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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15 님의 서재입니다.

패배 왕귀형 주인공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SF

5315
작품등록일 :
2021.10.25 02:45
최근연재일 :
2022.08.19 23:04
연재수 :
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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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수 :
42,521

작성
22.08.19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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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몰락, 그리고 부활(1)

DUMMY

“아아아아악!”


-쨍그랑


유리 깨지는 소리가 났다.



“닥쳐 씨발! 여기에 너만 사냐?!”



옆집이 내지르는 고함이 들려왔다. 옆에는 컵라면 쓰레기들이 나뒹굴고 있었고 코를 찌르는 악취가 감돌았지만 이미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진 내 코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꼬우면 이사가던가 병신아!”



사람 좋던 성격은 이미 온데간데없고 짜증내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방음도 안 되는 쓰레기 집에서 산지 벌써 1년째, 정말 지긋지긋하다. 건국 영웅이면 뭐하는가? 결국 재능의 벽에 가로막혀 부질없게 되거늘.



“하아아아”



유리조각을 대충 치우며 하늘이 꺼져라 한숨을 쉬었다. 벽에 붙여 놓은 자살 계획표가 눈에 들어왔고 그 옆에 이가 다 나간 장검이 보였다.



“의미 없다니깐···하”



제대로 치우지도 않은 방바닥에 눕자니 옛날 생각이 났다. 약 2~3년전 괴생명체, 그러니까 크롤러들이 처음 나타났을 때의 일이다. 그때의 난 강했고 그만큼 패기 넘쳤다. 나의 행동에는 힘이 있었고 결국 망가진 세계에서 다시한번 사회를 구축하는 데에 성공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각성자들이 하나둘씩 100레벨을 찍게 되었고 스탯 한계라는 것이 등장하게 되었다. 스탯 한계는 각각의 스탯을 어디까지 올릴 수 있는지를 나타낸다. 예를 들어 힘 스탯의 한계치가 300이라면 힘 스탯은 그 이상 올리지 못하는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나타난다. 나의 스탯 한계치는 전 스탯 200으로 다른 사람들이 적어도 300을 넘는걸 보면 상당히 낮은 편이었다.


그때의 난 아직 영웅으로서 추대받던 때였기에 이 사실을 숨기고 싶었으나 상점에 각성자 신분증이 나타났고 사회가 재구축되고 새로 등장한 협회에서는 이 각성자 신분증을 필수로 지참할 것을 요구했다. 신분증에는 나의 이름과 등급, 현재 스탯, 그리고 각 스탯의 한계치, 역할 군이 표시되어 있었다.


사람들은 나에게 큰 관심을 가졌고 그 기대만큼이나 실망도 컸다. 순식간에 나의 인기는 사그라들었고 이미 인기에 취해있던 난 이를 버티지 못하고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


나는 장검 아래에 있는 내 각성자 신분증을 바라보았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성현철 20살

0등급-191레벨

힘:200 | 200 민첩:200 | 200

감각:200 | 200 체력:200 | 200

마력:155 | 200

직업: 혁명자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혁명자면 뭐하냐고, 스탯한계가 병신인데.”



신분증은 스탯한계가 젤 높은 스탯에 따라 역할을 3가지로 나누었다. 힘이 높으면 근거리 딜러인 대항자, 체력이 높으면 탱커인 수호자, 민첩이 높으면 원거리 딜러인 조율자. 이렇게 나누었는데 가끔씩 예외로 올라운더인 혁명자가 있기도 했다. 그들은 스탯한계가 어느 하나 낮은 것 없이 비슷하지만 전체적으로 낮은게 문제였다. 그런데 난 낮아도 너무 낮지 않은가? 어째 저째 191렙까지 찍긴 했지만 결국 여기까지 끝이라는 무력감에 포기하고 말았다.


다시 허무감에 휩싸인 나는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문질렀다. 너무나도 착잡한 마음, 살아가며 처음 만나보는 이 기분 탓에 무력하게 무너져 버린 난 어떻게 해야 할지 감조차 못 잡고 있었다.


그때의 난 어렸고,


그때로부터 성장하지 않았기에,


난 여전히 어렸다.


-띵동


초인종이 울렸다. 현철인가?...



“누구세요?”



“류현철. 문 열어 자슥아.”



현철이는 크롤러들이 등장하기 전부터 알고 지낸 가장 친한 친구이다. 같이 사회를 일으키고나서 나와 다르게 녀석은 스탯한계가 700이 넘는걸로 밝혀졌다. 아마 현재까지는 최고 수치라지. 덕분에 현철이는 연예인마냥 순식간에 유명해졌고 난 놈을 질투하게 되었다.


우정으로 계속 날 챙겨주긴 한다만 띠껍다. 현철이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모두 가식인 것 같고 혐오감이 들었다. 그래도 일단 겉으로 드러내진 않았으니 관계가 유지되고는 있었다.


내가 문을 열어주자마자 현철이는 잽싸게 들어왔고 난 퉁명스럽게 물었다.



“···오늘은 또 왜?”



“니 집 청소하러 왔다. 문 앞에서도 냄새가 나던데 도저히 못참겠더라.”



“신경 쓸 거 없잖아.”



“야 어떻게 신경쓸게 없냐? 넌 내 친군데 임마. 게다가 나 친구 너 밖에 없다고 크크크”



“팀원들은 어쩌고?”



“걔네? 하··· 걔네는 걍 내 명성에 혹해서 온 애들이야. 모기 같은 놈들.”



현철이는 쓰레기를 정리하며 푸념을 늘어놓았고 난 옆에서 깨작깨작 도우는 척하며 있었다.


-띵동


청소가 거의 끝나갈 때쯤 다시한번 초인종소리가 울렸다.



“예 갑니다~”



내가 누구냐고 물을 틈도 없이 현철이가 현관문으로 갔다. 그리고선 풍겨오는 음식냄새, 이건 치킨이다.



“치킨 시켰냐?”



“예쓰~! 맨날 컵라면만 먹고 있는데 이런 것도 먹어야하지 않겄냐?”



“뭘 쓸데없는걸.”



“잔말 말고 먹어.”



현철이가 내 입가에 닭다리를 들이밀었다.


가끔 와서 날 도와주는 건 고맙다만 그래도 여전히 가식같아서 띠껍다. 띠발.


현철이가 돌아간 건 늦은 저녁이 되서였다.





~~~





“후···”



류현철, 그는 그의 오랜 친구 한성현 때문에 큰 고민이었다. 원래 성격도 밝고 착하던 녀석이 절망과 무관심을 한번 맛보더니 이렇게 무기력해지고 망가질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


‘이젠 나한테 혐오감도 가지는 것 같던데···’


친구로서 그가 버티고 일어날 수 있게 지원하는 것이 최선. 하지만 그마저도 성현이가 거부하는 요즘은 큰 문제였다.


솔직히 이제는 지쳐간다. 1년 가까이 되가는데 아직도 저러고 있는 걸 보면 답답하기도 하고. 하지만 우린 친구다. 가족마저 없는 이세상에서 유일하게 의지 할 수 있는 친구. 성현이는 과거에 나한테 큰 위로가 되어주었고 이젠 내가 그럴 차례다. 그리고 난 성현이를 믿는다. 걘 결국 정신차릴거고 스탯한계에 얽매이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리라, 그렇게 난 믿고있다.





~~~





“아 왜~!”



“야 니 191렙 그거 너무 불편하지 않냐? 막 신경쓰이고? 이참에 200렙만 딱 찍자. 응? 너 스탯 한계가 병신이지 레벨은 그래도 높은편 아니냐?”



“뭐 1년전에 그러긴 했는데 지금은 잘 모르겠다. 인터넷도 잘 안 봐서.”



“내가 알기론 맞아. 나도 지금 220렙이니까 190정도면 높은거지. 그리고 200렙 되면 능력도 생기는데 그거에 한번 기대걸어보자. 어때?”



현철이는 나를 끌고서 집 밖으로 나가려 하고 있었다. 나는 열심히 문지방에서 버티며 실랑이를 벌였다.


이자식 민첩은 내가 더 높은 것 같은데 체력이랑 힘이 너무 달린다. 직업이 수호자니까 스탯을 그쪽으로 찍어서 그런가··· 스탯한계 씨발.



“좀 가자 임마. 오늘 시험날이란 말이야. 오늘 지나면 1년 더 기다려야 돼. 너 무서울까봐 배정받는 팀은 내팀으로 했는데 좀 가자고!”



“에휴··· 그래 가자 가.”



그러자 현철이가 반색하는 얼굴로 내게 말했다.



“그래그래 잘 생각했어. 가서 딱 200렙만 찍고 오자. 수습으로 넣어놨으니깐 부담 같은 건 안 가져도 돼.”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말하는데 뭐가 그리 좋은건지. 이미 밖으로 나온거 부터가 부담인데··· 맘에 안든다.


우리가 도착한 심사장은 사람이 생각보다 없었다. 이미 있을 각성자들은 다 싸우고 있어서 그런거겠지. 사실 심사장이라 해봤자 오는 사람들은 다 새로 각성하는 사람들 밖에 없으니 검사장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352번 분~”



시간이 흘러 내 번호가 불렸다. 나는 심사장의 안쪽으로 걸어갔다.



“거기 서주세요”



“···”



심사장에서는 기본적으로 각성자 신분증을 검사받는다. 검사하는 이는 대부분 협회에서 나온 사람들이다. 이번에는 현철이가 마련한 자리니까 아마 현철이 쪽 사람일거다.



“191렙?? 엄청 높으시네요?”



“0세대 출신이다···”



“아~”



0세대, 나나 현철이같이 운석이 떨어지고 괴물들이 등장했을 때 각성한 사람들을 칭한다. 매년 각성자들이 특정한 시기마다 새로이 나타나고 있고 그때마다 심사장이 열리는 것이다.


대부분의 0세대 출신은 현재 각 구역에서 꽤나 영향있는 자리를 차지하는 걸로 알고 있다. 그런데 나를 못 알아보는거 보면 진짜 시간이 흐르긴 했나보다.



“그럼 어디 구역 출신이세요?”



“1구역···”



“1구역이요?!? 힘내세요···”



내가 지하철의 사람들을 밖으로 데리고 나온 뒤 어느 한 곳에 기점을 잡았다. 그곳을 시작으로 대한민국의 모든 사람이 몰려들기 시작했고 결국 나는 그들을 관리하기 위해 협회를 설립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협회가 있는 곳이 1구역, 그 다음으로 좋은 곳이 2구역, 그 다음이 3구역 이렇게 총 50구역으로 나뉘었다. 여기는 49구역이고 심사는 본인 주거구역에서 받는다. 보통 주거구역을 옮기진 않으니 시험관도 대충 눈치챘을거다. 뭔가 사정이 있단걸 말이다.



“그나저나 레벨은 191에 직업은 혁명자신데 스탯한계가 모두 200이시네요?...”



“···”



눈치없는 새끼 같으니, 이럴 줄 알아서 안온다고 한건데.



“일단 테스트부터 하겠습니다.”



테스트는 간단하다. 그냥 표시된 스탯이 진짜인지 아닌지만 확인하고 인성검사를 하는 것뿐이다. 사실 싸울 땐 스탯보다 기술이 크롤러들을 상대하는 데에 훨씬 중요하기 때문에 스탯에 그리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다들 기술을 발현하기 위해 스탯을 올린다고 생각한다.



“주무기는 뭐세요?”



“롱소드.”



“이름은 한성현씨 맞으시고요?”



“그래.”



“테스트 해야하니 간단하게 대련 한 번만 하겠습니다. 제가 더 레벨이 낮으니 조금만 살살해주세요.”



“죽이진 않는다.”



죽이면 앞으로 사는데에 힘들텐데 뭐하러 죽이겠는가.


나는 옆에 진열되어 있던 롱소드를 꺼내 쥐었다. 양산형이라 그런지 퀄리티가 좋진 않다만 간단한 테스트에 이정도면 충분하다.



“오랜만이군··· 이 서늘한 감각.”



“자 그럼, 가보겠습니다!”



그의 직업은 수호자인지 방패를 꺼내들었다.


내 인생 첫번째 각성시험이 시작되었다.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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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조사 21.10.28 26 0 14쪽
4 등장(4) 21.10.26 42 0 8쪽
3 등장(3) 21.10.25 34 0 13쪽
2 등장(2) 21.10.25 35 0 14쪽
1 등장(1) 21.10.25 56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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