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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곰곰 님의 서재입니다.

연예계 싹쓸이 부활보다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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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곰곰
작품등록일 :
2023.05.20 23:05
최근연재일 :
2023.07.18 22:29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5,785
추천수 :
325
글자수 :
176,239

작성
23.05.29 22:27
조회
214
추천
9
글자
13쪽

07. 범인을 찾아라 (1)

DUMMY

“누구···.”


이 새X가?


“-여보세요.”

“여보세요? 미쳤구나? 아주 돌아버린 거지???”


조문혁은 새된 목소리로 꽥꽥 소릴 질러댔다.


“사장이 다시는 안 그럴 거래서 넘어가줬더니- 니가 감히!!!!!”


아직 사태 파악이 안되나본데.


감히는 무슨.


“뭐 잘한 게 있다고 당당하냐?”

“하! 이 새끼 봐라??? X도 안 되는게 기어오르네??? 야! 내가 만만해?!”


별로 할 말도 없어보이는데 그냥 끊을까.


빽빽 소리 질러대서 귀만 따가워졌다.


“나 같으면 X팔려서 만나잔 연락 못할텐데, 대단하네. 헛소리 그만하고 용건이나 말해.”

“이게 진짜!!! 야, 너 끼워넣으라고 찍은 게 나야. 데뷔시켜 줬더니 은혜도 모르고 뭐??? 헛소리???”


안 봐도 뻔하다.


목이며 이마에 핏대 바짝 세우고 있겠지.


그동안 주위 사람들 혈압 팍팍 올릴 땐 언제고.


본인 약 오르는 건 일 분을 못 참는다.


“이래서 머리 검은 새낀 거두면 안돼!! 야. 니가 블랙밤 없이 뭐라도 될 거 같아???”


이건 또 무슨 신종 개소리지?


그러는 넌 뭐라도 되냐.


“너 진짜 안 X팔려? 해선 안 될 짓만 골라해놓고 좋은 소리만 듣길 바라냐?”

“내가 뭘??!! 남들도 다 그러고 살아!!! 나만 잘못했냐???”


아 진짜.

양심 뒤졌나.


“조문혁. 어디 가서 그런 소리하고 다니지 마. 너만 우스워져.”

“재수없는 새끼. 누굴 가르치려 들어??? 네 주제에?!?!?!”

“더 할말 없지? 끊는다.”


징징대는 꼴 더 들어줄 이유 없다.


“···야!! 나와. 만나서 얘기해.”

“내가 널 왜 만나.”

“만나자고 X발아. 너도 나한테 할 말 많잖아.”

“없는데. 끊는다.”

“입 X나 잘 털면서 할 말 없다고??? 구라 작작 치고 나오지???”


뚝.

전화를 끊었다.


더 들어줄 가치도 없다.


“얜 반성이 뭔지도 모르나.”


띠리리릭---


또냐.


“안 만난다고. 차단한다.”

“닥치고 나와!!! 회사 옥상에서 기다린다.”


뚝.


뭐라할 새도 없이 전화가 끊겼다.


“무슨 변명을 하려고.”


만나봤자다.


예능 못하게 입막음이나 하려는 거겠지.


‘사장이 마지막 앨범 내주겠다고 했나?’


순순히 앨범 내고 싶으면 닥치고 있으라던가-


뭐 그런 소릴 할 것 같은데.


소파에 폰을 집어던졌다.


저런 놈 만날 시간에 자는 게 낫다.


세안밴드로 머리를 밀어올리고 화장실로 향했다.


클렌징폼을 집어드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상한데.’


그간 숱하게 잠수탔던 조문혁이다.


잠수타면 꼴린 배알이 풀릴 때까진 절대 연락 안하는데···.


무슨 생각으로 전화를?


잘못인 줄은 몰라도, 문제가 커졌단 생각은 들었나?


그 조문혁이?


“얼굴 보고 욕이나 하고 올까.”


데뷔 전부터 쌓인 게 참 많았다.


오늘이 사장 뒤에 숨은 놈을 볼 유일한 기회 같다.


“갑자기 만나자는 걸 보니 찝찝한데.”


굳이 조문혁이 원하는대로 움직여줄 필요는 없지.


집어던진 폰을 들어 손가락을 놀렸다.


아무래도, 일찍 잠들긴 글렀다.


***


늦은 시간인데도 회사에 불이 환하게 켜져있다.


블랑블룸은 디지털 싱글 나온다는 얘기가 있던데.

그 때문일지도.


블랙밤에게 배정된 연습실은 공용이 된지 오래라, 연습생이 두어명 있었다.


‘여기가 제일 낫겠다.’


CCTV도 두 대나 있고.

목격자도 있고.


둘러보다 연습생과 눈이 마주쳤다.


어색하게 눈인사를 주고받다 복도로 나갔다.


[연습실로 와라]


놈에게 문자를 보내고 기다리길 한참.


먼저 불러낸 놈이 오질 않는다.


“술 쳐먹은 목소리 같진 않았는데.”


배터리가 다 됐나.


전화를 걸어봤다.


- 지금 고객님께서 전화를 받지 않아···


···뭐지?

아. 찝찝한데.


이왕 여기까지 온 거 얼굴은 꼭 봐야겠다.


나는 결국 옥상으로 향했다.


같은 층에 위치한 블랑블룸 전용 연습실에서 음악이 흘러나온다.


아마 데모곡인 듯, 낯선 멜로디다.


잠깐 들었는데 싸비인 것 같은 부분이 귀에 착 달라붙었다.


“이번 앨범도 잘 되겠네.”


사장이 확실히 블랑블룸만 안고 가겠군.


그런 생각을 하며 어두운 복도를 지나 비상계단을 올랐다.


어두컴컴한 계단을 한 칸씩 디딜 때마다 이상하게 뒤가 켕겼다.


‘공포 영화를 너무 봤나.’


계단참에 서서 한 층 남은 계단 위를 쳐다봤다.


비상등의 푸른 빛이 옥상문을 은은히 비췄다.


별 이상한 건 안 보인다.


폰 손전등을 켜서 계단 아래를 비춰봤다.


당연히, 별 다른 게 없다.


‘유재이가 알았음 십 년은 놀렸겠네.’


손전등을 끄고 다시 계단을 올랐다.


탁. 탁. 탁.

내 발소리만 공간을 울린다.


마지막 한 계단이 남았을 때.


언뜻 이상한 소리를 들은 것 같아 멈춰섰다.


“누구 있어요?”


잠잠하다.


몸을 틀어 다시 계단 아래를 내려다봤다.


센서등이 들어온 층은 없었다.


“잘못 들었나?”


괜히 긴장해서 헛걸 들었나보다.


다시 몸을 돌려 계단을 오르려는 순간.


가슴팍으로 시커먼 무언가가 날아들었다.


쇄골 아래에 정확히 부딪힌 딱딱한 것에 몸이 뒤로 붕 떴다.


어?


어···?


이거, 무슨?


반사적으로 얼굴을 보호하며 몸을 웅크렸다.


퍽!!!!!


이미 늦었다.


천장이 아득히 멀어졌다.


***


‘내가, 차에, 치였던가?’


고통이 온몸에 엄습했다.


태어나 처음 겪어보는 끔찍한 감각이 둔하게 신경을 찔렀다.


고통이 점차 커졌다.


등과 뒤통수에서 어마어마한 통증이 밀려왔다.


‘뼈가, 살을, 뚫었나?’


아니고서야 이렇게까지 아플 수가 있나?


의식이 또렷해질수록 고통도 선명해진다.


몸이 점점 고통 때문에 뒤틀렸다.


X발!!!

다시 기절시켜!!! 빨리!!!!!


삐삐삐삐삐!!!


요란한 소리가 들리더니 몸에 나른한 기운이 번졌다.


머리 터진 것 같은데···

잠이··· 오네······


까무룩 잠이 드는데.


작은 목소리가 들렸던 것도 같다.


‘일어나!’라던가······.


***


‘···어?’


삑- 삑- 삑-


규칙적인 신호음이 들렸다.


“으···.”


내 골이야···.

머리가 욱신거린다.


숙취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골이 울렸다.


머리를 부여잡고 끙끙 앓고 있는데 누가 내 본명을 불렀다.


“계하태 환자분! 머리에 손대시면 안돼요!”

“네···?”


환자요?

제가요?


“머리에 절대 손대지 마세요. 엿새만에 깨어나서 정신없겠지만 다시 잠들면 안돼요.”


어리둥절한 상태로 주위를 둘러봤다.


그러니까, 병실인 것 같은데.

···내가 왜 여기 있지.


“수술 잘 됐는지 검사받아야 하니까 잠시만 기다리세요.”


간호사가 분주하게 내 상태를 확인했다.


“엿새···? 수술이요······?”

“계단에서 구른 건 기억나세요?”

“어···.”


아뇨.

머릿속이 하얀데요.


“윽!”


순간 머리가 찡-하게 울리는 고통 때문에 혀를 씹었다.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


“진정하세요. 기억 안 나는 부분은 차차 떠오를 테니까 일단 심호흡하시고-”


띵!


병원과는 어울리지 않는 맑은 실로폰 소리에 간호사님 폰 알림음인가 했는데,


띵!


또 한 번 실로폰 소리가 들렸다.


“어···?”


갑자기 간호사 얼굴 옆으로 숫자 1이 둥둥 떠다녔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보이지 않던 게-


아니, 숫자가 왜 떠다니지?


···머리를 다쳤다더니 미치기라도 했나······?


간호사는 소리도 숫자도 신경쓰이지 않는지 컴퓨터에 무언갈 입력중이다.


물어보면 바로 정신과에 연결해줄 분위긴데.


혹시 눈에 이상이 생겼나 싶어 사방을 둘러봤지만 숫자는 눈에 띄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머리 옆 숫자 1을 빤히 관찰했다.


보다보면 사라지기라도 할 것처럼.


그러자 마법처럼 1이 사라졌다.


‘다행···’


대신 그 자리에 말풍선 하나가 생겼다.


[계단에서 굴렀다던데 그냥 실족이겠지? 설마, 문혁이 밀었겠어. 아무리 쓰레기여도 그건 좀.]


덜컹!


갑자기 튀어나온 글씨에 놀라 나자빠졌다.


저게 뭐야?

조문혁? 걔 이름이 여기서 왜 나와?


“환자분! 괜찮아요? 어디 다친덴, 갑자기 움직이시면 큰일나요!”


달려와 내 상태를 확인하는 간호사와 달리.


나는 멍한 상태로 허공을 읽었다.


“···선생님. 혹시 선생님은, 제가 왜 굴렀는지- 아세요?”

“아뇨. 보호자분이 계단 아래 쓰러져 있는 걸 발견했다고만 들었어요.”


말풍선 안 내용이 갑자기 바꼈다.


[죽었다 살아나더니···. 아무 것도 기억 못 하나봐···]


‘···설마.’


내가 지금 이 사람 생각이라도 보고 있는 건가?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


결국 정밀검사가 끝날 때까지 제대로 된 건 아무 것도 알아내지 못했다.


알게 된 건 고작 세 개다.


내 상태가 아주 심각하게 나빴다는 것.


머릿속에 피가 고여 빼내는 수술을 했다는 것.


내 경과가 아주 좋다는 것 정도.


아. 또 하나 있다.

사람들이 날 무슨 귀신 보듯이 한다는 것.


그리고 놀라는 사람들 대부분 1을 갖고 있었다.


얼굴 옆에 뜨는 1은 대부분 비슷한 내용이었는데,


‘그게 참. 특이···했지?’


[죽었다 살아난]

[이건 기적이다]

[논문감인데]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표현이 많았다.


상황이 그만큼 처참했단 건데, 난 사실 이게 제일 이해 안 간다.


‘계단을 어떻게 굴러야 이렇게 크게 다치지?’


요근래 힘들어도 술은 입에도 안 댔다.

혹시나 실수할까봐.


그러니까 취한 상태는 아니었을테고.


발을 헛디딜만큼 어두웠나?


난 왜 거길 갔지?


담배도 안 피우는데.



해가 높이 뜬 한낮의 병실 안.


안개낀 듯 몽롱하던 머릿속이 점점 맑게 갰다.


“이상하네.”


수술까지 했다는데 크게 아프질 않다.


뒤통수만 이따금 욱신거릴 뿐.


응급으로 수술할 정도면 아직 못 걸어야 정상 아닌가?


병실 안을 서성이다 침대에 달린 명찰이 눈에 띄었다.


보호자 이름이 매니저로 돼있다.


‘아, 아빠한테 전화해야 하는데.’


캐비닛에서 꺼낸 옷은 피범벅이었다.


젖은 피가 굳어 원래 색이 뭔지 모를 정도였다.


“···안 죽은 게 신기하네.”


어쩐지 의사가 벌써 움직이는 거냐고 놀라더라.


피에 절은 옷을 보니 나도 내가 이상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크게 다쳤다는데 왜 이렇게 멀쩡해?


습관적으로 볼을 꼬집어봤다.


“윽.”


이건 또 왜 이렇게 아프냐.


아직도 이게 진짜 현실인지 의심스러운데, 통증은 선명하다.


외투 안 주머니에 넣어둔 폰을 꺼냈다.


액정 상단에 쩍쩍 금이 가 있다.


충전기를 빌려 폰을 켜자 다행히 전원이 들어왔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다친 걸 기억도 못하는 거야.”


문자며 통화내역, 메모까지 전부 살펴보기로 했다.


한참 뒤적이는데,


똑똑-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누구세요.”

“태하야, 괜찮냐? 형 들어간다?”

“형? 아. 잠깐만요.”


급하게 옷을 비닐봉투에 담아 이불 안으로 밀어넣었다.


“들어오세요.”


매니저는 평소와 다를 것 없는 모습이다.


“보호자가 형이었어요?”

“어? 어. 잠깐 집에 갔다가 너 깼다는 연락받고 왔다. 괜찮냐?”


매니저는 의자에 앉으려다 말고 흘끗 내 눈치를 살폈다.


“아빠는요? 연락은 했어요?”

“어? 그게, 내가 연락 안했지. 아버님 걱정하실까봐.”


이상한데.


“저 수술했다면서요. 그 정도면 연락해야하는 거 아니에요? 어떻게 될 줄 알고 가족한테 연락도 안 한 건데요? 죽었으면 어쩌려고? 머리면 위험한 거 아닌가?”


내 말에 매니저의 표정이 굳었다.


“야, 의사가 괜찮다고 했어! 그럼 뭐, 다른 이유가 있어서 그랬겠냐?! 너, 그, 저, 밥은 먹어도 된대? 형이 뭐라도 사올까?”


이럴 사람이 아닌데.


매니저는 불리하거나 화낼 때 소리 지르는 사람이다.


지금은 화날 일이 없으니 불리하다는 건데- 대체 뭐가?


그리고. 왜 저렇게 횡설수설해?


“형이 119에 신고했어요? 누가 나 계단 밑에서 발견했다던데.”


“어? 내가 했지. 야. 내가 얼마나 식겁했는 줄 아냐? 너는 피 철철 흘리고 쓰러져있지, 계단에는- 어, 맞아. 신발이 나뒹굴지. 넌 어린게 계단에서 발 헛디뎌서 구르기나 하고. 내가, 어? 담배피러 안 갔음 어쩔 뻔 했어???”


‘수상하다.’


진수 형은 데뷔 전부터 본 사람이다.


말투, 습관 대부분을 알고 있다.


너 내 덕에 산 줄 알아라 생색 좀 내다가 바쁘다고 사라져야 할 사람이다.


병수발 같은 건 귀찮으니 당연히 가족을 불러줬을테고.


야외 무대 중에 비가 와서 미끄러져 손목에 깁스했을 때.


숙소에서 케어하기 힘드니 집에 다녀오라고 보낸 사람이다.


의식 없는 환자 수발을 들었을 리가.


‘절대 저럴 사람이 아닌데.’


제일 수상한 건 저 눈굴리기다.


말을 하다 말고 눈을 데굴데굴 굴리며 어, 저, 하며 말을 질질 끄는건 컴백 엎어질 때 자주 보이던 행동이다.


변명거리가 없을 때, 거짓말해야할 때 종종 보이던 모습인데.


‘신고하기 전에 무슨 일 있었구나.’


대체 진실이 뭘까.


작가의말

오늘도 감사합니다.

날이 후덥지근하네요.

태풍이 빨리, 무사히 지나가길 바랍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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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08. 범인을 찾아라 (2) +1 23.05.31 202 9 10쪽
» 07. 범인을 찾아라 (1) +2 23.05.29 215 9 13쪽
6 06. 타이머는 켜졌고 (2) +2 23.05.28 207 9 10쪽
5 05. 타이머는 켜졌고 (1) +2 23.05.26 224 9 14쪽
4 04. 시한폭탄 (3) +2 23.05.24 230 10 10쪽
3 03. 시한폭탄 (2) +2 23.05.22 237 11 11쪽
2 02. 시한폭탄 (1) +2 23.05.22 274 11 13쪽
1 01. 아이돌, 죽다. +9 23.05.20 456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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