화하려고.”


매니저가 눈을 치켜뜨며 소리 질렀다.


“뭐? 네 폰은 어쩌고? 야 너네 아버지 외국에 계시잖아!”

“어딨는지 모르겠는데. 뼈가 박살났는데 폰이 멀쩡하겠어?”

“아···. 그, 그래야지. 그럼. 자. 전화하고 있어. 대신 너무 길게 하지는 말고!”


자리 비켜줄테니 편하게 통화하라며 나가버린다.


도망치듯 빠른 걸음으로 매니저가 사라졌다.


나는 아빠에게 전화를 걸며 검색창을 켰다.


[문혁 태하]


검색하자마자 기사가 쏟아진다.


“···? 우리한테 최신 기사가 있어?”


대충 살펴보니 난리도 아니다.


조문혁이 친 사고들, 내가 한 대응···?


“이게 무슨···?”


<블랙밤 태하, 소속사 옥상에서 실족사··· 향년 27세>


“죽어? 내가?????”


<단독> 블랙밤 태하 부활!


“ㅇ···어···?”

- 여보세요? 매니저님? 어쩐 일이에요?

“어············”

- 매니저님??? 여보세요? 이게 왜 이러지. 여보세요?

“······아빠?”

- 하태니?


고개를 끄덕이다 정신차리고 대답했다.


“어- 나야. 내 폰 고장나서 형 꺼 빌렸어.”


전화 연결된 줄도 모르고 죽었니 살았니 할 뻔 했다.


등 뒤로 식은땀이 죽 났다.


- 그래? 수리는 맡겼어? 목소리는 왜 그래. 어디 아파?

“아, 아니야. 걱정마. 아빠는 별 일 없지?”

- 나야 잘 지내는데, 넌 요즘 괜찮어? 기사 자주 나더라.


심장 박동이 급격히 빨라졌다.


“좋은 얘기도 아닌데 왜 찾아봐.”


부고 기사라도 봤다간 기절하실 게 분명하다.


절대. 들키면 안된다.


- 그래서 요근랜 안 찾아봤어. 걱정마.

“아빠 안 그래도 혈압 높은데 그거 볼 시간에 쉬어!”

- 어이구. 갑자기 효자됐네.


기억하기로 거의 한 달만에 전화하는 것 같다.


요근래 워낙 바쁘기도 했고···.


아빠는 오랜만에 목소리 듣는다며 끊은 생각을 안 하신다.


난 들킬까봐 긴장해선지 뒷목이 다 뻣뻣해졌다.


‘통화 길게 했다간 나부터 쓰러지겠다.’


“아빠. 매니저형이 부르네. 이만 가봐야할 것 같아.”

- 알았어. 몸 조심하고 밥 잘 챙겨먹고. 조만간 아들보러 한국 들어갈 테니까 그때까지 무탈해라.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들키면 큰일난다.”


빨리 해치우자.


관련도순으로 뜬 기사를 자세히 읽어내려갔다.


‘미X.’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


***


‘마지막 촬영까진 기억나네.’


뒤죽박죽 섞인 기억들이 순서를 찾아간다.


좀 더 확실한 정리를 위해 키워드를 바꿨다.


이전 상황을 정리한 블로그 글이 쭉 떴다.


[블랙밤 태하, 같은 팀 멤버 문혁을 저격한 속사정?]


이 글 쓴 사람 최소 우리 팬이었던 사람이네.


조문혁 과거 행적을 죄다 나열해놓고 최근 친 사고까지 전부 정리해뒀다.


내 사망 직전까지의 행적도 쭉 나왔다.


[···태하는 노력하는 아이돌이다. 원래도 실력자였지만 정말 매 앨범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줬다. 팀이 유명하지 않아서 그렇지 태하는 본인 실력만으로 충분히 육각형 아이돌이다.]


“···좋아요 어딨냐.”


[···게다가 문혁이 팬싸에서 아 그래요? 하고 대충 넘길 때마다 스탶 막으면서 해달라는 거 다 해줬다.


행보를 다 봐왔기 때문에 결론을 내릴 때 망설이지 않았다.


결론 : 문혁이 문제다.]


문혁이도 왔었다고 강조하던 매니저의 말이 머릿속을 스쳤다.


‘이참에 입 다물라고 죽이러 왔음 모를까.’


조문혁이 병문안을?


‘설마.’


조문혁이 자기중심적이고 단순한 놈이라는건 익히 알고 있다.


무슨 소리를 듣건 지 위주로 해석하고 사고치는 놈인 줄은 알지만,


‘계단에서 고의로 미는 건 살인미순데.’


그 정도로 개새X일 리가···.


그래도.

혹시 만약에.


조문혁이···?


“···아니겠지.”


흘끗.

병실문을 살폈다.


음료수만 뽑고 돌아올 거라던 매니저는 아직까지 소식이 없다.


‘그날 만났으면 전화 했을텐데.’


그럼 무조건 녹음 됐을 거고.


···들어보면 확실해 질 거다.


폰을 꺼내 통화 녹음 목록을 켰다.


‘있다. 조문혁.’


파일을 재생했다.


- 야!!!!!!!! 너 미쳤냐?????


시작부터 장난 아니다.


“이러면 얘기가 달라지는데···.”


‘일번. 나를 민 게 조문혁일 경우.’


가능성이 높다.

심지어 들을수록 높아지는 중이다.


공개적으로 망신줬다고 앙심품은 놈이다.


술 기운에 저질렀나?

전화로 불러낸 걸 보면 계획적이었을 수도.


- 만나자고 X발아. 너도 나한테 할 말 많잖아.


‘이번. 나를 민 게 조문혁이 아닐 경우.’


나를 골로 보내버리고 싶을만큼 원한을 품은 사람이 누굴까.


사장? 계약해지를 할 사람이지 위험을 무릅쓸 사람이 아니다.


매니저? 간이 작아서 힘들다.


조문혁이 몇 억쯤 준다고 했으면 가능성이 있을지도.


멤버들? 조문혁 까고 다니는 거 적극 찬성했다.



최악의 경우인 삼번도 있다.


‘···조문혁이 밀고 매니저가 발견해 묵인했을 경우.’


“···으. 머리야.”


머릿속이 복잡하다.


주변 사람을 죄다 의심해야하는 상황이 너무 피곤했다.


“절대안정하라고 했는데.”


뒤통수가 여전히 욱신거린다.


상처 때문인지 배신감 때문인지 모르겠다.


‘다치고 나서 이상한 능력도 생긴 것 같고···.’


뇌 속 망상이면 뜬금없는 소리가 불쑥 나타날텐데.


이건 너무 현실적이다.


내 상태를 설명해주던 의사 옆에도 숫자가 나타났었다.


남들과 다른, 2였다.


[사람 맞나? 너무 멀쩡한데. 어떻게 걸어다니지? 이 정도면 기적이라고 불러도···.]

[발 헛디딘 거 아닌데. 씁. 술도 안 마신 젊은 사람이 휘청하는 정도에 뒤로 넘어가?]


내용이 간호사님과 다를 뿐, 나와 관련되어 있단 공통점이 있다.


뭣보다.

대화 내용과 숫자 내용이 이어진다.


‘혹시 누가 내 생각하면 알려주는 그런 능력인가······?’


“만화도 아니고.”


말도 안 돼.


직접 겪은 일인데도 쉽게 믿어지지 않았다.


매니저는 생각과 말이 달랐고.


간호사와 의사는 생각을 말로 안 꺼낸 쪽인데.


‘···기준을 모르겠네.’


뭐가 됐든 이 상황에 아주 유용한 능력이긴 하다.


범인이 나를 마주친 순간 반드시 현장을 떠올릴 테니까.


숫자만 나타난다면.

읽을 수 있다.


“태하야, 형 왔다.”


마침 용의자 중 하나가 왔다.


작가의말

오늘도 감사합니다.

내일도 올리도록 열심히 작업해보겠습니다.

날이 한동안 구려서 뼈가 저리는 바람에 속도가 좀 느려졌습니다.

화창해진 김에 또 달려보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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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8. 범인을 찾아라 (2) +1 23.05.31 203 9 10쪽
7 07. 범인을 찾아라 (1) +2 23.05.29 215 9 13쪽
6 06. 타이머는 켜졌고 (2) +2 23.05.28 207 9 10쪽
5 05. 타이머는 켜졌고 (1) +2 23.05.26 224 9 14쪽
4 04. 시한폭탄 (3) +2 23.05.24 230 10 10쪽
3 03. 시한폭탄 (2) +2 23.05.22 237 11 11쪽
2 02. 시한폭탄 (1) +2 23.05.22 274 11 13쪽
1 01. 아이돌, 죽다. +9 23.05.20 456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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